아침 9:30 Brisbane행 버스를 타기위해 서둘러 check out을 하고 라떼한잔에 토스트로 간단히 아침을 하였다. 우리의 그다음 목적지 Herbey bay를 가려면 Brisbane에 가서 버스를 갈아타야 한다. 두시간 조금 넘게 걸려 도착한 Brisbane...한국 유학생이 Sydney 다음으로 많은곳이다. Herbey bay행 버스가 오려면 약 1시간 정도의 여유 시간이 있었다. 시간때우는데는 인터넷이 제일 아니겠는가...그래서 PC방에 들러 약 40분가량 Surfers Paradise의 일들을 친구들에게 이메일로 띄웠다. -Surfers Paradise 전편이 여기서 Typing 된것이다.
근데 이것이 문제가 될 줄이야...이메일 쓰는 것에 정신이 없었던 나는 누군가가 내 버스 pass를 가져가는줄도 몰랐던것이다...버스 탈 시간이 다 되어서야 없어진걸 안 나는 부랴 부랴 McCafferty's Desk에 가서 자초지종을 얘기했다. A$55를 내랜다..내 피같은 A$55...Booking Issuing에 드는 비용이랜다. 대신 내 Pass를 가져간 사람은 사용을 못한댄다.. 암튼, 나의 부주의로 거금 A$55을 순식간에 날려버린셈이다. 이 돈이면 은희랑 거한 만찬을 즐길 수 있는데 ...이 돈이면 Surfers Paradise에서 테마파크 한군데를 더 즐길 수 있는데...내 Pass 가져간 사람, 복 듬뿍 받으슈....!!!
어쩌겠나, 할 수 없지 모...다행히 12 :00 Herbey bay행 버스를 놓치지 않고 잘 탔다. 5시간 정도 걸려 내린 Herbey bay. 이미 해는 뉘엿 뉘엿 지고 있었다. 오늘은 한것 없이 버스만 종일 탔다. 그래도 지루한 줄 몰랐던 건 창밖으로 펼쳐진 푸른 초목과 한가롭게 풀 뜯고 있는 가축들 그 뒤로 뉘엿 뉘엿 지는 해.. 곧바로 이어지는 환상적인 노을의 대향연...어느것 하나 그림이 아닐 수 없었기 때문이리라..
지금은 Herbey bay 백팩커이다. 이곳 백팩커는 콘도처럼 주방과 거실도 갖추고 있고 한 Unit에 Room 여러개가 있어서 한꺼번에 많은 인원을 수용 할 수 있게 되어 있다. 그러나 주방이 있으면 뭐하냐고...하도 시골 구석이고 천지가 어둠이어서 미리 사들고 들어오지 않으면 암껏도 해먹을 수 가 없는것을 ...에구구...버스 패스도 잃어버리고 종일 버스만 타고...일찍 잠이나 잘까 했는데...그렇다고 그냥 포기할 나도 아니지 않은가...혹시나 하고 동네를 어기적 거리고 돌아다니다 보니 조그만 구멍가게 같은것이 보이지 않는가...앗~~싸...정작 마시고 싶은건 션한 Tooheys new같은건데..Bottle shop도 안보이고..결국 안어울리게 우유만 사들고 들어왔다. 갑자기 얼큰한 해물라면이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잘 익은 총각김치와 함께...
내일부터 시작될 Fraser Island Tour를 기대하며 잠을 청한다...
zzzzzz ....
또 다시 하루가 시작되었다.
Fraser Island로 데려갈 커다란 4륜 구동 버스가 백팩커 앞에 서있다. 우린 예약된 이름을 확인하고 버스에 올라타 본격적인 Fraser Island Tour 대장정에 올랐다. 오늘도 날씨는 환상이다. 매일매일이 황금같은 날씨여서 그 소중함이 덜해지는 느낌이 들 정도이다. 암튼, 우리를 태운 버스는 Herbey Bay 동쪽끝에 있는 Urangan 부두에 세워졌고 이어 Fraser Island의 King Fisher bay로 가기위한 Ferry에 올라탔다.
잠시 Fraser Island에 대해 소개하자면, 지구상에서 제일 넓고 큰 모래섬으로 호주에서는 GBR(Great Barrier Reef), Ayers Rock, 야생국립공원인 Kakadu와 함께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곳이다. 섬이 온통 모래로 되어있기때문에 4륜구동차가 아니면 섬에 들어갈 수 가 없고 개인이 이곳을 여행하려해도 허가증을 미리 받아 해당 차량을 끌고 들어가야 한댄다.
호주 동해안을 돌면서 거의 매일매일 바다를 보게 되지만 가는곳마다 그 모습이 새롭다. 배를 타고 가면서 생긴 에피소드...어느 노부부가 한 아저씨에게 사진을 찍어달라고 부탁을 했다. 할아버지는 연세도 많이 있어보이고 거동이 좀 불편해 보였지만 그 연세에 할머니랑 두손 꼭 잡고 여행다니는 모습이 여느 젊은 연인 못지 않게 사랑스러워 보인다. 그때 사진 찍어주기로 한 아저씨..갑자기...'Say Sex'라고 하는게 아닌가...당황해 하는 노부부...주위는 온통 웃음바다가 되어버렸다...우헤헤....아저씨도 짖궂게스리...이게 Aussie식 Joke인가...?!
암튼간에 우린 망망대해를 가로질러 드디어 Fraser Island에 도착했다. 투어에 참여하는 일행을 실은 버스는 덜컹덜컹 잘도 달린다. 마치 정글 속을 지나가듯 빽빽히 들어찬 나무숲을 지나노라면 마치 아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된양 착각을 일으키기에 충분할 만큼 신비한 느낌 마져 든다. 우리나라의 소나무와 비슷한 나무가 있는데 솔직히 이름은 기억이 안난다. Bankxxxx라는것 밖에 나무열매가 길쭉한 솔방울처럼 생겨서 색깔은 노랜다가 진회색으로 변하는데 그모습이 마치 작은 설인 또는 꼬마 원숭이가 나무에 매달려 있는 형상이다. 또 어떤나무는 나무의 진이 진한 붉은 빛이어서 마치 나무가 피를 흘리는듯 보였다...
우린 잠시 버스에 내려 이 진귀한 나무들이 울창한 숲을 산책하는 시간을 가졌다. 쭉쭉 뻗은 울창한 나무숲을 걷는 기분..내속에 있는 모든 노폐물이 걸러지는 느낌이랄까...평소보다 산소를 두배로 들이마신것 같다. 속이 다 후련해진다.
그리고 다음 코스는 기다리던 점심시간. 준비된 뷔페 레스토랑에서 맛난 점심을 먹으며 오늘과 내일 투어에 함께 참여하는 사람들과 담소를 나누었다. 영국, 스위스, 캐나다, 일본, 미국, 스웨덴 그리고 한국 등등...국적도 참으로 다양했다. 다만 모두들 영어가 유창하다는것이 또한번 나를 자극하게 하는 순간이다. 으그그.. 그중 캐나다와 일본에서 온 참가자와 친해지게 되었는데 캐나다 아줌마는 어린이 보육사 일을 하는데 지금 휴가기간이라 호주랑 유럽을 여행중이라고 한다. 어쩐지 선생님 같은 자태가 보이더라니...나보고 영어를 곧잘 한다고 칭찬까지 해주신다..어깨 으쓱...! 그리고 일본인은 지금 브리즈번에 있는 대학에서 사회과학을 전공하는 대학생으로 발음이 좀 그래서 그렇지 제법 정확한 영어를 구사했다. 이제 겨우 19살이라는데 아주 어른스럽다...지금은 겨울방학중이라 혼자서 이 투어에 참여하고 있다고 했다.
그렇게 우린 점심을 맛있게 먹고 Beach로 내달렸다. 고운 모래와 푸른 바다와 하얀파도...늘 엽서나 그림에서만 보던 모습이 그대로 재현되고 있었다..아니 그보다더 훨씬 아름다웠다. 바람이 많이 불지도 않은데 파도가 제법 높다. 그 덕에 우린 바다에서 수영하는 대신 그 앞에 있는 일명 Happy Valley라는 계곡에서 놀기로 했다. 물이 제법 차가웠지만 마치 어린아이가 된양 물장구도 치고 일명 Dog Swiming도 하며 시간 가는줄 모르고 놀았다...이곳 지명처럼 정말 Happy하다.
다시 버스에 올라타 한참 동안 해변을 달렸다...좀더 욕심이 있다면 이런 커다란 버스가 아니라 잘빠진 4륜구동 Jeep을 몰고 달리면 좀 더 그림이 되지 않았을까.. 한참을 달렸을까 눈앞에 Shipwreck(난파선)이 보이는곳에 버스가 섰다. 2차대전때 침몰한 배라고 한다. 많이 녹슬고 부서졌지만 전체적인 형상이 그대로 남아있는것이 신기할뿐이다...또 한컷!
앗~~~고래다~~~가이드아저씨의 갑작스런 발언...
원래 이곳에서 고래를 보려면 8월에서 10월 즉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가는 시기에나 볼 수 있는데 내가 이곳엘 오는걸 알아챘는지...저 먼 바다에서 노는 모습이 눈에 띈것이다. 정말 난 행운아다...쿄쿄쿄...
한참을 고래 관찰에 정신없는데 이번엔 반대쪽 계곡쪽을 보라는 가이드의 말이 들렸다...'딩고'다~~~드림월드 갔을때 전시된 스포츠카 위에서 요염한 포즈로 앉아있었던 그 딩고란 말인가...Fraser Island의 대표적 상징인 딩고는 굉장히 교활한 녀석이어서 이곳을 방문하는 방문객들의 캠핑장소에 까지 내려와 몰래 먹을걸 훔쳐 달아나기도 하고 심지어는 사람에게까지 공격하기도 할만큼 위험한 동물이라고 한다. 마치 자신이 킬리만자로의 표범인양 모래 해변을 유유자적하게 거니는 모습이 이섬의 주인이란걸 표현하는듯 해 보였다. 참고로 순종 딩고를 보존하기 위해 개와의 교미를 방지하고저 이섬엔 개를 반입할 수 없다고 한다.
그렇게 첫날 투어를 정신없이 보내고 또 기다리던 저녁시간이 돌아왔다. 숙소에 짐을 풀고 대강 씻고 지정 레스토랑에 갔다. 오늘 저녁은 T-bone steak에 Turkey wing 그리고 Chips다 ...일본아이 Nozomi가 사준 Tooheys 까지 완벽한 저녁만찬이다..
섬인지라 해가 지면 제법 쌀쌀했다. 우리는 모두 레스토랑 벽난로 앞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수다를 떨기 시작했다. 우리 투어의 가장 막내 영국 어린이의 썰렁한 얘기를 필두로 (가이드가 내건 Special Voucher하나 얻으려고 엄마가 거의 떠 밀다시피 해서 시작한것이 그만...) 키가 2미터는 족히 될것같은 섬주민 아저씨의 진한 농담..그리고 샌님같이 입 꾹다물고 있다가 가끔 묻는 말에나 대답만 넙죽넙죽하는 스위스 총각들...(그래도 Handsome에서 좋더만..크크) 그리고 걸죽한 목소리의 소유자, 성격도 걸걸하고 좋을것 같은 스웨덴 아가씨...그리고 귀염둥이 Nozomi...
하루동안의 투어가 피곤했지만 밤늦도록 수다가 길어졌다. (Listening Comprehension의 절정이었다. 다들 영어를 사용하고 있었지만 발음들이 제각각임에도 어찌 그리 나만빼고 다들 잘 알아 듣던지... 또 한번 자극 받는 순간이다)
참, 우리가 이러고 있는 가운데 어디선가 딩고가 이곳 레스토랑까지 내려와 주변을 어슬렁거려 분위기를 썰렁하게 하기도 했다.
그렇게 한참을 떠들고서도 모자라 숙소로 돌아와 Nozomi와 자정이 넘도록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었다...비록 연령차는 많이 났지만 처지가 비슷하다보니 통하는게 제법 있었다. 물론 주제는 남자얘기를 시작으로 해서 진로문제까지...그렇게 그날밤은 지나가고 있었다.
둘째날 이른 아침을 먹고 다시 투어에 들어갔다. 우리를 실은 버스는 또 열심히 모래사장을 달리고 달렸다. 그리고 내린곳은 Wabby Lake 입구. 지금부터는 걸어야 한댄다. 걷는거 ....음....좋지...
그리고 조금 걷자 나타난 광활한 모래 사막...가이드북에서 보긴 했지만 이걸 어떻게 말로 표현하지? 기분이 묘하다...낙타라도 한마리 있어야 할거 같다. 작열하는 태양과는 달리 내발에 밟히는 모래는 아주 차가웠다. 그렇게 한참을 모래사막을 걸어 다다른곳이 Wabby Lake이다. 뒤에 산이 가로 막고 있고 앞엔 광활한 모래사막이 있어 마치 오아시스 같은 인상을 준다. 호수에는 cat fish떼가 아주 많이 돌아다녔다. 그리고 그 옆으로 나있는 walk track을 따라 lookout으로 트레킹을 까지 함으로써 둘째날의 투어를 마감했다. Fraser Island를 나와 Herbey bay로 돌아온 나와 은희 그리고 Nozomi는 저녁을 함께 하고 썰렁하기만한 Herbey bay 시티를 둘러보는걸 끝으로 그날밤 Cairns행 버스에 올랐다. Nozomi는 다음날 다시 Brisbane으로 돌아 간다고 했다...그녀의 Host family와 Noosa Beach로 여행을 가기 위해...우리가 시드니로 돌아가는길에 Brisbane을 들른다하니 그때 다시 거기서 꼭 보자고 한다...기꺼이 가이드를 해주겠다면서...우리야 거절할 일이 없지...그녀와의 아쉬운 작별을 하고 올라탄 Cairns행 버스...우린 물론 바로 Cairns로! 가는건 아니다. 중간에 Airlie Beach에 내려야 한다...Herbey bay에서 Airlie beach까지는 12시간 가량 걸린다. 혹자는 12시간 씩이나 버스에 타고 있으면 지루하지 않냐고 묻겠지만 피곤에 지친몸 어딘가에 기댈곳만 있으면 잘도 곯아 떨어지기 마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