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서쪽의 영광, 함평에서 광주로 넘어오기 위해서 거쳐야 하는 곳이 있다.
광주 입장에서 보면 영광과 함평방향으로 각각 갈라지는 곳이고,
영광, 함평 입장에서 보면 광주로 가는 도중에 두 지역이 합류하는 곳.
바로 '해보면(문장)'이라는 지역이다.
광주-영광-함평의 중간지대라는 이점 덕분에 이렇게 조그만 마을에 터미널까지 들어서게 되었다.
최근에는 무안공항-광주간 고속도로가 개통되면서 함평-광주간 시외버스가 빠지게 되었지만,
아직도 홍농-법성-영광에서 광주로 가는 시외버스가 들어오고,
영광과 함평에서 광주로 가는 시내버스인 500번 또한 터미널에 들어온다.
삼각지대에 놓여있지만 더없이 고요하고 한적한 문장터미널이다.
영광에서 출발해 광천터미널까지 들어가는 500번 버스가 문장에서 여러 손님을 내려놓고 떠날 채비를 한다.
영광-광주를 오가는 버스지만 명색이 '함평' 땅인 문장을 잠시 경유한다.
그래서일까, 노란 도색 벽면에 칠해진 나비 문양이 상당히 인상적이다.
터미널에서 수많은 손님을 내려놓고 광주를 향해 발걸음을 재촉하는 버스.
영광교통, 함평교통이 이 곳에서 합류하고 또한 갈라지기 때문에,
다양한 분위기의 500번 버스를 무척 자주 볼 수 있다.
이 곳으로 들어오는 버스의 2/3 정도는 영광, 함평 - 광주간 500번 버스라 봐도 무방하다.
문장터미널은 잘 보이지 않는 위치에 모습을 살짜쿵 웅크리고 있다.
보통 터미널들은 길가에 바짝 붙어있어 터미널인지도 모를 정도로 평범한 모습인 반면,
문장은 그와 반대로 주차장 건너편에 가건물 형태로 살짝 숨어있다.
그래서 넓은 주차공간을 제외하면 전혀 터미널 분위기가 나지 않는다.
어떤 이름 모를 넓은 공터에 들어온 듯한 묘한 분위기가 풍긴다.
이처럼 제대로 된 승차공간조차 마련되어있지도 않고,
이 곳을 기/종점으로 삼는 버스도 거의 없기 때문에
터미널 한복판에 배달가는 오토바이와 일반 승용차가 들어오는 실정이다.
대부분의 손님들도 이런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버스를 기다린다.
터미널 건물의 재질과 구조가 무척 특이하게 생겼다.
가건물 같아 보이지만 연혁을 보면 전혀 가건물도 아닌 형태.
중앙에 커다랗게 대합실이 자리잡고 있지만,
대합실 맞이방 내부는 '수리중'이란 명목으로 굳게 잠겨있다.
그래서 사진 오른쪽의 움푹 패인 공간에서 매표업무를 대행하고 있다.
말로는 수리중이라 하지만 실제로는 수리를 하는지조차 모르겠다.
아직도 문만 열어놓으면 저 곳에서 표를 사야할 것 같이 느껴질 정도로 너무나 멀쩡하다.
나름대로 고급스런 분위기를 내려 화려한 무늬의 소파도 들여놓았지만,
정작 고급스런 분위기보다는 '다방' 분위기에 가깝다.
뭐가 어찌되었던 간에, 무척 독특한 분위기의 맞이방인 것 만큼은 확실한 것 같다.
역시나 지리적인 특성상 광주, 영광, 함평방면으로 이어지는 500번 버스가 시각표를 가득 메우고 있다.
이 외의 다른 군내버스는 다 합쳐도 20회가 채 안될 정도로,
시내버스는 500번 버스에 완벽하게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 외에도 홍농-법성-영광과 광주를 오가는 시외버스가 들어오기도 한다.
무척이나 독특한 분위기를 솔솔 풍기는 문장터미널.
터미널 간판만 없으면 여기가 도데체 무엇을 하는 곳인지 전혀 감이 잡히지 않을 정도로,
너무나도 독특한 구조를 지녔다.
그래서 더욱 묘한 느낌을 받게 되는 것 같다.
워낙 터미널답게 생긴 건물이 아닌지라 도롯가에서 이렇게 바라봐도 터미널이라는 낌새를 눈치채기 힘들다.
굉장히 조그만 마을인지라 터미널의 입지가 클 수 밖에 없는데,
이렇게 조심스레 숨어있으면 마을 주민들이라도 쉽게 찾기 힘들겠다는 생각이 든다.
함평 최북단에 위치한 해보면 중심가는 오후가 되어도 썰렁하다.
광주와 인접한 탓에 다른 어느 지역보다 광주에 밀접하게 생활권이 연계되어 있어,
비슷한 인구를 지닌 다른 지역보다도 훨씬 상권 발달이 미약하고 유동인구도 적다.
완벽하게 광주에 종속되어 있는 해보면(문장).
언제나 한적하다 못해 썰렁한 하루하루를 맞이한다.
마침 광주로 가는 시외버스가 성큼성큼 발을 디딘다.
이렇게 조그맣고 한적한 곳에 웅장한 버스가 들어오니 굉장히 이색적이다.
이 정도 규모의 마을과 터미널에 저런 버스들이 들어오는게 가히 기적이라 할만한 수준이다.
광주-함평-영광의 삼각지대.
이 안의 중심부에 끼어 혜택을 톡톡히 누리기는 하는 것 같다.
첫댓글 함평-광주 시외버스는 무안광주고속도로 개통과는 관계없이 문장 미경유였습니다. 직통(나산경유)은 문장 근처도 안 들르고 2차선 지방도로로 빠져 버렸죠. 광진고속 시절에는 문장경유 시간대가 있다고는 들었습니다. 그리고 현재 문장터미널을 기종점으로 삼는 버스는 아예 없습니다. 장성교통 군내버스가 1일 3회 다녔던 시절도 있었지만, 1-2년정도 전에 노선을 군경계인 월곡마을로 단축시켰죠.
문장이 예전부터 함평으로 들어오는 입구라서 교통이 좋은 편이었죠. 예전부터 서울발 함평행 고속버스(지금은 장성행과 통합)과 장성나들목에서 빠져서 문장을 거쳐 함평으로 들어갔습니다. 윗 광주시내버스님 말씀처럼 옛날에는 광주발 함평행 버스가 문장을 경유했었는데 언젠가부터 문장경유를 하지 않더군요.
광진교통이 운행하던 시절에도 문장 경유 차량과 미경유 차량으로 나뉘어 운행을 했었습니다. 금호로 인수한 뒤로는 직통버스의 개념으로 문장미경유 했으나 그나마도 지금은 운행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