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은 하루 종일 기분 좋은 비가 왔지요.
교육수강에 계 모임에, 동서와 술자리까지 바쁘게, 즐겁게 보냈습니다.
일요일 아침, 군위하나로마트 인근 옛날참숯가마에 가서 오랜만에 땀을 쭈욱 뺐는데
오가는 길에 비 온 뒤의 맑은 대기와 하늘, 신록이 너무 좋았습니다.
산동 촌집의 매실이 영글어가고 상추도, 깻잎도 비 덕분에 생기가 더욱 넘쳤습니다.
자연의 이치는 우리에게 참 많은 것을 느끼게 해 주는 것 같습니다.
해가 지려하는 이시간, 바람이 세차게 불고 있네요.
내일부터 며칠간 일교차가 심할거라 하니 감기 조심들 해야 할 것 같습니다.
며칠 전 연휴 중에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샌드위치데이라 대부분 쉬는 날이었지만
제가 근무하고 있는 곳은 출근하였었지요.
일반 기업체는 징검다리휴일이 있을 경우 권장휴가를 내고 쉬는 분위기지만
요즘 특히 어려운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일을 하고 있는 저희 입장에서는
단 한곳의 기업이라도 근무를 한다면 그게 공식 휴일이 아닌 경우에는
출근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지요.
전화연락을 한 그 친구는 제 전직장 동료인데
요즘도 많은 도움을 주고 있고 자주 술자리를 하는 친구이기에
5시 넘은 시간에 전화했으니 한잔 하자는 얘기인가, 내심 생각 중인데
안부 인사 몇마디 후에 뜬금없이 고래고기 먹냐고 묻더니,
포항 갔다가 고래고기가 싱싱한게 있어 사 왔는데 좀 나누어줄려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다른 약속이 있어 한잔할 시간은 안되고, 그걸 전해주겠다고 하더군요.
그날은 제가 차가 없는 날이어서 사정을 얘기했더니
퇴근 시간 맞춰서 자기 집에서 일부러 사무실 앞으로 와서,
집에까지 태워주며 고래고기를 전해주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순간 가슴 밑바닥에서 감동이 밀려오더군요.
원래 마음이 통하는 친구이기는 했지만요....
이렇게까지 벗을 생각해주는 친구를 둔 것이 뿌듯하고 고맙고
제가 헛살지는 않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솔직하게 말해서 제 경우라면 좋은 것 있어서 나누어먹자 싶어도
만날 일이 있으면 당연히 전해주겠지만
일부러 찾아가서 전해주고 집에 태워주기까지 할것 같지는 않거든요.
친구의 이런 마음이, 배려가 너무 고마워 여기저기 자랑을 했습니다.
주변 사람들도 많이 부러워 하더군요.
친구를 위해서라면 번거로움을 감수하고라도
즐거워할 친구를 위해 어떤 일이든 기꺼이 할 수 있는 그런 벗이 있다면
진정 행복한 삶을 살고 있는 것이겠지요.
그래서 저는 더욱 행복합니다.
원래 삶에 대해 긍정적이기도 하지만 더욱 행복해 졌습니다.
마음이 더욱 부자가 되었습니다.
친구와 관련된 글은 제가 여러번 소개를 드렸지만
천분의 일, 만분의 일도 담지 못했지요.
그만큼 친구가 소중하다는 얘기 아닐까 합니다.
일요일 저녁, 친구들의 면면을 떠올리며 주말을 마무리하고
내일부터 시작되는 새로운 한주 활기차게, 즐거운 마음으로 시작하렵니다.
모두들 즐거운 나날 되시길...
길이 멀어도 찾아갈 벗이 있다면(모셔온글)============================
길이 멀어도 찾아갈 벗이 있다면
얼마나 좋으랴
문득 만나고픔에
기별 없이 찾아가도
가슴을 가득 채우는
정겨움으로 맞이해주고
이런저런 사는 속내를
밤새워 나눌 수 있다면
정말 행복한 인생이지 않겠는가
부부간이라도 살다 보면
털어놓을 수 없는 일이 있고
피를 나눈 형제간이라도
말 못할 형편도 있는데
함께하는 술잔만으로도
속마음이 이미 통하고
무슨 말이 더 필요하랴
마주함에 내 심정을
벌써 아는 벗이 있었으면 좋겠다
좋을 때 성할 때
이런저런 친구 많았어도
힘들고 어려우면
등 돌리고 몰라하는 세상 인심인데
그래도 가슴 한 짐 툭 털어내
놓고 마주하며
세월이 모습을 변하게 할지라도
보고픈 얼굴이 되어
먼 길이지만 찾아갈 벗이라도 있으면
행복하지 않겠는가!
ㅡ 좋은글 중에서 ㅡ
첫댓글 有朋自遠方來, 不亦樂乎.... 참 좋은 친구를 가졌네요.^^ 게다가 고래고기까지. 저 고래고기 엄청 좋아하는데...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