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친족일지라도 부모 제사이외에는 정확하게 제삿날을 기억하기는 힘들다. 그러므로 제주(祭主)는 제삿날이 다가오면 제가에 참여할 친족들에게 두루 연락을 해서 많이 모이도록 한다. 기제사의 참석범위는 그 조상의 직계 후손들을 원칙으로 모두 참석하고 형제나 가까운 친지들도 참석할 수 하는게 좋다. 제주(祭主)나 친족들은 제사 하루전쯤 제소(祭所)주변 청소와 제구와 제기를 내어 깨끗이 닦고 제주(祭酒), 제수(祭水). 제사집전에 쓰일 용구를 준비하고 지방과 축문도 미리 작성하여 둔다.
기제시간
돌아가신날 자시에 행한다. 자정(12시) 부터 인시(5시)까지 날이 새기 전 새벽에 기제를 올리는 것이 예이다. 그러나 오늘날과 같은 바쁜 사회 생활은 그것을 지키기가 어려워 가정의례준칙에서 처럼 별세한 날 일몰 후 적당한 시간에 지내게 되었다. 대부분 퇴근후 지내기 오후 8시나 9시에 지내는 집들이 많다. 간혹 잘못 알고 별세한 전일 오후 7~12시경에 지내는 사람이 있는데 기제는 별세한 날에 지내는 제사이므로 별세한 전일에 지내는 것은 잘못이다.
기제일(忌祭日)과 재계(齋戒)
별세(別世)하신 전일(前日)이 입제일(入齋日)이고 별세(別世)한 날이 기일(忌日)로서 정재일(正齋日)이고 그 다음날이 타재일(타齋日)이다. 이 삼일간은 재계(齋戒)를 해야한다. 입제일(入齋日)에는 제주(祭主)와 주부(主婦)가 목욕재계(沐浴齋戒)하고 음주(飮酒)를 삼가며 가무(歌舞)를 하지 않으며 상가(喪家)의 조문(弔問)도 하지않고 집안을 깨끗이 청소하고 고인(故人)의 생존시(生存時)를 회상(回想)하면서 추모(追慕)하는 법이다.
◎전통제례 에 의한 기제사 지내는 순서
①영신(迎神)먼저 대문을 열어 놓고, 병풍을 치고 젯상을 놓고 제수를 진설한 다음 지방을 설치하여 재사분비를 마친다. 옛 제례에는 출주라 하여 사당에서 신주를 모셔 내오는 의식도 있었다.
②강신(降神):신내리기 제사드릴 신을 제상으로 강림시키는 절차이다.
강신이란 신을 제사상으로 강림시켜 신위께서 음식을 드시기를 청한다는 뜻이다. 강신은 제주 이하 모든 참사자가 참석한 뒤 제주혼자 신위 앞에 나아가 꿇어 앉아 분향하고 동집사가 젯상에 있는 잔을 내려 술을 따라 제주에게 주면, 제주는 잔을 받아서 모사(茅沙) 그릇에 세 번 나누어 붓고 빈잔을 집사에게 다시 돌려 주고 일어나서 두 번 절한다 그런데 향을 피움은 위에 계신 신을 모시고자 함 이요 술을 따르는 것은 아래 계신 신을 모시고자 함이다
③참신(參神:합동참배 제사에 참여한 사람들이 모두같이 신에게 참배하는 절차로 첫 문안인사이다. 남자제관은 두 번 절하고 여자 제관은 네 번 절한다.이는 음양의 이치에 따라 양의 수는 1,음의 수는 2로 간주하였기 때문이다. 산사람에게는 양의 도를 따르기 때문에 한 번씩만 절하고 죽은 사람에게는 음의 도를 따르기 때문에 두 번씩 절하는 것이다. 그리고 여자는 음의 도에 속하기 때문에 두 번씩 두 번 절하는 것이라 한다. 신주(神主)인 경우에는 참신을 먼저하고 지방(紙榜)인 경우에는 강신을 먼저 한다.
④초헌(初獻):첫잔드리기
제주가 첫번째 술잔을 올리는 의식이다. 제주는 고위의 신위부터 차례로 첫잔 드리기를 행한다. 먼저 고위의 잔반을 받을어 동향하고 서면 집사가 서향하여 잔에 술을 가득 따라 올린다. 비위의 잔에도 같은 방법으로 한다. 과거에는 초헌 때 육적을 즉석에서 화로에 굽고 소금을 발라 젯상에 올렸다 한다. 이때 절은 하지 않는다.
⑤독축(讀祝):축문 낭독
축문 낭독은 초헌이 끝나고 참사자가 모두 꿇어 앉아있고 축관이 옆에 앉아서 축문을 읽든가 제주가 엄숙한 목소리로 천천히 크게 읽어야 한다. 축문을 읽는 동안 참사자들은 모두 엎드려 고인을 추모한다. 축문 읽기가 끝나면 모두 일어나 두 번 절한다. 옛날에는 독축 뒤에 직계 자손들은 곡을 하였으며 부모의 기제사는 반드시 곡을 해야 했고 조부 이상의 조상 제사에는 하지 않아도 되었다.
⑥아헌(亞獻):버금잔 드리기
신위에 두번째 술잔을 올리는 의식으로 초헌때와 같으나 주부가 잔을 올리고 절할 때는 4배를 한다. 아헌은 [가례]의 예서에서 모두 주부가 행하는 것으로 규정되어 있는데 이는 "제사는 부부가 함께 한다(夫婦共祭)"는 정신에서 나온 예법이지만 전통적으로 여자가 가 헌작하는 풍습이 드물었으로 아헌은 주로 제주 이외의 친족 형제들이 행하였다. 이때 잔을 올리고 싶은 사람은 올려도 되며 잔을 올린 사람은 절을 두 번 하도록 한다.
⑦종헌(終獻):끝잔 드리기
세 번째 마지막 술잔을 올리는 의식이다. 삼헌이라고도 하며 아헌자의 다음 가는 근친자가 아헌 때와 같이 한다. 잔은 7부쯤 부어서 올리고 재배한다
⑧첨작(添酌)
유식이라고도 하며 종헌이 끝나고 조금 있다가 제주가 다시 신위 앞으로 나아가 끓어 앉으면 집사는 술주전자를 들어 종헌 때 7부쯤 따라 올렸던 술잔에 세 번 첨작하여 술잔을 가득 채우거나, 서집사가 술잔을 내려 축관이나 제주에게 주면 동집사가 줄주전자를 들고 세번에 나누어 채워주면 다시 축관이나 제주는 그 잔을 집사에게 주고 집사는 원래 위치대로 술잔을 놓는다. 근래에는 다른잔에 술을 부어 집사에게 주면 집사는 세번에 나누어 잔에 채우도록 하기도 한다.
⑨계반(啓飯)삽시정저(揷匙正箸)
첨작이 끝나면 주부가(요즈음은 집사가 함)메 그릇의 뚜껑을 열고 숟가락바닥이 동쪽으로 가도록 메 그릇의 중앙에 꽂는다. 젓가락을 세 번 고른 뒤 어적이나 육적 위에 가지런히 옮겨 놓는다. 삽시정저가 긑나면 제주는 두 번, 주부는 네 번 절한다. 가문에 따라 계반을 초헌 때 하는 경우도 있고 또 저를 시접에 바르게 하는 경우도 있고 저를 적에 올리는 가문도 있다.
⑩합문(閤門)
합문이란 조상신이 안심하고 식사를 할 수 있게 사람들이 잠시 피하는 의식이다. 참사자가 모두 잠시 밖으로 나가 문을 닫고 기다린다. 대청마루에 제사를 차렸으면 뜰 아래로 내려가 읍한 자세로 3~4분 기다린다. 단칸방의 경우에는 제자리에 엎드려 몇 분 동안 있다가 축관이 세 번 기침하면 일어선다. 참사자 이하 남자들은 문의 동편에 서서 서쪽으로 향하고, 주부 이하 여자들은 문의 서편에 서서 동으로 향하는데 이는 음식을 드시는 조상을 정면으로 향하기가 미안해서이다.
⑪계문(啓門)
합문후 닫았던 문을 여는 절차이다. 축관이 헛기침을 세 번하고 문을 열고 들어가면 참사자가 모두 뒤따라 들어가면 된다. 합문하지 않았으면 계문철자는 생략된다.
⑫헌다(獻茶):숭늉올리기
갱을 내리고 숭늉 또는 제수를 올린 뒤 메 세 술을 떠서 물에 말아 놓고 저를 고른다. 숟가락은 손잡이가 서쪽으로 가게 걸쳐 놓는다. 이때 참사자는 모두 머리를 숙이고 잠시 동안 조용히 2,3분간 궁극하고 있다가 축관이 큰 기침을 하면 참사자들은 평신한다.
⑬철시복반(撤匙覆飯)
제주는 서쪽을 향하고 축관이 동쪽을 향해서 이성(利成)을 고한 다음 숭늉그릇에 놓인 수저를 거두고 메 그릇에 뚜껑을 덮는다. 이성을 고하지 않는 가문도 있다.
⑭사신(辭神):신에 대한 작별인사
고인의 영혼을 전송하는 절차로서 참사자가 신위 앞에 일제히 두 번 절한 뒤, 지방과 축문을 불사른다. 지방은 축관이 모셔 내온다. 신주일 때는 사당으로 모신다. 이로써 제사를 올리는 의식 절차는 모두 끝난다.
▶ 철상(撤床):제상 정리
제상 위의 모든 제수를 집사가 뒤쪽에서부터 차례로 물린다. 제사에 사용한 잔,주전자,퇴주그릇 등에 있는 술은 모두 병에다 부어 보관하는데, 이것을 복주(福酒)라고 한다. 과일,채소,나물,고기,기타 음식들은 모두 일반 그릇에 옮겨 담고 제기는 잘 세척하여 보관한다.
▶음복(飮福):복받기
음복이란 조상께서 주시는 복된 음식이란 의미로 참사자가 한자리에 앉아 제수를 나누어 먹는데 이를 음복이라 한다. 음복을 끝내기 전에는 제복을 벗거나 담배를 피워서는 안된다. 고례에는 준이라 하여 참사자뿐만 아니라 가까운 이웃들에게 제사 음식을 나누어 주고 이웃 어른들을 모셔다가 대접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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