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세이셔널'까지는 아니더라도 이 정도면 인디 밴드론 꽤 비중 있는 등장이고, 제법 빠른 음악적 행보다. 2002년 3월 부산에서 결성되어, 그 해 열린 쌈지사운드페스티벌을 통해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기 시작한 네스티요나. 인디 음악계 내에도 일정 유행 장르가 있음을 감안할 때, 그들의 음악은 분명 색다르고 흥미롭다.
결성 2년 만에 발표한 데뷔EP 앨범 [Bye Bye My Sweet Honey]는 그간 클럽을 중심으로 활동해 온 네스티요나의 음악적 색채를 요약적으로 보여준다 할 수 있겠다. 소닉 유스(Sonic Youth)와 뷰욕(Bjork)을 연상시키는 노이지하고 몽환적인 사운드와 음울한 분위기가 1차적인 느낌이지만, 드라마틱한 에너지와 사랑스러움이 더해져 20대 감성의 싱그러움이 전달된다. 흔히 몽환적이고 음울한 장르의 음악이라 하면 끝간데 없는 심연 속으로 몰아붙이기 마련인데, 네스티요나의 음악은 발랄함과 경쾌함을 동시에 수반하고 있는 것. 마냥 절망의 나락으로 몰기 보다는 즐길 수 있을 정도의 음울함이 흥겨운 기분 마저 들게 한다. 그들의 음악 스타일을 일컬어 ‘Lovely Psychedelic’이라 칭하는 것도 이런 느낌과 무관하지 않을 터.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역시 프론트 우먼 ‘요나’다. 단순 홍일점으로서가 아니라 밴드 내에서 보다 생산적인 프론트 우먼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그녀는 이번 EP앨범에 수록된 전 곡을 작사, 작곡했다. 뿐만 아니라 키보드를 연주하며 전면에 나서고 있는 그녀는, 반주에 머무르는 수준이 아니라 재즈 피아노를 전공한 것답게 보다 효과적이고, 풍성한 키보드 사운드를 들려준다. 키보드의 부각은 네스티요나의 음악적 색채를 더욱 도드라져 보이게 하는 요소.
음울함과 사랑스러움을 넘나드는 야누스적인 요나의 보컬은 ‘Lovely Psychedelic’이란 평을 받는 데 지대한 공을 세우고 있는 부분이다. 국내에서도 보기 드문 음색을 소유한 그녀는 서늘하다가도 사랑스럽고, 강인하다가도 연약한 소녀의 목소리를 동시에 드러낸다. ‘Covered’의 후반부에서 보여주는 음색은 상당히 그로테스크하며, 사악하기까지…. 이런 그녀의 보컬은 ‘자기애’와 ‘자기 증오’라는 이중적 의미를 담고 있는 앨범의 내용과도 잘 맞아떨어진다. 요나의 차가운 외모 역시 음악과 잘 부합되는데, 라이브 현장에서 네스티요나의 음악을 한층 강렬하고 임팩트 있게 전달하는 이미지적 장치효과를 보인다.
요나의 이미지가 워낙 강한 탓에 상대적으로 나머지 멤버들에 대한 관심이 다소 위축되기도 하는 바이지만, 피드백을 통한 노이즈의 사용과 격렬하면서도 끊임없이 확대, 재생산되는 사운드의 증폭은 네스티요나 만의 드라마틱한 음악을 형성해낸다. 강렬하고, 에너지가 넘치는 그들의 사운드는 한층 흡인력 있는 음악을 빚어내는 바. 홈레코딩 방식으로 녹음된 탓인지 사운드의 음질 면에서 다소 빈약함이 느껴지지만, 라이브를 듣는 듯한 생생함으로 위로해 볼 수 있겠다. 가끔 포지션 별로 따로 노는 듯한 생뚱맞은 느낌 역시 조금 아쉬운 부분 중 하나.
모던록 일색인 가운데 네스티요나가 보다 신선한 음악을 선보이고, 신진밴드로서 무궁한 가능성을 엿보이고 있음은 상당히 독려할만한 부분이다. 그러나 그런 그들 역시 요즘 인디 음악계의 문제로 지적되는, 우리 음악인지 외국 음악인지 분간되지 않는다는 그늘에선 여전히 자유롭지 못하다. [Bye Bye My Sweet Honey]가 그들만의 독창적인 음악적 산물로 다가오기 보다는 서양음악에 대한 진한 동경과 의식이 더 강하게 배어있는 듯하기 때문이다. 물론 이제 고작 단 하나의 앨범, 그것도 정규가 아닌 그간의 음악활동을 요약적으로 담은 EP앨범을 낸 그들에겐 좀 단정적이고, 섣부른 감이 있는 평이다. 네스티요나에 대한 개인적인 애정과 기대심에서 비롯된 노파심쯤으로 여겨 주길.

1. Present
2. Cause You''re My Mom
3. Covered
4. Song for My Father
5. 이렇게
6. If She Finally Comes
7. Secret
8. Good Night My Broth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