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을 조각하는 건축가 안도타다오의 작품을 제주에서 만날 수 있다.
섭지코지에 위치한 '지니어스 로사이'란 명상전시관.
이땅을 지키는 수호신이란 뜻의 지니어스 로사이는 지하,지상으로 매우 낮게
땅과 주변경관과 겸손하고 깊게 제주의 자연 그자체와 어우러져있으며,
매우 신성한 공간으로서 존재한다.
1989년 일본 오사카 이바라키현에 '빛의 교회'는 콘크리트 벽의 십자가
사이로 들어오는 빛으로 구현되며 마치 살아있는 듯 역동적이며 감동이
가득차 오르는 교회는 그야말로 은혜의 빛이 가득인 공간으로 유명하다.
'신성한 공간이란 어떤 방법으로든 자연과 관계를 맺어야 한다. 신성한 공간에 관계되는
자연은 건축화된 자연이다.'
안도타다오의 건축에는 빛,물,바람,풀, 하늘 등 자연의 것들이 경건하게 잘 연결되어
있다. 지니어스로사이 또한 종교적인 공간으로 읽힐 수 있다.
외관은 더없이 차가운 콘크리트 벽들로 안의 내용이 무엇인지 전혀 가늠해 볼 수 없다.
건물을 대하는 서늘한 첫인상은 외부에서 묻어 들어 오는 욕심과 죄들을 떨어 버리라는
충고의 말을 의미하는 것 같다. 도시 마천루에 익숙한 우리의 시선은 그저 대지위에서만 편편하게 메인다.
맨처음 넓직하게 가로로 땅과 붙어있다시피한 건물입구까지의 그곳에는 바람이 휑하다.
바람의 공간을 지나
입구에 들어서면 양옆에는 물이 벽을 타고 내려온다.
물의 공간은 모든 더러운 것을 씻고 다시 태어나는 침례의 장소로 속죄,죄씻음의 의미도 지닐 수 있겠다.
중앙의 엑자프레임같은 구멍으로 성산일출봉의 모습이 절묘하게 들어온다.
좌회전하여 벽을 타고 지하로 이어지는 좁은 돌의 공간들의 사방은 막혀있고 오직 하늘만을 만날 수 있다.
낯선 이들의 어깨를 부딪힐 만큼 좁은 공간에선 타인의 존재를 의식해야하고
일련의 풍경과 생각일랑은 절제되어 매우 미니멀한 공간속으로 빠져들게 된다.
머리위 늘 있었지만 무심했던 하늘의 크고 넉넉함을 다시 생각해 보게 한다.
타다오가 만든 벽들의 선을 따라 무정형의 하늘을 만나는 것은
하늘의 깊고 푸른 아름다움을 발견하게 되는 색다른 경험이다.
한쪽 면은 어딘가 불완전한 듯 거친 현무암 돌멩이들이 가득하다.
누구를 정죄할 때 던져지는 돌멩이, 죄없는 자 그에게 돌을 던지라 했던가
그렇게 던지지 못한 돌들, 혹은 나를 향해 던지고픈 돌들이 모여 벽을 이루었다.
어디에서 구할 수 없는 제주의 현무암으로 채워져있어 재료면에서도 지역색을 잘 나타내었다.
그 벽을 따라 지하로 가면 문경은작가의 '과거,현재,미래'순으로 영상 작품들이 전시되어있다.
실내화를 갈아신고 처음 들른 곳은 '다이어리(Diary)', 나무의 잎이 돋고 소멸하고
재생하는 일생을 묘사한 미디어작품이다. 가부좌를 하고 앉아 보노라면 우리 일상과
삶 또한 덧없고 짧게 순환되어지는 것임을 느끼며 스스로 겸손해진다.
두번째 작품은 '어제의 하늘'이다.둥근방에는 중앙에 프로젝션이 달려있다.
바닥에 하늘의 영상이 펼쳐지며 찰나의 덧없음을 상징한다.
셋째 '오늘의 풍경'은 현재 카메라를 통해 들어오는 성산일출봉의 풍경이 화면에
투사된다.현실을 떠나 우주에 앉아 있는 느낌이 들게한다. 그렇게 자연과 하나되어
만들어지는 안도의 작품과 전시는 잘 어우러진다.
자연은 인간을 비롯한 모든 존재의 근원이며 신성하고 소중한 것이다.
타다오는 물,빛,바람,돌,풀 등을 콘크리트라는 캔버스에 추상화로 옮겨 그린 듯 하다.
제주에 들른 다면 꼭 들러 가볼 만 하다.
섭지코지 입장료와 함께 명상패키지로 구입하면 저렴하고,
보통 미술관과 달리 월요일에도 운영이 된다.
지니어스로사이(064)731-7750/4,000
첫댓글 공간(空間)으로 詩 쓰는 건축 詩人, 안도 타다오...!
음...그말 멋진데요 파랑새님 안뵌지 오래예요
전시도 좋은듯 하지만 미술관 자체가 주변경관과 작품이 되는듯하네요..............
아~ 제주도 가고 싶다................ㅠ.ㅠ
응 섭지코지가 아마 가장 제주도스러운 곳인것도 같아요, 올레길을 또 가봐야 하는데
제가 갔을때 한참 공사중이였던게 이거였나 봅니다~~~ 어여 가봐야하는데!!!!ㅎㅎ
제주도의 명소 꼭 가보삼
전 안도 타다오를 누드건축가로 알고 있는데....금방은 못가고... 항시 전시하나요?
네 다른 미술관과 달리 월요일에도 엽니다. 그래도 가시기전에 확인해보시구요,섭지코지 내에 위치해 있습니다.전체입장과 미술관 입장권을 합쳐서 구입하시는게 좋구요,
노래 가사처럼 모든걸 훌훌버리고 제주도로 미술 여행을 떠나야 하는데... 식솔들이 많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