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우리나라 대표 선수들이 돌아왔습니다.
모두들 최선을 다 했고 잘 싸웠습니다.
고맙습니다.
그동안 월드컵을 응원하면서, 월드컵과 관련 있는 우리말을 보내드렸는데, 여기서 멈춰야 하니 조금 서운하네요.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을 기대해야죠.
이제 16강 실패의 아픔을 잘 추스르고, 다음 월드컵을 기다려야겠습니다.
그동안의 일을 잘 추슬러 마무리하기 위해, 오늘은 추스르다를 소개해 드릴게요.
"일 따위를 수습하여 처리하다."는 뜻의 단어로, 추슬르다, 추스리다, 추스르다... 중 어떤 게 맞을까요? 여러분은 어떻게 쓰세요?
'추스르다'가 맞습니다.
근데 이녀석은 움직임이 좀 별납니다. ㄹ 불규칙활용을 하는 녀석이라 쓰임이 좀 까다롭습니다. 어간의 끝소리 'ㅡ'가 탈락한 다음에 다시 'ㄹ'이 첨가되죠.
추스르다의 활용 몇 가지를 예로 들어봤습니다. <표준> / <비표준> 추스르+다 / 추스리+다 추스르+면 / 추스리+면 추스르+ㄴ->추스른 / 추스리+ㄴ->추스린 추스르+어서->추슬러서 / 추스리+어서->추스려서 추스르+어야->추슬러야 / 추스리+어야->추스려야 추스르+었다->추슬렀다 / 추스리+었다->추스렸다
이제 월드컵도 물 건너 갔고, 무슨 재미로 살죠? ^^*
우리말123 ^^*
아래는 예전에 보내드린 우리말편지입니다.
[민초들의 삶이 힘들다??]
아침에 텔레비전 방송을 들으니,
어떤 병원에서 병원비를 150억 원이나 과다 청구했는데도
죄가 없다는 판결을 받았다고 하네요.
이런 어처구니없는 판결을 본 시민들의 반응을 인터뷰했는데,
한 시민이
“... 그런 소식을 들으면 민초들은 힘이 빠지죠...”라고 이야기하더군요.
민초......
그렇지 않아도 요즘 일본놈들이 이래저래 심사를 비틀고 있는데,
일본에서 온 말을 들으면 저도 막 꼬여요. ^^*
민초(民草, たみぐさ)는 일본말에서 왔습니다.
이른바 풀뿌리 민주주의를 말하면서 자주 보고 듣는 것이 이 말입니다.
짓밟히는 것에 이골이 난 민족이어서 그런지,
아니면, 시인 김수영의 ‘풀’을 떠올리는 시심이 깊은 사람이어서 그런지,
그것도 아니면
유식한 척 한자를 쓰고 싶어서 인지는 몰라도,
‘민초’라는 말을 즐겨 쓰는 쪽발이 같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서민’이나 ‘국민’, ‘백성’이라고 하면 됩니다.
뭐 그리 유식한 척할 일이 있다고 ‘민초’라는 단어를 쓰는지...
일본 사람들은 무슨 날을 정해,
다른 나라 땅도 날로 먹으려는 흉악한 자(여기에 쓴 자는 놈 자(者) 자 입니다.)들입니다.
그런 자들 말이 뭐가 그리 좋다고...
오늘은 시나 한 편 감상해 볼까요?
앞에서 말한 김수영 님의 ‘풀’이라는 시입니다.
1968년에 발표한 시니까, 당시 국민의 삶을 생각하면서 읽어보세요. ^^*
풀
김수영
풀이 눕는다.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은 눕고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려서 더 울다가
다시 누웠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 먼저 일어난다.
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
발목까지
발밑까지 눕는다.
바람보다 늦게 누워도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
바람보다 늦게 울어도
바람보다 먼저 웃는다.
날이 흐리고 풀뿌리가 눕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