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도립도서관에서는 지원사업으로 각 학교의 <작가와의 만남>을 주선하고 있다.
그래서 나는 두 학교를 가게 되었다.
6월 10일은 판교 신도시에 있는 운중초등학교.
원래 그 날은 강연일정밖에 없어 성남도립도서관에 계시는 분들과 점심식사를 하고
학교 방문을 하기로 했다.
그런데 예기치 않게 <대산문화재단 창작기금 심사회의>가 10일 10시 30분으로 잡혔다.
장소는 광화문 교보빌딩.
아무리 머리를 굴려 시간을 짜 맞춰도 대중교통으로는 판교 신도시에 오후 1시까지 가는 건 불가능해 보였다.
그래서 절대 서울은 차를 가져가지 않는다는 방침을 깨고, 자동차를 가져갔다.
회의를 마치고
시간이 넉넉하다 싶은 11시 30분에 광화문에서 출발하였다.
그러나 마침 놀토가 낀 금요일 오후라서 그런지 한남 IC에서 양재IC까지 주차장을 방불케 할 정도로 차가 밀렸다.
진땀이 났다. 가만히 보니 분당이나 판교가는 버스는 전용노선으로 씽씽 달린다.
안절부절 못하며 차를 가져온 나를 책망했다.
하지만, 양재IC를 지나자 거짓말처럼 차가 쑥쑥 빠져 다행히 늦지는 않았다.
그러나 아침도 새벽같이 요기만 겨우하고, 점심을 먹지 못한지라, 도저히 배가 고파 견딜 수가 없었다.
또한 학교 주변에는 예쁜 아파트만 즐비하지 가게라곤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었다.
할 수 없이 성남도서관 사서선생님이 부랴사랴 나가서 샌드위치를 사갖고 오셨다.
허겁지겁 샌드위치 한 쪽을 먹고 강연에 들어갔다.
날도 덥고, 왜 이리 땀은 비오듯 쏟아지는지..... .
아이들도 내 처지를 느낌으로 알았는지 다른 때보다 더 산만했다.
후유, 강연을 마치고 나니 한숨이 나왔다.
13일 월요일은 느긋하게 집을 나섰다.
사서 선생님들과 만나 점심을 먹고 여유있게 제일초등학교로 갔다.
통상 교장선생님과는 의례적으로 인사를 나누는데,
이 학교 교장선생님은 은근, 재밌었다.
알고 보니 동강 근처 정선가수리 출신 교장선생님이다.
내가 강원도 출신이고, 동강에 대해 잘 알자, 교장선생님과는 단박 대화가 술술 풀렸다.
강연을 마치고 나오는데 그 학교 연구부장님(경인교대 후배였다.)이 말한다.
"교장선생님이 우리 학교에 연장 근무할 수 있도록 운동을 펼치는데, 제가 그 대장이에요."
역시, 그 분은 평교사들에게 인기짱이셨다.
7월 초순에 작은언덕이 강연 겸 동강 트레킹을 하려고 하는데
가수분교를 비롯하여 근처 5개분교를 연합하여 추진해달라 부탁했다.
그 분은 본가가 정선 가수리라면서 당신도 연가를 내고 우리와 합류하겠다고 하신다.
저녁도 사주시겠다며...
우아, 신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