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리틀 인디아를 둘러보기로 계획했던 날이다. 아침 7시쯤에 일어나서 호텔 조식부페를 먹었다. 한편에 Roti Prata 를 만들어서 서빙하는 곳이 있었다. Roti Prata 는 넓적하게 구운 떡을 카레 비슷한 소스에 찍어먹는 것이라고 보면 될 듯…호텔 위치가 위치이니 만큼 인도인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많이 있었고 다들 Roti Prata를 먹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산보겸 해서 무스타파 센터를 돌아다녔다. 우리나라 남대문시장을 연상시키는 매장이었다. 소위 명품이라고 불리우는 사치품들을 제외하고 나머지 상품들은 거의 다 있었다. 가격도 싱가포르 시내에서 본 것중에 가장 저렴했다. 와이프가 시계가 필요해서 하나 봐둔 것이 있었는데 국내면세점에서보다 여기가 2만원 정도 더 쌌다. 다른 모델들도 마찬가지였다. 이때에는 나중에 오차드에 가면 더 쌀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그냥 지나쳤다…….나중에 오차드 로드까지 돌고 난 뒤에 알았지만, 무스타파 센터가 싱가포르 시내에서 가장 쌌다.
보통 호텔의 체크아웃은 12시까지, 체크인은 오후부터 받기 때문에 호텔을 옮길 경우 몇시간의 Gap 이 생기게 마련이다. 이럴 경우 체크아웃한 호텔에 짐을 맡아달라고 요청하면 늦게까지 맡아주곤 해서 세군데 호텔을 옮겨다녀야 하는 우리로서는 꽤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였다. 체크아웃 후 짐을 세시간 정도 맡아달라고 한 다음 본격적으로 리틀인디아 투어에 나섰다. 리틀인디아아케이드에서 독고저를 발견하고는 구매욕이 생겼으나(큰것 32$, 작은것 6$) 와이프 눈치도 보이고 벌써부터 이런 것으로 짐을 늘릴 필요가 없겠다 싶어서 지나쳤다. 토니의 싱가포르 여행정보에서 보았던 Tekka Mall 에 들어갔지만 Open 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 그다지 많은 점포가 들어와 있지 않고 썰렁하기만 했다. 단 지하에 슈퍼마켓이 있는데 들어가자마자 잇는 박스들 안에 담겨있는 내용물. 생선들은 식욕을 자극시키지만 개구리 껍질벗겨서 손질해놓은 것은 곱게 자란 아가씨들이 비명을 지를만한 것이었다. 와이프도 그 중 하나였다.
리틀인디아 투어에서 공통적으로 추천하는 요리가 하나 있다. 바로 무뚜 피쉬헤드커리. 생선 머리를 둥둥 띄워놓은 카레인데 볼, 입, 이마 등 얼굴살을 들어내가며 먹어야 하기 때문에 꺼려질 수도 있다. 한국에서 맛볼 수 있는 인도요리는 대부분 북인도 요리이다. 우리는 바나나잎에 음식 얹어놓고 맨손으로 먹는 남인도 요리에 도전해 보기로 했다. 인터넷에서 바나나리프라는 인도음식점을 추천받았었는데 우리는 잘못 찾아 들어갔다. 간판에 바나나리프라고 쓰여있었는데 바나나잎에다가 음식 올려놓고 먹는다고 그렇게 써놓은 것이었다. 진짜 바나나리프를 찾아갔었으면 피쉬헤드커리가 맛이 있었을지도 모르겠는데 여기저기서 극찬을 한 것과는 달리 그렇게까지 맛있는 것은 아니었다. 남인도식 음식을 제대로 먹어봐야겠다는 생각에 와이프 앞에서 맨손으로 밥과 카레를 비벼서 줏어먹었다.
- 피쉬헤드커리 16$
- 밥 2개 5$
- 치킨마살라 3$
- 도합 24$
칼리신전앞에서 사진을 찍고 Hotel 로 돌아와서 Farrer Park 역으로 이동했다. MRT 가 가까운 것도 New Park 호텔의 잇점.
Tanjong Pagar 역으로 와서 회사에서 대주는 M Hotel Singapore에 Check In 했다. MRT 에서 조금 떨어져 있다는 것이 조금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그래봤자 호텔방에서 플랫폼까지 10분이 걸리지 않는다. 비즈니스맨들을 위한 호텔이라는 인상이 강했다. 집무용 책상이 그런 이미지를 더 강하게 주고 있었다.
오늘 저녁은 블루진저에서 하기로 했다. 걸어서 15분 정도. 유명한 음식점이라 기다려야 할 줄 알았는데 평일 8시가 넘어서 그런지 자리가 있었다. 이 나라의 일반적인 음식점에서는 기본적으로 밥값 따로 받는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
- 밥(Nasi) 두개 3.6
- Kueh Pie Tie (딤섬같이 생긴 것으로 새우 토핑, 4개 한접시) 7
- Sambal Terong Goreng (칠리소스로 조리한 가지) 7
- Udang Tauyu Lada (새우요리, 맛 괜찮음) 15
- Otak Otak(매콤한 오뎅덩어리, 바나나잎에 싸서 이쑤시개로 묶은 모양) 2.8
- Durian Chendo(팥빙수 비슷한 것 위에 두리안과 초록색 젤리 얹은 것) 4.8
- Calamansi Juice(라임주스) 4.5
- 10% Service Charge, 5% GST
- 도합 51.63 S$(36056 원)
오탁오탁은 두 덩어리가 나왔는데 계산서에 2개로 나와서 항의를 했었다. 2.8 달러에 한덩어리가 나오는 건지 두덩어리가 나오는 건지는 아직도 모르겠다. 개인적으로 두리안을 매우 좋아하는데 그동안 돌아다녔던 어디에서도 두리안을 발견하지 못했었다. 블루진저의 종업원에게 물어보니 차이나타운에 가봐야 있을테지만 지금은 너무 늦어서 없을 것이라는 얘기를 들었다. 식사를 마친 후에 차이나타운으로 걸어갔지만 말대로 대부분 문닫아서 별로 볼 것이 없었다. 돌아다니다가 어디에선가 봤었던 림지원을 발견했다. 찾기 어렵다고 했는데 대로변에 떡하니 있기 때문에 전혀 어렵지 않다. 육포 종류를 파는 것 같던데 비싸서 먹어보지는 못했다. 나중에 올 일이 있으면 기념으로 조금 사갈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나선김에 야쿤 카야토스트 파는 곳도 찾아보기로 했다. Far East Square 의 피자헛 바로 옆에 있었다. 물론 문은 닫은 상태였다. 편의점에서 Sassi라는 소다를 마셨는데 달콤한 파스 맛이었다. 비추. 내일부터는 출장업무 시작이므로 일찍 자려고 호텔로 귀환했다. 그래봤자 열한시가 넘어 있었고 이것저것 하고 났더니 결국 한시 가까이 되어서야 눈을 붙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