紙膀(지방)에 쓰는
顯考(현고)와 顯妣(현비)의 意味(의미)
顯考는 德行(덕행)을 이루어 세상에 크고 밝게 드러나는 아버지라는 뜻이고, 顯妣는 德行이 아버지에 짝할 만큼 크고 밝게 드러난 어머니라는 뜻으로 보면 될 것 같습니다.
돌아가신 父母(부모)를 考, 妣라 칭하는데 그 意味는 禮記 曲禮 鄭玄(예기 곡례 정현)의 註(주)에 나와 있습니다.
考는 成也(성야)라 言其 德行之成也(언기 덕행지성야)요 妣之言媲也(비지언비야)니 媲於考也(비어고야)라.
‘考’는 이룸이니 그 덕행이 완성됨을 말하는 것이요, 妣의 말뜻은 필적함이니 考에 필적한다는 것입니다.
卽(즉) 돌아가신 아버지는 德行을 完成(완성)하셨고 어머니는 德行이 아버지에 필적하여 아버지의 좋은 배필이셨다는 뜻입니다.
考, 妣 앞에 붙이는 顯은 明(명) 卽 밝음의 뜻이고 본래 古代(고대)에는 皇(황)을 붙여 皇考, 皇妣라 썼습니다.
여기에 皇은 皇帝(황제)의 뜻이 아니라 크고 밝다. 라는 의미였습니다.
元(원)나라 大德(대덕) 연간에 조정에서 ‘皇’ 字(자)를 쓰는 것을 禁(금)하고 ‘顯’ 字로 쓰게 된 것입니다. ‘顯’ 字 역시 크고 밝다는 뜻으로 보면 크게 틀리지 않을 것입니다.
어떤 분은 顯을 顯示(현시)의 뜻으로 ‘지금 이 자리에 계신다는’ 의미로 풀이 하는 분도 있는데 또한 이 의리에 어긋나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 해석이야 어떠하든 돌아가신 뒤 ‘父母를 드러내는 것’ 보다 살아계실 때 ‘立身行道 하여 父母를 기쁘게 해드리는 것이’ 훨씬 값진 효도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 大德 : 元나라 成宗 年號(1297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