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안을 둘러보며
2011년 5월 21일(토)
오늘은 모임에서 서해안으로 여행을 떠나는 날이다.
일기 예보는 비가 온다고 하였고, 다른 일이 있어 다소 망설였지만 내가 공짜여행을 마다할 일이 아니었다. 특히 신안군의 증도는 내가 언제라도 한번 차를 몰고 다녀오고 싶은 곳 중의 한곳이다.
60대로부터 유치원 아이까지 다양한 연령층으로 구성되었다.
우리를 태운 차가 고속도로를 진입하여 달리기 시작했다. 얼마를 나가지 않아서부터 한적한 시골풍경이 들어왔다.
도로가의 방음창 너머로 바라다 보이는 농촌의 풍경. 드문드문 마치 유럽의 산촌을 연상시키기도 하는 듯 하는 집들의 배열과 녹음 우거진 모습에서 농촌은 아직은 우리들의 답답한 마음을 편안하게 해 주는 곳 같았다.
지나는 산에는 하얀 아카시아 꽃과 수줍은 듯 핀 약분홍색(?) 오동나무 꽃이 어우러져 서로가 자태를 뽐내고 있다. 순간 어릴 적 철없이 뛰 놀던 시절이 머리에 떠올랐다.
그러나 지금의 농촌이 예전과 다른 것은 내면적으로는 농촌의 인심이 많이 달라졌다는 것과 외면적으로는 취락구조가 개선되었다는 것 이외에도 여기저기 농사용 가건물들이 들어서고, 특히 가전제품이며, 폐농기계를 비롯한 각종 쓰레기들이 여기저기 흉물스럽게 방치되어 있다는 것이다.
올봄 잦은 비로 인하여 개울물은 희멀긋게 흘러내리고 있고, 모내기를 위하여 일찍부터 관리기로 정리해 둔 논배미엔 한가득 물로 채워져 있다.
전남 지역을 들어서니 들판엔 보리가 익어가고 있고, 오랜만에 보는 잘 자란 밀밭은 가볍게 부는 바람에 하얗게 등을 보이며 파도타기를 하고있다.
주암댐 하류의 하천변에는 수많은 수생식물들이 무성하게 자라나 있고, 비옥한 토지에선 농작물들이 보는 이들의 마음을 풍요롭게 하고 있었다. 서쪽으로 다가갈수록 드넓은 호남평야의 푸른 들판이 지나는 여행자의 마음을 설레게 하고 있었다.
고창을 들어서자 들에는 복분자 밭과 인삼재배를 위한 시설이 유난히도 많이 눈에 띈다. 저렇게 많이들 재배하다가 또 가격폭락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드디어 우리가 도착한 곳은 영광군 염산면이었다. 그곳 바닷가에서 한참 물이 빠져나간 바다를 보다 주변에 있는 6.25때 피해를 입은 기념관으로 향했다. 전쟁의 피해야 말로해서 무엇 하랴만 그래도 생각할 때마다 치가 떨려 옴을 느낄 것이다.
그곳에서 약간의 시간을 보낸 우리들은 본격적인 서해안 여행에 나섰다. 우선 법성포로 향했다. 맛있는 점심을 먹기 위해서였다.

영광군 염산면, 바닷물이 몇 킬로미터나 빠져나가고...

끝이 안 보일 정도까지.

기념관에선 6.25의 흔적을 보고

정말 오랜 옛적의 모습입니다.

서해안과 섬지역은 양파와 마늘이 많습니다.

할머니는 대파를 심고 계시고...

할아버지는 근처에 계셨지만 일하시다가 멋적은 듯 자리를 피하셨다.

왼편은 양파, 오른 편은 마늘

드넓은 보리밭의 모습, 차를 타고가며...

아직은 추수기가 조금 남은 듯

법성포, 갈매기가 동네까지 올라 왔다.

무얼 잡고 있는지?

법성포의 그 유명한 굴비들입니다. 이 곳에서 굴비를 사기도 하였고...

점심을 먹은 곳. 주 메뉴는 그냥 돌솥밥인데, 조기, 꽃게, 그외에도 수많은 반찬들이 나왔고...
재미있는 것은 맛있는 반찬들을 실컷 가져다 먹었다.
예년에 왔을 땐 입구의 식당을 이용하였는데, 조기 또는 꽃게 점심값이 1인당 2만원은 되어야 했다. 하여간 참석자 모두가 만족을 하였고...

뭔가 했더니...

단오절 행사를 한다고?

무슨 꽃이더라? 양귀비?

해제, 지도를 거쳐 드디어 증도에 도착하였다.

증도에서 본 서해바다

바닷가의 도랑가에 난 갈대

유원지의 모습

염전. 천일염 생산지

이곳의 천일염은 유명하다. 그런데 정작 소금은 사지 못하였다.
서해안의 산들은 그 높이가 매우 낮다. 특히 우리가 지나는 작은 섬들은 평소 생각하던 곳과는 달리 높이가 높지 않고 경사가 완만하여 산 정상부위를 제외하고는 논과 밭으로 만들어져 있다. 그래서 섬이라면 농경지가 적을 것이라는 고정관념이 깨어지는 것이었다.
이곳의 사람들은 바다에서 고기를 잡기도 하고, 넓은 논과 밭을 가꾸는 삶은 마음이 풍족할 것 같아 보였다. 특히 증도를 비롯한 곳에서는 질 좋기로 유명한 천일염이 생산되는 곳이다.
아무튼 나는 이번 여행을 통하여 한번도 와보지 못한 곳을 다녀 간다는 의미 이외에도 사람들의 또 다른 삶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바다에 이은 작은 산들, 그리고 그곳에서 소박한 꿈을 펼치며 살아가는 그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