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바리메오름과 이달봉에서(4/18/10)
큰 바리메오름에서 빗방울이 굵어지는 듯하여 총총히 내려왔다. 다행히 지나가는 비였는지 그쳤다. 주차장 건너에 작은 바리메오름 산책로를 따라 올랐다. 큰바리메에 비해 가파르지 않아 걷기 좋다. 산을 크게 원을 그리며 내려올 수 있었다. 작은 바리메오름에서도 전망이 좋았다.
작은 바리메오름의 정상부근에서 펼쳐지는 능선들.........
눈 덮인 산에서 봄을 알리는 복수초가 이 곳에선 이제야 한창이다...산이 노란 별들로 환하다...
작은 바리메오름을 탐방하여 떠나기전 '영함사(법화종)'표지를 보고 3킬로 숲길을 차로 달려 들어갔다. 가건물처럼 보이는 건물이 법당이다. 유리창으로 들여다보니 나무를 태우는 난로가 보이고 주전자엔 물이 끓는다. 10여대의 승용차가 절 근처에 세워져있어 신도 한분이 보이길래 물었더니 산신기도 중이란다...이렇게생긴 작은 부속건물안을 들여다보았다. 놀랍게도 피아노와 섹스폰이 놓여있다. 붓글씨를 쓰다가 일어섰는지 큰 상위에 신문지, 화선지와 벼루등이 놓여있었다. 그 건물앞엔 화살촉을 꼽은 진열대가 꽤나 먼 곳엔 붉은 원이 그려진 과녘판이 세워있어 고상한 취미를 가진 스님을
상상했다...
차를 타고 새별오름쪽으로 이동했다. 새별오름 뒤에 잇는 두 개의 봉오리인 이달봉으로 향하고 있다.
'이달이 촛대봉'이란 표지판과 나란히 무덤 하나 자리하고 있다. 송이돌로 산담을 만들었고 이끼가 꼈다. 비석에 자손들이 높은 곳에 조상을 모셔 올 때마다 긍지를 느낀다는 문구가 눈에 들어왔다.
오름을 힘들게 올라가면 정상 표지판과 당당히 자리하는 산담 속 무덤...조상을 높은 곳에 모셔야 좋은 기를 더 많이 받는다고 생각했나보다. 그덕에 자손은 출세를 꿈꾸고...
'이달이 촛대봉'이란 표지석보다 더 높이 바위가 있다. 전망대로 안성맞춤이다..
새별오름이 건너편에 보인다. 보통 새별오름을 오르고나서 뒷편으로 내려온다. 그리고 이어지는 두 개의 봉우리 '이달이촛대봉'과 '이달봉'을 이어 오른다. 이렇게 세 개의 봉우리를 연이어 오르게 된다.
봄이 얼마나 무르익고 있는가...
솔순과 솔방울이 그냥 씹을 수 있을 것 처럼 야들야들하다...
'이달봉' 정상으로 건너 올라왔다. 저 아래 '이달이촛대봉' 정상이 보인다.
이달봉에서 내려오면서 보이는 샛별오름...
이달봉과 샛별오름 사이의 너른 벌판엔 사람들이 꾸벅꾸벅 고사리를 캐고 있다...아까 내 발길에도 빨리 설치고 나왔다가 동상 걸린 녀석도 있었고 고슬머리하고 억새 사이를 내다보는 녀석도 있었다.
지난 2년의 4월은 내게 고사리철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고사리엔 그다지 집착을 갖지 않는다. 고사리 꺽는 맛을 배웠고 알았기 때문이다. 지금은 오로지 오름에 관심이 쏠린다..제주 어디에서건 저 친구는 누구라고 말할 수 있기를 원한다. 그 친구 성격이 어떠하드라고 말할 수 있기를 원한다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