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행개요
- 산행일시 : 2010. 10. 27, 11:22 ~ 18:40 (7시간 18분)
- 산행거리 : 도상거리 21.1Km + 1.7Km(접근)
- 산행코스 : 독조지맥 분기봉 - 독조봉 - 좌찬고개 - 지산CC - 건지산 - 신일밸브도로 - 소학산갈림길 - 바루산 - 뒷동골산 - 329도로 - 봉의산 - 덕평CC - 315m봉 - 대덕산 - 입석고개 - 백암비스타CC - 361m봉 - 뉴스프링빌CC - 310m봉 - 사실터고개
○ 기록들
독조지맥은 한남정맥 문수봉에서 분기되는 앵자지맥이 용실고개를 넘어 434m봉에서 다시 분기되어 청미천이 남한강과 합수되는 지점까지 이어지는 도상거리 63Km의 산줄기이다.
아침 7시가 지날 무렵 안사람이 산에 갈 계획이 아니었냐며 나를 깨웠다. 어리석게도 새벽 5시에 제대로 맞춰 둔 것으로 생각되었던 모닝콜이 울리지 않으면서 2시간을 그냥 허비한 셈이 되고 말았다. 짧은 시간이지만 갈지 말지를 고민하게 했다. 그러나 어떻게 되든 일은 저질러 놓고 보는게 좋을 것 같다. 수원역에서 10번 버스에 오르자 1시간 40여분이나 소요되어 10시 43분 좌전(좌항리)에 도착했다.
오른쪽에 독조지맥의 능선을 바라보며 보각사 가는 길을 따라 가다 갈림길에서 왼쪽방향으로 바꾸며 저수지를 넘어서자 등로가 잘 연결되어 있었다.
<보덕사 가는 길, 오른쪽 능선이 독조봉과 독조지맥 능선>
<저수지의 오리>
11시 17분 마루금 안부 3거리에 도착하여 왼쪽의 분기봉으로 향했다. 사실상 반나절이 지나버린 시각(11:22)에 분기봉에서 사실터고개까지 21km의 마루금을 답사하려면 평소와 달리 서둘러야 했다.
11시 30분에 독조봉에 도착한 다음 잰 걸음으로 좌찬고개를 향하다 잠시 집중하지 못하고 갈림길에서 청소년수련마을로 생각되는 운동장으로 빠지지만, 이내 잘못 들어섰음을 확인하고 되돌아와 밧줄을 넘어 표지기가 달려 있는 숲길로 진입했다.
<독조봉의 가을>
<좌찬고개 내려서기 직전의 청소년수련마을- 잘못 들어선 길>
좌찬고개 가까이 갈수록 사람흔적은 있지만 등로가 희미해지며 가시덤불과 잡목이 진행을 방해했다. 분기봉에서 채 30분도 소요되지 않아 5거리의 좌찬고개에 내려선 다음 횡단보도를 건너 지산CC 진입로를 따라 들어갔다. 스스로 합리화 하려는 것은 아니지만 많은 선답자들이 289m봉을 거치지 않고 골프장 진입로따라 진행했기에 나도 그리하기로 했다.
<지산CC 클럽하우스>
도로를 따라 가다 골프장 경비원을 만났지만 필드에 들어가는 일이 없기 때문에, 출입을 제지하지는 않았다. 클럽하우스를 왼쪽에 두고 주차장을 넘어서자 그 오른쪽으로 시멘트도로가 가파르게 이어져 있었다.
325m봉에는 정수시설이 설치되어 있는 것 같았고, 건지산 앞으로 스키장이 펼쳐져 있었다.
내리막 흔적이 분산되어 있어 잔 나뭇가지를 부여잡고 다시 시멘트길로 내려선 다음 스키장 도로를 따라 올라가고 있으려니 자전거 동호회원인 듯한 젊은이들이 자전거를 타고 바람같이 달려 내려오는 모습이 보였다. 리프트시설이 있는 지점에서 숲길을 따라 들어가자 12시 30분 삼각점이 망가진 건지산에 이르렀다.
<건지산과 지산리조트 스키장>
점심식사할 만한 장소를 찾아 김밥과 떡으로 요기를 하며, 오늘 안에 진행할 수 있는 거리를 가늠해 봤다. 길을 놓치지 않는다면 해가 지기 전에 사실터 고개까지는 갈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러나 바로 인근의 410m봉 내리막에서 수정봉을 앞에 두고 그 왼쪽으로 내려서자, 청강문화산업대학 캠퍼스 인근을 지나며 길 찾기가 무척 난감해졌다. 숱한 갈림길과 마치 미로처럼 얽혀 있는 족적 때문에 계속하여 나를 방황케 했다.
<언덕위의 하얀집>
돌무더기가 있는 4거리 안부에서 왼쪽에 밭이 있고 그 위에 언덕위에 하얀집을 연상케 하는 빈집이 덩그러니 있는 지점을 지나자 또 다른 전원주택이 보이고 그 오른쪽에 신일밸브가 위치해 있었다.
정확하게 마루금을 밟은 것은 아니지만, 13시 28분 신일밸브 앞 도로에 내려섰다. 이천과 용인의 경계 표시지점까지 이동한 다음 도로를 건너 바로 밭으로 들어갔다. 밭 왼쪽 가장자리를 따라 들어가다 숲길로 들어가 임천조씨 묘소를 넘어서 이어지는 희미한 족적은 소학산 갈림길에서 뚜렷해졌다.
<밭 한가운데 정체불명의 구조물, 집 뒤의 봉우리가 바루산>
생각 같아서는 소학산을 다녀오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지만, 빨리 내리는 어둠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계속 진행해야 했다. 소학산을 뒤로 하고 244m봉을 넘어 13시 57분 바루산(235.4m)에 이르렀지만 마루금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진행하는 실수를 하고 말았다. 갈림길이 있는 244m봉에서는 다시 되돌아 왼쪽의 능선(직진방향)으로 진행해야 함에도 무심코 내려선 것이 결국 가시덤불에 갇히며 오리무중이 되어 버렸다.
전방에 있는 봉우리를 당연히 뒷동골산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14시 15분 축사(대명목장) 인근에 내려서자 내가 잘못 판단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고, 전방에 위치한 봉우리는 일신봉(157m)이었다. 얼마 전에 구입한 iphon으로 내 위치를 확인하자 마루금에서 벗어난 것은 확실해졌다.
마루금으로 복귀하여 14시 35분 뒷동골산에 도착하였고, 살짝 잘못 방향을 잡아 엉뚱하게 벗어나기도 했지만, 나침반을 확인하며 되돌아와 마루금에 다시 복귀하였다. 또한 오른쪽에 컨테이너 가건물이 위치한 지점에서 인삼밭 바깥길을 따라 간 후에도 삼거리 갈림길에서 다시 한번 그 반대로 갔다 오는 수고를 하게 되었다. 아무도 없는 첩첩산중에 전원주택이 있었고, 굴뚝에 연기가 올라 오고 있는 것으로 봐서 사람이 기거하고 있는 것이 확실해 보였다.
<인삼밭과 마루금>
<숲속의 외딴집>
다시 되돌아와 내려서자 북쪽을 향하는 임도가 나타났다. 지형도와 방향이 전혀 맞지 않으므로 다시 올라서 물류창고 왼쪽의 축대를 따라 내려오자 논위로 떨어졌다. 아마도 마루금은 물류창고를 따라 시계반대방향으로 내려서는 것이 맞을 것 같다.
15시 27분 논둑을 따라 329번 도로에 내려선 다음 S-oil 주유소가 있는 지점까지 걸어 올라갔다. 바루산에서 329번 도로에 오는 동안 4번씩이나 길을 놓치며 1시간이면 충분하게 도착할 수 있는 거리를 30분이상 더 소비하며 18시에 마치기로 한 계획이 틀어지고 있음을 직감할 수 있었다.
<S-oil 주유소 건너편 빈공장 - 철책 안쪽으로 진행하는 것이 낫다>
S-oil 주유소 건너편 빈 공장 건물 왼쪽의 철책 바깥으로 진행하다 가시덤불 때문에 철책을 넘어 그 안쪽을 따라가기로 했다. 어차피 빈 공장이기 때문에 그나마 다니기에 편한 철책안쪽이 나을 것 같다. 지난 폭우에 무너져 내린 지점에서 다시 밖으로 나오자 잠시 후 검정색 차단막으로 둘러쳐진 모습이 보였다. 장뢰삼을 재배한다고 308m봉 인근까지 설치해 놓은 차단막이었다. 특이하게도 이름표를 나무에 붙인 모습이 간간히 눈에 띄며 그 사연이 궁금해지기도 했다.
15시 57분 아무런 표시가 없는 봉의산(331.0m)에 도착했다. 바닥에는 '대강당 급경사, 총신연못'이라는 종이표지판이 나뒹굴고 있었다. 한남정맥과, 문수봉에서 분기된 앵자지맥이 다시 갈래치며 독조지맥으로 따라 오는 모습이 한눈에 들어 왔다.
<한남정맥 문수봉과 독조지맥 능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왼쪽 축사(대명목장) 있는 지점까지 잘못 내려 갔다 옴>
오후 4시가 넘어서자 어둠을 재촉하듯 해가 떨어지려 하고 있었다. 서둘러야 했다. 군부대 훈련장이 아님에도 폐타이어에 마대를 쌓은 은폐물이 등로 여기저기 놓여 있었다.
덕평C.C안에 잠시 옆으로 스치듯이 지나자 16시 34분 대덕산에 이르렀다. 계속하여 골프장이 나타났지만 아직까지는 아무런 문제없이 지나쳤다.
<덕평C.C>
그러나 백암비스타C.C을 통과하는 것이 문제였다. 지형도를 펼쳐보자 필드를 가로 질러가야 하지만 필드 여기저기에 사람들이 많아 불가능해 보였다. 바로 골프장 도로에 내려서지 않고 최대한 숲길을 따라가다 내려선 다음 골프장 입구 경비실까지는 내달렸다(17:00).
<백암비스타C.C와 361m봉>
경비 한분이 달려오는 나를 제지시키며 어디서부터 왔냐고 물었다. 바로 근처 산에서 내려 왔다고 하자. 친절하게도 361m봉 올라가는 길을 안내해줬다. 입석고개는 무사하게 넘어섰다. 희미한 족적을 따라 17시 22분 361m봉을 지나고나니, 마루금은 이내 뉴스프링빌C.C으로 이어졌다.
무슨 사연이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뉴스프링빌C.C은 완전히 비어 있었다. 클럽하우스에 붙어 산책길을 따라 간 다음 주차장 모서리 지점에서 숲길을 따라 올라가자 희미한 족적은 훤하게 열려 있는 등로와 만나게 되었다.
<비어있는 뉴스프링빌C.C>
18시 정각 289m봉에 이르렀다. 랜턴을 착용해야 했고, 점점 사위가 구분이 안될 정도로 어두워졌다. 휴대폰에 렌턴기능이 있음에도 작동할 줄 몰라 주머니에 그대로 처박아 둔 채였다.
<289m봉>
골프장에서 설치한 듯한 안내판이 지시하는 코스A에 이어 코스B를 거쳐 코스C 방향을 통과하자 그 다음부터는 진행방향이 맞는지 확신이 서질 않았다. 랜턴불빛에 반사되어 주변이 모두 하얗고, 딱딱한 느낌의 발바닥 촉감도 이어졌다 끊겼다를 반복했다. 어느 순간 발바닥으로 느껴지는 딱딱한 촉감을 따라가자 나침반은 남향으로만 가르키고 있었다. 동쪽으로 진행했으면 벌써 사실터고개에 이르렀을텐데, 방향이 잘못되었음을 알고도 무턱대고 동쪽방향의 숲속으로 들어갈 수 없는 노릇이었다.
18시 40분, 우리미 한정식 식당과 그 인근에 모텔이 있는 지점에 도착했다. 사실터 고개에서는 500m 정도 떨어져 위치한 안성시 일죽면 고은리 은석마을이었다. 식당에 들러 막걸리 한잔과 함께 비빔밥을 주문했다.
죽산터미널행 버스(26-1번)가 19시 50분에 운행하는 것을 확인하고, 옷을 갈아 입은 다음 혼자만의 넉넉한 저녁 성찬을 즐겼다. 식당을 나와 100여미터 떨어진 고은리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타고 죽산터미널에서 평택역 가는 시내버스(20시 20분)로 갈아탄 다음 집에 도착하니 22시 30분이 넘어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