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부 교역자로서 교사명단을 적어보면서.....
"헉~ 임지연 선생님께 잘못말했구나!"하는
생각이 퍼뜩 들더라고요.
버뜨(But) 장기적인 안목과 휴머니즘의 대의 아래....
잘했다~ 하고 가느다란(?) 확신으로 마무리했습니다.
그런데 오늘 심은하님의 글을 읽고 굵게 확신했습니다.
그렇다~
1년 후의 심은하님의 ㅉㅜㄱㅃㅏㅇㅎㅏㄴ ㅁㅗㅁㅁㅐ를
위해...... 기도하자. 운동하자. 잘먹자..
(그런데..이거 심의에 걸리는 거 아닌지.....
마님의 눈밖에 나면 회원등급 하향조정됩니다.
그리고 마님은 눈은 생각보다 작습니다.)
* 우리 게시판의 심의규정은 마님의 정신연령과 윤리수준에 있음을
운영자로서 밝힙니다...*
나도 뱀다리 하나...
심은하님아... 열심히 해서.. 6개월 내로 컴백줘요.
--------------------- [원본 메세지] ---------------------
정말 허벌나게 아팠던 지난 5일이었습니다
온갖 잡균이 날아드는 직장에서 일을 하다가
각종 감기균에 감염되어 뼈가 아프기를 5일..
열과 아픔과 식욕부진으로 싸우다가 일어나보니
얼굴은 시체색이 되어있고 체중은 쬐끔 줄고
목소리는 거의 음성변조수준이고
피부는 거칠어져 푸석거리고 열꽃이 가득 피어난데다가
부르튼 입술까지
아하~~~ 바깥에 다니는 외래환자가
저보다는 나아보이는군요
오죽하면 송도사님이 전화를 하셔서
< 올해는 몸을 만드는 한 해가 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고등부 교사 1년 쉬시는게 어떨까요 >
열에 들뜨고 기침에 지친나머지 별로 생각도 안해보고
< 네 > 하긴 했는데
생각할수록 무지 속상하고 서운하고 그렇습니다 그려
버뜨 1년 후 열심히 몸을 만들어
탄력있는 쭉빵형 몸매로 다시 컴백할 그날을 기다리기로 했슴다
(그래요. 나 열나서 정신까지 좀 이상해졌슴다 -.-)
이건 뱀다리인데요
새벽을 밝히며 글을 옮겨쓰던 기억이 있습니다
작가의 그 순간의 호흡, 숨결, 느낌을 느껴보고 싶어서
눈물을 흘리며 잠을 포기하고 작가지망생마냥
노트에 필사를 했었더랬습니다.
혼자 느끼기에는 너무 미려하고 아름다운 문체요 감정이라
주변 몇몇인에게 추천하였지만
돌아오는 것은..
< 누가 너에게 잠안올때 읽는책 추천해달랬어 너 두~~거 >
< 남친이랑 도서관가서 너가 추천해준 책 읽다가 졸려서
듁는 줄 알았어 내가 얼마나 두눈 부릅뜨고 있느라 힘들었는줄 아라?>
< 추천만 하면 뭐해 사도~ >
-.-;
정인들의 사랑표현들뿐...
그러나 앓고 일어난 지금 약간은 객기를 부려
이곳 분들의 지적 수준을 믿고 다시 한 번 조금만 추천하겠습니다
제가 추천하는 리스트의 책을 읽고
아주 간단한 감상이라도 올려주시는 분께
저를 몸보신시켜주실 수 있는 천부인권보다 더 귀하고 소중한
권리를 드립니다. 쿠쿠
* 이응준 : 느릅나무아래 숨긴 천국
- 책을 다 읽고 작가의 출생년도에서 저의 출생년도를 빼보는
자신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상처와 과거에 대해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앞에서는
내가 맨발과 헝크러진 머리로 무장해제하고 내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 같았고
이 사람은 자기가 썼던 것 처럼 그 일들은 다 너도 모르는 사이에
너의 인생에 고운 삼각주를 펼쳐놓아준 것이라고
찻주전자처럼 두툼하고 뜨뜻한 미소로 나를 감싸줄 수 있을 것
같아서입니다
이 작가의 다른 소설을 미친듯이 찾았는데
<달의 뒷편으로 가는 자전거여행>이라는 단편집 하나라서
더 애가 닳았었습니다
* 복거일 : 마법성의 수호자 나의 끼끗한 들깨
- 그럼에도 불구하고 천진성을 잃지 않은 피곤한 중년의 가슴에
경의를 표하게 되는 소설입니다
이 책을 다 읽고 나서 문득 아빠에게 물어보고 싶었습니다
< 아빠 아직도 첫사랑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려? >
다만 나는 나이가 들어서 나의 마법성의 수호자가
멀리서 그리워하지 않아도 되는 바로 내 곁에 있는 사람이
되어주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