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 Phnom Penh Post 2013-4-23 (번역) 크메르의 세계
[르뽀] 캄보디아 봉제공장 노동자들이 끼니를 때우는 방법
At factory, a tale of two lunch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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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Danson Cheong) '프놈펜 특별경제구역'에 위치한 한 공장의 바깥에서 노점상이 비닐 백에 든 카레를 팔고 있다. 이런 요리는 한 봉지에 1천 리엘(약 250원)의 가격에 팔리는데, 식사 장소는 한낮의 열기로 매우 무더웠다. |
기사작성 : Shane Worrell 및 Mom Kunthear
한낮의 뙤약볕 아래, 어제(4.22, 월) '국도 4호선' 노변에는 긴팔 셔츠에 챙이 달린 모자를 쓴 봉제공장 노동자들이 줄지어 서 있었다.
이곳은 자신들의 공장에서 몇 마일이나 떨어진 곳이었지만, 노동자들은 이동식 간이식당 승합차 주변에 모여 있었다. 그런가 하면, 또 다른 노동자들은 좀 더 나은 식당 노점을 찾기 위해 계속해서 도로변을 따라 걷고 있었다.
이렇게 걷는 사람들은 '프놈펜 특별경제구역'(Phnom Penh Special Economic Zone: PP SEZ)으로 향하는 입구에 덩그라니 위치한 단 하나의 레스토랑을 지나쳐 계속 걸어만 갔다. 이 식당의 한끼 식사는 이들 노동자들의 한달 월급 전체를 지불할 수도 있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루멩유이상 레스토랑'(Luu Meng’s Yi Sang restaurant)에서 먹는 만찬은 노동자들이 허기를 참고 지나칠만큼 터무니없는 것이다. 이 식당에서 나오는 샥스핀 요리는 파파야 새 둥지 스프를 함께 내오는데, 그 가격이 78달러(약 8만7천원)에 달한다. 그리고 각종 해산물과 함께 도자기에 담겨나오는 전복요리를 먹고 싶은 이들은 88달러를 내야만 할 것이다.
이 레스토랑의 니억 소피어(Neak Sophea) 부지배인은 본지와의 회견에서, 대부분의 손님들이 특별경제구역 내 공장들과 관계가 있는 외국인 사업가들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공장들 중 많은 곳은 미국과 유럽으로 제품을 수출하여, 캄보디아 최대 수출산업인 섬유산업에 기여하고 있다. 소피어 부지배인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우리 고객의 대부분은 중국 손님들이다. 일부는 단체로 오기도 한다." |
이 레스토랑의 매뉴중 "스페샬" 훈제 거위 요리는 60달러이며, 특별한 고객들의 주문에 따라서만 조리된다. 소피어 부지배인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우리의 영업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바쁘다. 토요일과 일요일은 휴일이며, 직원들도 쉰다." |
이 공단 내의 봉제 노동자들이 자신들의 식사를 해결하는 방식은 '루멩유이상 레스토랑'의 호화로운 요리와 완전한 대조를 이룬다.
분 토은(Bun Thoeun, 18세) 양 역시 '에버그린 인더스트리얼 섬유공장'(Evergreen Industrial garment factory) 한켠에 위치한 포장이 쳐진 마당에 모인 노동자들 중 한명이다. 이 마당에서 비닐백에 든 카레를 팔고 있는 좌판 노점상들은 이 공장 경영진에게 일정액을 지불하고 영업한다. 분 토은 양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상인들이 너무 서둘러 조리를 하므로, 나는 그들이 위생적인 방법으로 요리하진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다. 나는 매일마다 여기서 음식을 사는데, 점심 한끼를 해결하는 데 500~1,000리엘 밖에 들지 않기 때문이다." |
분 토은 양에게 오후 무렵의 복통이나 구역질은 익숙한 일이다. 하지만 상인들이 팔고 있는 마치 전쟁 시의 식사와도 같은 밥과 카레를 대체하려면 집에서 도시락을 싸와야 한다. 다음 달부터 월 75달러로 오르긴 하겠지만, 현재 노동자들의 최저임금은 월 61달러이다. 분 토은 양은 자신이 직접 조리를 하는 일은 능력 밖의 일이라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그러려면, 나는 [한끼에] 최소한 5천 리엘 내지는 6천 리엘을 사용해야만 할 것이다. 여기서 사 먹는 게 훨씬 싸다." |
캄보디아 봉제산업 노동자들이 걸린 영양실조와 근무 중에 발생하는 집단 기절사태는 이미 널리 알려져 있지만, 이러한 상황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이론적으로 볼 때 최소 월 14달러의 추가적인 임금 인상이 있어야만 하는 상태이다.
하지만 '미국 국제노동단결센터'(American Centre for International Labour Solidarity: ACILS) 같은 노동인권 단체들에 따르면, 캄보디아 봉제노동자들의 최저임금이 오를 때마다 공장 주변의 음식값도 따라서 오른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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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조용 동영상) '아시아 최저임금 캄보디아'(Asia Floor Wage Cambodia: AFWCam)가 2012년 9월에 제작해 공개한 것이다. AFWCam은 국제 의류 봉제업 노동자들의 가장 기본적인 권리를 대변하기 위한 노조연합단체들의 연합기구인 '아시아 최저임금 동맹'(Asia Floor Wage Alliance: AFWA)의 회원기구이다. |
ACILS와 여타 노동인권 단체들이 캄보디아의 공장들에 하청을 주는 다국적 유명 브랜드들에게 압력을 가해, 노동자들에게 정규적인 급식과 간식을 제공할 수 있는 범-산업적 영양개선 프로그램을 종용하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러한 점 때문이다. 그러나 현 상황 하에서라면, 자체적인 경영 상황으로 인해 이러한 프로그램을 시행할 수 있는 공장들의 수는 소수에 지나지 않게 된다.
'국제노동기구'(ILO)가 시행 중인 '베터 팩토리스 캄보디아'(Better Factories Cambodia: 더 나은 캄보디아의 공장들) 프로그램의 질 턱커(Jill Tucker) 기술자문은 본지와의 회견에서, 노동자들의 영양상태 개선 프로그램이 섬유산업 전반에서 광범위한 지지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그녀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하지만 누가 돈을 대야 하는지에 관해서는 모두가 동의하는 것이 아니다." |
턱커 씨는 그러한 프로그램을 통해 노동자들이 얻는 이익만큼 공장들이나 브랜드들 역시 이익을 얻는다는 것에 관해서는 일화성 증거들 밖에 없기 때문에 그러한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가령 식사 프로그램을 도입한 어떤 공장에 인력난이 심각한 때에도 더 많은 취업지원자들이 몰렸다든지, 아침 간식을 제공했더니 지각을 하지 않는 종업원들이 늘어나고 환자도 덜 발생했다는 류의 일화들이다.
턱커 씨는 ILO와 '프랑스 정부 국제개발처'(French Development Agency: AFD)가 공동으로 영양개선 프로그램이 미치게 될 영향에 관한 연구를 계획했다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따라서 우리의 접근방법은 그러한 프로그램이 이익을 안겨다 준다는 점을 과학적으로 증명하려는 것이다." |
'캄보디아 봉제업 협회'(Garment Manufacturers' Association in Cambodia: GMAC)의 껜 로우(Ken Loo) 사무총장은 본지와의 회견에서, GMAC도 이 프로그램을 지지하지만 이 산업 전반에 걸친 실행방법에 관해선 논의의 진전이 별로 없는 상태라고 밝혔다. 그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우리는 항상 [원청업체들인] 국제 브랜드들이 책임져주길 바라고 있다. 하지만 우리 회원사들은 항시 결국 이 사업의 최종적 책임이 자신들의 회사가 져야만 하는 것은 아닌가 의심하고 있다." |
ACILS의 데이브 웰시(Dave Welsh) 캄보디아 지부장은 본지와의 회견에서, ACILS 및 국제 NGO들, 그리고 노조에서는 이 사업이 봉제산업 전반에 걸친 사업이 될 수 있도록 압력을 가하고 있다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노조들은 자신들이 바라던 바보다 최저임금이 너무 낮아서 최저임금 인상을 위한 방도를 모색 중이다. 캄보디아 정부가 단순히 그 사업이 좋은 아이디어라고 말하는 정도는 다국적 브랜드들에게 [압력으로 작용하기엔] 너무 동떨어진 것이다." |
'에버그린 인더스트리얼 섬유공장'의 마당에서 만난 음식 노점상 모웅 삼 엥(Moung Sam Eng, 27세) 씨는 자신이 매일 160인분 정도를 팔고 있다고 말했다. 그녀는 매달 10달러씩 내면서 2년째 그늘 아래에서 장사를 하고 있고, 그 외의 다른 비용은 내지 않는다. 그녀는 "이 가게를 위해 총 280달러가 들어갔다"고 말했다.
그녀는 공장 뜰 안에서 음식을 파는 대신 자신의 판매가격을 싸게 유지해야만 하는 것도 조건 중 하나라고 밝혔다. 그녀는 메뉴 중에는 1접시에 1,500리엘인 돼지고기도 있다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밥과 카레의 경우, 나는 개당 500리엘 이상 받을 수 없다. 왜냐하면 공장 뜰 안에서 장사를 하는 대신, 공장측이 상인들에게 가격을 정해놓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노동자들은 자신들이 원하는 가게 어느 곳이나 바꿀 수 있다." |
이러한 시스템은 완벽한 것이 아닐 수도 있다. 그러나 '에버그린 인더스트리얼 섬유공장'의 사 리티(Sar Rithy) 인적자원부장은 본지와의 회견에서, 이러한 시스템이 노동자들에게 비용부담을 줄여주고 탈이 날 수도 있는 음식을 피하게 만들어준다고 말했다. 그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나는 노동자들이 식사 비용을 줄이게 되길 바란다. 그리고 위생 조건도 만족되길 바란다." |
아직 최저임금 인상이 시행 전이긴 하지만, 상인들은 사 리티 부장에게 월급 인상 이후에 가격을 올려도 되는지를 물었다. 그러자 사 리티 부장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나는 이 문제를 팀장들 및 노조측과 협의해볼 것이다. 일단 월급이 인상된 후에 우리는 노동자들과 대화를 하게 될지 결정할 것이다. 하지만 현재는 노점상들에게 가격을 유지해달라고 부탁했다." |
하지만 노동자들에게 더 다양한 메뉴가 선택 가능한 바깥의 시장에서는 '에버그린 인더스트리얼 섬유공장'이 정해놓은 가격 방침이 적용되지 않는다.
이 시장에서 만난 상인 머이 소은(Mey Seoun, 48세) 씨는 정말로 사업가 같은 표정으로 노동자들이 다음 달부터 인상된 월급을 받게 된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자신이 이익을 거둘 수 있는 기회를 놓치고 싶지는 않다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나도 가격을 올리고 싶진 않다. 하지만 노동자들이 새로운 최저임금 액수를 수령하게 되면, 매끼마다 제공하는 음식의 분량을 줄일 예정이다." |
보완취재 : Danson Ch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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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이런 이야긴 다소 뭣하지만요..
저 비닐봉투들을 보니..
갑자기 입맛이 다셔지네요..
저도 태국 국경에 인접한 캄보디아 시골 마을에 있을 때..
시장통에서 저런 식으로 포장해놓은 식사를 많이 사서 먹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의외로 맛있어요..
다만 제가 먹는 방식으로 하면..
스치로폼 도시락케이스에 들어 있는 양이 큰 쌀밥 2개.. (개당 10바트)
메기나 가물치 구워놓은 메인 반찬 1개 (개당 20바트 정도)
양념 돼지고기 구이 썰어 놓은 것 1개 (개당 20바트)
파파야를 썰어서 마치 오이 물김치처럼 만든 캄보디아 저장식품 반찬 1봉지 (5바트)
생수 1병 (7바트?)
이렇게 먹으면 대략 60바트 정도 나옵니다..
그러면 그게 캄보디아 리엘화로는
한 6천 리엘 정도 되는거죠..
물론 좀 적게 먹을 때는
메인 반찬 하나를 뺄수도 있으니
40바트 선으로 낮출 수도 있죠..
즉, 저같은 중년 남성도
6천 리엘어치를 사먹어야만 허기가 안 진다 이거죠..
그러니 딸랑 카레 1개와 훌훌 나는 양이 적은 밥 1개 사먹는 노동자들은...
10 바트 정도 어치를 사 먹는건데요..
이거 뭐 영양실조 안 걸리는 게 이상하다고 할 수 있죠,,
간혹 한국인들 중에는
캄보디아인들은 식사를 너무 조금 한다면서
원래 그런지 아는데요.
배고파도 참는 게 훈련이 됐다고 봐야죠 ㅠ.ㅠ
저도 처음엔 그들의 양이 적은줄 알았는데요
나중에 보니 미안하더군요
공장들이 운집한곳의 정문앞에 ,,모여있는 리어카부대들,,
그곳에서 판매되는 한끼식사가 ,,대충 1,000리엘이군요,,
몰랐습니다,,,
가슴이 아프네요,,,
엄청나게 싸네요. 그만큼 양도 적고 질도 안좋을테지만요.
저는 가장 가슴 아픈 것이 저분들 출근하는 모습이었네요.
트럭에, 앉을 틈도 없이 빽빽하게 서서 출근하는 모습이, 가슴 짠~하게 만들더군요.
참, 가슴이 아픕니다.
캄보디아 사람들은 왜? 배고픔을 못 참을까
의문이 있었는데 이제는 알 것 같네요.
헐...찡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