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아이 키우는 엄마들의 가장 큰 고민거리!
"아이를 잘 키우려면 어떻게 해야지?"
아이 많이 낳아 키워본 할머니께 여쭤보면, 그 해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그야, 밥 잘 먹고 똥 잘 누는 아이로 키우면 되지."
또 어떤 할머니는 좀 더 자세히 얘기해 주신다.
"아이 키우는 게 뭐가 어려워, 잘 먹고 잘 싸고 잘 놀고 잘 자는 아이로 키우면 되지. 그러면, 잘 아프지도 않고 건강하게 잘 자라지 뭐."
아이 키우는 근본 이치나 방법은 예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다. 만약 아이 키우는 이치와 방법이 근본에서 멀어지면 아이에게 문제가 생기게 마련이다. 예전에는 사람과 천지 자연이 함께 아이를 키웠는데, 요즘은 천지 자연을 멀리 한 채 사람이 키우다보니 힘이 들 수 밖에 없다. 예전에는 '토종닭'처럼 키우는 자연적인 육아를 했다면, 요즘은 '양계닭'처럼 키우는 인위적인 육아를 한다. 그러니 아이 키우는데, 돈은 많이 들면서 아이는 자주 아프고 건강하지도 않다.
모든 인간은 부모의 몸을 빌려 땅에서 나서 하늘까지 살다가 다시 흙으로 돌아간다. 아이는 자연의 이치에 따라 스스로 살아가는 존재인 동시에 다른 만인, 만물과 더불어 살아가는 존재이다. 아이는 스스로 살아갈 수 있는 자생력과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공생력을 합친 생명력이 있어야 살아갈 수 있다. 여기서 아이 잘 키운다는 것은 아이가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천명(天命)대로 살아갈 수 있는 생명력을 탄탄하게 길러주는 것을 말한다.
인간의 자연수명은 125살이다. 세계적인 노화전문가인 유병팔 교수의 『125살까지 걱정 말고 살아라』라는 책도 있다. 사람이 태어나 자연수명, 즉 천명(天命)까지 살기는 결코 쉽지 않다. 하지만 한국인으로 태어났으면 적어도 평균수명, 즉 기대수명까지는 살려고 한다. 2011년도 한국인의 기대수명은 여성은 83.8세이고 남성은 76.8세로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32개 국가 중 6위와 20위인 것으로 조사됐다. 기대수명은 그해 태어난 아기가 생존할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수명을 뜻한다. 특히, 살아있는 동안은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사는 건강수명이 중요하다. 모든 사람의 가장 큰 소망은 건강수명이 평균수명을 넘어 자연수명까지 사는 것이다.
부모가 자식을 낳아 키운다면 적어도 평균수명까지는 건강하게 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부모로서의 기본 책무이다. 인간 생명의 시작인 영유아기는 한평생 살아갈 수 있는 생명력의 기초를 탄탄하게 다지는 시기이다. 아이가 평균수명 이상으로 건강수명을 유지할 수 있도록 온전한 생명력을 길러주는 것이 바로 생태육아이고 에코맘의 책무이다.
모든 생명체들은 생존 본능을 지니고 있다. 식물은 살기 위해 영양을 섭취하고 호흡을 하고, 동물은 여기에 움직이는 것과 잠자는 것을 더하며, 사람은 여기에 생각하는 것을 하나 더 추가한다. 따라서 사람이 살아가기 위해 취해야 하는 가장 기본적인 행위는 먹는 것, 숨 쉬는 것, 움직이는 것, 잠자는 것, 생각하는 것의 다섯 가지라고 할 수 있다. 사람이 이 5가지 기본행위를 제대로 잘 하면 건강하게 잘 살아가고, 이를 잘 못하면 건강하게 살아가지 못한다.
마찬가지로 어린 아이가 건강하게 잘 살아가려면 바르게 먹고, 바르게 숨쉬고, 바르게 움직이고, 바르게 자고, 바르게 마음을 써야 한다. 정식(正食), 정식(正息), 정동(正動), 정면(正眠), 정심(正心)의 오정법(五正法), 아이를 바르게 키우는 다섯 가지 방법이다.
첫째, 정식(正食) - 아이가 바른 먹을거리를 바르게 먹는다
» 강신영, 부산대 유아교육과음식이 곧 생명이다. 아이에게 어떤 음식을 어떻게 먹이냐의 문제는 아이의 생명을 돌보는 일과 직결된다. 건강한 음식이 건강한 몸을 만들고 건강한 몸이 편안한 마음을 만든다. 바른 식생활은 바른 먹을거리를 바르게 요리하여 바르게 먹는 것을 말한다.
우선, 아이가 면역력을 높여주는 좋은 음식을 즐겨 먹도록 한다. 모유수유, 자연 이유식, 현미 오곡밥, 된장국, 김치, 나물, 발효식품, 채소와 과일 등 생명의 기운이 가득한 먹을거리는 비타민, 미네랄, 식이섬유가 많아 아이의 면역력과 자연치유력을 강화한다. 아이가 전통음식 즐겨 먹기는 물론 생수 마시기, 소금양치하기, 감잎차 마시기 등을 실천한다. 또한 밥상머리 교육을 통해 음식 공경하기, 꼭꼭 씹어 먹기, 골고루 먹기, 천천히 먹기, 음식 남기지 않기 등 생태적 식습관을 몸으로 익힌다.
둘째, 정식(正息) - 아이가 바르게 숨을 쉰다
» 강신영, 부산대 유아교육과숨쉬기는 건강의 바로미터다. 산소 없이는 단 몇 분도 살 수 없다. 산소가 부족하면 가장 먼저 타격을 받는 곳이 뇌다. 단 몇 초만 뇌에 산소 공급이 끊어져도 의식을 잃게 된다. 어린 아이의 경우는 더욱 그렇다. 공기 중 산소 농도가 22-23퍼센트의 쾌적한 공간이 좋다. 아이들은 바람결에 자라고, 숲이나 바깥에서 뛰노는 것이 최고다. 대개 실내공기는 바깥공기보다 나쁘다. 환기가 참 중요하다.
숨쉬기는 단순하고 쉬운 일이면서 가장 중요한 생명 활동이다. 바른 숨쉬기는 편안한 마음으로 맑은 공기 속에서 산소를 충분히 받아들이는 깊은 호흡인 복식호흡을 말한다. 호흡을 바르게 하면 마음이 안정되고 자세도 좋아지고 면역력도 강화된다. 생태유아교육기관에서는 바깥놀이, 산책, 몸짓놀이, 명상, 숲활동 등을 통해 바른 숨쉬기 활동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고 있다. 또한 아이가 올바른 호흡을 알고 생활 속에서 습관화되도록 하기 위해 복식호흡과 풍욕(바람목욕)을 꾸준히 실천하고 있다.
셋째, 정동(正動) - 아이가 바르게 움직인다
요즘 아이를 아파트 29층(?)에 칸칸이 매달아 놓고 키운다. 기어 다니기 시작하면 보행기에 가두어 키우고, 조금 커서 돌아다니며 뛰기 시작하면 집안 식구들이 "뛰지 마라, 뛰지 마라, 아래층 '할매' 전화 온다. 아저씨 또 올라온다. 제발 좀 가만히 있어라." 외친다. 집에서 못 뛰게 하니 이제 유치원·어린이집 가서 한판 뛰어볼 작정(?)을 하고 갔더니, 웬걸 파출소 피해가니 경찰서 만난 꼴이다. 원장 선생님 포함 모든 선생님이 "손을 허리에 하고 발꿈치 들고 오른쪽으로 살살 걸으란다." 온 종일 바깥놀이 한번 못하고 의자에 앉아 공부(?)만 하다가 집에 왔단다. 아직도 화가 풀리지 않은 것 같다. 어제도, 오늘도 그리 산단다. 그래도 참을 수 밖에 없단다.
» 강신영, 부산대 유아교육과아이들 팔다리가 곯았다. 편편한 길을 걷는데도 자기 다리에 자기가 꼬여 넘어진다. 이렇게 자란 아이가 제대로 사람 노릇 하겠는가? 요즘 아이들 만성적인 운동부족으로 체력이 심각하게 저하되고 있다. 어떤 사람들은 암보다 더 무서운 것이 운동부족병이라고 한다. 감기, 폐렴, 변비, 비만, 아토피, 스트레스 등 아이들 질병의 주원인이 운동부족이다. 면역력과 자연치유력이 저하될 수 밖에 없다. 아이가 생기가 없다. 가정과 유아교육기관에서 아이를 "양계닭"처럼 키운 결과다.
생태적인 가정이나 유아교육기관에서는 아이를 "토종닭"처럼 키운다. 아이들에게 몸과 마음과 영혼의 자유와 여유를 준다. 아이는 스스로 자라고 더불어 자랄 수 있는 무한한 잠재능력이 있다고 굳게 믿고 지켜봐야 한다. 우선 아기가 보행기에서 나와 단동십훈, 즉 '도리도리 짝짝쿵 곤지곤지 잼잼'부터 해야 한다. 아기운동의 시작이다. 아이를 바깥놀이, 산책, 숲활동, 몸짓놀이 등은 물론 줄넘기, 달리기, 단축 마라톤, 축구, 훌라후프 등을 실천하는 기관도 많다. 어떤 생태기관에서는 바르게 앉기, 바르게 걷기 등 바른 자세 형성은 물론 큰절하기, 붕어운동, 모관운동, 합장합척운동, 등배운동 등도 아이들이 실천하고 있다.
넷째, 정면(正眠) - 아이가 바르게 잠을 잔다
» 강신영, 부산대 유아교육과잠은 몸과 마음을 쉬게 하는 신의 선물이다. 잠이 보약이라는 말도 있다. 옛날 어른들은 잠든 아이가 꿈틀거리면 "키가 크려 한다"고 한다. 아이는 잘 자야 잘 자란다. 아이가 충분히 잠을 자면 면역기능이 강화된다. 잠자는 동안 우리 몸은 유해물질을 해독하고, 세포를 재생하며, 성장호르몬을 분비한다. 특히 아이들은 성장 발달이 빠른 만큼 충분한 수면이 필요하다. 낮에 햇볕을 받으며 밖에서 많이 뛰어놀아야 밤에 잠을 잘 잔다. 어려서부터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며, 숙면을 취하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아이가 잠의 중요성을 알고 바르게 잠자는 습관을 들일 필요가 있다. 아이에게 잠의 필요성, 낮잠과 밤잠의 중요성 알기, 목베개와 머리베개의 차이점 알기 등의 활동 후 경침 베고 자는 습관을 들이고, 잠자는 자세 교정하기 등을 실천한다.
다섯째, 정심(正心) - 아이가 바르게 마음을 쓴다
» 강신영, 부산대 유아교육과몸이 아프면 마음이 아프고, 마음이 아프면 몸도 아프게 마련이다. 마음의 병, 스트레스는 만병의 근원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분노, 좌절 등의 부정적인 마음은 병적인 에너지를 만들어내 사람의 면역력과 자연치유력을 약화시킨다. 스트레스나 성냄 등 감정 변화가 심하면 피가 뭉치게(어혈 瘀血) 되고 혈액이 산성화되며, 침에는 유해독소가 축적된다. 아이든 어른이든 부정적인 마음을 밀어내고 긍정적인 마음을 갖는 것이야말로 면역력 강화의 으뜸 조건이다
아이가 항상 웃고 즐겁고 마음 편하게 지낼 수 있도록 한다. 아이는 몸과 마음과 영혼의 자유와 여유를 가져야 한다. 자연에서 또래들과 신명나게 마음껏 뛰노는 것이 필요하다. 스트레스를 날리는 최선책이다. 아이는 자신의 마음상태가 어떠한지를 살펴보는 습관을 들이고, 깊은 호흡과 큰절하기, 걷기 명상 등을 통하여 자신의 마음을 다스려보는 경험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 엄마 역시 아이와 함께 자신의 마음 상태를 알고, 좋은 마음은 간직하고, 나쁜 마음은 버리려고 노력하는 것이 필요하다.
오정법은 아이 바르게 키우는 다섯 가지 방법이다. 동시에 오정법은 에코맘이 되는 다섯 가지 방법이다. 몸과 마음과 영혼이 깨끗한 에코맘(Ecomom)이 몸과 마음과 영혼이 깨끗한 에코키드(Ecokid)로 키운다.
한겨레신문사 육아사이트
baby tree(http://babytree.hani.co.kr)에 놀이 ․ 교육
‘임재택의 생태유아교육’이라는 이름으로 주1회 글을 올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