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란우[然烏] - 안지우라[安久拉]산 - 팍쇼(빠수, 八宿)현. 91.16 km.
8시 55분 란우 출발. 해발 3,705m.
한국 타이어(韓泰輪胎)를 낀 공안차가 서 있는 파출소 옆.
전날 쏭쫑에서는 국수가 너무 매워서 못 먹었는데... 아침으로 나온 탕위엔[湯圓]은 너무 달아서 배를 채우지 못하였다.
서둘러 일찍 출발 한다는 것이 누가 꾸물 거렸는지, 두 친구는 먼저 떠났고, 우리는 한 시간이나 더 지나서야 겨우 출발.
++ 란우는 알롱창포의 지류인 파롱쟝뿌[帊隆藏布]가 급한 흐름을 멈추고 호수를 만들어 머무르는 곳이다. 농사를 지을 수 있는 땅도 넓고 물도 많고... ++
++ 란우에서 차위[察隅]현으로 가는 삼거리. ++
++ 안지우라를 넘는 고개 초입은 낙석이 많은 구간이다. ++
안 동지는 치고 나가더니 꼬리가 보이지 않고, 로인을 끌고 가는 나는 자꾸 뒤를 돌아 보는데... 말도 없이 빨리 가니 내버려 뒀다. 꺼얼무 닿던 날 냅다 달린 제이쓴 모양으로 햄버거가 먹고 싶어서 빨리 갔을까?
우리는 불법 잠입을 했기에 나는 늘 불안하였다. 검문소가 아니더라도 혹시나 길에서 오가던 공안차가 검문이라도 하는 날에는 자전거 여행은 '땡'이다.
태극기도 걸지 못하였고, 한국인이라는 것도 알리지 않으며 왔는데... 검문소를 벗어나는(?) 마캄(芒康)까지는 조용히 눈치를 보면서 가자고 했는데... 중국말이 않되는 안 동지가 혼자 가다가 걸리면 대처방법이 없는데... 라며 걱정을 많이 했다. 혹시나 예기치 못한 사고가 나더라도 문제이고...
09시 33분 란우에서 4.06km
지점. 12.9 ℃. 해발
3,835m.
10시 30분. 란우에서 11.77km 지점.
18.2 ℃. 해발 3,995m. 해가나서 자전거에 빨래를
널다
++ 11시 50분 란우에서 21.17km 지점. 14.9 ℃. 쌍하이에서 시작된 318 선 도로 / 3,860 공리처. 이미 내리막은 시작되었다. ++
++ 티벳탄의 축제 현장 ++
12시 26분 란우에서 34.07 km 지점. 17.4 ℃. 해발 3,955 m.
++ 13시 33분 란우에서 41.55 km 지점. 28.7 ℃. 해발 3,880m. 점심을 먹음. - 자전거를 탈 때와 산 위에 있을 때, 햇살이 "쨍쨍" 내리 쬘 때와 흐렸을 때 바람이 불 때 등등의 기온차가 엄청 크다. ++
3인분으로 준비한 점심. 하지만, 로인과 둘이서 "얌냠짭짭" 안 동지가 없어서 충분하였다. 아침에 란우에서 만터우를 살 때 3콰이어치를 샀는데, 이는 그 집에 있는 것을 전부 산 것이었기에 셋이서 먹기는 부족하였던 것이다. 그나저나 먼저 간 안 동지는 점심을 챙겨 먹었는지...?
++ 당지에서 만난 계집아이들... 학교에서 푸통화[중국 표준말)를 배운다지만 의사소통이 어려웠다. ++
여행지에 가면 원주민을 만난다.대부분의 여행자는 무례하게 그 들의 사생활은 물론 기분도 무시하고 아무데서나 사진기를 들이 댄다. 낯선 이방인들에게 보여주기 위하여 복장을 갖추고 포즈를 취해주는 모델들이 아니라 오가다가 길에서 만나는 꾀죄죄한 모습의 원주민 사진 찍는 것을 누구나가 더 좋아하기 일쑤이다.
이 쑥스러워하는 소녀들을 찍기 위하여 먼저 동의를 구했지만 다섯번이나 쏜 것이다. 어찌나 멋적어 하던지 찍는다 하고 찍어도 한 명이 다른 곳을 보고, 하나 둘 셋하면 또 움직이고... 멋진 사진을 구한다는 것이 이래저래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 13시 40분. 란우에서 45.3 km 지점. 웡춘[翁村] 해발 3,795 m. ++
++ 맑은 하늘에 뭉게구름이 예뻐 가던 길을 멈추고 자촬로 찍어 보았더니... ++
++ 마당이 하늘(?)에 있다. 1층은 마굿간 2층이 살림집. ++
자전거 여행 중에 깊이 있는 관찰은 불가하다. 대충 훑어 본 티벳의 북부와 남부의 집구조는 판이하다.
씨닝부터 티벳의 집은 단층의 흙집이다. 라싸를 지난 이후에는 너와지붕이 있었다. 이쪽 집들은 2층 구조인데 1층은 마굿간이요 2층은 살림집이다. 강우량이 적어서 일까? 지붕은 대체로 평평하다. 그런데 마당이 지붕에 있다. 너른 마굿간 위의 지붕이 마당인 것이다. 1층 마굿간에서 2층 살림집으로 오르는 계단은 짐승이 못 오르게끔 가파른 사다리로 되어 있는것도 특색이다. 그 마당 위에서 타작을 하는 농부의 일손이 바쁘다.
++ 옴마니밧메홈.... 소원을 돌에 새겨 쌓은 마니석 무더기. 마니퇴++
++ 턱에 난 털이... ++
++ 종은 어디로 가고 끈만 매달려 있다. ++
라싸의 불가사의 뽀따라 궁 아래 입구에는 수 많은 장사꾼들이 진을 치고 있다. 무엇 하나를 살라치면 집요하게 달라 붙어 몹시 귀찮다. 마음에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나도 질긴 장사꾼에 걸려 울림 소리가 맑은 조그만 종을 하나 샀다. 자전거 핸들에 달아 놓은 종은 흔들릴 때마다 땡그랑 땡그랑 소리를 내주어 무료 할 때는 일부러 흔들어 듣기를 즐기면서 타고 왔는데... 언제 어디서 떨어졌는가? 끈만 매달려 있어서...
[[ 사진기와 인연 ]]
내가 사진기를 처음 본 것은 어렸을 적에 시골집 다락에서 였다.
안방으로 해서 올라가는 다락은 안방의 부엌 위에 위치하면서 안마당과 뒤꼍 쪽으로는 창이 나 있고, 부엌으로 문이 달린 툇마루 윗쪽에도 창문이 나있는 구조 였다. 그 다락에는 톱 망치 등등의 각종 공구와 고장난 유성기를 비롯하여 쓰임이 뜸한 물건들로 온통 채워져 있는 보물 창고 였는데, 그 속에서 고장나 뒹구는 사진기를 본 것이다.
고중 시절에는 일본 유학시절에 구입했다는 이름있는 자형의 사진기를 빌려
쓰다가 같이 놀러간 친구 때문에 이래저래 없어지게 된 아련한 추억도 있는데... 한 때는 취미로 사진을 찍고 싶어 직장 생활을 하면서 사진기를
장만하였는데, 더 좋은 것으로 장만한답시고 3개월치의 월급을 다 들인 적도 있다.
결혼을 했을 때에 아내는 소형의 자동카메라를 가지고 있었는데, 한 직장에 있던 직원이 미국으로 경연대회를 가면서 빌려 달라고 하여 빌려 주었더니 박살을 내어 쓰지 못하게 된 기억도 살아난다. 큰 것이 있지만 작은 것이 언제 어디서나 편하게 사진을 찍 수 있기에 또 새로 장만하였는데, 놀이를 나갔다가 바다물에 빠트려 서너번을 수리한 끝에 수리불가 판정이 났고 그대로 버려졌다.
디지탈 카메라가 나오면서 수백(?)만원을 들여 장만한 사진기는 그 사용의 불편함에 애물단지가 되어 장롱에서 잠을 자는 신세가 되었는데... 내가 디지탈 사진기를 처음 가지게 된것은 아내의 배려로 란주로 2차 자전거 여행으로 떠날 때이다. 여행을 마치고 돌아와서 사진을 모두 정리하고 그 쓰임새의 편리함에 흠뻑 젖어 지냈는데... 당시에도 집에서 일하던 동포 아줌마가 있었는데, 밥은 먹지 않고 아이들 과자를 모두 먹어 치우고 청소를 해야 할 시간에는 띠엔쓰만 보는 둥둥 '어영부영'하여 않되겠다 싶어 하던 중.... 어느 날 초저녁. 아내와 손닙접대를 하고 있는데, 아이에게서 전화가 왔다 밥을 안 주냐고... 아줌마는 어디갔냐? 물으니 없다지 않은가?
그녀는 중국에서 새로 산 삼성 소형 자동과 고국에서 사 온 니콘 수마샹지[數碼相機 : Digital camera]등과 서랍에 있던 약간의 돈까지 털어서 줄행랑을 놓은 것이다. 첫 수마샹지는 그렇게 잃어 버렸고... 그래서 이전 것 보다 띠엔츠[電池 : battery] 소모는 적으면서 작동이 빠르고 더 많은 기능이 있으면서 값은 싼 사진기를 새로 장만하였는데, 이번에는 제 3국으로 유학을 희망하는 딸이 학교를 알아 볼 겸하여 갔다. 어느 상점 의자에 앉아 쉬다가 그대로 놓고 귀국을 하였다. 두 번째 디지탈 사진기는 그렇게 잊고 두고 오는 바람에 잃어 버렸다.
사진 찍기를 좋아하니 노심초사 디지탈 카메라를 장만하여야 겠는데... 기능과 성능이 딱 맞는 것을 고르고 골라서 이번 여행을 떠나기 전에 새로 장만을 하였는데, 라싸에 도착하여 지내던 어느 날 소매치기가 들 끓는다는 쪼꾸라캉 사원 시장에서 물건을 사는 틈에 날름 들고 가버렸다.
가져오면 죄를 묻지 않고 1천위엔의 상금(?)을 주겠노라고 장한문[藏漢文]으로 방을 써 붙이는 등... 수 일을 찾아 보려고 갖은 애를 썼지만 그 시장에서 테이프 파는 한족 친구의 말씀대로 어디가서 찾는단 말인가 였다.
그 사진기는... 고국에서 살까? 중국 현지에서 살까? 수 없이 고민을 하다가 애프터 서비스 때문에 고국에서 사기로 결정하였고, 비로소 이번 기행을 떠나기 이틀 전. 일이 있어 귀국한 딸이 들어가자 마자 제일 먼저 사서 보낸 사진기로 떠나기 전날 오후에 받아서, 쓰는 법도 모른채로 가지고 떠난 새것인데...
오호통제라!
사람들은 손 때가 묻지 않아 섭섭함이 덜 하다고 위로를 하지만, 어렵게 장만한 새것이라 하여 어찌 오래 가졌던 것보다 섭섭함이 덜 하단 말씀인가?
더구나 없으니 찍어야 할 일이 더 많이 생기는 법.
언제 또 장만을 할 수 있을까?
그래도 불행 중 다행이라고 이전에 찍은 사진은 CD로 구워 놓은 후였다.
여행 중에 종종 자전거를 잃어버리는 경우도 있는데... 사진기 정도야.... 뭘...
그 뿐만이아니다. 전전날에 꾸향에서 충전기와 띠엔츠 2개를 두고 왔고... 오늘은 길벗이었던 종을 잃어 버렸다.
남은 여정이 아직 긴데... 더 잃어버릴 것이 아직 있던가?
++ 실크로드. 즉, 중앙 아시아의 사막 위그르와 같이 티벳에도 물이 있고 농사지을 땅이 있는 곳에 사람이 모여 마을을 이룬다. ++
16시
20분 란우에서 71.71 km 지점. 33 ℃. 해발 3,565 m.
++ 16시 45분 란우에서 79.77 km 지점. - 오체투지하는 일행들이 가지고 다니는 태양열 축전지 ++
++ 티벳(팍쇼 지방)의 전통 가옥. - 이쪽의
집들이 칭하이 씨닝에서 라싸로 들어 가는 쪽 보다 문양이 화려하다. ++
16시 56분. 란우에서 83.38 km 지점. 29.2 ℃. 해발 3,385 m.
창두에서 察隅가는 빠스 지나감. 318선 3,799 km지점. 쪼끔의 비포장이 있음.
란우에서 85.98km지점. 창두에서 라싸가는 좌석빠쓰 지나감.
++ 기왓장 위에 흙을 덮는다. - 안테나가 재밌다. ++
17시 25분 란우에서 91.16 km 지점. 318/3791공리처 30.2 ℃. 해발 3,245 m.
[[ 자전거 타기 ]]
란우를 떠나자 바로 오르막이 시작되었고, 낙석이 많아 콘크리트 옹벽과 그물망으로 지붕을 만들어 놓은 안지우라산을 넘었다. 그 오르막은 경사도가 그만하고 고도가 높지 않아 자전거를 타고 넘기에 힘이 부치지는 않았으며, 무엇보다도 고갯마루까지 거리가 멀지 않았다.
318번 도로 3,860 km 지점 이후에는 손이 아프도록 브래이크 레버를 잡고 내닫는 내리막의 연속이다. 3,799km지점 비포장이 나와서 휴...! 또 비포장인가 했으나 몇 백 m에 불과 하였고, 해가 높다랗게 떠 있는 대낮에 팍쇼에 도착.
전날 저녁을 얻어 먹었기에 우리가 낼려고 했는데 동포 김 영 준 군과 같이 온 한족 청년이 눈치 없이 잽싸게 계산 우리를 무안케 하였다. 그 자리에는 사천에서 인터넷을 통하여 만난 청년 5명이 쓰촨 청두에서 출발하였다가 서로 다른 개인의 주장이 얽혀 각자 뿔뿔이 흩어 졌다는 일행 중의 한명 류청리[劉成李]도 끼어 있었다. 대학 1학년이라는 그 친구는 얼마나 말이 많던지 쏼라쏼라[說了說了- 말했다]... 식사하는 내내 귀가 아프도록 혼자 떠들었다. 밥은 제대로 먹었는지? 원....
++ 꽃을 좋아하는 티벳탄? - 도회 라싸에서도 집집마다 창가에는 화분이 놓여있었는데.... 시골이라도 다르지 않았다. ++
++ 팍쇼에서 만난 자전거 여행자들이 이른 저녁을 먹고나서... 좌로부터 류청리[劉成李], 동포 김동준[金東俊], 그의 동료 한족, 본인, 안 규제 동지, 로인[尹相美]. ++
[[ 내가 발견한 티벳 ]]
라싸를 떠난 이래 터널은 한 번도 지난 적이 없고, 3번 째 다리를 건넜음. - 일반적인 상식으로 티벳에 가면 길의 경사가 가파르고, 또한 매우 굽으며 굴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을 할 것이나. 전혀 아니다. 곳에 따라서 산세는 가파르고 산곡이 협소하지만, 길의 경사도는 매우 완만하며, 산을 뚫고 나가는 굴은 하나도 없었다.
뿐만아니라 물을 건너는 다리(橋)도 없다. 물론 본류로 들어 오는 지류를 가로지르는 다리는 수 없이 많지만, 물의 왼 쪽이면 내내 왼쪽이고 오른쪽이면 내내 오른쪽이다. 강을 중심으로 다리를 건너 강의 좌우를 왔다 갔다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즉, 라싸에서 출발하여 라싸하[河]를 건넌 이래 써지라산까지는 강의 오른쪽으로만 달렸고, 써지라산 고갯마루 이후에는 왼쪽으로만 내내 달리다가 꽁부쟝따현으로 들어 갈 때 두 번째로 강을 가로 건넜으며, 오늘 안지우라산을 넘어 비로서 세번째로 건넜다. 860km구간에서 딱 세번. 다리를 건넜다. 그러니 언제쯤 굴을 만날까?도 몹시 기대하는것 중에 하나가 되었다.
해발고도는... 설명서를 보니, 미리 저장된 국제민간 항공기관[ICAO]이 정한 국제 표준 대기[ISA]값을 이용한다 함.
중국 공산당 정부에서 세운 해발 표시는[ ]안에 . 지역주민과 안내 책자에서 듣고 본 것은 ( )안에 넣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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