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7.28 ~ 8.2 5박6일간의 백두대간 생태탐방을 마치고...
네. 2012년 백두대간생태탐방 3조 조장 이상훈입니다.
5박6일이라는 기간은 생각헀던 것보다 정말 순식간에 지나갔습니다. 7월 21일의 예비소집날 상당히 많은 긴장을 안고 수정초등학교에 왔습니다. 부산에서 개최되는 곳에 진주사람이 간다는 것도 있었고 원래부터 낯을 많이 가리는 소심한 성격을 가진 사람이기에 정말 많은 걱정을 안고 간 예비모임에서 조장역이 된 걸 알았습니다. 누군가를 리드해서 이끌어 간다는 것 자체를 거의 겪지 못한 저에게는 조장이라는 조그만 직책도 상당히 많은 부담으로 여겨져서 7월 28일까지 근심 걱정만 가득한 채로 백두대간생태탐방에 참가했습니다.
탐방 첫째날은 대부분의 일정이 숙소로의 이동 그리고 해인사 탐방이었고 저녁도 강사선생님들께서 직접 해주셔서 수월하게 하루를 보냈습니다. 이번에 해인사 설명을 들으면서 강사선생님의 유무가 관람에 있어 하늘과 땅 차이라는걸 느꼈습니다. 분명히 해인사는 이번까지 합치면 4번째 오는데도 불구하고 고사목이니, 염주석이니, 대적사전이니 생전 처음 듣는 용어들이 튀어나오는데 자세하고 알기 쉽게 설명해 주신 탓에 집중하고 관람을 할 수 있었습니다. 뭐가 뭔지도 모르게 빠른 속도로 하루가 지나가서 별 탈이 없었지만 탐방 2일째는 육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가장 힘들었던 날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번 탐방에 오게 된 동기가 진우(김)였기에 조금 의지해 볼까.. 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알고 보니 본인도 1조 조장으로 바쁜 건 똑같기에 혼자 어떻게든 해보기로 했는데.. 그게 잘 안되는게 현실이었습니다. 애들 얼굴 익히기도 바쁜데 서로가 잘 모르는 서먹서먹한 사이니 결국은 자기 것만 챙기게 되고 밥은 마음대로 되지도 않고(사실 한번 곁눈질로 본다고 해서 얼마나 잘 하겠냐만은... 전기밥솥이랑 코펠은 신경써야 하는 정도가 천지차이고... 창윤샘은 밥 냄새를 맡으라는데 나는 이게 밥냄새인지 물냄새인지 비염 탓에 구분도 안되고...들은 나만 바라보고 있고... 부담만 팍팍 씌우고...) 결국 산을 올라가면서 주의를 본다기 보다는 앞으로 이 친구들과 어떻게 남은 날은 지낼껀지에 대한 생각만 계속 하면서 산을 올라갔습니다. 그렇게 앞 뒤 안보고 걷다보니 어느새 조와 분리되어 혼자만 걷게 되더군요. 중간에 우리 조원이었던 혁진이가 발을 살짝 삐는 사고가 있었습니다. 당시에 최전방에 있던 저는 분명 기현샘의 무전기로 조혁진이라는 이름을 들었습니다. 그런데도 하산해서 다친 사람의 얼굴을 확인하기까지 다친 친구가 우리 조원이라는 사실조차 몰랐습니다. 왠지 조장으로서 실격이라는 마음이 들어서 그 날 저녁 가장 우선시 했던것이 조 친구들의 이름을 외우는 것이었습니다. 이름을 부르면 그 친구를 나에게 집중시키기도 서먹한 사이를 해소하기에도 좋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결과부터 말하자면 꽤 괜찮은 시도 였다고 생각합니다. 계곡에서 조금 친해진 친구들은 이름을 부름으로서 더 가까워진 느낌을 받았으니까요.(그런데 정작 조원 애들은 내 이름을 모르는게... 사실 상훈이 형이라고 불린 적은 5번도 채 안됬지 아마...?? "조장 형!"이라고 불리는 게 어딘가 모르게 씁쓸하긴 했습니다.) 수호, 정안이, 혁진이, 상욱이, 경필이까지 모두 밝고 쾌활한 친구들이었습니다. 남덕유산에서 월성계곡으로 이동하면서 신호진 교장선생님과 얘기를 나누게 되었는데 20분도 되지 않는 정말 짧은 시간동안이었지만 너무나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조언도 격려의 말씀도 1마디 1마디가 어느 것 하나 빠트릴 수 없는 5박 6일간의 생태탐방중에서 가장 감사했던 20분이었습니다.
탐방 3일째 찌는 듯한 무더위에 산림청에서 직접 폭염을 주의하라는 연락이 와서 예정대로라면 자연바위 암벽등반을 했어야 했으나 부득이하게 근처의 축대로 실습장소를 변경했는데 분명히 틈이 많은 축대라서 오르기 쉬울 거라고 생각했었습니다만, 그 틈사이에도 딛을 곳이 없었고, 더위로 인한 급격한 체력저하로 인해 마지막 코스에서는 한번 미끄러졌습니다.(실제 바위를 상대로 등반을 했다면 반은 올라갔을지 하하...) 암벽을 다 오르고 밑을 내려다 보니 섭씨 34도 라는 말도 안되는 폭염밑에서 비오듯 땀을 흘리시며 저희 교육생들을 위해 자일을 받쳐주고 계신(축대오르는거 그거 강사샘들께는 아이들 장난같을테고 그걸 또 보기만 하는 건 얼마나 재미없을까요..) 5분의 강사선생님들이 보였습니다.(하강이 끝난 후 고마운 마음을 듬뿍 실어 "수고하셨습니다!"라고 했더니 기현샘이 "니가 사람이다."라고 말해주셨습니다 ㅎㅎ.) 무더위 속에서도 저희를 위해 수고해 주신 강사선생님들께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 (여담이지만 이 날은 상은샘이 압력밥솥으로 지은 밥과 참치김치찌개를 만들어 주셨는데 한식 요리사 자격증을 가지고 계신 저희 어머니의 솜씨이상으로 진짜 눈물날 정도로 맛있었습니다! 이 날 아침을 경필이가 태워서 상욱이가 도중에 먹기를 때려치웠는데 저녁은 깔끔하게 잘 먹더군요.)
탐방 4일째도 역시 폭염으로 인해 암벽등반이 취소되고 대신 정무길 교장 선생님의 자택에 방문하여 자택구조에 대한 설명을 들었습니다. 그 전날 이론강의로 '사토야마 : 물의 정원' 이라는 다큐멘터리를 보고 '사토야마 마을과 같은 평화롭고 조용한 공간의 집에 살고 싶다.'라는 저의 생각에 정무길 선생님의 자택은 그런 저의 생각에 디딤돌을 하나 더 얹어주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조용하고 한적한 공간에 내가 내 손으로 디자인해 만든 집을 지어 그 곳에서 산다. 얼마나 낭만적이고 아름답지 않습니까?!
탐방 5일째는 이승훈 선생님(자칭 여우샘)과 함께 한 실습형 강의였는데 활동을 하면서 어느샌가 초등학생 시절로 돌아간 듯한 느낌을 받았기에 정말 열심히 참여했습니다. 손을 다치지만 않았더라면 수서곤충학습때에도 엄청난 학구열을 보였을텐데 지금 생각해도 정말 아쉽습니다.(이런 말 해도 될까 모르겠습니다만, 승훈샘 말투가 너무 맘에 들었습니다. 에... 그러니까 귀엽...다는 느낌이 있었어요. 네. 알고 있어요 위험발언인거... 근데 진짜 귀여웠다는.) 숙소에서 보낸 마지막 밤. 고1 친구들, 그리고 4인방과 함께한 게임도 제 추억에 남을 겁니다.(개과천선이라고 정안이가 밥을 한다는데 가슴에서 감동이 차올랐어요. 이게 어머니의 마음인가...)
5박6일간의 생태 탐방도중 가장 힘들었던 부분이 바로 의,식,주 문제였습니다. 옷은 말릴려고 널어만 놓으면 누군지 몰라도(혁진이라고 말은 안합니다.) 쏙쏙 빼가는 통에 산행을 하면서 입을 긴 바지가 없는 상황도 생기고, 씻어도 물을 닦을 수건이 없어서 부성이한테 신세도 졌습니다. 밥은 의식주 3가지 중 가장 민감한 문제였습니다. 우리 3조를 책임지셨던 유창윤 선생님께서는 너무나 시크하셔서 자세한 설명따위 가볍게 생략하셨기 때문에 대충 '이런 느낌이구나'라고 파악하기까지 먹는데에 트러블이 굉장히 많았습니다. 탐방기간동안 가장 부실하게 식사를 하게 한 것 같아서 다른 조들(특히 4조 너무 부러워..)을 볼 때마다 미안한 감정이 많이 들었습니다. 숙소는 조별로 텐트 취침을 한 덕에 장소가 많이 비좁지는 않았습니다만 단지 벌레가 너무 많았다는게 아주 조금 문제였다고 생각합니다. 파리가 얼굴에 붙는 통에 잠을 설치고 샤워장에서 곱등이를 보고 취사장에서 지네를 보고 손바닥만한 나방까지 수많은 곤충 친구들과 만났습니다. 실제로 경필이는 벌에 5방이나 쏘였구요. 하지만 이런 단점에도 불구하고 활동 한가지 한가지가 전부 유익하고 추억에 남는 좋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고등학생이 되고 나서 학교→학원→집→학교를 반복하는 통에 숨한번 제대로 못 쉬어보는 갑갑한 생활을 벗어나 짧은 시간이지만 정말 많은 것을 얻고 많이 즐기고 갑니다. 솔직히 산림청장상이라는 큰 상을 받기에 저는 많이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이런 상을 주신 것 정말 감사드립니다. 5박6일동안 부족한 조장 업어가느라 고생한 우리 조원들(특히 경필아. 손 다쳐서 아무것도 못하는 내 뒤치닥거리 해준다고 정말 수고많이했다. 사실 니가 3조의 숨은 조장이야.^^)! 그리고 말썽꾸러기 중1들(특히 수호)! 깍듯하고 귀여웠던 4인방(진우,경필이, 인오, 상욱이)! 탐방기간동안 늘 함께 다녔던 고1패거리(진우, 부성이)! 저희들과 늘 함께 해주신 전상은 선생님 권기현 선생님, 박동익 선생님, 유창윤 선생님, 백광윤 선생님, 김연주 선생님, 김규태 선생님, 신호진 교장선생님. 좋은 강의 해주신 이승훈 선생님, 정무길 교장 선생님.
그리고 5박6일을 함께했던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짧은 시간이지만 함께할 수 있어서 행복했습니다!!
이상으로 2012년 7.28 ~ 8.2 총 5박6일간의 백두대간생태탐방 후기를 마칩니다.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 p.s : 모두에게는 부상으로 문화상품권 5만원 받았다고 했지만.......
사실은 10만원이었습니다 헤헤...
개인적으로 내년에(올수 있다면) 상섭이가 보고 싶습니다. 상섭이 참 맘에 들었는데...
첫댓글 내는 내는 ㅡㅡ 내는 이뇨낭 내는 내는 앙?? 내는 내는 - - 아아아앙?? 내는 안보고싶니? 아앙 ? 넌 15일날 둑었음 씨붕ㅋㅋㅋ
ㅋㅋ 은근히 꼬박꼬박 들어오고 있구나 너 ㅋㅋㅋ
부성이형 ㅋㅋ 토나온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올 상훈이형 추신보고 감동머것다 ㅠㅠ 고맙습니다ㅋㅋㅋ
ㅋㅋㅋㅋ 오냐
나는 맨날 들어옴..어 그런거 같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너무 그리워서..ㅠㅠ
나도 상섭이보고시프다ㅠㅠ퓨ㅠ퓨퓨퓨퓨퓨ㅠㅠㅠ
니가 이렇게 길게쓰면 내가뭐가되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하하ㅏㅇ하핳하하하하하하하
나는 2일에 한번들어오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