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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휴일날의 스케치
주 5일제가 시작되고 토요일과 일요일을 합처 이틀을 연휴로 쉰지가 벌써 1년 하고도 2년을 바라본다. 그러니 자연 금요일이 토요일 같은 기분이고 그때부터 조금씩 나사가 풀리는건 나만의 현상일까? 의례히 금요일 저녘이면 밤늦게까지 컴으로 고스톱도 하고 바둑도 두다 보면 이틑날 늦게 일어 나는건 다반사가 돼 버렸다. 그런데 그 자유를 훼방하는 사람이 있다. 아침 일직부터 일어난 아내는 TV를 크게 틀어 놓거나 전축을 틀어놓아 시끄럽게 해놓고 창문을 사정없이 열어서는 청소를 해대니..... 늦잠은커녕 괴로움에 신음하며 투덜대며 일어나야 한다.
세면하고 식사후 커피 한잔에 잠시 졸린눈을 게슴츠레 하니 벽에 기댄체 리모콘을 눌러댄다. 밖에서는 무언가를 뚝딱대며 아내의 불평소리가 들리는데.... 잠시후 맨홀 수중모터에 무언가 걸렸다며 나와서 고치란다. 냄새나는 모터를 만지자니 구역질이 절로나고 ... <에이, 그냥 설비 불러 > 하며 이리저리 들여다 보지만 도대체 무얼 알아야 어찌 할것 아닌가? <설비 부르면 출장비 포함 얼만지 알아요?> 최하 5만원이란다. 볼멘 아내의 투정을 들으며 안절부절 담배만 피워댔다. 어느새 몽키와 드라이버를 갖고 내려온 아내는 그 더러운(싱크대하수) 썪은냄새가 진동하는 모터를 분리해서는 거기에 잔뜩 낀 비닐조각과 까스 라이터를 뽑아 내서는 내게 홱 집어던진다. 담배 필때 그걸루 붙여! 당신이 할줄 아는게 그것밖에 더있어요?
어이 없다. 씽씽 돌아가는 수중모터를 바라보며 허허 ~ 내가 5만원 내면 않될까.... <안사람 &*%#!@%*&$#%@*&$^> 알수 없는 중얼거림을 듣는다.
이렇게 시작되는 휴일의 하루는 우선 불리하게 출발을 하고.... 눈치 빠른 아이들이 제 엄마에게 아양을 떤다.
아,노름질에 바람나고 건달노릇 허는녀석덜이 얼만줄 알어? 난 그래도 삼십년 세월을 한눈 안팔구 외길만 걸었다 이거야! 자나깨나 가장의 무게를 잊어본적 없구 ...당신 하나뿐이잔어? 허허허 ~ 애덜이 그때는 내편을 들어 주는데 안사람 눈치가 조금은 바뀌어 가고 그때부터 각자의 할일을 하게 된다. 백화점 가자 하면 군말 않고 운전해주고 ...그 지루한 쇼핑을 따라다니며 공(?)을 세워야 편안하다 ^^ 요즘 휴일에 흔히 있는 나의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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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훌륭하삼.한눈 안 파는것 아무나하나.ㅋㅋㅋ
엄처시하에 사시는게 요즈음은 자유를 만끽하는거라고 어느 사람이 말합디다. 은근히 아내 자랑이네...ㅎㅎㅎㅎ 하기사 제수씨께 잘해야제. 잘못하면 내가 과거사 청문회 하자고 할낀데.....
남자의 눈물인가요? 대한민국 표준 남편상이 다 그럴것 같은데요. 아내가 무서워 피하나요 시꺼러운게 싫어서 작전상 후퇴임을 우리네 여성들은 다 안답니다 ㅎㅎㅎ
감축 드림니다 행복한 삶으로 접어드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