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 프랜차이즈 시장의 변화가 심상치 않다. 배달형 위주에서 카페형 매장으로의 변화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시간대별 메뉴개발로 매출의 다양화를 꾀하고, 웰빙·친환경 이미지로 소비자를 공략하며 무한리필 치킨, 1인분 치킨, 이색 소스를 활용한 치킨 등 다양한 콘셉트를 앞세워 차별화하고 있다. 과열경쟁 속에서 치킨전문점들의 살아남기 위한 전략을 살펴봤다.
판매방법 다양화·세분화로 틈새시장 공략 1인 메뉴·파닭·파스타 치킨·퐁듀치킨 등 이색 메뉴 등장
치킨전문점은 창업시장에서 대표적인 레드오션 업종으로 꼽힌다. 2011년 공정거래위원회의 발표에 따르면 치킨시장 규모는 약 5조원, 치킨을 전문으로 하는 매장 수는 약 5만개 이상이다. 또 현재 ‘치킨’을 상호 또는 영업표지로 ‘정보공개서’를 등록한 프랜차이즈 브랜드는 약 170여개로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다.
치킨시장에 외식 기업들이 지속적으로 뛰어들고 있는 것은 시장성 때문이다. 국내 닭고기 소비량은 미국, 일본 등의 선진국에 비해 낮으나, 최근 웰빙문화 확산에 따라 식생활 개선 등이 함께 이뤄지면서 닭고기 소비량이 늘어나고 있다.
한국계육협회에 따르면 국민 1인이 섭취하는 연간 치킨 소비량은 2009년에 12.7㎏으로 2004년 9.7㎏에 비해 5년 만에 약 30%의 증가율을 보였다. 치킨업계 전문가들은 “1인당 닭고기 소비력이 높은 증가율을 보임에 따라 치킨 시장도 매년 성장을 계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런 상황에서 치킨업계는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레드오션 속 틈새시장 찾기에 한창이다.
치킨업계 관계자는 “5조원의 치킨시장은 충분한 소비 인프라가 확보돼 있다”며 “기존 치킨전문점에서 볼 수 없는 브랜드 콘셉트, 인테리어, 메뉴, 서비스 등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는다면 운영에 안정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영향으로 치킨 프랜차이즈 시장이 급변하고 있다. 지금까지 배달형 치킨전문점들의 비중이 높았다면 최근 치킨전문점들은 골목상권을 벗어나 중심상권에 입점하는 한편 오전·오후 영업이 가능한 카페형 매장을 선보이고 있는 등 소자본 창업에서 대자본 창업으로의 사업모델을 제시하며 변모를 꾀하고 있다.
메뉴개발에도 한창이다. 10여년 전만 해도 후라이드, 양념치킨이 국내 치킨시장에서 주를 이뤘지만 이후 간장치킨, 숯불바비큐, 찜닭, 불닭, 오븐구이치킨, 닭강정 등 치킨업계 차원에서 지속적인 메뉴개발이 이뤄졌고, 최근에는 점심 메뉴, 1인 메뉴, 파닭, 파스타 치킨, 퐁듀치킨 등 이색 메뉴가 등장해 고객들의 입맛을 유혹하고 있다.
●시간대별 운영 차별화 꾀하는 사례 증가
치킨전문점이 대형화·카페 형태를 지향하면서 최근 치킨전문점들은 시간대별로 차별화를 꾀하는 타임셰어(Timeshare) 마케팅을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해 말 선보인 ‘BBQ프리미엄 카페’다. 치킨요리는 물론 파스타, 피자, 스테이크, 샐러드, 커피 등 100여가지 메뉴를 제공하는 이 매장은 신개념 멀티 콘셉트로 기존 매장과 달리 오픈 14시간 동안 전 시간대의 특성을 살려 매장의 매출 극대화를 시도했다.
먼저 오전과 점심시간에는 식사 중심의 캐쥬얼 레스토랑 형태를, 오후 시간대에는 디저트와 음료가 주가 되는 카페로, 저녁 시간에는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패밀리 레스토랑으로, 늦은 저녁에는 맥주 바 타입으로 시간대별 운영 콘셉트를 차별화한 것이다.
아리아치킨도 점심 시간대 함박스테이크, 돈가스 등 식사메뉴를 특화하고 저녁에는 치킨, 바비큐 등과 함께 맥주를 즐길 수 있도록 해 멀티 운영 시스템을 갖췄다.
이외에도 오븐구이치킨 외에 돈가스류, 볶음밥류, 스파게티류 등 10여가지의 식사메뉴를 점심 메뉴로 판매하는 ‘굽자나 치킨’ 등 특화 메뉴군을 보강해 멀티화를 꾀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색 콘셉트 앞세운 치킨전문점 다양해
이색 콘셉트를 내세운 치킨전문점들의 성장세도 무섭다. 무한리필 치킨, 1인분 치킨, 다양한 소스를 활용한 치킨 등 운영 방식에서부터 메뉴까지 차별화를 앞세워 고객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경기불황으로 더욱 주목받고 있는 외식 아이템인 무한리필. 치킨업계에서도 무한리필 전문점들이 생겨나고 있다. ‘치킨팩토리’와 ‘치킨더플’ 등은 10여가지의 메뉴를 1인당 7900원에 무제한 제공한다.
이들 업체는 국내산 닭을 사용하며, 고급스러운 인테리어를 제공해 무한리필전문점은 품질 낮은 제품을 제공할 것이라는 소비자들의 인식을 바꿔놓았다.
무한리필 치킨전문점 관계자는 “유통단계에서 들어가는 비용을 최소화해 저렴한 가격에 치킨을 제공했다”며 “입소문으로 무한리필 치킨전문점을 찾는 손님들이 증가하는 추세”라고 전했다. 이러한 영향으로 치킨팩토리는 지난 4월 본사 직영점 출점 이후 현재 7월까지 4개의 가맹점 오픈을 앞두고 있다.
개인화 현상이 가속됨에 따라 고객의 개성을 존중해 1인분 메뉴를 선택할 수 있는 1인분 치킨전문점도 등장했다. ‘오코코펍 서초점’에서는 고객들이 먹고 싶은 부위, 개수, 양념 등을 직접 선택할 수 있어 소비자들의 만족도가 높다.
기존에 볼 수 없었던 소스를 활용해 차별화를 꾀한 치킨전문점들도 눈에 띈다. 시중에 나와 있는 일반 소스와 달리 직접 만든 수제 소스와 다양한 방식으로 조리된 치킨으로 새로운 치킨을 선보이는 ‘소스와 꼬꼬’는 쫄닭, 퐁닭, 후닭, 꾸닭 등의 4가지 치킨 종류와 11가지 치킨 소스라는 차별화된 콘셉트를 내세우며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스토리런즈’ 역시 세 가지 퐁듀소스에 5가지 퐁듀 사이드 메뉴와 곁들어 먹는 치킨을 선보인다.
또 이탈리안 치킨카페라는 슬로건을 내세우며 파스타 치킨 등 이탈리안 파스타 요리법을 접목한 메뉴가 이색적인 ‘빠담빠담’, 순살치킨을 100g 단위로 판매해 소비자가 원하는 양만큼 치킨을 판매하는 방식의 ‘무게로 치킨’ 등의 브랜드도 독특한 콘셉트를 선보이며 저마다의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웰빙·친환경 이미지로 소비자 공략
치킨에 대한 이미지 개선작업도 한창이다. 과거 단순히 기름에 튀기는 통닭 수준에 머물렀다면 최근에는 웰빙을 강조하고 있다.
오븐에 굽는 조리법이 특징인 구운치킨이 대표적인 사례다. 트랜스 지방 때문에 기름을 사용한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커지면서 굽네치킨 등과 같은 기름을 사용하지 않는 구운치킨을 선보이는 곳들이 많아지고 있다.
최근에는 오븐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전통 화덕구이 방식을 채택해 400℃ 온도에서 굽는 화덕치킨 ‘화꾸닭’도 등장했다. 천연 화산석을 원료로 제작한 화덕에서 조리해 발생한 원적외선과 음이온이 닭의 체내에 남아 있는 중금속을 분해하고, 미네랄을 풍부하게 만들어 소비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땡큐맘치킨 역시 ‘가족의 건강을 생각하는 엄마의 마음’을 브랜드 모토로 정해 국내산 신선육에 쌀, 콩 등 몸에 좋은 17가지 천연재료로 만든 비스킷 파우더를 입힌 땡큐맘 비스켓 치킨을 선보이고 있다.
교촌치킨은 패스트푸드가 아닌 정성을 담아 조리하는 제품을 표방하며 올해 1월 새 CI(Corporate Identity)와 BI(Brand Identity)를 선보였다. 친환경 기업 이미지를 강조해 친환경 소재를 사용한 인테리어와 자연을 상징하는 흙과 나무를 연상시키는 디자인을 도입, 브랜드 이미지에 변화를 꾀했다.
교촌 관계자는 “매장 방문 시 고객들이 자연 속에서 편안하게 쉬어갈 수 있는 공간으로 거듭날 계획”이라며 “교촌치킨의 모든 포장 및 패키지는 베이지 색상의 100% 천연 펄프지를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속적인 변화만이 살 길
치킨업계는 치열한 시장 경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저마다의 방법을 강구해 변화를 거듭, 시장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소비자 니즈에 따라 카페형, 호프형, 배달형, 펍 등 판매방법에 대한 다양화와 세분화는 더욱 심화될 것”이라며 “사회적 트렌드인 건강과 웰빙에 맞춰 차별화된 경쟁력과 메뉴 개발이 무엇보다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과거 치킨전문점들이 배달시장을 겨냥해 주문전화번호를 알리는데 홍보마케팅을 집중시켰다면 이제는 여타 외식기업처럼 신메뉴 등을 지속적으로 알리는 등 홍보에도 다변화 시대가 올 것”이라며 “예비 창업자들도 브랜드 인지도 보다 각 브랜드의 콘셉트와 메뉴, 본사 시스템 등을 종합적으로 보고 판단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