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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 제 4구간
은박돗자리와 춤을 ...
지난번 대간 3구간 이화령-죽령구간75km산행에서 발톱몇개 날려먹고
더 이상 진행이 어려워 죽령에서 탈출
그후로부터 몇주뒤 대간길은 다시 이어집니다.
대간 5구간에 맞추다 보니 거리가 왕창 늘어나 죽령-대관령 구간 무박 198km 가량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대략 85시간 그안에 들어와야 다음날 출근할수 있는 시간입니다.
산에서 죽어야 나오던가 아니면, 원하는 시간대에 대관령에서 삼양라면 한봉지 들고 살아서 기어 나오던가
결국은 우리 몫으로 남겨지고...
이번 산행에도 가까운 지인 두분이 죽령고개에 데려다 줍니다.
두분 진정 고마운 분들 감사드립니다.
코스: 죽령-소백-태백-함백-피재-댓재-두타-청옥-능경봉-대관령
거리:약 198km 무박 무지원 산행
시간: 89시간
준비물:햇반 3개, 식수, 양말, 비피20.몇개
날씨:야간 평균 영상 7-12도
주간:17-22도
구부시령-댓재구간 야간에 소나기 퍼부어 얼어죽을듯한 빗물 샤워함
죽령에 도착 반가운 병만족 일행 산너머대장 상록수님.겨울남자님과 같이 단양시내로 이동
고디탕 한그릇 먹고 다시 죽령으로 옵니다.
*소백의 터줏대감 청뫼님 주무실 시간이라 전화 못 드린점 이해 해주시기 바랍니다.
너무 신세만 지는것 같아...
이제 길고 긴 국토의 등뼈인 백두대간 산줄기와 밤낮으로 영혼의 교감을 이어 갈까 합니다.
크고 작고, 높고 낮은 산들이 받아줄지 모르지만
안받아 준다면 당연 땡깡이라도 부려야겠지요
비 라도 퍼붓는다면 나만 손해 날것 같아
조용히 소백의 산신격인 금성 대군께 인사 드리고...
고!~
국망봉으로 갑니다.
시멘트길에 찬바람이 불어오니 산행준비 부족으로 인한 걱정이 순간 스쳐간다.
이번 산행은 추위와 한판 맞짱 떠야할것 같아
아스팔트길 발바닥에 땀나도록 걸어가고
반바지 차림에 운동화...
겨울 자켓 챙겨 온다는게 어디다 처박아 둔건지 그냥 온게 왜이리 후회 되는지
일행분들한테 내색은 못하고 땀이 나도록 걷기만 해본다.
하늘에 별이 참 많고 곱다.
시리우스는 아직 안 보이고
북극성은 멀리서 빛나지만 오늘따라 큰곰은 마실 나갔는지 보이지 않는다.
어디로 간걸까 찾아봐도 보이지 않으니 카시오페아만 이근에서 북극성이 어디쯤 있는지 가르쳐 줄 뿐이다.
영상 7도... 춥다.
사진이고 뭐고..빨리가자
밤새 우리앞을 밝혀주던 조각난 달도 서편으로 기울고
새벽녁 동쪽 밤하늘에 반짝이던 시리우스 별도
내일을 기약하고 한걸음 뒤로 물러나 간다
밤 하늘의 향기는
새벽 향에게 반을 내어 주는데
우리는 대간 끝날때까지 추억하나 만들기란 제목으로 채워가기만 할뿐이다
아직 비울 준비가 안되어 채울뿐
대간 남한구간 끝나는날 모두 비울 것이다.
이른새벽 바람에 실려오는 사람향이 참좋은 시간
누군가 그리워 한다면 이른시간에 산정에 오름
그토록 그리워하던 인향이 바람따라 느껴 질것 이다.
떠나간 사람이라 할지라도
못내 그리워 하고 간절한 사랑으로 남아...
망국의 한이 담긴
마애 태자가 금강으로 가기전 잠시 지나갔던 그곳
님의 발자취는 없지만
천년사직의 꿈도 바람결에 실려오는 그곳 계림을 보며 얼마나 울었을지
지금 마애 태자는 없지만 슬픈 사연은 이곳에 남아 향이 되어 전해진다.
바람의 나라
소백 그곳은 지금 겨울을 준비하고 있다.
혹독한 추위와 눈을 기다리는 사람들을 불러 모으기 위해서
또하나의 전설
어린 단종을 다시 왕위로 복위 위해서 금성대군이 수양을 맞서 반란을 꿈꾸지만
실패로 돌아가자 이곳 소백이 내려다 보이는 영주군 순흥면에 위리안치 된다
그래서 소백산은 금성대군을 산신으로 모시는곳이다.
역사는 언제나 되풀이 된다고 하는데
우린 그런 큰 걱정할 필요가 없는것 같다.
우리가 원하지 않아도 역사는 길고긴 산줄기처럼 끊임없이 흐르니...
대간 마치고 우린 대마도로 간다.
대마도는 고유의 한국땅
대마도의 길고긴 산줄기 120km를 찾아 조선의 장군 이종무를 찾을 것이다.
저기 어딘가 금성대군의 신단(위리안치)이 있는 곳이다.
그곳에서 어린 조카가 있는 영월을 보며 무슨 생각을 했을까
하루 일과는 어떻게 진행 될까
걷고
또 걷고
무장정 걷고
산길에 녹아든 수많은 산꾼들의 발자욱속에 오래전 내가 걸었던 그 발자욱도 함께 찾아 보며 걷는다.
그리고
대관령 삼양 라면을 생각하고
오래전 상월 대사가 올랐다는 상월봉 사이로 태양이 삐죽 고개를 내밀어
지난밤에 개떨듯 떨던 몸을 녹혀 주는것 같아 마음에 든다.
이제 시작인데 벌써 배가 고프네
밤새 뱃속에서 살아 꿈틀대던 단양 고디탕는 어디로 갔는지
고치령에 가면 뭐 좀 먹을래나
고치령
고치령을 기준으로
소백은 금성대군이 산신이다
그리고 오른편 산신각은 단종대군을 모시는 곳이고
태백의 산신은 당연 단종대군이다.
삼촌과 조카가 서로 애뜻하게 마주하고 있는 산
잠시 문열고 어린 단종께 절을 해봅니다.
드디어 밥이다.
햇반과 상추
오늘 이거 먹고 어디까지 갈지
마구령에서 도착해서 시원한 물도 보충하고
새수도 하고
사진도 한장 남기고
갈곳산에서 좌측 대간길로 접어 든다
갈곳산에서 직진은 봉황이 터를 내어준 천년 가람 부석사가 자리잡고 있는곳이다.
늦은목이에서 식수 보충하러 샘터에 가니 계곡수는 흐르는데
물이 별로다.
타는듯한 갈증이라면 지난번 변산에서 처럼 오줌이라도 마시겠지만
아직은 목이 안 마르니 마실생각도 없고 몇번 휘져어 보다 올라옵니다.
선달에 오르니 이제 저녁시간도 얼마 안남은 것같다.
어디가서 밥먹을때 없나
그리고
세분 선달님 나좀 업고 가면 안되겠나 다리아파 죽겠다.
병만족
저러고 산에와서 복장불량으로 야간에 개떨듯함
아름다운 청년 상록수님
정말 좋은 분입니다.
산신께 기도 드리고
나무정자에서 은박돗자리 하나 줏어 배낭에 매달고 다님
옥돌봉 후다닥 올라
도래기재
이곳도 춥다
줏어온 은박지 깔고 잠시 누워 있으니
춥기만 하다
깃대배기 가는길에
움직이면 시원하고
앉으면 춥고
깃대배기봉을 지나고
잠시 나무 테크에서 한마리 심해 새우가 되어 누워 있었더니 일어서기가 귀찮다
등굽은 한마리 새우되어 헤엄치는 동안 찬란한 태양이 감홍시가 되어 나무가지에 걸려 움직이지 않는다.
얼어붙은듯한 몸
삐걱 꺼리는 몸을 일으켜 엉덩이에 불난 송아지마냥 배낭 들쳐매고 부지런히 소백에 가보지만
아뿔사 일출이란걸 놓쳤다.
태백은 저긴데 일출은 늦가을 감홍시가 되어 떠올랐으니
이일을 어이할꼬
다시 태백에 일출 보러와야 한단 말인가.
그토록 바라던 일출인데...
지나온 부소봉
태백이다. 단종이 산신인곳
바람이 전혀 없다
조망도 최고로 좋고
증명사진
천재단
시선을 어디다 둬야할지 모르겠다.
사방 팔방 조망이 너무 좋다.
앉아서 멋진조망 더 구경하고 싶지만 오늘하루도 노루꼬리 많큼 짧아 부지런히 이어 갑니다.
조용한 태백에도 아침의 氣가 전해 옵니다.
살아 죽어 천년
멀리 함백이 부르는것 같다.
함백
소백-태백-함백 삼백이다.
언젠가 삼백길을 따로 걸어보고 싶다.
눈이 펑펑 오는날이라면 금상 첨화겠지만 지금도 너무 좋다.
화방재
드디어 화방재 도착
주유소 매점에 가서 시원한 아이스크림 하나 물고
저 아래 동네 식당으로 밥 먹으러 갑니다.
이럴때는 발걸음도 경쾌하죠.
밤새도록 개떨듯하고 서도 아이스크림하나물면 이렇게 입이 즐거우니
그저 먹는게 최고인것 같네요.
식당에 도착하니 밥도 없고 장사도 안한답니다.
"사모님 어쩌구 저쩌구 이렇게 해서 이렇게 왔는데
우리 죽으면 사모님 책임도 있으니 먹던밥이라도 조금 팔면 안될까요" 하니
"잠시 기다려 보란다"
일단 막걸리부터 한잔하며 기다리니 자기 식구들 지난밤에 먹던밥이라며 된장 찌게 하나가득 끓여 나오신다.
허겁기겁 쌀 구경하고
옆가게 가서 비닐우의 두어장 사서 나오니 오늘 저녁부터 비가 온다고 했는데
비가 오건말건 비닐 우의 두장으로 마음이 든든해진다.
일행과 같이 밥먹고 다시 주유소 매점에 와서
콜라와 물 보충 그리고 아이스크림 하나 물고
신바람 나서 함백을 향해서 갑니다.
쌀구경 하고 나니 왜 이리 힘들어
핵핵 거리며 오르니 수리봉이다.
상록수님이 달고 다니시는 돗자리
저거 없었으면 얼어 죽었을것이다.
가을날씨속에 장거리산행 진행하다 보니
바닥은 축축하고 야간에 어디 앉을곳도 마땅찮고
산행 마칠때까지 앞으로도 계속 매달고 다녀야 할 소중한 물건
파란하늘이 너무 좋다.
만항재가면 막걸리 팔려나...
만항재 도착
만항재에서 상록수님
매점에 잠시 들러 오댕에 막걸리한잔 하고
시원한 바람부는 함백을 향해 오릅니다.
삼백의 최고 맏형격이지만 늘 두아우(소백.태백)에게 밀리는곳이다.
하지만 조망은 두곳과 비교해도 절대 밀리지 않는다.
급오르막을 가볍게 올라와서
능선에 선다.
역시 좋다
멀리 소백과 태백이 지척이다.
백두대간은 남한구간 진부령을 지나 설악에서 흘러 지리로 가는동안 함백이 지리.설악에 이어 맹주로 군림하는곳이다.
거침없이 마루금을 만들어 놓으니 조망역시 탁월한곳
*덕유산 향적봉은 동엽령에서 빠지는 관계로 제외...
늘 나와 같이 고생을 사서 하시는 고마운분
당신이 있기에 거침없이 산길로 진행 할수 있답니다.
대간 마치고 기맥길로 같이...
날으는 개미들의 역습으로 인행 더이상 이곳 함백에 있지 못하고
멀리 매봉산 배추밭으로 도망 갑니다.
우리도 파닥거리는 날개만 있다면 거대한 개미군단과 싸우겠지만
온통 개미들의 천국이다.
함백에서
함백에서
우측 멀리 매봉산이다.
야생화가 많은 은대봉 금대봉 비단봉을 넘야 갈수있는 배추밭
사진속에 까만점은 날으는 개미군단
겨울 대장님.
지독하게 운이 좋아 이런 하늘을 보는것 같습니다.
너무 시원 합니다.
물한잔 하고
아스라히 펼쳐진 산줄기를 쉼없이 건너야 합니다.
은대-금대 비단봉을 넘으러
상록수님
은대봉 지나고
금대봉을 지척에 두고
두문동재로 갑니다.
이곳 두문동재에서 막걸리 한잔 하고 물보충하고
세수도 하고
인간답게 살고자 했던 그옛날 선비들의 두문불출에 대해서 생각해 봅니다.
막걸리의 기운으로 후다닥 오르니 금대봉이라.
온산이 비단이라는 비단봉으로 갑니다.
까칠하게 생겨먹은 비단봉이지만
금방 올라옵니다.
멀리 금대봉 방향
저기가면 배추밭인데 배추 한포기 얻어 가야지
즐거운 상상
배추밭에서 출하가 끝나고 남아있던 배추 작업 하시는 가족분들이 있어
"안녕하세요 올해 배추값이 좋아서 돈 많이 버셨죠"
아주머니 한분이 기분좋은 목소리로 "예"
"대간하는 사람인데 배추가 참 맛나게 보이는데
작은것 한포기 주시면 된장에 쌈싸먹겠는데 한포기 주면 안될까요"하니
이쁘게 생긴 배추 칼질해서 잘 다듬어 건네 주신다
"감사합니다.잘 먹을께요 " 고개숙여 인사하고 하고
배낭에 든 먹다남은 된장을 얼른찾아 꺼내들고
길 가면서 이렇게 찍어 먹어 봅니다.
맛 좋습니다.
삼겹만 있으면 금상첨화인데
가진거라고는 식어빠진 햇반 두개
싱싱한 배추밭 실컷 구경하고
매봉산을 오르는 동안
조금 처지신 상록수님이 오시나 뒤돌아 보니 선풍기 날개만
앞은 매봉이요 뒤는 천의봉이라 써있다.
합쳐서 매봉산 천의봉
마구 마구 할퀴어진 함백산 스키장
생살을 손톱으로 끍어 놓은것 같다.
더 이상 난개발은 자제 했으면...
시간이 많으니 상록수님을 기다리고
어느덧 하루 마감할 시간이 다가 옵니다.
배추고도
상록수님.
우린 대간길로
이곳에서 간단한 산행물품 구입하고
야간작업 노가다 하러 갑니다.
건의령에서 뭐 있나 보니 별것 없고
구부시령에서 비박하시는 회원 유성님을 만나서
잠시 이야기 나누는데 나무 잎새에 비방울 뚝뚝 떨어지는 소리가 들립니다.
뭐 훔치러 남의 집에 들어가다 들킨것 마냥 한두방울 떨어지는 빗소리에 놀라고
잠시후 드디어 올것이 오는구만 마구 떨어진다
우중 산행 셋팅하고 보니 비가 소나기로 바뀐다.
비는 오고 잠은 오고
갈길은 멀고
귀네미골 채소밭에 도착하니 소나기는 폭우로 변한다.
운동화속에는 온통물이고 확 트인곳이다보니 번개가 옆으로 떨어지는것 같다.
황장산 가는길 잡풀속으로 진행할때 번개가 자주 치다보니 렌턴 없이도 갈수 있을것 같고
우리 넷중 재수 없으면 한사람 벼락 맞을것 같아 겁도 난다.
혹시 내가..
비닐 우의는 어디서 찢어 졌는지 그곳으로 빗물이 들어오고 바람이 들어온다.
겨울날 시골 방문 바늘구멍으로 황소 바람이 들어 온다고 했는데
추워서 안되겠다.
은박 돚자리로 몸을 감싸 않으니 ....햐!~~~따뜻하네 진작 이러고 돌아 다닐껄
소나기는 내리고 돚자리 덕분에 몸이 따뜻하니 잠이...잠이
몇시간 동안 생명부지의 참나무와 인사 나눈다고 꾸벅 꾸벅
큰재에서 황장산까지 어떻게 왔는지 기억이 없다.
생판 모르는 등로옆 나무와 밤새 서로 안녕하신가 하고 인사 나누는 동안 번개와 천둥은 물러나고
댓재에 도착한다.
댓재 휴게소에 들어가 자리잡고
축축한 옷과 양말 모두 벗어 새옷으로 갈아 입으니 뽀송 뽀송하다.
신발속 물기는 휴지로 닦아 내고 생리대 깔고
비피 20 깔창을 새것으로 갈아 혹시나 모를 발바닥 주름을 최대한 보호한다.
댓재에서 다음 산행에 필요한 물품 구입하고 보니 배낭은 처음과 그대로다.
온통 젓은옷이고 먹을거라고는 햇반 하나와 콜라 물 ...
두타야 청옥아 기다려라
누가 더 이쁜가 보자
우중에 다시 길떠나 갑니다.
두타 오르는길에
밤새 하늘에서 천둥과 번개로 혼을 빼놓더니
아침이 되니 조용해지는군요
나름대로 부끄러운게 있나 아침에도 우린 비맞을 준비가 되어 있는데
조용하니 참 좋다.
두타에 오름길에 청옥이가 멀리서 막걸리 한상 받아두고 버선발로 뛰어 나올것 같은 분위기
오르막 두어번 힘들지 않게 오르니 두타산이다.
사방 조망이 좋으면 좋겠는데
한곳만 이렇게 운해가 득한 조망이 나온다.
두타산
그저 이렇게 쉽니다.
반가이 기다리는 사람도 없고
이제 청옥이 보러 가야죠
운해 가득한 청옥산
졸면서 오르니 청옥이다.
아무도 없는 청옥이네 집에서 마지막 남은 식량 햇반 하나와 된장으로 점심 해결
쉬는 시간이면 이렇게 햇살 좋은곳에서 양말 벗고 발바닥을 말리고...
장거리산행 발이 생명이죠
오다가 졸음에 잠시 꿈을 꿨나 그립던 청옥이가 술상을 준비해서 한복 곱게 입고 기다렸는데
산정에는 청옥이는 고사하고 날파리 몇마리 윙윙거린다
식은밥에 물말아 먹는 최고의 만찬을 우리 스스로 만들어 봅니다.
청옥이네에서 고적대 가는동안
지난밤 처럼 쉼없이 나무와 반갑지 않은 인사 나누고,
뭐가 뭔지, 여기가 어딘지
그저 꿈길속을 지나온것밖에 기억에 없다.
돌아서 왔는지 그냥 왔는지 타넘어 왔는지
어찌되었건 걸어서 여기 온것만 사실이다.
그렇게 졸면서 왔건만
넘어지거나 나무에 쳐박지 않고 바위에 부딪치지 않고
졸면서 순간 이동을 하니 좋긴 한데
이기령 가는길에
설악산이 가까워 오니 이런풍경을 만드나 봅니다.
잠시 앉아 젖은 등산화로 인한 발을 말리고
앉아서 쉬다보니 제가 산너머 대장님의 스틱을 바위에 두고 진행
꾸벅꾸벅 졸다보니 어째 손이 허전하다
뭔가 가지고 진행 했는데 그게 뭐지...한참가며 생각합니다.
도대체 뭘 들고 왔지
아차!~ 산대장 스틱
한참 왔는데 잠시 확깬다
일행은 앞서서 이기령으로 가고
다시 빽해서 꽁지 빠지게 뛰기시작
스틱을 찾아 다시 이기령으로 3km정도 뛰어 오니 일행이 기다립니다.
입에서 단내가 나도록 뛰고보니 잠이 어느새 저멀리 도망 가버렸다.
상월산을 내려와 보니
칼날봉이 보입니다.
원방재를 지나 백봉령으로 진행
1022봉 헬기장 지나 987봉 가는길은 지맥길 수준이다.
저녁인데도 비박꾼 한분이 산으로 올라온다.
야간산행 백봉령으로 산대장님이 미리 출발
혹시나 매점 문 열었으면 막걸리나 한병 살까해서
백봉령 도착해서 산대장님이 기다리는 매점을 찾아 갑니다.
선한 막걸리 한잔하고
다음 코스로 진행 하려니 아주머니께서 백봉령 매몰지에 사람이 메몰되어
아직도 어디에 묻혀있는지 모른다고 한다. 무서우니 조심하라며
등산로는 고개 아래로 내려가 돌아가란다.
야간에 생계령 쯤인가에서 등로옆에 앉아 쉬고 있는데 한무리의 등산객분들이 닭목령까지 간다고 후다닥 지나간다.
그분들 중에 클럽 회원분도 한분 계시고
모두가 걸음이 빠르다.
우린 지금 배도 고프고 잠도 오고 기운이 없는데
잠도오고 시간 단축도 할겸 열심히 갑니다.
두리봉에 산대장님과 먼저 그분들 추월해서 겨울대장님 상록수님을 기다리니 언제올지 모르지만
그냥 진행 하기도 그렇고 기다립니다.
밤기온은 12도 바람은 불고
춥건 말건 잠이오니 나무 테크에 큰대자로 누워 잠을 청합니다.
오고 가는 대간꾼들이 한마디씩 하고 가는데 무슨말을 하는지
잠시후 겨울대장이오고 내옆에 누워 있어야할 산대장을 찾으니 안보인다.
지나가는 대간꾼에게
"혹시 이근처 길바닥에 누워있는 사람 본적있습니까?하니
"아!~ j3 요밑에 길가에 한분 누워 있던데" 한다
가보니 바람 불지안는 곳이지만 질퍽이는 등로옆에 자리잡고 누워있다.
도대체 사람이야! 짐승이야!
왜 집 놔두고 이러는지...
빨리 집에가서 잠자야지...
삽당령 일단 찍고
할매네 가게 막걸리 한잔 마시고
상록수님은 지난밤에 조금 쳐지시고 한시간 가량 기다리다가 갑니다.
산대장님은 먼저 출발
둘이서 탱자 탱자 하며 ...
석두봉에서 본 가야할 마루금들
지금부터 잠이와서 기억 상실증.몽유병환자
석두봉 내려와서 화란봉 가는길
뭐가 뭔지 도통 기억에 없다
잠을 안자고 몇일 걸으니 여기가 거기 같고, 거기가 여기 같고 가도가도 지나온길 같은데
겨울대장님만 뒤에 없었으면 다시 뒤로 돌아 갈뻔도 했고
지도를 보니 분명 가는길은 맞는데 나중에는 지도가 잘못된것 같기도 했고
문득 눈을 떠보면 서서 자고있는 나 자신이 보인다.
신기해
눈감고 서서 움직이지도 않은데 왜 옆으로 안 처밖히는지
미스테리한 이구간
화란봉에 도착하니 지난밤에 같이 걷었고 삽답령에서 먼저 출발한 천안산꾼들이 쉬고 있다.
천안 산꾼
클럽회원님입니다.
대간길 조심해서 이어 가십시요
닭목재에서
콜라,음료수 사서 보충하고 다시 갑니다.
천안산꾼분들은 이곳에서 한구간 마감한답니다.
부럽다.
싱그런 무시밭을 지나고
다시 졸음 산행은 이어지는데
여기가 어디야
큰소나무가 한없이 보이더니 어느새 참나무 울창한 산림으로 들어간다.
왕산 쉼터 어쩌구 했던 간판을 분명히 본것 같았는데
한참 졸다가나 그 왕산 간판이 다시 나온다.
간길인가 안 간길인가 헷갈리네 그냥 쭉!~~간다.
잠이오니 배고픈것도 모르겠다.아니 잊었다는 표현이 맞을지도
머리에 쥐가 나니 몸이 말을 안듣고
또 몽유병 환자처럼 가다가 잔다. 서서 움직이지 않을때도 있도
다시 이야기 하지만 어찌 그리도 졸면서 안 처박히고 똑바로 잘 가는지
나 자신이 무척 대견 그리고 뿌듯^^
노루인지 고루포기인지 도착
전망대에서 마지막 힘을 발휘해서 능경봉으로 뛰어 가보기로 한다.
거리는 4.2km 1시간 타임
겨울대장님 먼저 갑니다.
천천히 오세요
한시간 가량 걸려 능경봉 도착
도착전에 차량 지원오신 조운님 진주님을 반갑게 만나고
콜라한병 선하게 완샷 합니다.
멀리서 차량 지원오신
조운님 진주님.
감사합니다
이렇게 신세를 지게되니 나중에 갚을날이 오겠죠
내려와 머리감고 옷 갈아입고 보니
선풍기 날개속으로 하루가 지나고 몇일간 산속에서 고행하던 시간들이 모두 빨려들어 저물어 갑니다.
싱그런 사람냄새가 좋았던 대간길 한구간 무박 198km.
멀리서 산대장님을 모셔 갈려고 가족분이 오셨습니다.
속풀이 하라고 미역국에
아침나절까지 동해바다에서 싱싱하게 뛰어놀던 물고기 몇마리 잡아 회치고
막걸리 몇병에... 그저 고마울뿐입니다.
수고 많으셨고 또 수고 많으셨습니다.
배고프고 잠오고 그런날 다른 대간꾼들이 지나가며 말을 합니다.
"왜 이런 고생을 사서 하느냐!"고
저는 웃으며 이야기하죠 "한번 해 보시면 답이 나옵니다."
다음 대간 마지막이네요
첫댓글 휴....
한숨만 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