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덮인 설산의 장엄함을 가슴 속에 오롯이 담을 수 있는 태백산은 겨울 명산이다. 영동지방에 눈 소식이 있는 주말이면 태백산은 그야말로 인산인해다. 앞 사람이 한 발짝을 걸어야 뒷사람도 한 발짝 올라갈 수 있을 정도. 산행하기 좋은 계절 다 제쳐두고 겨울에 산을 오르려고 전국에서 모여든 사람들이 보려는 것이 무엇인지 궁금하다면, 그대도 눈 덮인 태백산 정상에 서봐야 한다. 사진과 영상으로는 절대로 그 느낌을 알 수 없다. 오로지 오르는 사람에게만 전해지는 그 무엇이 겨울 태백산 정상에 있다.
○ 코스 : 중앙고속도로 제천IC → 38번 국도 → 태백시 → 태백산/태백석탄박물관 → 오투리조트 → 매봉산풍력발전단지 → 검룡소
대한민국 최고의 설산, 태백산
태백산은 겨울에 더 멋스런 산이다. 우리 땅에서 나고 자라 몇 십 번의 겨울을 보냈다고 해서 한반도의 겨울을 잘 알고 있는 건 아니다. 태백산의 겨울이 만들어낸 환상적인 풍경을 돌아본 다음에야 우리 땅의 아름다움을 논할 자격이 있다. 겨울이면 두툼하게 눈 옷을 걸쳐 입은 주목군락들이 시선을 끌고, 그 위로 반사되어 반짝이는 햇살 또한 예사롭지 않아 보이는 곳. 전국 12대 명산 중의 하나인 태백산은 흔히 `민족의 영산`이라 일컬어진다. 그래서인지 산을
오르는 곳마다 볼거리요, 내딛는 발길마다 천혜의 설경을 맞볼 수 있다. 2시간 정도만 올라가면 천제단이 있는 정상까지 등반할 수 있으니, 가족 등반코스로도 적당하다.
◎ 태백산도립공원관리사무소 : 033-550-2741, park.taebaek.go.kr, 강원도 태백시 소도동 325
<등산코스>
○ 유일사코스 : 유일사입구 → 유일사 → 장군봉 → 천제단 (4km, 2시간 소요)
○ 백단사코스 : 백단사입구 → 반재 → 망경사 → 천제단 (4km, 2시간 소요)
○ 당골코스 : 당골광장 → 반재 → 망경사 → 천제단 (4.4km, 2시간 30분 소요)
○ 문수봉코스 : 당골광장 → 제당골 → 문수봉 →천제단 (7km, 3시간 소요)
<하늘에 제사 지내는 천제단>
천제단은 둘레 27m, 폭 8m, 높이 3m의 원형제단이다. 천제단에서는 2000여 년 동안 천제가 올려졌다고 하는데, <삼국사기>와 <동국여지승람>에도 그러한 기록이 있다고 한다. 구한말에는 우국지사들이 쓰러져가는 나라의 운명을 구하고자 제를 올렸고, 의병장 신돌석 장군이 백마를 잡아 천제를 올린 곳이며, 일제시대에는 독립군들이 천제를 올렸다고 전한다. 지금도 매년 10월 3일 개천절이면 이곳에서 천제가 올려진다.
<고찰 망경사와 한국 명수 100선에 드는 망경사 샘물>
망경사는 대한불교조계종 제4교구 본사인 월정사의 말사로, 신라 진덕여왕 6년(652년)에 자장이 창건했다고 전한다. 자장이 태백산 정암사에서 말년을 보내던 중 문수보살 석상이 나타났다는 말을 듣고 그 석상을 모셔 이곳에 암자를 지었다고 한다.
망경사에는 대웅전과 용왕각, 요사채, 객사 등이 있는데 용왕각은 낙동강의 발원지 중의 하나로 알려져 있다. 망경사의 입구에 있는 샘물 또한 지나칠 수 없는 곳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샘물로 알려진 이 `용정`은 개천절에 천제를 올릴 때 제수로 쓰이는 물로, 물맛이 차고 달아서 한국 명수 100선 중에 들 정도이다. 산행에서 맛보는 시원한 물맛이 다음 걸음을 재촉하는 어려움을 덜어줄 것이다.
알기 쉬운 석탄의 세계, 태백석탄박물관
어렵고 힘든 시절에 그나마 따끈따끈하게 아랫목을 데워주던 석탄의 고마움도 뒤돌아보고, 그 따뜻함을 만들어내기 위해 막장 안에서 목숨을 걸고 석탄을 캐냈던 탄광노동자들의 역사도 찾아볼 수 있는 곳이 바로 태백석탄박물관이다. 총 7개의 실내전시실과 2개의 야외전시실이 갖춰져 있다. 암석과 광물, 화석, 기계 및 채탄장비, 향토사료 등 약 7,450여 종이 소장돼 있으며 채굴, 채탄장 광경 등 영상과 마네킹의 연출기법으로 전시돼 있다. 지상 3층, 지하 1층 규모의 박물관 내부에서 가장체험과 전시물을 관람했다면 옥외전시장에서는 채탄기, 권양기, 광차 등 광산장비를 시대별로 엿볼 수 있고, 제2옥외전시장인 체험갱도에서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하로 내려간 곳에 갱구의 모습을 재현해 놓고 있어 실제로 갱내에 들어온 듯한 경험을 할 수 있다.
◎ 태백석탄박물관 : 033-550-7730, www.coalmuseum.or.kr, 강원도 태백시 소도동 166
함백산 정상에서 활강하라! 오투리조트!
오투리조트는 2008년 태백에 탄생한 새로운 레저스포츠단지. 총 길이 15.1㎞의 슬로프 16면과 리프트 5기, 곤돌라 1기 등의 시설이 갖추어져 있다. 눈여겨 볼 만한 것은, 초보자들도 해발 1천420m 정상에서 베이스인 스키하우스까지 활강할 수 있는 3.2km의 코스. 함백산 정상에서 베이스까지 온 가족이 수준에 맞는 코스를 선택할 수 있다는 것. 또 스키하우스 옆으로는 160m 길이의 눈썰매장이 설치돼 있다.
오투리조트 또 하나의 장점은 `설질`에 있다. 낙동강 발원지인 태백의 명수를 사용해 빚어내는 설질이 `예술`이라는 것. 차고 맑은 물로 빚어진 스키리조트에서 태백의 겨울을 만끽할 수 있다. 오투리조트는 온 가족이 함께 스키와 썰매를 마음껏 즐길 수 있는 최고의 리조트로 자리매김할 예정이다.
◎ 오투리조트 : 033-580-7000, www.o2resort.com, 강원도 태백시 황지동 409-20
바람의 언덕, 매봉산풍력발전단지
해발 1,303m인 매봉산은 백두대간에서 낙동정맥이 분리되는 곳으로 `천의봉`이라고도 불린다. 낙동강과 남한강의 근원이 되는 곳이기도 한 매봉산은 2가지의 좋은 볼거리로 인해 사람들의 주목을 받는 곳이다. 바람이 많이 지나는 바람길인 까닭에 바람을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풍력발전기들이 능선을 따라 웅장하게 버티고 선 것이 그 하나요, 풍력발전기 아래로 산의 경사면을 따라 펼쳐진 40만평의 고랭지 채소밭이 그 둘이다.
겨울이면 드넓은 경사면을 뒤덮은 눈과 쉬익 쉭~ 바람을 가르는 소리를 내며 돌아가는 풍력발전기는 쉽게 접할 수 없는 이국적인 정취를 안겨 준다. 배추를 시장으로 내기 위한 길이 정상까지 잘 닦여 있으나 겨울에는 눈이 많아 4륜구동 차라고 해도 위험하니 삼수령에 차를 세워두고 걸어서 올라야 한다.
◎ 매봉산풍력발전단지 : 태백시 삼수동(삼수령 인근에서 매봉산으로 오르는 길 이용)
한강 발원지, 검룡소
금대봉 산기슭에 자리한 샘인 검룡소는 하루 2천톤의 지하수가 석회암반을 뚫고 나와 20여m에 이르는 계단식 폭포를 만드는데 그 물줄기가 용트림을 닮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전설에 의하면 서해바다에 살던 이무기가 용이 되기 위해 한강의 시원을 찾아 거슬러 올라왔는데, 시원이 되는 연못으로 들어가기 위해 몸부림친 자국이라 한다. 금대봉에는 제당굼샘, 고목나무샘, 물골의 물구녕 석간수, 예터굼에서 물이 솟아나는데 이 물이 다시 지하로 스며들었다가 검룡소를 통해 다시 분출된다고 한다. 연중 9℃를 유지하는 검룡소에서 솟아난 물이 정선의 골지천과 조양강, 영월의 동강을 지나 단양, 충주, 여주, 양수리, 서울을 지나 서해바다로 들어간다. 총길이 514km에 이르는 긴 여정이다. 검룡소 입구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20여 분 정도 걸어 들어가야 만날 수 있는데, 들어가는 길이 완만하고 아름다워 산책하기에도 좋다.
◎ 태백시 창죽동 산1-1
첫댓글 눈 속에서의 등산 트래킹
감동이고 좋습니다
한 번 경함해 보심이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