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 2005~2020]/번개산행기
2006-04-24 18:14:18
[번개] 계룡산
2006. 4. 24. / 박광용
산행일 : 2006. 4. 22. (토), 흐린 후 개임. 비교적 포근하나 가끔씩 쌀쌀함.
코 스 : 병사골-장군봉-갓바위-신선봉-남매탑-삼불봉-자연성능-관음봉-은선폭포-동학사
참가자 : 광용, 인섭, 문수. (총3명)
산행 시간
보정역 집결 06:00
보정역 출발 06:15 (1번-25번 고속도로, 어디서 빠져나갔지??)
병사골 07:30
산행시작 07:40
장군봉 08:35
남매탑 10:30
삼불봉 10:45
식사 후 출발 11:55
자연성능 12:15
관음봉 12:40
은선폭포 13:15
동학사 13:45
매표소 14:10 (총 산행시간 : 6시간 30분, 식사시간 포함)
보정역 도착 19:40
지난 목요일, 심심해서 분당지역 친구들을 불렀다. 올 수 있는 사람들이 모여서 술 한 잔 하던 중에, 김총의 주장에 따라 술낌에 한 약속, 토욜 계룡산으로…
토욜 새벽 5시 기상이다. 연일 계속된 음주에 몸이 많이 힘들다. 곤히 잠들어 있는 곁님을 깨우기 싫어 고양이 세수로 준비를 마치고, 수서역 김밥집에서 간단히 요기하고 자동차를 몰아 약속 장소인 보정역에 5분 일찍 도착한다. 근데 오늘 속이 ‘영~ 아니올씨다’이다. 많이 마신 것은 아니지만 연일 마셨으니 좋을 리가 없겠지!!
역사 안에서 볼일을 다 봤는데도 아무도 기척이 없다. 문자를 보내니 역사 앞에 차를 대어 놓고 있는 문수의 전화, 빨리 나오란다. 커피 뽑으러 들어오는 김총과 만나고 문수와 함께 커피로 아침 인사를 나눈다.
오늘도 변함없이 차량을 제공해 준 문수 선달님, 늠름한 모습이 믿음직하다. 운전대를 잡자 묵직하게 움직이기 시작한 스포티지는 수원IC를 통과하고 경부고속도로를 달린다. 길 안내에 관한한 선달님에게 일임해야 하는데 군소리 조금 하다가 김총한테 한 소리 들었다.
최근 토요 산행에 대한 얘기부터 우리 산우회 모임에 대한 얘기 등 모두가 산에 대한 얘기들이다. 펭귄과 신림이가 관악산 육봉 가기로 했는데 잘 갈 수 있는지, 경방기간이라 출입은 가능한지, 로프는 구입했는지, 등등, 펭귄과 연결된 얘기로 마음이 점점 즐거워진다.
어느덧 천안-논산간 고속도로(25번)로 접어들고 어느 나들목인가에서 빠져 나와 유성방향으로 달린다. 유성방향에서 오는 1번 국도와 만나는 박정자 삼거리에서 동학사/계룡대 방향으로 우회전하자마자 다리 건너기 전에 다시 우회전, 병사골 입구 적당한 곳에 주차한다.
배가 차가운 게 아무래도 좀 이상하다. 다시 한번 볼일을 보고, 배낭과 신발을 점검하고, 준비된 산객들은 발걸음을 옮긴다. 김총 역시 이틀 연속 음주라는데 나보다는 좀더 심하게 마셨나 보다. 가끔 힘들어 하지만 큰 문제는 없어 보인다. 07:40 병사골 매표소를 통과하는데 아무도 없다. 김총이 지도를 사야 하는데 살 수가 없네, 나중에 나갈 때 한 장 사면 되겠다.
예전에 2004년 가을에 병효 대사랑 함께 왔을 때, 장군봉을 올라가던 길에는 출입금지 팻말을 달아 놓았고, 자꾸만 오른쪽으로 돌아가라는 표시만 해뒀다. 뭔가 이상하다고 느끼며 표시된 대로 올라간다. 작은 지능선을 두어 개 넘어가는 것 같다. 갑자기 경사가 급해지고 숨이 턱에 닿는다. 작은 안부에 당도하는데 짐작으로는 오른편으로 가야 맞을 것 같은데 왼편이 장군봉이라 적어 놓았다. 갸우뚱하면서도 시키는 대로 한 번 해보자.
산행 시작한 지 55분만에 장군봉에 도착한다. 올라서 주변을 살펴보니 지난 번에 올랐던 길과는 다른 길이었다. 지난번에는 병사골 매표소에서 장군봉으로 곧바로 치고 올랐는데 이번에는 장군봉 북동쪽으로 뻗은 지능선의 안부로 올라서 왼쪽으로 올라오는 것이었다. 지난번 장군봉으로 직접 올랐던 길목은 막아 놓았다. 너무 심한 급경사라 안전을 위해 조치를 취했나 보다. 오랜만에 땀을 쫙~ 빼니 몸이 더워지며 상태가 한결 편해진다. 차갑던 배에서의 기별도 잠잠해졌다.
주변 조망이 뚜렷해서 좋다. 구름은 잔뜩 껴있는데 높은 구름이라 그런지 주변을 가늠하는 데에는 아무 지장이 없다. 저 아래 문수 선달의 스포티지도 훤히 구별할 수 있고, 박정자 삼거리를 달리는 자동차의 주행이 경쾌하다. 안테나가 여럿 솟아있는 천황봉과 그 옆의 쌀개봉, 관음봉을 가늠할 수 있겠다. 가야 할 방향으로 갓바위를 찾아보지만 어느 것인지 어림이 되질 않는다. 바로 앞의 것은 아니지 싶고, 다음 것은 가려서 보이지도 않는다. 일단 가보자 하고 배낭을 울러 맨다.
먼저 온 산님 한 분이 간 길을 따라 내리막을 내려선다. 경사가 급한 곳에는 어김없이 로프를 달아놓았다. 겨울철 눈이 왔다면 위험할 뻔한 구간도 지난다. 몇 개의 작은 봉우리를 지났나 보다. 급한 경사의 봉우리가 앞을 막아 섰는데 옆으로 돌아가란다. 우회길에서 본 팻말에는 이 봉우리가 갓바위란다. 상당히 뾰족한 봉우리라 약간의 릿지를 할 수 있어야 오를 수 있을 것 같다.
갓바위-신선봉을 거쳐가면 남매탑에서 많은 인파가 밀릴 것이고, 관음봉을 거쳐 쌀개봉-천황봉을 거쳐 다시 쌀개봉에서 황적봉 능선을 따라 가고 싶다. 근데 왜? 쌀개봉-천황봉에는 출입을 금지시켜 놓았는지 알 수가 없다. 군사적 목적인가? 아니면 자연보호의 명목인가?
계룡산 남능에서 천황봉으로 올라 황적봉 능선을 산행한 기록을 읽은 적이 있긴 하지만 금지된 구역임에는 분명하다. 황적봉이나 천왕봉에서 계룡대가 훤하게 다 보여서 그러는 건지 계룡산에는 가보지 못하는 곳이 많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암용추와 숫용추가 있다는데 그곳을 한 번 가보고 싶다.
오르락 내리락, 신선봉도 우회하고 큰배재에 당도한다. 거의 평평한 길을 500미터 이동하면 남매탑이다. 정식으로는 ‘청량사지 5층석탑’인데 보물로 지정돼있다. 그와 관련된 전설 등은 각자가 인터넷을 통해 확인해 보시고, 남매탑 옆에 상원사, 그 물맛이 일품이라는 샘이 있다. 지난번 병효랑 왔을 때에는 물이 말라 있었는데 오늘은 수량도 풍부하고, 샘터를 깨끗하게 돌로 조성해 놓았다.
삼불봉을 지나 점심을 먹기로 하고, 금잔디 고개를 넘어 갑사로 가는 갈림길을 지나자, 경사가 급한 오르막 길이다. 지난번에 왔을 때 어떤 아줌마가 부상을 당했던 곳이지 싶은데 계단이 새로 설치돼있다. 11:00 삼불봉에 당도하니, 저~ 아래 동학사가 눈에 들어온다. 관음봉이 눈앞에 펼쳐져 있고, 저 오른쪽이 연천봉, 문필봉인데, 저기도 못 가게 막아놓았단다.
다시 내림길을 내려가고 다시 오르막이 시작될 즈음, 길 옆에 조그마한 공터가 눈에 띈다. 11:10 경 점심상을 차린다. 아침 일찍 출발한 탓으로 시장기가 일찍 왔기 때문이다. 빵과 얼려온 맥주, 컵라면과 김밥, 도시락, 막걸이와 소주, 조금씩 맛보고, 사과와 귤 등으로 허기진 배를 채운다. 11:55 자리를 정리하려는데 햇살이 내리쬔다. 아예 얼굴에 화장(?)을 하고 출발이다.
출발하기 전에 김총과 신림 거사가 통화, 길래 선사도 관악산에 출현하여 함께 산행하고 있단다. 육봉은 5/15 이후에나 가능할 것이라며 다른 코스로 오르고 있단다. 일행 중에는 다른 객도 딸려 있나 보다. 아무래도 저녁에 펭귄이 여러 사람 물어버릴 기세다. 전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펭귄의 “캬캬캬” 웃음소리가 예사롭지 않다.
터덜터덜 너덜길을 약 10여분 가니, 이름하여 자연성능!! 왼편은 완전히 절벽이다. 쇠난간을 설치해 뒀는데도 겨울철 눈 내린 상태라면 상당히 위험할 것 같다. 관음봉에서 뻗어 내린 작은 지능선이 동학사 방향으로 칼바위를 거느리고 있다. 자연성능에서 멋진 사진을 찍어두고, 관음봉으로 오르는데 그 경사가 장난이 아니다. 계단을 하나하나 오르는데 다리에 힘이 잔뜩 들어간다. 신경이 쓰인다.
12:40 드디어 관음봉(816 m)이다. 단체 등산객인 듯한 사람들이 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다. 조금을 기다리고, 우리 차례가 되어 옆의 사람과 서로 단체 사진을 찍어주기로 한다. 정자 안쪽에는 피곤한 다리를 쉬어가려는 사람들로 꽉 찼다. 주위에는 어느 태권도 도장에서 단체로 온 어린이들로 시끌벅적하다. 어린이들이 이렇게 높은 곳에도 올 수 있나 하고 자문해 보는데, 문수 선달의 말에 의하면 어린애들은 원래 몸이 가벼워서 다리에 무리하지 않고 잘 올라온단다.
황적봉 능선을 가고 싶은 생각이 꿀떡 같지만, 여기서 보는 그 능선은 개미가 기어가는 것까지도 다 볼 수 있을 것 같이 능선길이 훤하게 뚫려 있다. 여기서 판단을 잘해야 하는 순간, 김총 왈 ‘여기가 관음봉 맞네’ 한다. 혹시라도 황적봉 능선을 가다가 적발이라도 되면 관음봉을 못 찾아서 여기까지 왔노라고 핑계라도 대자고 했지만 이제 필요 없게 됐다. 관음봉을 확인했는데 어떻게 관음봉을 찾아 나서겠는가??
쌀개봉 방향으로 조금 이동하고, 어린애들을 피해 급한 내리막 너덜길을 내려간다. 간간히 작은 돌이 굴러내려 휴~하는 순간도 맞는다. 급경사 내림길에 쌀개봉을 소개하는 안내판이 하나 설치돼 있다. ‘쌀개’란 디딜방아의 지렛대를 옛날에는 ‘쌀개’라 했단다. 안내판의 사진과 실물을 비교해 보니 무슨 뜻인지 확실히 알겠다. 근데 그 당시에는 ‘V’자가 없었으니 지금의 우리가 알아 듣기에는 어려운가 보다. 지금 김총이 새로 이름을 짓는다면 분명히 ‘V자봉’이라 하겠단다.
은선폭포까지 급한 내리막이 이어지고 폭포를 배경으로 사진을 남겨둔다. 지난번에 왔을 때는 폭포수가 말라 있었는데 오늘은 보기에도 적당한 수량이다. 며칠 전 내린 비가 천지에 봄을 알리나 보다. 물 소리도 시원하다. 충분히 휴식하고 다시 내려 간다.
이제 좀 편안한 계곡길이다. 30분을 걸어 동학사에 당도한다. 동학사 주위에는 다른 절들도 많이 모여 있다. 동학사가 비구니 도량이라고 하니 김총은 왜 주변에 다른 절이 많은지 잘 알겠단다. 모두가 한바탕 웃었다. 대웅전 앞마당에 목련이 탐스럽다. 석등 앞에 핀 작은 목련은 이제 봉오리를 맺었다. 고도가 낮은 곳에는 신록이 탐스럽다.
동학사에서 10여분 절간 마당을 감상하고, 김총은 샘물을 수통에 담고 갈 길을 간다. 포장된 도로를 걸어 매표소를 통과하는데 14:10 병효 대사 전화다. 지금 하산했다고 전해주니, 뭐 그렇게 빨리 내려 왔냐며 너무 그리 날아다니지 말란다. 자신은 대학 친구들과 예정된 관악산에서 땀을 흘리고 있단다. 서로의 안전산행을 기원하고, 갈 길을 간다.
매표소를 통과하자 즐비하게 늘어선 음식점들, 그 중 <계룡산 산장>에 들러 동동주 한 사발로 오늘 산행을 정리한다. 모두가 오랜만에 뻑센 산행으로 기분 좋은 피로감을 맛본다. 기왕 이곳 유성까지 온 것이니 온천욕이나 하고 가잔다. 김총이나 문수 선달은 아예 속옷도 준비해 왔다.
유성온천에서 몸을 씻고, 탕 안에서 잠시 낮잠도 자고 나와서, 고속도로를 달리는데 이게 영~ 시원찮다. 김총이 운전하는데 밀리는 차량으로 신경이 많이 쓰인다. 7:40 경 보정역에 도착하고 ‘오모리’ 집에서 늦은 저녁을 먹는다. 신림 거사가 내한테 전화했다. 펭귄과 길래 선사 모두 산행 잘~ 하고 왔노라며, 펭귄을 선사로 빨리 승급 시켜 주란다. 안 그러면 자신이 못살 지경이란다. 길래 선사도 옆에서 거든다. 오늘 확실히 신림 거사와 길래 선사 모두 꽁지 내렸노라고… 펭귄이 관악산을 날았나 보다.
집에 도착하니 9시가 넘었나???
[번개] 계룡산 사진
앨범 2005~2020/앨범(2006)
2006-04-24 09:39:55
[번개] 계룡산
2006. 4. 22. (토), 흐리고 점차 맑아짐. 비교적 포근한 날씨.
병사골-장군봉-삿갓봉-신선봉-남매탑-삼불봉-자연성능-관음봉-은선폭포-동학사-매표소
광용, 인섭, 문수 (총3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