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 2005~2020]/정기산행기(2007)
2007-08-05 17:56:51
152차 불곡산 산행기 - 김부종
1. 일시 : 2007. 8. 5(일)
2. 참석자 : 부종(대장)-길래-상국-덕영-인식-광용-재봉-문수 (8명)
3. 산행길 : 서현역-분당중앙공원-샛별마을-불곡산-죽전 (3시간 소요)
1.낙뢰주의보
고수들의 151차 지리산 등반후 불곡산 산책산행에 참석이 그리 많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를 깨고 모두 8명이 모였다. 휴가중 갑작스런 춘천 가족여행으로 불참을 통보한 세우와 비가 온다는 예보와 낙뢰를 조심하라는 마나님의 염려로 문자로 불참을 통보한 상호까지 왔다면,주말 산행은 길래 선사의 말대로 아무리 적어도 최소한 10명은 참석하는 것이 상례가 되었다.
“상호야, 천둥은 고사하고 비도 쬐끔 오다 말았다. 다음 주에는 비가 와도 꼭 참석해라~"
2. 재봉선사를 위한 보약 '맥문동'
예전 청계산 포럼에서 자연선생이었던 옥유전 못지 않게 상국대장도 식물자연도감을 펼치듯 매번 산행 때마다 한가지씩 길에서 마주치는 생소한 꽃과 나무의 이름을 가르쳐준다. 지나는 길에 마주친 아파트 화단에서 본 맥문동이라는 꽃은 구덕산 시절부터 함께 했던 꽃이라지만 우리는 난생 처음 보는 듯 낯설다. 한방에서 땀 많이 흘리는 사람을 위해 약으로 쓰였다고 하여 재봉선사에게 친절하게 권한다.
- 재봉선사님, 맥문동이 피어있던 아파트는 서현동 한양아파트입니다. 참고하시길 !
맥문동 (사전에서 펌) : 그늘진 곳에서 자란다. 짧고 굵은 뿌리줄기에서 잎이 모여 나와서 포기를 형성하고, 흔히 뿌리 끝이 커져서 땅콩같이 된다. 잎은 짙은 녹색을 띠고 선형(線形)이며 꽃은 5∼6월에 피고 자줏빛이며 수상꽃차례의 마디에 3∼5개씩 달린다. 덩이뿌리를 소염•강장 •진해•거담제 및 강심제로 사용한다. 한국•일본•중국•타이완 등지에 분포한다.
3.분당FM입니다
예고한 대로 분당FM 에 방송될 불곡산행 이야기를 담으려고 산행출발 때부터 늙수그레한 얼굴들에 마이크를 들이대니 모두 갑자기 교과서를 대하듯 입이 무거워진다. 취미삼아 지역 방송에 관여하게 되어 산우회 추억거리로 좋은 기회다 싶어 인터뷰라는 것을 한번 해 보려고 했는데 출발부터 시원치 않았다. 하는 수 없어 산행길에 이리저리 지나치거나 어깨라도 부딪칠 때마다 농반 진반으로 주고받은 말들을 녹음기에 담았지만 재생해보니 제대로 된 것 같지 않다. 편집이라도 해서 방송꺼리가 몇 개라도 나오면 금요일 방송에 올리고, 아니면 분당 늘푸른고등학교 서상국 선생님을 스튜디오에 직접 모셔 생방송으로 때워야겠다.
- 국사시험에 서상국 선생님이 출제한 주관식 문제 (서선생 방송원고 중에서)
문제 : (백제) 금동 대향로 사진을 보여주고, 이것은 어느나라 작품인가?
서선생 반 학생중 5 명이 제출했다는 답 : (산행기 아래 마지막에 있슴)
4.지리산보다 험난한 불곡산
토요일 삼성산 번개산행 탓인지 늦게까지 酒神과 함께 한 탓인지 고작 해발 300 여미터의 불곡산행에 펭귄이 출발부터 땀을 비오듯 흘린다. 151차 지리산행에서 거사, 선사, 대사님들의 앞뒤를 휘젓고 날아 다녔다는 무용담을 쏟아 놓더니 막상 불곡산 중턱에도 못미쳐 “지리산보다 불곡산이 더 험하다”고 엄살을 늘어 놓는다. 참 신기한 일이다. 병고 시절부터 솔고로 개명한 오늘까지 펭귄은 솔고와 동행할 때마다 평소와는 다른 산행 모습을 보이고 오늘도 후미에서 맥을 못춘다. 솔고의 기를 살려주려고 그러는 것일까? 아니면 고수들과 산행해야만 본래의 실력이 나오는 것일까? 불가사의다.
- 30 산우회 불가사의 하나 – 펭귄이 솔고를 만나면 다리에 쥐가 나는 이유는?
5. 불곡산에서 만난 사람들
1년전 불곡산에서 만났다는 통영이 고향이라는 나이 지긋한 할아버지를 또 만났다. 길래 선사가 얼른 알아보고 반가움을 표시하니 연세가 있으셔서 그런지 한참이나 지나 기억 속에서 얼굴을 기억해낸다. 젊은 시절 군에서 3성장군을 지냈다고 하시면서 인사도 여전히 거수 경례로 ‘충성’이다. 정상 팔각정에서 먼저 자진하여 사진을 찍어주신 60은 넘어 보이는 멋진 초로의 신사, 하산 길에 만난 산악자전거를 즐기는 40초반의 젊은 중년들…. 산에서는 모두 친근한 이웃이 된다.
6. 힘이 남아도는 재봉선사와 덕영만사
분당 불곡산은 분당 주민들에게는 천혜의 산이다. 가볍게 산책할 수 있을 정도의 높이와 1시간부터 3시간까지 산행시간 조절이 가능한 다양한 코스 그리고 한 여름에도 따가운 햇볕을 피할 수 있는 울창한 숲까지 가족끼리 나들이 하기에는 참 좋은 산이다. 높이가 낮아서인지 힘든 코스가 없어서인지 덕영(세상)만사와 재봉선사는 하행길에 설치된 운동기구로 남은 힘을 과시한다. 아직 마음만은 모두 젊은 20대다.
7. 자갈치에서 생기를 되찾은 펭귄사부
매번 산행 때마다 자주 마셨던 막걸리 한사발 없이 내려온 탓인지,산은 낮아도 긴 코스를 선택하여 3시간은 족히 걸었던 때문인지 하산 하자마자 모두들 시장기가 도는 모양이다.작년과 같은 코스로 내려와 작년에 갔던 자갈치 횟집을 다시 찾았다.
산에서 그렇게 힘들어 했던 펭귄은 더운 목을 축여주는 맥소와 함께 바둑이야기로 화제를 바꾸니 생기가 돈다.부산에서의 바둑대회 무용담과 재봉선사와의 지도대국 이야기로 한껏 기를 펴더니 산에서의 힘든 모습은 오간데 없다. 펭귄사부가 없는 산행길은 이야기 거리가 딱 반은 없어질 것 같다. 즐거운 한담과 점심을 마치고 귀가길 버스를 기다리는데 39번 죽전 마을버스 기사는 잠깐 수인사 나누는 동안 일행중 딱 절반만 태우고 도망치듯 먼저 출발해 버렸다. 덕택에 못내 딱 한잔만 더하고 싶은 펭귄사부의 범계역 2번 출구행 열차도 함께 사라져 버렸다. 사부님, 다음 산행에서 만납시다 ~
3번 답 : 우리나라 (#.#) ㅋㅋㅋ
4번 답 : 153차 산행에서 펭귄사부가 직접 밝힐 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