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임 윤덕구는 제대할때까지 절친하게 지내고 윤덕구결혼식때도 춘천까지가서
참석해서 축하해주고, 지금도 연락을 주고받고 있으며, 박샹베 이친구는
83년 팀스피리트 훈련 끝나고, 몇일 안되어서 고비골 격오지에서 대공초소
보초서다가 실수로 실탄을 사격하는 바람에 타중대원 2명이 부상 당하는 사고가 났다.
그리고 전출후 다시는 보지 못했다. 같이 근무했던 고참은 양지바른 곳에서 꿈꾸고
있었고...이놈이 문제야...
83년 3월 팀스피리트 훈련 준비로 중대가 다시 바빠졌다. 병기손질 이등병 교육,
90mm무반동총, 81mm박격포는 물론이고, 훈련시 필요한 것은 중대에서 손재주가
좋은 권재수일병이 여러가지 만들었다.
우리소대는 팀 훈련 나가기 전에 말년 병장들이 모두 제대를 하게 되어서 겉으로는
걱정하며, 속으로는 쾌재를 불렀다. 일병, 상병들이......만약 그들을 다데리고 갔더라면
큰일날 뻔했다.
황보 윤, 김재수, 조규활, 이영희....또있는데 기억이 없다.
이들은 중대에서 막강한 파워를 갖고 있었는데, 바로 밑에는 김호영상병, 김상동일병,
고인희일병, 정현호일병, 권재수일병,오상배일병, 정군우일병, 그리고 나. 바로위
고참들과 나는 8개월 차이가 났다. 이들은 신병을 못받아 참 오랬동안 고생했다.
또 우리소대 신병들, 후반기 교육 받고온 박진구(나보다 5일 빨랐슴. 나중에 하사관
지원해서 교육끝나고 수기사 통신대에 근무) 정낙준, 김용원,정해수,
우리중대는 보병중대와 달리 소대구분없이 중대전체에서 서열을 매기기 때문에
나 밑으로는 벌써 중대전체에서 약 15명 정도가 되었다.
팀 훈련준비로 바쁜와중에도 말년병장들은 예비군복을 다리미로 줄내느라 우리보다
더바빴다.
밤에는 송추역앞 진흥각(중국집)에 연락해서 짜장면도 시켜먹었다. 배달하는 친구가
나이가 좀 되었고, 키가 작고 약간 모자라 보였으나 배달은 칼같이 잘했다.
시간은 자꾸흘러 말년병장들도 소대원들이 해준 전역패, 예비군복을 칼같이 다려입고
싱글벙글하면서 부대를 빠져나가고, 우리는 한층 안정된 분위기에서 훈련준비를
마무리해가고 있었다.
나 밑으로는 훈련때 낙오자가 없도록 혹독하게 체력훈련이 가해졌다.
얼차려와 퍽!팍!찍! 코피,기타......ㅠㅠ
우리소대 말년병장들이 제대한후로 우리소대의 왕고참이 짬밥이 모자라는 관계로
81mm소대 고참에게(김용호병장) 은근히 협박도 받았다. 우리소대 제대한 고참들에게
이사람은 병장달아서도 가혹하게 당했으니까.....그럴만도 했다. 김용호 병장은 83년
5월인가 6월인가...2대대에서 특공연대로 차출된 병력을 메꾸기 위해 2대대로
1개분대 전출될때, 분대장이어서 같이 끌려갔다.
참 운이 없는 사람이었다. 가서 얼마 안있다가(1개월정도) 제대 했을거다.
드디어 3월 초순 팀스피리트 훈련이 시작되었다. 만반의 준비를 한상태에서, 야간에
비상이 걸리고 우리는 화기와 군장을 메고 송추역으로 질서정연하게 나갔다. 군악대가
연주하고......
우리는 지시된 열차칸에 오르고, 군장은 선반위에 정열, 화기는 열차 의자 틈새에
세우고, 소총도 각지게 걸치고...각 소대별로 다시 인원점검하고.....
연대장(안병호대령)님과 대대장(제정관중령)님께서 열차칸을 돌며 확인후 열차는
송추에서 의정부쪽으로 천천히 출발....
연대장님께서 팀스피리트 훈련중에 사고가 없으면 연대전체 포상휴가 보내준다고
약속하셨다.
열차는 의정부를 거쳐 청량리에서 중앙선으로 노선을 바꾸었다. 보안을 위해서 커튼을
전부내리고....., 자는 병사, 끼리끼리 모여서 이야기 하는 병사들, 이등병들은 열차는
처음타는양 눈이 반들반들...나도 밖을 내다보고 싶었느나 커튼을 약간밀치고 봐도 멀리
가로등 불빛만 몇개 보일뿐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이밤에 우리가족들이나,
여자친구는 뭘할까? 나를 조금이나마 생각이나 할까? 군대올때 여자친구에게
아무말없이 군대와 버렸던일...다시한번 헤어지리라 마음을 독하게 먹었다.
그리고 별의별 생각이 다났다.
열차는 양평.....원주를 거쳐....제천주포역에서 하차, 날은 이미 밝아졌다.
우리는 빠진 물건이 없는지 재차삼차 확인하고 열차에서 내렸다. 역에서 약 3km정도
떨어진, 박달재쪽으로 제천여상 근처에 숙영준비를 했다. 이때부터는 우리소대도
뿔뿔이 흩어졌다. 중대장(노태영대위)님은 81mm소대를 데리고 다니고..우리는
보병중대에 배속되었다. 보병중대에서는 손님이라고 배식시에는 밥이며, 국, 반찬을
더많이 줬다.
몇중대인지는 기억이 없다. 다만 9중대, 10중대, 11중대 중 1개 중대였으리라....
우리는 어스름 할때부터 민가에 가서 김치도 빌려놨다. 밤을 위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