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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복용시간은 식품과 약품, 약효 지속시간 등에 따라 달라진다. 식사 후 먹는 약은 위점막을 보호하고 복용시간을 기억하기 쉬운 장점이 있다. / 김성효기자 kimsh@kookje.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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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체의 건강을 위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약이다. 감기에 걸렸든 암에 걸렸든 모든 환자는 약을 먹는다. 병을 낫게 해주는 것이 약이지만 잘못 먹으면 부작용을 초래한다. 우리나라 만큼 약을 즐겨 먹는 나라도 드물다. 심장병 약을 복용하고 있는 사람이 비아그라를 복용하다 사망할 정도다. '약의 날'(10월 10일)을 맞이해 경성대 약대 정용자(약학과) 교수의 도움말로 약 복용과 관련한 주의사항을 알아본다.
#언제 먹을까
흔히 약국에서는 약을 주면서 식후 30분에 복용하라고 한다.
약을 먹는 시간은 약효가 인체에서 지속되는 기간을 측정해서 결정한다. 대부분의 약물은 복용 후 체내에 필요한 부위(병소)에 충분한 시간동안 적정한 농도로 유지돼야 치료효과를 제대로 나타낼 수 있다.
약물이 인체에 흡수돼 효과를 발휘하는 지속시간은 대개 4~5시간이다. 약 먹는 시간을 흔히 식사 전후 30분으로 하는 것은 식사간격을 감안하여 흡수농도를 맞춰 약을 조제하기 때문이다. 즉 한 번 약을 먹으면 다음 식사 전후 약 먹는 시간까지 약효가 지속된다는 뜻이다.
식후 또는 식전 투약은 음식 때문에 약물이 흡수가 되지않을 가능성이 있느냐 없느냐, 위장장해가 있는 약이냐 아니냐, 약효가 오래가는 약이냐 아니냐에 따라서 달라진다.
대부분의 약은 식사 후 30분에 복용하도록 하는데 이는 섭취한 음식이 위점막을 보호하기 때문에 복용한 약의 위점막에 대한 자극이 적고, 약의 복용을 잊지 않게 하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위장장애가 없고 식사에 의해 약물흡수를 저해할 가능성이 있는 약은 식사 전이나 식사와 식사 사이의 공복시에 약을 먹어야 한다.
#질병과 약
약 먹는 시간은 질병에 따라서도 달라진다. 고혈압치료제는 시간 간격을 잘 지켜야 한다. 항균제 항결핵제 심장병약 등은 위장장애가 없다면 주로 공복시 복용하는 게 바람직하다.
당뇨병치료제는 혈당조절이 필요하므로 약물의 혈중농도 상승시기와 음식물 섭취 후 혈당농도 상승시기에 맞춰 식사 30분 전에 먹는 게 원칙이다.
철분제나 영양제는 식사와 함께 별 구분 없이 먹어도 된다. 그러나 우유 커피 차 등과 함께 복용면 약물 흡수에 장애를 받는다.
#음식·알코올과 약
지방질 음식은 생체 내 약물흡수와 생체면역기능을 저하시키므로 약을 복용할 때는 과다한 섭취를 피해야 한다. 비타민 A제를 지방함유식품과 복용하면 혈중지질량이 증가하므로 지방이 지나치게 많이 함유된 식품을 삼가해야 한다.
고단백 위주의 식사도 혈중의 약물농도를 변화시켜 약물분포에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어 고단백 식품은 천식약인 테오피린의 물질대사를 촉진한다. 신장질환이 있을 경우 단백질 식품은 신장 조직의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 테오피린은 유제품에 의해 흡수가 방해되므로 식간(공복) 복용이 원칙이다.
항우울제인 MAO 억제제를 복용하면서 치즈 생선 커피 등 티라민 함유식품을 먹으면 약효가 떨어지고 심한 고혈압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알코올은 약물의 대사를 변화시킨다. 알코올은 비타민의 흡수를 방해하고 칼슘의 이용률을 줄이므로 오랫동안 과잉섭취하면 골다공증 골절 혈구질환의 원인이 된다.
이처럼 식품과 약품 또는 약품들 사이의 상호작용, 신체상태, 약물의 지속시간 등의 특성에 따라 약을 먹는 시간이 다르다. 그러나 주로 식사 전후, 식간의 적정시간을 기준으로 하며 약물의 혈중농도유지가 요구될 경우 취침 직전이나 취침 전 몇시간을 약물투여시간으로 결정하기도 한다.
약과 관련된 부작용이나 사고를 예방하려면 현재 먹고 있거나 최소 한달 이내에 복용하였던 약물들에 대해 의사나 약사에게 반드시 사전에 알려주고 처방을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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