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과도 같이..
라딕스 시리즈 세 블레이드를 모두 사용해 보았습니다.
라딕스 얼티밋, 익스프레스, 임프레스 삼형제.
같은 목재, 같은 특수소재를 사용한 형제 블레이드임에도 각자의 개성이 아주 뚜렷하네요.
정확한 비교를 위해서 세 블레이드 모두 ST 그립 86g을 사용했습니다.
러버도 패키지 무게를 정확히 달아서 같은 무게의 같은 러버들을 조합했습니다.
기본적으로 양면 P7을 조합해서 시타했고, 그 후에 각 블레이드에 어울리는 조합들을 찾기 위해 아디다스의 여러 러버들을 붙여 보았습니다.
라딕스 얼티밋은 두껍고 강한데 부드럽습니다.
아주 매우 엄청 대단히 부드럽습니다.
이 부드러운 감각 때문에 호불호가 분명히 나뉠 것이라고 고슴도치님도 얘기하시지요.
저 역시 같은 생각입니다.
울림이 적고 단단한 목판을 선호하시는 분들은 전혀 관심을 가지실 필요가 없습니다.
반대로 울림이 적당히 있고 매우 부드러워서 잘 잡아주는 블레이드를 찾으시면서 극강의 스피드와 파워를 겸해서 얻고 싶으시다면 초강력 추천 드립니다.
기존의 두꺼운 히노끼 카본류 중에서는.. 슐라거와 애멀타트와 티엔티 정도에 가장 가깝습니다.
그러나 그들과 다른 것은 공을 끝까지 잡아주는 감각입니다.
바로 튕기지 않고 정말 잘 잡아줍니다.
물론 어떤 블레이드라도 익숙해지면 다 잘 잡아줄 수 있고 편해질 수 있지만 얼티밋은 처음 포핸드 롱을 칠 때부터 무척 편안했습니다.
기본 스피드도 매우 높고 그만큼 잘 나갑니다.
슐라거보다는 좀 덜 나가고.. 프리모라츠 카본이나 스트라이크 카본 정도 나가는데 아주 부드럽고 다루기 쉬운 느낌..
반발감각 자체는 꽤 높은 듯합니다.
워낙 목판 자체가 잘 나가는 애라 그렇게 느껴지는지도 모르겠지만^^ 아무튼 두껍게 치는 파워드라이브와 한방 스매쉬는 시원~하고 무지막지합니다.
얼티밋에서 제가 느끼는 가장 특별한 점은 "힘 조절이 용이하다"입니다.
그 힘조절은 공의 비거리 조절을 뜻하는데 그 특징이 제게는 얼티밋의 가장 큰 장점으로 다가옵니다.
저는 게임을 할 때나 연습을 할 때나 라켓의 각이나 스윙 궤적 등을 조절하기보다는 힘조절을 통한 비거리와 회전량, 강약의 조절을 더 중시합니다.
강한 회전이 동반된 드라이브를 블록할 때 각을 숙여서 누르기 보다는 열린 각으로 힘을 빼서 공의 힘을 죽이는 스타일이죠.
물론 카운터 공격을 할 때는 각을 숙여서 하지만요.^^
공격 역시 파워로 뚫기보다는 코스와 타이밍, 회전량 등의 조절을 더 중시하기에 감각적으로 힘조절이 쉬운 블레이드를 선호합니다.
그러나 선형적인 반응은 재미없고 좀 더 극적인 반응을 좋아라 하지요.
내가 100을 주면 100만큼 나가고 30을 주면 30만큼 나가는 정직한 블레이드보다는 내가 100을 주면 120 이상 힘을 내주고 내가 30을 주면 10으로 팍 죽여주는..ㅎㅎ
제가 좀 게을러서.. 부족한 제 능력을 블레이드의 능력으로 많이 커버해 주기를 바라기 때문입니다.^^
얼티밋이 그걸 해 주네요.
힘을 빼는 블록에서 튕기지 않고 잘 잡아주고 죽여줍니다.
거기서 살짝만 밀어 코스를 빼면 바로 카운터가 됩니다.
수동적인 올라운드 플레이에 아주 부드러운 감각으로 응해주다가 필요할 때는 무지막지한 힘을 순간 더해주는 능력입니다.
전면에는 P7을 강추합니다.
공이 붙어다닙니다.
얇게 채면 극강의 회전을 얻을 수 있고 두껍게 때리면 대포알처럼 뻗는 모습이 영 P7 같지 않습니다.ㅎㅎ
백에는 P7도 좋지만 R4가 환상적인 매치를 보입니다.
R4는 원래 "잘 들어가는 러버"죠.
두껍고 힘있는 히노끼 카본류에서는 최고의 조합을 보여주는 러버인데 이 부드러운 얼티밋에 부드러운 R4가 뜻밖에도 환상의 조합을 만드네요.
몇몇 러버를 더 조합해 보았지만 얼티밋의 백핸드에는 R4 가 가장 좋았습니다.
선제 루프 드라이브는 충분히 위력적이고 그에 이은 코스를 가르는 하프발리와 블록, 스매쉬는 정말 이 이상의 조합이 있을까 싶습니다.
백핸드만을 놓고 볼 때는 당장에라도 얼티밋에 R4조합을 주전 삼고 싶을 정도입니다.
(강하고 두꺼운 블레이드는 언제나 포어핸드의 오버미스 때문에 주전으로 사용하기 꺼려집니다..ㅠㅠ)
라딕스 얼티밋에는 전면 P7, 후면 R4 조합을 추천드립니다.
히노끼 카본류의 단단함이 부담스럽지만 그 파워는 필요하고.. 잘 잡아주는 감각에서 나오는 강한 회전을 바탕으로 힘 조절과 코스 조절을 통한 올라운드 플레이를 하다가 순간 필요한 때 강력한 파워를 폭발시키는 스타일을 추구하신다면 얼티밋을 고르세요.
그런데.. 다른 세상의 블레이드인 듯 정말 부드러우니까 단단한 감각이 좋거나 이미 그런 감각에 익숙하신 분들은 절대 사지 마세요.
좋지도 않은데 좋은 얘기만 썼다고 나중에 욕먹기 싫습니다.ㅋㅋ
라딕스 익스프레스는 전천후 블레이드입니다.
무척 정직한 블레이드라서 분명히 내가 한 만큼 반응하고 내 실력만큼 보여주는 것 같은데.. 이상하게도 모든 면에서 내 실력보다 조금 더 잘 하는 듯 보이게 만들어 줍니다.^^
회전이나 파워나 콘트롤이나.. 뭐든지 다 내가 한 만큼 반응하면서도 거기에 플러스 알파가 붙어 나옵니다.
드라이브 회전은 내 능력보다 더 많이 걸리고 스피드와 파워 역시 내 예상치를 항상 웃돕니다.
한 방에 뚫어 놓고 쳐다보면서 내 드라이브가 언제부터 이렇게 강력했나 싶습니다.
컨트롤도 내가 원하는 비거리로 내가 원하는 곳에 딱딱 들어가 줍니다.
양면 P7조합이면 회전이나 파워나 컨트롤이나 뭐 하나 빠지는 게 없이 다 좋습니다.
텐존 울트라도 여러 면에서 아주 좋았습니다.
익스프레스에 대해서는 그 이상 쓸 말이 없습니다.
강하고 잘 나가고 잘 잡아주고 컨트롤까지 좋습니다.
그런 것에서 재미를 느끼시는 분들께는 초초강추입니다.
탁구가 잘 됩니다!!!
비슷한 것을 찾으라면.. 장지커 수퍼ZLC, 티모볼ZLC 같은 정직하면서 균일한 감각의 고성능 블레이드들.
아디다스의 카본 블레이드들의 특성으로 비교해 보자면 스트라이크 카본을 기본으로 파이버텍 파워의 감각과 컨트롤 성능을 더하고 파이버텍 클래식의 우직한 균일함을 더한 것과 같다고 느껴집니다.
하지만..
감각적인 면에서 재미를 추구하시는 분들께는 비추입니다.
공은 아주 좋고 강력하게 잘도 들어가는데.. 그게.. 늘 그러니까.. 저는 재미 없네요.^^
선수들이나 정직하고 우직하게 플레이하시는 분들은 참 좋아하실 것 같아요.
실력 레벨에 관계 없이 플레이어의 실력에 늘 무언가를 더하여 보여주는 고성능의 우직한 블레이드입니다.
라딕스 임프레스는 참 매력적인 애네요.
아주 분명한 가변반발력을 바탕으로, 강한 임팩트에 반응하는 파워를 업해놓은 블레이드라고 느껴집니다.
얇은 목판이면서도 중심에서 단단하게 받쳐주는 강력함이 있습니다.
내가 힘을 죽이면 그보다 더 죽여주고 내가 힘을 주면 그보다 더 큰 힘을 쏟아내 줍니다.
비슷한 애로는 바로 넥시의 칼릭스와 카보드가 떠오릅니다.
칼릭스의 특징에 카보드의 든든함을 더한 느낌입니다.
다만 공을 잡아줄 때의 감각이 약간 퍽퍽한 맛도 나는 것이 좀 버터플라이의 기존 특수소재 블레이들과 더 통하는 감이 있네요.
라딕스 시리즈의 기본 설계와 소재가 부드럽게 공을 잘 잡아주면서 아무래도 살짝 퍽퍽한 맛도 날 수밖에 없겠지요.
삼형제 중 특히 익스프레스와 임프레스는 티모볼ZLC의 그 든든하면서도 빡빡하면서도 강한 힘을 품고 있는 감각을 닮았습니다.
임프레스는 거기에 칼릭스의 가변반발력이 더해진, 매우 개성이 강한 애입니다.
칼릭스에 양면 P7을 주력으로 쓰고 있는 저는 임프레스에 양면 P7을 아무 위화감 없이 바로 적응해 똑같이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비거리와 파워가 좀 늘어난 것만 고려하면 나머지 감각적인 운용은 거의 같았구요.
전체적으로 울림이 절제되어 있어 더 빡빡한 느낌이고 중심에서 더 무겁고 단단하게 받쳐주는 기분이 칼릭스와는 다른 점입니다.
칼릭스를 사용해 보지 못한 분들을 위해서는.. 티모볼ZLC에 가변반발력을 더한.. 일반적인 7겹 합판을 얇게 단단하게 만들어서 가변반발력을 더하고 중심에 두꺼운 카본을 한 겹 넣어 놓은 듯한.. 이해가 가시려나?ㅎㅎ
탄력적이고 감각적인 올라운드 플레이에 순간 필요한 파워를 더해주는 블레이드입니다.
그 파워가 아주 무겁고 강하게 뻗으며 가라앉는 구질의 드라이브로 드러납니다.
얼티밋은 시원하게 뚫고 나가는 파워라면 익스프레스는 빠른 직선 궤적에 정확한 안정감을 더한 파워, 임프레스는 강한 회전을 기본으로 포물선이 무겁게 가라앉아 뻗어가는 파워를 보여줍니다.
P7 조합은 늘 회전을 가하면서 유연한 플레이를 하는 데 좋았지만 어떤 면에서는 약간 답답한 느낌도 얻을 수 있겠습니다.
임팩트가 부족하거나 좀 더 뻗는 구질을 원하는 경우엔 그렇습니다.
이를 보완해 주는 것이 텐존SF였습니다.
쉽게 걸리고 잘 뻗어주며 감각적으로도 잘 어울립니다.
포어핸드에서는 P7보다 길어지는 비거리 때문에 전반적으로 각을 좀 닫아주면서 수평스윙을 해야 좋았고, 백핸드에서는 그다지 부족함 없이 여러 가지 면에서 다 괜찮은 조합이 되었습니다.
백핸드에는 텐존SF를 추천, 포어핸드는 그다지 러버를 가리지 않는 듯하므로 플레이어가 선호하는 러버를 조합하면 될 것 같습니다.
여러 가지 면에서 세 블레이드를 간단히 비교해 보겠습니다.
기본 반발력 : 얼티밋 ≥ 익스프레스 >> 임프레스
롱이나 하프발리, 정해진 드라이브 연습 등의 기본 랠리에서 컨트롤 : 익스프레스 > 얼티밋 ≥ 임프레스
가변반발력을 제대로 통제할 경우의 컨트롤 : 임프레스 > 얼티밋 ≥ 익스프레스
드라이브 회전 : 익스프레스 ≥ 임프레스 ≥ 얼티밋 (이건 거의 다 비슷하게 뛰어납니다^^)
드라이브 파워 : 익스프레스 > 얼티밋 ≥ 임프레스 (사람에 따라 얼티밋과 임프레스는 바뀔 수 있겠습니다)
대상플레이 : 임프레스 >> 익스프레스 > 얼티밋
전진 플레이 : 임프레스 ≥ 익스프레스 > 얼티밋
중진 플레이 : 익스프레스 ≥ 얼티밋 ≥ 임프레스
후진 플레이 : 얼티밋 > 익스프레스 > 임프레스
러버 조합의 융통성 : 익스프레스 > 임프레스 >> 얼티밋 (얼티밋은 플레이어와 러버를 많이 가립니다)
결론적으로..
얼티밋은 플레이어와 러버를 많이 가리는 특별한 블레이드입니다.
부드럽고도 강한 그 이중적인 특성에 잘 적응되기만 하면 이 셋 중 가장 매력적이고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습니다.
백핸드 R4 조합을 초강력 추천합니다. 스매쉬를 주무기로 하신다면 전면에도 아주 좋습니다.
전진에서의 블록과 스매쉬 플레이나 중후진에서의 파워 드라이브 플레이에 어울립니다.
그립감은 두꺼운 목판과 함께 든든하게 꽉 차는 기분으로 매우 안정적입니다.
익스프레스는 전반적으로 가장 정직하고 높은 성능을 보여줍니다.
어떤 러버와 조합해도 잘 어울리고 어떤 스타일의 플레이도 다 받아줍니다.
강한 파워와 정확한 컨트롤 능력을 함께 가진 전천후 블레이드입니다.
공을 잡아주고 드라이브에서 강력하게 뻗어나가는 힘은 가히 최고입니다.
기본으로 양면 P7 조합을 권하며 텐존 울트라 역시 강하면서도 무난한 조합입니다.
임프레스는 전진과 중진에서의 감각적이고 유연한 파워 올라운드 플레이를 위한 개성적인 블레이드입니다.
기본적으로 중상급자를 위한 셋팅으로 가변반발력이 확실히 드러나고 성격이 뚜렷합니다.
얇지만 단단히 중심에서 받쳐주는 감각으로 확실한 임팩트가 주어지면 아주 무겁고 놀라운 구질을 생성합니다.
전면은 P7이나 기타 스핀 중시형 러버는 다 잘 어울리겠고, 후면은 특별히 텐존SF를 강추드립니다.
양면 P7은 강한 회전을 중심으로 하는 올라운드에, 양면 텐존SF는 그보다 더 스피드를 누리는 파워 올라운드에 좋겠습니다.
라딕스 시리즈는 아디다스의 기존 특수소재 삼형제(파이버텍 익스트림, 파워, 클래식)와는 그 기본적인 성격을 달리하며, 스트라이크 카본보다도 더 부드럽고 품위있는 감각을 구현한 새로운 특수소재 시리즈입니다.
각각의 성능과 개성이 참으로 뛰어나지만 소재의 특성으로 인해 가격이 무척 높은 것이 유일하면서도 치명적인 흠이네요..
언제나 밝히듯 이런 사용기는 극히 개인적인 감각과 취향에 준한 글일 뿐이므로 그저 참고만 하시길 바랍니다.^^
오랜만에 쓰는 사용기라 그런지 써놓고 별로 맘에 들진 않지만 우선 그냥 올리겠습니다.
비싼 애들이니 만큼^^ 앞으로도 충분한 시간 동안 슬슬 더 사용해 보면서 여러분과 의견도 공유하며 첨삭하기로 하지요.
공룡.
첫댓글 역시...익스프레스가 저와잘맞는 이유가있었네요...
사용기 잘 읽었습니다^^ 칼릭스1에서 칼릭스2로 갔다가 라딕스 익스프레스로 정착했습니다^^ 전면에 P5사용하고 있는데 딱딱한 감각에 강력한 한방의 파워드라이브가 일품이죠..텐존울트라도 평가가 좋다고하니 꼭 한번 써보고 싶군요^^
글 잘 읽었습니다 ^^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