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010년 고향인 부안으로 귀농한 지용국씨가 자신이 운영하는' 그래그래 흑염소농장'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농촌의 삶은 자연의 섭리와 어우러지는 삶입니다. 조금 더 일찍 귀농했더라면 하는 아쉬움도 있습니다"
지난 40년간의 서울생활에 대한 종지부를 찍고 지난 2010년 6월 자신의 고향 '부안'에서 새 삶을 시작한 지용국(59·동진면·그래그래 흑염소농장 대표)씨는 귀농생활의 하루하루가 즐겁기만 하다. 서울에서 한국무역개발원을 설립하고 원장을 역임하며 소위 '잘나가는' 무역실무(강사경력 30년) 전문가로 이름을 떨쳤지만 지정된 궤도를 왕복하는 삶에서 벗어나 자연으로의 회귀를 꿈꿔왔다고 한다.
지용국 씨는 지난 2008년 귀농을 결심하고 2년 동안 준비작업에 나섰다. 먼저 부모의 설득으로 귀농지를 부안으로 선택했고 그의 부인 역시 흔쾌히 승낙해 인생의 제2막을 시작할 수 있었다고 지 씨는 설명했다.
지 씨는 "귀농·귀촌을 계획하는 사람들에게 고향을 권장하고 싶다" 며 "고향으로 귀농을 결정한 이후 지인들의 많은 협력을 받으며 어렵지 않게 준비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영농경험이 전무한 지 씨에게는 소득사업을 무엇으로 선택할지가 최대의 고민거리였다. 지 씨는 기나긴 고민 끝에 축산으로 방향을 잡고 '흑염소'를 사육키로 결정했다. 흑염소는 배설물 처리가 용이하고 질병에 대한 저항력이 강하다.
또 가격 등락의 기복이 완만하고 성축으로 출하하기 까지 소요기간이 짧다는 점에서다.
지 씨는 전국의 흑염소농가를 전전긍긍하며 사육시설, 급이시설, 사육형태, 질병관리 등을 꼼꼼하게 살폈다.
이 같은 노력 끝에 귀농 후 조기에 정착할 수 있는 촉매제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 지용국 대표가 운영하는 흑염소농장 내부 모습.
지 씨가 현재 사육 중인 흑염소는 180두. 누적출하분을 합하면 300두에 달한다. 올해 가을부터 본격적인 분양과 생체 출하가 이뤄지면 연간 최소 5000만원 이상의 소득이 가능하다.
성공적인 귀농을 단순히 소득사업에만 잣대를 적용해서는 안된다. 일정한 고소득은 필수적이지만 수치로 따질 수 없는 삶의 여유와 질이 가장 큰 평가의 잣대라는 점을 지 씨는 거듭 강조한다.
지 씨는 "도시의 삶이란 아는 바와 같이 지정된 궤도를 왕복하는 형태"라고 지난 40년간의 서울생활을 설명하며 "철에 따라 텃밭에 씨앗을 뿌리고 친환경 무공해 농산물을 자가생산해 소비하는 웰빙을 도모하는 즉, 농촌의 삶은 자연의 섭리와 어우러지는 삶과 같다"고 강조했다.
최근에는 이러한 귀농의 성공 노하우를 교환하고 공유함으로써 또 다른 귀농·귀촌인들의 안정적인 정착을 위해 '부안군귀농인협의회'를 창립하고 초대 회장직을 맡고 있다.
지 씨는 "귀농인협의회는 귀농·귀촌을 희망하는 도시민들을 위해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상담과 노하우를 제공할 수 있는 활동을 할 것"이라며 "귀농·귀촌인들이 상호간에 정보를 교환하고 안정적인 정착을 위한 협력은 물론 소득기반 조성을 위한 공동체 활성화 등 다양한 노력들을 펼쳐나갈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특히 "자연이 빚은 보물 부안을 알리고 안정된 소득기반 마련 차원에서 부안의 농특산품을 고객들과 직거래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겠다" 면서 "현재 운영 중인 블로그(http://cyk4 569.blog.me) 마케팅을 활성화시키고 오픈마켓을 이용한 판매망 구축으로 도전적인 영농경영을 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