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 세상에서 가장 긴시
어느 대학교 국문과 중간고사시험을 치르는 시간이었습니다.
조금 괴짜면서 까다롭기로 소문난 교수가 뒷짐을 지고 교실로 들어오더니 칠판에다 시험문제를 냈습니다.
“이 세상에서 가장 긴 시를 쓸 것, 그러면서 가장 시다울 것.”
학생들은 뜻밖의 문제에 어이없는 표정을 지었지만 어쩔 수 없이 세상에서 가장 긴 시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운율을 지키면서 장문의 글을 쓰자니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놀라운 일이 발생했습니다. 시험이 출제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앞에 앉아있던 학생 하나가 벌떡 일어나더니 그대로 답안지를 제출하는 것이었습니다. 교수는 멍한 표정을 지었고 학생은 흘깃 뒤를 돌아보고는 그대로 강의실을 빠져나갔습니다. 모두 그 학생이 시험을 포기하고서 강의장을 나가는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한편 나머지 학생들은 초조하게 시계를 보면서 시험지 뒷장에 이르기까지 아주 긴 시를 썼습니다. 거기다 어느 학생은 교수에게 시험지를 더 달라고 하여 두 장에 걸친 장문의 시를 쓰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중간고사가 끝나고 다시 국문과 수업이 시작되었습니다. 강의실에 들어온 괴짜 교수가 학생들에게 다소 흥분된 얼굴로 말을 했습니다.
"지난 시험에서 가장 우수한 학생이 나왔어요. 세상에서 가장 긴 시를 아주 멋지게 썼어요."
그러자 학생들이 술렁거리며 도대체 누가 저 까다로운 교수의 마음을 흡족하게 한 시를 썼는지 궁금해졌습니다. 교수가 이름을 부르는 순간 가장 먼저 시험지를 제출하고 나간 학생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습니다.
이름이 불린 학생과 다른 학생 모두가 전혀 뜻밖의 상황에 놀란 표정을 지었습니다.
“여러분, 이 답안지를 보십시오. 감탄과 묘사, 운율이 정확한 세상에서 가장 긴 시입니다."
모두 궁금한 표정으로 답안지를 뚫어지게 바라보았습니다.
교수가 내어놓은 답안지엔 제목과 함께 놀랍게도 단 한 줄의 글이 적혀있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긴 시를 쓰시오.''아아 길다!'
그뿐이었습니다. 모든 학생이 허탈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습니다.
교수가 원했던 것보다 더 의미 있는 시를 학생이 썼던 것이지요. 교수는 모든 시적 요소를 갖춘 아주 긴 시를 쓰라 한 것인데, 학생은 단한 줄로 긴 시를 썼습니다. 그러면서 감탄과 함축적인 운율까지 모두를 갖춘 대단한 시를 쓴 것입니다.
'아아 길다!!!
시의 생명력은 함축적인 어휘로 가장 깊고 다양한 의미를 만들어 내는 것이지요. 그런데 이렇게 짧은 어휘로 가장 긴 의미를 표현했으니 교수도 감탄할 수밖에 없었을 겁니다.
때로 발상의 전환이 진정 놀라운 결과를 가져오는 것이지요.
본질을 제대로 꿰뚫으면
가장 쉬운 답이 나온다.
근원을 진실로 깨달으면
아주 편한 답이 보인다.
어려운 말, 복잡한 말,
아주 긴 말은
결국 모른다는 말이다.
말이 많다고 진실이 아니고
소리가 크다고 확실한 것은 아니다.
분명하고 명쾌한 사유는
잠깐 멈춤에서 나온다.
복잡한 세상으로부터 나와
산책하는 시간,
잠깐 눈감고 수면하는 시간,
파란 하늘을 올려다보는 시간,
어린아이의 눈망울을 바라보는 시간,
사랑하는 연인들의 몸짓, 동물들의 애무,
해가 뜨고 해가지는 시간.….
그 시간들은 끝이 없다.
행복하고 싶다면 깨어있으라.
이 순간에,
잠깐 멈춤 속에서 영원을 느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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