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마을) 숲을 찾아서
1. 마을 숲이 만들어지기 까지
우리의 삶과 숲과의 만남은 태어나기 전부터 시작됩니다.
선조들의 탁월한 안목에 의해 삶의 터전으로 선택한 마을은
산을 배경으로 마을 앞에 당산나무를 포함한 숲을 만들고
산신(뒷산)과 당산나무(앞숲)에 새 생명의 점지를 빌어 태어난 우리는
솔가지와 숯, 한지로 만들어진 금줄을 만납니다.
성장하면서 산나물, 송화 가루, 각종열매와 버섯 등 먹 거리와
산삼, 백출, 복령 등 약초를 얻어 우리 몸의 피와 살이 되니
산과 숲은 우리와 혼연일체가 됩니다.
난방과 취사를 위한 땔감도 숲이 있는 산에서 얻었습니다.
나무를 이용한 생활용구와 가구는 물론, 비바람을 가리고 추위를 피하는 집을 짓는 데는 없어서는 안 될 재료가 바로 나무였습니다.
마을 어귀 당산나무 앞에서 일 년 간 마을의 안녕을 빌고
고갯마루 정자나무 밑에서 피곤한 몸을 쉬어 가는가 하면
물푸레나무에 선 푸른색 염료를 얻고, 붉 나무에 선 소금을 대신 하였으며
초피나무껍질은 천렵의 귀중한 재료였습니다.
나라에서 필요한 목재를 확보하기 위하여
사사로이 벌채하는 것을 금하는 금산(禁山)과 봉산(封山)을 두었고 의송지(宜松地)와 송전(松田)을 지정하여 소나무를 가꾸고
송계(松契)를 두어 소나무 숲을 관리하도록 하였습니다.
(덕동 숲 3곳 중 1곳을 송계 숲이라 하는 것도 여기에서 기원합니다)
어느덧 늙어서 저승으로 돌아가는 또 다른 삶을 위한 작은 공간도
칠성판이라는 목재에 누워 처음 태어나면서 태를 묻은 산으로 가서
또 하나의 작은 산을 만듭니다.
이렇게 우리는 숲에서 생명을 얻었고
숲에서 생을 마감하니
어느 한 순간도 숲을 벗어나지 않고 면면히 이어져 왔습니다.
2. 덕동마을은?
포항시 북구 기북면 소재지에서 북쪽으로 8km 정도 떨어진 오지 마을로서
서기 1600년대 경주 양동마을에 거주하던
이강(李壃, 1621∼1688, 회재 이언적의 동생 농재 이언괄의 5세손)이
이주하여 조성한 여강이씨 집성촌으로 덕(德)이 많은 사람들이 모여 사는 마을(洞)이라는 뜻.
조선조에는 성법부곡에 소속되어 주물지와 대장간 등을 설치하여
철을 생산, 임진왜란 때 위력을 발휘한 비격진천뢰(飛擊震天雷)를 만드는 등
중공업과 옹기, 도기, 종이, 바디, 솔 등 경공업 중심의 생활용품을 생산하여 북쪽에 연접한 죽장 부곡과 함께 국가 공업단지의 역할을 하였음.
다른 마을에 비하여 문화유산을 많이 전승하고 있어
1992년에는 문화부 지정 시범 문화마을로 지정되었으며
현존하는 문화유산으로,
경상북도 유형문화재 제243호로 지정된 용계정(1697년 건립, 일명 사의당)과 애은당(경상북도 민속자료 제80호), 사우당(동 제81호), 여연당(동 제206호), 근대한옥( 동 제373호) 외 동 제552호로 지정된 고문서 67점과 함께
현판, 고서적, 농기계류, 생활용구 등 선조의 얼이 담긴 유물들이
2004년에 건립한 민속전시관에 전시되어 있으며
1799년 건립 되었다가 1871년 세조의 서원 철폐령에 따라 철거된
세덕사지가 용계정 뒤편에 있다.
마을주변의 수려한 경관을 9곡 8경으로 이름 지어
자연에 생명을 불어넣어 아름답고 깨끗하게 보존하여 후세에 물려주려는 지혜는 감정이 풍부한 선비들의 멋으로 보아야 할 듯
9곡 : 수통연, 막애대, 서천폭포, 도송, 연어대, 합류대, 운등연, 와룡암, 삽연
8경 : 자금산 간운, 귀인봉 토월, 응봉 낙조, 천제당 기우, 오봉 귀범,
약산 방사, 관령 목적, 석현 농가
오염되지 않은 깨끗한 환경과 잘 보존 된 문화유산으로
2001년 경상북도 지정 친환경 마을로, 2011년 문화부의 명승으로 지정되었음
3. 아름다운 덕동 숲
1) 정계(亭契) 숲
면 적 : 1,878㎡
위 치 : 용계정 앞 하천(용계천) 건너
대표수종 : 소나무
조성목적 : 용계정 경관을 위한 정원의 일부분 개념으로 조성한 인공림
기 타 : 주변 농경지의 농작물 피해를 우려하여 훼손이 심한 상태
2) 도송(島松, 섬솔밭)
면 적 : 965㎡
위 치 : 용계정 북쪽 하천(용계천) 옆
대표수종 : 소나무
조성목적 : 입향조 이강의 5세손 이정원의 묘(자금산 중턱)에서 하천의 흐르는 물이 보이지 않게 수구막이로 조성한 인공림
기 타 : 마을쪽에 1950년까지 학교(사설학술 강습소) 운동장으로 사용하던 곳에 2001년에 조성한 비오톱(소생물 서식공간)이 있고 북서쪽으로 식수로 사용하던 우물과
우물 옆에 회화나무가 있다
3) 송계(松契) 숲
면 적 : 2,374㎡
위 치 : 마을 입구
대표수종 : 소나무
조성목적 : 마을 앞 경관 조성과 은둔하는 선비마을의 외부노출을 막아주는 역할을 하도록 마을 개척 시 숲을 개간하지 않고 보존하여 온 자연림
기 타 : 숲의 소나무가 자라 경제성(관을 짤 수 있을 정도의 굵기)이 극대화 했을 때 매각하여 회갑이 지난 마을 어른들께 설과 추석에 쇠고기 1근(600g)에 해당하는 금품을 지급 하여 경로사상을 고취하였고,
현재까지도 매년 8월18일 이 숲에 있는 당산 목에
마을의 안녕과 화합을 기원하는 동제를 지내고 있으며 이에 따른 문서를 해마다 작성하여 보관하여 왔으나 일부가 6.25때 소실되어 그 이후 기록만 보존 된 상태임
최근에는 나무에 관리자 명찰을 달아 마을 주민들의 숲 사랑을 생활화하여 아름다운 숲 보존에 힘쓰고 있으며
이러한 노력의 결과 2006년에는 생명의숲, 산림청, 유한킴벌리가 공동 주최하는 제7회 아름다운 숲 전국 대회에서 아름다운 생명상(대상)을 수상하였음
2011. 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