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인생과 초등교육
책 ‘아이의 인생은 초등학교에 달려 있다’
나는 초등학교 교원으로서 그 경력이 30년을 넘었지만 책 ‘아이들의 인생은 초등학교에 달려있다’(신의민, 랜덤하우스중앙, 2004)를 읽고 초등교육의 중요성을 새삼스럽게 깨달았습니다.
이 책은 초등학생을 둔 부모를 위해 연세대학교 신의민 교수가 그의 두 아들, 경모와 정모를 키우면서 실천한 사항과 소아정신과 의사로서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심리상담을 통해 알게 된 사설에 심리학의 전문적 지식을 곁들여 기술한 책입니다.
그런데 저자 신의민 교수와 그의 남편은 모두 의사로 간혹 외국에도 다녀오는 등 우리나라에서는 상류층에 속하기 때문에 책의 내용이 다른 사람들에게 위화감을 주는 면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나는 이 책에서 제시한 교육 방법이나 교육의 방향에 대하여 공감한 부분이 많음을 인정하고 여기에 몇 가지를 소개합니다.
첫째는 ‘아이의 인생은 초등학교에 달려있다’는 점이다.
아이의 인생에서 초등교육은 참으로 중요한 것입니다. 초등학교에 다닐 때 경험은 그것이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그 아이의 일생에 가장 크게 작용하고 초등학교 시절에 생긴 버릇은 나중에 좀처럼 바뀌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아이가 학교에 가기 싫어한다면 거기에는 문제가 있다는 것입니다. 아이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지 못한다든지, 부모가 아이에게 기대하는 정상의 기대치가 너무 높다든지, 다른 아이와 비교하면서 아이에게 과다한 학습 부담을 안겨준다든지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아이가 문제를 일으켰을 때 나쁜 아이로 몰아가면 아이의 행동은 정말 그렇게 굳어지게 된다고 주장하면서 이런 문제행동에 대해서 부모는 문제의 원인이 무엇인지 따져보아야 하기도 하고, 한 두 번 눈감아 줄 여유를 가져야 한다 말합니다.
정말 그렇습니다. 우리들이 가르치는 아이들은 인간이지 기계나 신적 존재는 아닙니다. 우리는 잘못을 저지른 어른들을 날마다 접하면서 자기의 자녀에게 완전하기를 기대한다면 그것은 자기 모순입니다.
나 역시 이런 점에 공감하면서 우리 학교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이 장차 성인이 되어 진원에서 살게 되기를 소망합니다. 자기가 태어난 곳, 초등학교를 다닌 고향, 아름다운 추억이 어려 있는 자기 고향의 발전을 위해 힘써 노력하는 그런 사람이 많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이렇게 된다면 국민적 큰 부담 없이 국토균형발전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것입니다.
둘째, 아이의 인생을 좌우하는 키워드는 자신감이다.
아이에게 자신감이 있으면 친구를 잘 사귀고, 공부할 때에도 적극적이며, 자기가 하는 일에 정신을 집중합니다.
따라서, 아이에게 스스로 안 일을 높이 평가해주기, ‘아이의 개똥철학을 받아 주기’ 등에 신경을 쓰라고 합니다.
그렇습니다. 아이들이 자신감을 가지고 말하는 것하고 자신감이 없을 때 말하는 것과는 전혀 다릅니다.
글을 쓸 때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전원초등학교 홈페이지에 올린 ‘우리 학교 자랑’은 김훈민(3학년)의 자신감이 돋보인 글입니다. 김훈민은 이 글에서 진솔한 것처럼 장차 자기 이름이 새겨진 트로피를 받게 될 것 같습니다.
진원초등학교에서는 아이들에게 자신감을 갖게 하기 위해 아침 운동과 모범 어린이장제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자신감은 건강한 신체와 강인한 정신력에서 비롯된다’는 생각으로 운동장 트랙을 달리는 등 아침에 10분 운동하기를 실시하고 있으며, 아이들은 자기의 어떤 행동이 올바르고 어떤 점에서 우수한 능력을 소유한 것인지 스스로 깨달았을 때 자신감이 생긴다고 생각하여 아이들의 행동을 교사가 면밀히 관찰하고, 칭찬 받은 사실이 10회 기록되면 모범 어린이장을 주는 모범 어린이장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가창발표대회, 필수악기연주대회, 동화구연대회 등 아이들이 스스로 노력하여 실력을 기르도록 실천하고 있습니다.
셋째, 사람과 더불어 사는 것이 즐겁다는 것을 가르친다.
이 책에서는 공부를 못하는 사람은 살 수 있어도 사람과 잘못 지내고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면 인생에서 기초적인 삶인 결혼생활, 직장생활, 가정생활을 제대로 해낼 수 없다고 말합니다.
진원초등학교 아이들 59명중에 조부모와 사는 아이, 편부모와 사는 아이 등 결손 가정의 자녀가 18명이나 됩니다. 이들을 볼 때마다 안타까운 마음 금할 수 없습니다.
진원초등학교에서는 부모의 건강하지 못한 가정생활을 되물림해 주어서는 안되겠다고 생각하여 아이들에게 사람과 더불어 사는 즐거움을 터득하도록 소모임으로 과제를 주어 아이들끼리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게 하는 공동학습의 기회를 많이 제공하고 있습니다. 특히 야영 수련활동, 운동회, 소풍, 학예 발표회 등의 행사에서 이런 교육활동이 두드러지게 나타납니다.
넷째, 21세기의 생존법으로 ‘런 하우 투 런’을 가르치라.
‘런 하우 투 런(learn how to learn)’은 제 7차 교육과정에서 말하는 자기 주도적 학습력과 비슷한 개념입니다. 즉 학습하는 방법의 학습을 말합니다.
‘예상하게 만들기’, ‘시범 보이기’, ‘실전 문제를 내주고 생각하게 하기’, ‘비슷한 점과 다른 점 찾게 하기’, ‘같은 방법으로 다른 문제 풀어보게 하기’, ‘배운 거 말로 가르쳐보게 하기’ 등 ‘런 하우 투 런’의 7가지 방법에 대하여 소개하면서 아이의 두뇌 발달에 맞추어 적요하라고 조언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실상황에서 활용할 수 있는 ‘런 하우 투 런’의 학습 방법을 20가지나 제시하고 있습니다.
결론
우리는 지금까지 ‘무엇을 가르칠 것인가?’,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에 너무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이제 우리는 ‘아이의 인생은 초등학교에 달려있다’는 말의 중요성을 깊이 인식하고, 우리가 담당하고 있는 아이들을 ‘어떤 인간으로 성장하게 할 것인가?’, ‘어떻게 하면 아이가 행복한 인생을 영위할 수 있을 것인가?’하는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교육내용을 선정하고 교육방법을 모색하는 일에 힘써야 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