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Sailing
이기원
어릴 적, 시집을 가려는 나이가 들면 여자들은 다소곳이 앉아 하얀 광목천에 한 땀 한 땀수를 놓는 모습을 보며 자랐다. ‘Happy My Home’이라고, 참 아름답다! 고 늘 머릿속에 그리면서 살아왔다. 어스름한 밝은 달밤, 사방을 둘러보아도 작은 섬 하나 보이지 않는 망망대해를 작은 목선 하나가 통통거리며 항해하고 있다. 목적지는 어디이며 무엇을 하러 가는 것일까? 알 수는 없다. 생각하는 관점에 따라 쓸쓸하게도 보이고, 외로워하는 모습도 보이고, 행복을 안겨주는 가족이 있는 집으로 향하여 가는 힘찬 노 젓는 모습이 보이기도 한다.
색소폰 연습을 끝내고 밝은 달빛과 차가운 기운을 주는 가로등 불빛을 받으며 혼자서 터벅터벅 걷노라면 외로움도 느껴보았고, 연습이 잘된 날은 아내에게 말하고 싶어 발걸음이 빠르고 유쾌하게 걸어도 보았다. 옷깃에 차가운 밤기운을 받을 때는 처절한 느낌마저도 받아 보았다. 세상에 태어나 목표와 목적지가 수시로 변하여 오면서 살아왔다. 살아오는 동안 많은 우여곡절도 있었다. 실수를 범하여 곤란한 처지에 놓여있을 때도 있었고, 강인한 정신이 아니었다면 도저히 버틸 수 없었던 큰 사건도 있었다. 눈보라가 몰아치는 산길을 가는 것처럼 험한 일도 있었다. 때로는 복에 겨워 눈물을 흘려본 일도 있었다. 성취의 보람으로 최고의 행복감도 느껴보았다. 나의 인생은 많은 희로애락을 겪으면서 여기까지 살아왔다.
칠십 고개를 넘어보니 이제는 목적지가 어디일까? 궁금하다. 무엇이 되고 싶다, 또는 무엇을 갖고 싶다는 생각이 없어졌다. 그저 하루하루를 건강하고 재미있게만 살면 그만인 것, 무얼 더 바라겠는가. 하는 생각뿐이다. 그런데도 매일 즐겁게 보내야 한다는 이유로 수필도 잘 쓰고 싶고, 색소폰도 멋들어지게 불고 싶고, 탁구도 같은 시기에 시작한 다른 사람을 이기고 싶다. 마음같이 잘 되는 것이 아니기에 즐기기 위하여 이렇게 많은 시간을 투지를 해야 하나 자책도 든다. 아내는 “노후에 왜 그렇게 바쁘게 사느냐, 나 혼자 집에 홀로 두고 매일 밤 11시가 넘어야 들어오느냐”며 핀잔이 심하다. 집에 외롭게 홀로 있는 사람도 생각해 달라고 보챈다. 하마터면 큰 소리로 싸울 태세다. 이럴 땐 꽁지를 내리는 것이 상책이다 싶어 미안하다고 달랜다. 그러니 어쩌냐 공연도 잡혀있는데 실수는 최소한 없어야 하지 않느냐 하며 사정하였다.
말다툼이 잦아지어 결국은 한 가지씩 접기로 약속하였다. 제일 먼저 색소폰 연주 동아리 팀을 세 팀에서 두 팀으로 줄였다. 그리고 수필작가회도 겸사겸사 탈퇴를 선언하였다. 탁구장도 나가는 횟수를 줄이고 대신 아내와 함께 파크 골프를 치러 주 이 삼 회 정도 나간다. 아내를 위함이라면 스스로 즐겁게 동참하니 아내의 기색이 행복해 보인다. 3월부터는 1박 2일 여행을 2주에 한 번 다니고 있다. 해외여행도 가자고 한다. “사랑하는 당신을 위해서 못 할 것이 뭐 있어 시간을 내볼게 하지만 금 년에는 힘들 것 같아” 내년으로 미루어 놓았다.
행복한 항해하기 위하여 장소와 계절에 관계없이 목적지와 시기가 결정되면 철저한 계획이 세워야 하겠다. 취미 활동도 즐겁게 하면서 가정의 화목과 사랑하는 아내의 마음이 편하고 행복감을 느낄 수 있는 경지까지는 아니더라도 집안에서 콧노래가 아니 하모니카 즐거운 연주 소리를 듣고 싶다.
‘즐거운 곳에서는 날 오라 하여도 내 쉴 곳은 내 집 뿐이리’ 음악이 잔잔히 흐르는 나의 집, 포근한 깃털이 감싸안은 행복에 젖고 싶다.
첫댓글 행복한 항해하기 위하여 장소와 계절에 관계없이 목적지와 시기가 결정되면 철저한 계획이 세워야 하겠다. 취미 활동도 즐겁게 하면서 가정의 화목과 사랑하는 아내의 마음이 편하고 행복감을 느낄 수 있는 경지까지는 아니더라도 집안에서 콧노래가 아니 하모니카 즐거운 연주 소리를 듣고 싶다.
‘즐거운 곳에서는 날 오라 하여도 내 쉴 곳은 내 집 뿐이리’ 음악이 잔잔히 흐르는 나의 집, 포근한 깃털이 감싸안은 행복에 젖고 싶다.
행복하고 싶으면 아내는 남편을
남편은 아내를
자신처럼 아끼면서 사는것이지요.
정말 멋진 선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