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서산
호박요리 만들기, 갯벌 낙지 잡기, 천연염색… 즐거운 체험거리 풍성한 충남 서산
서산은바다를 메워 너른 들을 얻은 풍요로운 고장이다. 천수만과 삼길포 앞바다를 가로막은 방조제는 A·B지구와 대산들판을 만들어내 서산의 지도를 새롭게 그렸을 뿐 아니라 이곳을 찾는 사람들에게 새로운 길잡이가 되어주고 있다. 덕분에 오지였던 서산을 찾기가 쉬워졌고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부터 고장의 특산 농수산물을 알리는 축제도 여럿 생겨났다. 서산 볏가릿대놀이, 굴부르기 군왕제, 창리영신제, 팔봉산 감자축제, 서산 육쪽마늘축제, 삼길포 우럭축제 등이 그것이다. 서산은 체험공간도 풍부하다. 별을 볼 수 있는 별 체험마을 오학리, 서산 특산품인 생강을 넣어 한과를 만드는 부석면, 감자요리 및 각종 전통음식을 체험할 수 있는 팔봉 대왕리 등 저마다의 특징을 내세운 체험마을들이 조성되어 있다. 여기서는 서산의 특산품이 된 맷돌호박으로 만든 요리와 어리굴젓 체험, 산야초를 활용한 천연염색 체험 등을 소개한다.
노란 맷돌호박 속살로 만드는 요리체험, 참샘골농원
충남 서산시 대산읍 운산5리에 위치한 참샘골농원은 1만5천여 평의 황토밭에서 연간 3백여 톤의 맷돌호박을 생산한다. 느타리버섯을 재배하던 이곳에서 생산성이 높은 맷돌호박을 심기 시작한 것은 지난 99년. 호박이 잘 안 나와 값이 비싼 늦봄부터 초가을까지 출하하기 위해 저장성을 높이고 농약 대신 키토산을 쓰는 등 친환경 노력을 기울여 탄생시킨 것이 바로 키토산맷돌호박이다. 맷돌호박은 표면에 흰 가루가 있고 올록볼록하게 골이 졌으며 동화 ‘신데렐라’에 나오는 호박처럼 아래위가 납작한 모양을 하고 있다.
본격적인 요리체험은 2003년부터 시작했다. 농장을 찾은 사람들이 특이한 모양을 한 맷돌호박의 맛을 궁금해하자 아예 직접 맷돌호박을 이용한 요리까지 가르치기 위해 체험장을 만든 것. 이곳에서 만들어볼 수 있는 음식의 종류는 호박식혜, 호박꽃찜, 호박칼국수, 호박게국지, 호박전, 호박떡, 호박죽 등. 익숙한 것도 있지만 호박꽃찜, 호박게국지 같은 생소한 이름도 눈에 띈다. “아니 호박꽃으로도 음식을 만든다고요?” 사람들이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이라고 한다. 주인의 설명에 따르면 호박꽃 안에 고기 완자를 만들어 넣고 푹 찌면 꽃향기가 배어든 맛있는 찜이 된다고. “원래는 이곳에서만 맛볼 수 있는 음식이었는데 지금은 많이 배워 가셔서 할 줄 아는 분들이 많아요. 게국지는 서산 향토음식이에요. 서산은 바닷가 마을이라 간장게장을 잘 해먹거든요. 게를 다 꺼내먹고 나면 간장만 남는데 게 맛이 우러난 거라 버리기는 아깝잖아요. 그래서 그 간장에 김치랑 호박을 넣고 찌개를 끓여먹어요. 그게 게국지예요. 맛이 아주 구수하답니다.”
작은 체구의 안주인이 웃음 띤 얼굴로 설명에 열심이다. “아이들은 호박칼국수 만드는 것을 가장 좋아해요. 노란 호박 속을 강판에 갈아 베 보자기에 넣고 즙을 짜내서 밀가루 반죽을 하거든요. 그 색이 얼마나 고운지 몰라요. 아이들은 반죽하는 게 재미있는지 땀 흐르는 줄도 모르고 열심히 하죠.” 참샘골농원에서는 호박요리 체험 외에도 좋은 호박 고르기와 호박저장법을 배우는 호박저장실 체험, 보통 고구마보다 당도가 높고 속이 노란 호박고구마 캐기, 8월말 경부터 체험 가능한 호박따기 체험 등이 가능하다. 이 중 호박저장실 체험은 올 초 저장고에 불이 나는 바람에 남은 호박이 없어 다시 호박을 따서 저장하는 9월 이후에나 가능하다고 한다. 요리체험을 원할 때는 음식재료를 준비해야 하므로 반드시 사전 예약을 해야 한다. 체험가능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 1인당 체험료는 호박칼국수 5천원, 호박죽 6천원 선. 호박떡 만들기 체험은 한 말 단위로 이루어지며 체험료는 7만원이다. 서해안고속도로 당진 IC로 나와 대호방조제를 지나 서산으로 진입. 29번 국도를 따라 대산읍 소재지를 지나면 오른쪽으로 풍림아파트가 나온다. 삼거리에서 대영카센터 방향으로 좌회전해 운산리로 들어가면 갈림길 오른쪽으로 참샘골농원 이정표가 나온다. 이정표 따라 5분 정도 들어가면 농원이다. 문의 041-663-8183, www.camsemgol.com
물길 열어준 바다를 건너 만나는 곳, 웅도 어랑식품체험장 대산읍 사거리에서 오지리라는 안내판을 따라 좌회전하여 3km 정도 들어가면 웅도 분교 이정표가 보이고 이것을 따라 좌회전해 약 4km 더 가면 웅도로 이어지는 시멘트 바닷길이 나온다. 섬으로 들어가려면 사전에 물때를 알아야 하는데 썰물에는 이 길이 나타나고 물이 들어오면 막혀버리기 때문이다. 서산의 최북단 지역에 자리한 웅도는 해안선이 5km 정도 되는 섬이다. 외딴 곳에 자리한 이 섬은 바다가 길을 막아 오염되지 않은 자연을 간직하고 있으며 아직도 집집마다 겨울이면 장작을 떼고 달구지 등 옛 물건을 실생활에 사용하고 있다. 갯벌이 좋은 웅도의 특산품은 낙지. 바로 서산의 명물 밀국낙지다. 밀이 다 익어 탈곡한 밀로 국(수제비)을 끓여 먹는 6~7월에 잡는 낙지가 가장 맛있다고 해서 밀국낙지라는 이름이 붙었다. 끓이면 갓 잡았을 때보다 크기가 더 커지고 통통해지는 것이 밀국낙지의 특징이다. 질기지 않고 쫄깃한 낙지 살이 입맛을 잃기 쉬운 여름철 원기를 북돋워준다. 여름철이 밀국낙지 잡이의 적기지만 처음 낙지잡기에 나선 체험자들에게는 낙지가 호락호락하게 몸을 내주지 않는다. 대부분의 초보자들은 낙지를 잡지 못한다는 것이 안내자의 설명. 그래도 한 마리 잡아보려고 눈까지 벌게진 체험자들에게 안내자가 뜬금없이 질문을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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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오드리 헵번처럼 때론 마릴린 먼로처럼 원문보기 글쓴이: 이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