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전날 건희 환희 준희가
침묵만이 흐르는 우리집을 왁자지껄 웃음소리로 가득할때
아들 승희의 전화를 받았다
애써 감추어는데도
엄마 어디 아프세요
아니
목소리가 감기 걸린거예요
아니야
너 보고 싶어서 그렇지
목이 메여서 말이 나오지 않았다
추석을 며칠 앞두고 뜻하지도 않은 일로 내가 흔들렸다
엄마 무슨일 있으세요
아니라니까
추석이라서 너 보고 싶어서 그래
승희야 다음에 통화하자
예하고 전화를 끊었다
이리도 못난 엄마인지
아들에 마음도 못 헤아리고 그만 울고 말았서니
무슨일이 있냐고 상아한테 전화가 왔나보다
엄마 오빠 전화하면서 울었제
그냥 마음이 그래서
엄마 오빠가 집에 무슨일 있냐고 자꾸 물어보잖아
없다고 그래
없다고 해도 안믿잖어
왜 하필 그때 전화가 와
며칠을 하루에 한번씩 전화가 왔다
왜 자주 전화해
카톡으로 하지
괜찮아요 집에 별일없죠 하고 몇번을 물어보았다
어쩌누 멀리있는 아들의 마음도 못헤아려 준 엄마인 것을
미안하고 고맙기도 했다
남편과 통화를 한참동안 한것 같다
1년만 있다가 온다고 한 아들이 6개월을 더 있다가 온다고 하나보다
결정은 아들이 한것이지만
남편과 나의 생각은
그래도 빨리 들어와서 학교도 마치고
아들의 자리를 채워주었음하는 바램이 있다
감기에 걸렸다고 하는 아들의 목소리가
오늘도 내마음을 짠하게 하는데
아들은 엄마가 울고 있는 목소리를 듣고 얼마나 마음이 쓰였을까 싶다
다음날 아들
엄마 씩씩하게 잘있어
달리기 하고 왔다
기분도 좋고
넌 어때
예 저도 좋아요
잘지내 건강 잘 챙기고 감기약 먹고
예 먹어서요
날씨가 좀 쌀쌀해서 그래요
낮에는 괜찮은데
저녁에..
이불 덮고 자는거야
예
그래 우리 만날때까지 잘 지내기다
예
조심하고 구경많이해 세상구경
예
아들이 보내준 엄마 사랑해요
그래 엄마두 ㅋㅋ
아들 사랑해 많이 많이
2012년 9월29일 토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