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판에서 1년동안 입시를 준비하면서 온갖 정이 다 든 임한슬 입니다! 입시를 하면서 합격수기를 들었음 들었지 직접 들어와 읽어 본 적은 없었거든요? 그런데 정시를 시작하면서 유일하게 읽었던 합격수기가 바로 경기대에 차석으로 합격한 판 선배의 합격 수기였어요. 그 기를 받았는지ㅋㅋ 제가 지금 경기대 합격수기를 쓰고 있다는 게 너무 신기하네요ㅋㅋ
수능이 끝나고 정시 상담을 하러 왔을 때 정말 말 그대로 ‘멘붕’이렀어요. 수시 때 고3들은 중,동,한 다 쓰게 해주시잖아요? 정시는 너무 달랐거든요. 한 군만 상향 나머지는 (하향이라 할 수도 없지만 그 보단)하향을 써야했고 전문대도 생각을 해야 했어요.
수시 때는 생각지도 못했던 학교들을 받아들이는 것도 너무 힘들었는데, 가장 힘들었던 건 가족들과의 충돌이었어요. 상담 받은 대학을 쓸 바에 차라리 재수를 하라고. 갑자기 대학, 재수, 다이어트 등 가볍지 않은 일들이 마구 들이닥치니까 엄마랑은 매일같이 싸우고, 혼자 있는 시간이면 심각하다 싶을 정도로 죽고 싶단 생각이 떠나질 않았어요.
결국 부모님 기에 떠밀려 확신 없이 ‘미친 상향’을 적어서 내고 ‘어떻게든, 어떻게든’정신으로만 하루하루를 버텼는데, ‘미친 상향, 미친 상향’소리를 계속 듣다 보니 문득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미친 상향이면 어디가 어때서? 갈만한 애가 나이면 안 돼? 거기 가는 애는 뭐가 얼마나 대단하길래? 내가 대단하면 안 돼?’ 그제야 정신이 들고, 확신이 생기고, 가장 가고 싶은 곳만 딱 네 군데를 쓰게 됐어요. 참고로 확신 없이 ‘미친 상향’을 썼을 때 나군은 경기대가 아닌 세종대로 썼었어요. 그런데 한 번 수빈쌤이 불러서 대학 쓴 것에 대해 얘기를 해주신 적이 있었거든요? 그 때 경기대를 쓰겠다! 마음을 굳히게 됐어요. 그 전까지는 줏대 없이, 경기대쓰라는 말이 없어서 내가 그만큼 역량이 되지 못하는 구나하고 미련만 갖고 있었거든요? 근데 수빈쌤이 그 날 ‘기분 나쁠 수도 있는데 차라리 경기대를 써, 내가 정말 네가 아까워서 그래!’라고 해주신 말이 마음을 굳히게 만들었어요ㅋㅋ 세종대가 못한 학교라는 게 아니라 저와는 맞지 않는 학교라는 걸 말해주신 거였어요. 저도 솔직히 수시 때 시험 본 학교도 아니었고, 막연히, 써보라니까 쓰려고 했던 학교였는데.. 신경 써서 말해주신 수빈쌤께 정말 감사드립니다!!♥
어쨌든 그렇게 단대, 경기, 서경, 예대를 쓰고 정시를 준비하기 시작했어요. 그런데 확신이 생기고, 독기가 다시 차오르고, 의욕이 생겨 마음이 편해졌다고는 해도 그게 전부는 아니었어요. 조급하긴 마찬가지였고 대학을 가야만 한다는 생각이 커서 연기를 왜 하고 싶은지, 그 재미와 즐거움을 잊고 있었어요. 그걸 깨닫게 해주신 게 부원장쌤, 원장쌤, 그리고 목연쌤이셨어요. 조급해 말라고 다독여주신 은경쌤~ 한시간동안 개인지도해주신 원장쌤~(이 날 엄청 울었죠ㅎㅎ) 매일같이 쌤 얘기도 들어가면서, 제자도 불러주면서 신경써주시고 믿고 지켜봐주신 목연쌤~ 말로 다 표현 못 할 만큼 너무나 감사드려요ㅎㅎ
연기의 재미를 다시 느끼기 시작했을 때 들은, 정시 시작 후 목연쌤의 첫 칭찬! ‘주말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바로 이거라구!’ 그제야 뭔가 풀리는 기분이었고, ‘그래, 이 느낌이구나!’하고 생각했어요. 그 다음 날 단국대 시험을 봤고 예비12번을 받았어요. 정시 첫 시험이었는데 수시 때와 달랐던 점은, 시험장가서 논다는 게 무슨 뜻인지 알게 됐다는 점이었어요. 또 달라진 건 마음가짐 이었는데, 수시 때 마음가짐이었던 ‘나한테 관심 좀 가져줬으면 좋겠다.’가 ‘갖게 해 줄 테다!’로 달라져 있었어요. 그리고 깡(?)이 생겼어요. 시험장 가면 얼굴 되고 몸매 쩌는 애들을 많이 보게 되는데 수시 땐 그 기에 아닌 척 은근히 눌려왔거든요. 그런데 정시 되니까, ‘그러면 뭐해 쟤네도 수시 다 떨어지고 온 애들이잖아?’하고 무심해지더라고요ㅋㅋ 연습시간에 집중력도 더 좋아지고요.
두 번째 시험이었던 경기대는 정말 재미있었어요. 붙고 싶은 마음도 컸지만 지정희곡 당일대사를 준비하는 재미가 더 컸거든요ㅋㅋ 지정희곡이 맥베스였는데 희정쌤이랑 첫 대사에 공을 들이며 할 거리들을 생각해내고 만들어가는 과정이 너무 재밌었어요. 풀치마를 뒤집어 쓰고 마녀를 한다거나, 맥베스 부인이 의자를 내려치며 화를 삭인다거나, 휘파람을 불고, 미치도록 웃기도 하고, 공간을 나누어 쓰고, 괴상한 신음소리를 내기도 하고. 생각지 못했던 거리들이 막 나오니까 신이 났었죠, 물론 처음엔 막막했던 건 안 비밀^^* 시험 보러가는 날 ‘꼭 마녀가 나왔으면 좋겠다. 그러면 차별 있게 재미있게 할 수 있을 텐데.’라는 기대를 품고 갔는데 시험장에선 왜 뒤통수를 맞는 지......, 안 나올 것 같아서 딱 한 번 연습해 본 게 나오더라고요ㅎㅎㅎㅎㅎㅎ 심지어, 하고 싶던 마녀도 아닌 맥베스부인이었어요. 연습했던 모든 텍스트를 총동원해서 목적을 잡고 쓸 만한 거리들을 여기저기 집어넣었어요.
붙었으니까ㅎ 좀 더 상세히 말해보자면, ‘그가 수라를 마쳤어요. 왜 방을 먼저 나갔어요? 그가 당신을 찾아요. 왜 방을 나갔어요?---’하는 대사였는데, 목적은 ‘맥베스가 덩컨을 죽일 칼을 받길 원한다.’였고 시작은 칼을 옆구리에 숨기고 맥베스가 앉아있는 의자로 다가가는 거였어요. 처음엔 맥베스가 두려워서 나간 걸 알고 협박을 하면서 시작했고 칼을 뿌리치는 맥베스 행동에 어처구니가 없어서 웃다가 벌떡 일어나 못하겠다는 맥베스에게 화가나 뒤를 돌아 소리를 빽 지른 후 홱 돌아서는, ‘이제 당신 사랑 그런 것으로 알겠어요.’라고 하고 가려고 하는데 잡혔어요. 그런데 잡힐 줄 알고 가려고 한 것이기 때문에 씨익 웃고는 애 달래듯 그 다음 대사를 시작했고, 유혹하다가, 마지막엔 단호하게 마무리 지었어요. 그랬더니 맥베스가 한 번 해보겠대요. 속으로 ‘됐다’하면서 씩 웃고 내쳐진 칼을 다시 들어 최대한 예의를 갖춰 맥베스 손에 올려주면서 끝냈어요. 그런 다음 은경쌤이랑 짰던 대로, 바로 맥베스의 의자를 확 돌리면서 캐더리너를 연기하기 시작했어요. 그 뒤에는 자전거의 처녀를 평소와는 좀 다르게, 에너지는 죽이지 않고서 연기했고 중간에 4분이 다 돼서 잘렸어요. 맥베스 부인, 캐더리너, 처녀, 셋 다 다른 느낌으로 연기했죠. 부원장쌤의 팁 덕분이었어요ㅎㅎ♥
음.. 솔직히 말하면, 전 경기대 시험장에서 실수를 무지 많이 했어요. 그런데 중요한 건 집중력이었던 것 같아요. 맥베스부인을 할 때도 낮은 소리로 분위기 있게 가려고 했는데 떨리다보니 생각했던 것보단 톤이 올라가더라고요ㅜㅜ 침착하게 배에 힘 빡 주고 맥베스를 협박하는데 문득 심사위원들이 안 보인다는 걸 깨달았어요. 그래서 맥베스를 일어나게끔 말을 더 비꽜죠. 근데 맥베스를 일으키니까 카메라랑 눈이 마주치더라고요! 그때부턴 카메라가 맥베스다! 생각하고 막 했던 것 같아요ㅋㅋ 떨리는 건 맥베스부인을 좀 히스테리컬하게 만들었을 뿐^^;; 당대를 마치고 자유연기를 할 때도, 풀치마를 허리춤에 집어넣으면서 캐더리너로 변신하고 연기 하려 했는데 깜빡하고 그냥 시작했어요. 아차 싶었지만! 당황하지 않고~ 비앵커를 때리러가면서 쑥쑥 집어넣었고, 의자 위에선 풀치마가 자꾸 밟혔는데 당황하지 않고~ 똑바로 서면서 연기를 이어갔어요. ‘어차피 교수님들은 내 연기 모르는데 뭘~’하는 배짱이 당황하지 않고 계속 집중 할 수 있게 했던 것 같아요. 참고로, 긴가민가했었는데 카메라랑 눈이 마주치는 순간에 그 왼쪽에 계시던 교수님이 되게 흐뭇하게 바라보시는 느낌이 들었어요. 그런데 경기대는 면접이 없어서 확신은 없었어요.
그랬답니다~!!! 서경이랑 예대는 예비도 없었으니 말 안 할래요><ㅎ
흔히 고3들은 수시에 가기 힘들다 힘들다 하시잖아요? 원래 고3들은 수시 때 확 늘어서 정시에 가는 거라고요. 저는 거기에 너무나 적합한 학생이었어요. 왜냐면 수시 땐 저에 대한 확신도 부족했고, ‘잘 보여야지’하는 생각이 강했고, 제가 즐기기보다 남에게 의지해서 즐기기를 바랐어요. 남이 즐겁게 봐주면 잘하고 있는 줄 알았던 거죠. 그래서 시험장가서 심사위원들 표정이 안 좋으면 거기에 말리기 일수였고요. 믿었던 국민대2차마저 떨어지면서 7군데를 다 떨어졌다는 절망감에 밤새 울기도 했지만, 그렇게 격어 봤기 때문에 정시엔 좀 더 성숙한 모습으로 시험을 치르러 갈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정시를 준비하는 11,12월의 제 모습은 수시를 준비하는 천진한 9,10월 같지 않았거든요. ‘백번의 설명은 한번 보는 것만 못하다.’고 하잖아요? 확실히 깨달았죠ㅋㅋ
고3이 수시에 못가는 걸 당연하다고는 말하고 싶지 않아요. 하지만 수시가 전부라고 생각하진 마세요. 발판을 제대로 밟아야 멀리 뛸 수 있듯이 수시를 발판삼아 더 멀리 뛰면 돼요. 저는 재수를 계속 생각하면서 정시를 준비했기 때문에 혹시라도 다 떨어졌다? 그 것도 나쁘지 않을 거란 생각도 했어요. 지금 모자란 모습들을 더 채우고 메우고 깨닫고서 스스로에게 좀 더 만족한 모습으로 시험을 치러 갈 수 있으니까요. 아픔이 있을 수는 있지만 정말로 이 일을 사랑한다면 너무 오래 빠져있지만 않았으면 해요.
아, 하나만 더! ‘늦었다 생각했을 때가 가장 빠른 때다!’라는 걸 잊지 마세요. 후회하며 흘려보낸 시간은 나중에 또 다시 후회하게 돼 있거든요. 길게 보고, 지금에 충실한 사람이 되세요. 잘 하지 못하더라도 끈질기게 남아 있는 사람은 뭐라도 돼요. 제가 합격할 수 있었던 이유 중에는 무엇보다 그 이유가 가장 컸던 것 같아요.*^^*(+운도!!!)
해주고 싶은 말들이 참 많아서 주저리주저리 쓰다 보니 횡설수설한 것도 있을 테지만 양해 부탁드립니다^^;;
“예쁜척하지마!!” 이 코멘트를 듣지 않기 위해 처음 받았던 대본을 빨갛고 노랗고 까맣게 물들인 기억이...!! 거짓말투성이에 가식 덩어리였던 저를 1년 동안이나 데리고서 보다 솔직한 사람으로 만들어주신 9반, 몽반 엄마 몽켠쌤 언제나 사랑합니다ㅜㅜ♥♥
한참 우울할 때 따뜻하게 다독여 주시고 시험장갈 때 말괄량이의 기운을 주신 희정쌤!! 선생님의 자랑스러운 제자이자 후배가 되겠어요!!♥
“하면 는다.”, “걱정하지 마라.”언제나 간결한 말로 활기를 불어넣어주신 승훈쌤!!! 위에서 쌤 얘기를 꺼내야 할 지점을 못 잡고 여기까지 내려와 버렸어요ㅜ 종종 카톡으로 북돋아주시고, 우울한 건 어쩜 그리 잘 아시는 지 콕 집어 물어봐주시고, 특히, 특기가 춤으로 바뀌면서 선생님의 칭찬이 한슬고래를 춤추게 했어요ㅋㅋㅋ 위로와 칭찬과 격려를 아끼지 않으셨던 승훈쌤 제일 짱짱 감사드려요!!♥♥♥♥♥(저 잘했죠?ㅋㅋㅋ)
“봐, 너는 너가 기준이 아니야, 그 사람이 하루 만에 해냈으면 너도 하루 만에 해낼 수 있어? 그 사람이 평생 못했으면 너도 평생 못 할거야?”기억나시나요 승진쌤!!!! 초반에 발성 지적 받고 ‘저 같은 사람이 또 있었나요? 그 사람은 얼마만에 고쳤어요?’라는 질문에 아주 호되게 혼났던 기억이난답니다.. 그런데 이 말 듣고 아주 정신을 뻔쩍 차릴 수 있었어요. 이 때 이 얘기를 들었기에 '열심히 하는 학생'이란 소릴 들을 수 있던 게 아닐까 싶어요. 승진쌤의 애정어린(맞죠?) 욕이 그리울 거예요 스릉흡늬등♥
“너는 남들보다 못 하지 않아. 오히려 조금 앞서서 시작하는 애인데, 물론 앞으로 갈 길이 멀지만, 이런 애들이 걱정이 되는 건 두 부류로 나뉜다는 거지. 여름방학이 지나면서 확 늘거나 계속 그대로거나.” 첫 평가회가 끝나고 부원장쌤과의 상담시간에 들었던 말이에요. 저 이 말 듣고 절대로 나태해지지 않겠다! 다짐 했어요ㅎㅎ 그렇다고 365일 열심히는 아니었지만 나태해졌다 싶으면 자꾸 생각났던 말이었어요. 쌤과 함께 했던 감방에서의 시간들을 잊지 못할거에용! 사랑해요 은경쌤~~♥
항상 예뻐해주신 원장쌤!! 정시 끝물에 예민해져서는 틱틱댔던 게 맘에 걸렸는데 이해해주셔서 찡 했었어요ㅜ 선생님이 잘라주신 컵케이크 조각을 받을 때 너무너무 행복했어요 사랑해요♥♥
작품 자전거를 상세하게 하나하나 이해시켜주시고 준호쌤만의 매력으로 웃음을 주셔서 감사해요ㅋㅋㅋㅋㅋㅋ 준호쌤하면 아이스 에이지가 자꾸만 생각날거에용♥
수업은 듣지 않았지만 수빈쌤, 혜지쌤, 옥원쌤! 쌤들이 계셔서 학원이 한층 더 활기찼던 게 아닐까 싶어요♥
1년 동안 함께한 판 동료들! 때로는 서로 자극도 받고, 지적도 하고 웃고 떠들고, 같이 위로하고 가장 힘든시기를 함께해서 다른 친구들보다 더 애틋해하고 감사하고 사랑합니다♥♥
더 하고 싶은 말은 따로 하기로 하고 여기서 마칠게요~
1년 동안 저와 함께해주신 모든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판에 오신 여러분~~ 이제 판부심이 생길거에요~~ 장담해요~~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