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5월 22일에 다문화축제 봉사활동을 다녀왔습니다.
사실 간 이유를 생각해 보면 별것도 아닙니다. 알고, 좋아하는 선배가 제안해서, 하루 종일 그 선배를 볼 수 있을 거라는 생각에 좋아서 갔습니다. 하지만 가기 위해 국가에서 보조해주는 영재교육원을 무단 결석한 저로서는 이번에 봉사활동 가서 한번 제대로 뭔가 하고 오자고, 그렇게 다짐했습니다. 그리고 다짐을 만족스럽게 실천했습니다.
저희 학교에서는 부스가 3개가 만들어졌습니다. 중학교 학생들이 하는 다트와 비누, 그리고 고등학교와 중3 남자선배들이 한 왕관만들기 부스였습니다. 저는 다트에서 활동했습니다. 같이 하는 친구들과 선배와 함께 협상하여 다문화가정 손님들(?) 에게 게임 방법을 설명해 주고, 게임 진행을 하는 일을 맡았습니다. 힘들었지만 중요한 일이었고, 계속해서 와 주는 단골손님(?)들 덕에 심심하지 않게, 오히려 즐기면서 놀 수 있었습니다.
그 단골들 중 한 아이가 있었는데, 아직도 인상착의가 또렷이 기억납니다. 노란색 바탕에 핑크색 칼라가 달린 티셔츠를 입은 10살짜리 남자아이였는데, 정확히 세어 보지는 않았지만 온 횟수를 세어 보면 적어도 15번은 넘을 것 같습니다. 한 번 하고, 원하는 선물을 받지 못해 실망하자 끈질기게 다시 왔습니다. 원하는 것이 걸릴 때까지 오고 또 왔습니다. 그렇게 대략 7번쯤 했을 때, 드디어 원하는 선물이 걸렸습니다. 잘 되었다고 칭찬해 주면서 함께 좋아해 주었더니, 그 이후로도 계속 왔습니다. 원하는 선물이 걸리지 않았을 때 더 이상 실망하기는커녕 웃음을 잃지 않았습니다. 1회 이용료가 1000원이었는데, 만원짜리 하나를 거의 다 쓰자 돈 남겨야 하지 않겠냐고 물었더니 주머니에서 만원짜리를 하나 더 꺼내더니, 씨익 웃으면서 천원짜리를 건네주었습니다. 그렇게 우리가 만든 부스를 아껴 주는 모습이 너무나도 고마웠고, 한편으로는 자랑스러웠습니다.
다른 어떤 여자 아이는 올 때마다 친구들을 두세 명씩 데리고 와 저희들의 손을 바쁘게, 하지만 봉투는 두툼하게 만들어 주었고, 간간히 오셔서 하고는 어린애처럼 좋아하는 어른 손님들도 계셨습니다. 처음부터 봉사시수에 대한 생각을 가지고 간 것도 아니었지만, 혹 그런 생각이 생길 여유도 없었습니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자, 설명하는 것도 재밌고, 아이들에게 웃으면서 해볼까냐고 묻는 것도 재밌고, 밥을 굶으면서 해나갔지만 그래도 모든 것이 재미있었습니다.
부스 활동이 끝나고, 저희들이 각자 자신의 집으로 가게 될 시간이 되었을 때, 교통 체증이 걸린 길에서 느릿하게 가는 차 안에서도 절대로 여기 봉사활동하러 온 것을 후회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년에도 이런 기회가 있으면 꼭 다시 와서, 이번에 느낀 보람을 다시 한 번 느껴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