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여행1년,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 1(초기, 델리 바라나시...)

[석하]

수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헤어졌습니다.

아플 때는 안아 주고 무거우면 들어 주고 외로우면 서로 어울려 놀고 맛나는 것 있으면 함께 나눠 먹었습니다. 오지랖 넓게 남의 집에 불쑥 들어가 정이 듬뿍 담긴 소박한 찬을 받기도 하고 내 배낭에 보물단지 처럼 가지고 다니면서 특별한 날에 쪼끔씩 아껴 먹던 한국 음식들을 꺼내 나눠 먹기도 했고 퓨전 한국요리를 하여 가족들에게 대접하기도 하였습니다.

보통 길을 떠날 때 내 모습입니다.

등에 40리터 짜리 배낭을 메고 앞에 작은 색을 차고 검은 등산화를 신고 돌아 다녔습니다.

떠나기 몇일 전, 을지로에서 거금 8만원을 주고 산 샌들은 어느 기차 칸에서 잃어버리고(인도는 집이나 밖이나 도난 사고가 많습니다) 남인도 더운 지방에서 주구 장창 이 넘 뚜꺼운 운동화를 신고 다녔더니 발에 물집이 잡혔다가 터졌다가하며 쓰라려 애를 먹었습니다. 여기는 함피를 떠나는 날 게스트하우스에서 체크아웃을 하고 바나나 숲을 지나 망고나무들에 둘러 쌓여 있는 망고트리 레스토랑 뒤편입니다. 이곳은  항상 세계적인 배낭여행 족들로 복작거리는 곳이다 보니  정보 공유 장소로 널리 애용되기도 합니다. 저 건물 바로 앞 쪽은 커다란 강물이 흐릅니다. 망고쥬스를 시켜 놓고 비스듬히 깍아서 만든 맨 바닥에 기대어 반짝거리며 일렁이는 강물을 보고 있으면 여행의 편안함과 느긋함이 느껴집니다.

아그라에 있는 타지마할. 타지의 무덤입니다. 그 역사를 말하자면 사연 많고 한 많은 무덤입니다. 여자들에게는 로망이요 남자들에게는 질투를 불러 일으키는 무덤. 일출 석양 때면 그 무덤 하얀 대리석이 태양에 반사되어 오묘한 빛을 발하는데 여행객들은 그 때를 맞추기 위해 이른 아침 아니면 종일 석양을 기다립니다. 이곳은 보름달이 뜨는 날 더 아름답다고 합니다. 난 어느 날 새벽에 우연히 일찍 일어나 오솔길을 걷다가 타지마할 뒤편에 흐르는 야무르 강변을 걷게 되었는데 너무나 아름다웠습니다. 그날이 보름달이 뜨는 날이었습니다.

타지마할 입장료는 7500루피. 한국 돈으로 2만원정도. 인도 여행 중 가장 비싼 관광지 입장료였고 여기 사진에 넋 놓고 타지마할을 정면으로  있는 저 처자 둘은 건축 설계사와 간호사로 저의 초기 여행 지, 델리 아그라 바라나시까지 좌충우돌하면서 함께했습니다.

난 석양에 서서히 변해 가는 타지마할을 옆에 벤치에 앉아 감상했습니다. 시간이 된다면 몇일 이렇게 지내고 싶었습니다만 초기에는 다들 짜여진 일정대로 돌아다니다 보니 어느 한 장소에 오랫동안 머물 수 없었습니다.

나중에 한번 더 이곳에 가게 되었는데 그 때는 인근 파테푸크라(?)라는 폐허 도시에서 전망 좋은 마을 꼭데기 게스트 하우스에 방을 잡아 놓고 안개 자욱한 이슬람 성들을 돌아 보며 혼자 고즈늑하게 보냈습니다. 온마을을 돌아 보는 관람료 250루피(6000원정도) 아낀다고 그 높은 담을 넘은 기억있습니다. 마을 분이 가르쳐 주었습니다. ㅎㅎ

불교 4대성지 중에 하나인 싸르나트.

한자로 풀어 써면 녹야원. 석가모니 부처님이 깨달음을 얻고 처음 설법한 곳.

바라나시에서 오토릭샤를 대절하여 150루피를 내면 근처 싸르나트로 데려다 줍니다. 제가 늘 그렇듯이 다듬어진 관광지 보다 주위 자연스럽게 널려져 있는 곳들을 들쑤시고 다니다 보니 이곳에서도 외예없이 한국인 절 녹야워에 들렀다가 배낭을 풀어 놓고  근처 논두렁밭두렁 걸어다님서 찾아 들어 간 외진 마을의 어느 집입니다. 5대가 함께 살고 있었는데 들에서 나락벼고 있는 이 할머니의 손자의 친절한 손에 이끌려 집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처음에, 마당에서 대여섯 서서 나를 맞아 주었던 사람들이 미로 처럼 되어있는 집 구석 구석에서 하나둘 나오다 보니 어느듯 스무명이 내 옆에 둘러 서있었습니다. 옥상에 앉아 계시는 이 할머니가 다리가 불편하시어 저더러 옥상으로 올라 오라고 손짓을 하시기에 올라갔더니 손자손녀들이 따라 올라와 함께 놀았습니다. 며느리 딸들은 짜이(인도인이 즐겨 마시는 차)를 타서 가져다 주었는데 인도를 돌면서 제일 맛있고 구수한 짜이였습니다. 아드님이 마당에 파랗게 열려 있는 열매를 따다 주었는데 맛을 보니 엄청 시었습니다. 나중에 알게 된것이지만 덜 익은 망고였습니다. 인도에서는 음식을 나눠 먹는 문화가 없습니다. 환경적으로 먹거리가 풍부하지 못하여 그렇기도하고 의예로 타인에 대하여 굉장히 폐쇄적이고 카스트제도의 영향으로 서로 분명한 계급이 있었서 그런지 음식을 나눠 먹는다는 것은 크다란 의미였습니다.^^* 온 가족들이 참 행복해 보였습니다.

바라나시 정션역 플래폼 위.

바라나시를 떠나 보드가야로 가는 날, 바라나시에서 만나 몇일 함께 보냈던 한국인 배낭 족들이 배웅을 하러 나왔습니다. 제가 워낙 띨띨^^* 해 보이니 혼자 떠나는 내가 걱정이 되어 줄줄이 따라 나왔습니다. ㅎㅎ 적어도 지들 눈으로 기차 타는 것을 봐야 안심이 된다나 어쩐다나. 고마웠던 젊은 친구들이었씁니다. 결국 저어기 왼쪽에 앉은 건축학도가 나를 따라 보드가야까지 동행을 했습니다. 생각해보면 진짜 왕초보 때였던 것 같습니다.

보드가야 마하보디 사원.

한 한국인 스님이 티벹 절을 하고 있습니다. 보드가야에서 10일 정도 머물면서 아침 저녘으로 보드가야 메인 템플을 탑돌이 했습니다. 그 때 마다 이렇게 열심히 절을 하고 계시는 스님을 뵙게 되었는데 처음에는 멀리서 지켜만 보다가 함께 차도 마시고 밥도 먹고 도움을 받았습니다. 제가 물었죠. 왜 그렇게 사생결단을 하고 종일 절을 하시냐고요. 원래 선공부를 하셨던 분인데 어느 순간 공부에 진척이 없고 사면초가에 부딪혔다 합니다. 그래서 이곳으로 와서 한철씩 절을 하고 지낸답니다. 백척간두에 선 이 같다는 느낌, 절대절명에 놓여 있다는 느낌 받았습니다.

다르니다르. 인도 비구스님입니다. 생각해 보면 참 미안하고 고마우신 분입니다.

석가모니 부처님이 깨달음을 얻었다는 곳, 불교 4대 성지 중에 하나인 이곳 보드가야에서 줄창 아팠습니다. 아그라에서 넋 놓고 타지마할이며 아그라포트를 쏘다니다가 감기를 얻었는데 그것을 가볍게 여기고 그 냥 두었던 것이 화근이었습니다. 나중에 기침을 너무 심하게 하니 목에서 피가 올라옵니다. 열도 나고. 그래도 보드가야(국제 사원 구역이 있어 각국 나라 특징이 뭍어 있는 절이 넓게 자리 잡고 있습니다.) 내 중앙이라고 할 수 있는 석가모니 부처님이 깨달았다는 보리수 나무 아래에 가서 김침 콜록거리며 늘 산책을 하였씁니다. 힘들면 걷다가 나무그늘 아래 대리석 바닥에 조용히 앉아 오가는 사람 구경도 하고 살푼 앉아서 잠을 자기도 하고 명상이라는 포옴도 잡아 보고 하며 몇일을 이렇게 지내다 보니 대충 옆 사람들과 안면을 터게 되었습니다. 비수기인데도 불구하고 매일 수많은 사람들이 기도를 하고 탑돌이를 하고 있습니다. 보리수 나무아래에서 명상을 하는 사람들의 얼굴들을 보고 있으면 그 모습이 너무나 고요하여 지나가는 바람도 조심조심 숨결이 느껴졌습니다. 파문을 일으키며 떨어지는 보리수 잎도 느껴졌습니다.

이때 만난 스님입니다. 이 분 손에 이끌려 현지 병원에 갔습니다. 침도 맞고 약도 먹고...... 그 모두 합하니 1루피, 한국돈으로 30원도 채 안되는 돈입니다. 왜 이렇게 싸냐니까 당신 빽(?)이라고 농담을 하십니다. 그러덴 인도는 현지에 이렇게 모든 경비를 국가에서 지원해 주는 우리나라 보건소 같은 기관이 있습니다. 대신 병원이라지만 환경이 설명할 수 없을 만큼 엄청 열악합니다.   

보드가야 티벹 비구니 노스님. 말도 통하지 않는 스님과 스님 집에서 5일을 함께 지냈습니다. 

역시 감기로 피 토하며 기침을 해 대고 한번 터진 기침이 멈춰지지 않아 저 창자 밑에 있는 몇일 전 음식까지 다 토해 내야 멎기를 수시로 한 때입니다. 그러면서 맥없이 보리수 나무 아래 기대고 앉아 그 곳에 순례를 온 많은 오고가는 분들을 바라 보았습니다. 한결 같이 가볍고 얼굴은 환했습니다. 그 중에 이 노스님도 계셨습니다. 복잡한 현대 티벹정치사로 나라는 중국자치구로 하락이 되었고 제정일치 사회라서 불교 수장이 나라의 대통령이 되는데 14대 달라이라마 텐진가초는 북인도로 망명을 가서 망명정부를 꾸리며 살아 가는 민족. 이 노스님은 티벹의 대통령이자 티벹불교의 수장인 달라이라마가 망명을 한 후 그 뒤를 따라 티벹에서 히말라야를 넘어 인도로 들어 오셨답니다.

목숨을 건 망명 길에 다른 티벹 민족의 1/3이 따랐다고 하더군요. 그 길에 많은 사람들이 설산에 뭍혔답니다.

손짓 발짓으로 차를 몸에 좋은 차를 끓여 줄테니 가자는 그 분의 손에 이끌려 찾아간 스님의 집은 나무로 만들어진 간이 침대 두개가 놓여 있었습니다. 한 침대에 나를 눕이 쉬고 차를 끓여 내 오시더니 한 잔 주욱 마시라 그러고 티벹 빵을 주시더니 눈빛으로 당신은 기도하고 올테니 여기 한숨 자고 있으라면서 나가셨습니다. 그 개기로 민박 집(너무 잘해 주시어 나온다는 소리를 못해 하루를 더 망설였던 곳)을 나와 아예 이 집으로 옮기게 되었습니다. 아침 저녘으로 받은 정성 가득한 소박한 음식 짜이.

켈커타로 떠날 때 떠나야 된다는 말씀을 못드려 종이를 꺼내어 그림을 그려 가며 다섯밤만 자고 다시 오겠다고 약속을 했는데 영원한 거짓말이 되어 버렸습니다. 다시 올때는  슬리퍼를 사다 달라고 하셨는데........ 

보드가야 한국에서 만행 오신 세 스님. 카투만두에서 스치면서 다시 만났습니다.

제가 이분들을 만났을 때는 세분다 오랜 기도에 몸이 많이 상하시어 한분은 한 주일 곡기 한번을 제대로 입에 대지 못하셨다하고 또 한 분은 감기로 식은 땀을 연일 흘리고 계시고 겨우 맨 오른쪽에 계신 스님이랑 이야기 정도 건네 받을 수 있었습니다.

하여 제가 뚫은 간판도 없는 티벹 음식 점으로 모시고 갔었습니다. 가이드 북이나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는 음식 점 많았지만 워낙 제 몸이 좋지 않은 상태라 그런지 그 어떤 음식을 주문하여도 맛있게 먹을 수가 없었는데 집 앞 현지인들이 줄을 서서 먹는 이 가게에서 이른 아침 짜이 한잔 마신 것이 연이 되어 보드가야를 떠나올 때 까지 이곳에서 아침 저녘을 맛나게 해결했습니다. 이 가게의 재미 있는 점은 메뉴도 간판도 없이 아침부터 저녘까지 주인장 맘 내키는대로 요리를 해 두면 사람들은 주는대로 있는대로 먹고 그 것이 다 떨어지면 담 음식을 만들고 그 음식 다 떨어지면 다음 음식... 이렇게 하루 레스토랑을 꾸려 나갔습니다. 내가 이 세분을 모시고 그 집에 갔을 때는 한국 감자요리 비슷한 것과 티베 빵을 내 놓았는데 다행히 세분다 너무 맛있게 먹어주었습니다. 짜이 곁들여 먹었더니 나도 든든했습니다. 서로 계산한다고 돈을 내면서 한바탕 싸우기도 했습니다만 제가 힘이 좀 쌘지라 제가 이겼습니다 ^^*. 짜이 후라이 티벹빵 감자요리 합하여 25~30루피(한국돈으로 7~8백원). 나중에 네팔 카투만두 내 게스트하우스 2층에서 망중한을 즐기며 아래를 내려다 보고 있는데 이 세 스님이 걸망을 지고 지나가는 것이었습니다. 쪼르르 내려가 부둥켜 안고 길에서 팔짝팔짝 쌩쑐를 했습니다. 그분들 그 보따리 걸망지고 특별한 장비하나 없이 안나푸르나 베이스켐프를 갔다 오셨다했습니다. 대단 대단~! 고무신 신으셨던 것 같은데. ^^* 

켈커타 파라곤 게스트하우스 도미토리. 2층은 서양사람들 1층은 동양인들로 주인이 대략 구별을 지어 주더군요. 다국적입니다. 싱가폴 일본 코리아.... 함께 애기들을 위한 놀이기구이며 인형들을 만들고 있습니다. 켈커타를 가면 세계적으로 유명한 카톨릭 봉사단체 마더테레사 수녀님을 기리는 마더하우스가 있습니다. 이곳은 애기를 돌보는 곳, 죽음의 집이라고 하여 호스피스하는 곳, 불구자들을 돌보는 곳, 제가 잘 기억되지 않는 또 다른 한 분야등 크게 네분야로 나뉘어져 세계에서 배낭을 메고 여행을 하러 온 그들이 한번쯤은 들려 일주일이고 몇달이고 봉사를 하고 가는 곳입니다. 저도 이곳을 갔었습니다만 그날 따라 몸살에 감기 기운이 있었는데 그기 계신 수녀님께서 내 골골대는 몰골을 보시고 웃으시면 하시는 말씀이 남을 도울려면 우선 내 몸부터 건강해야 한다면서 바나나와 우유를 내 주시면서 먹고 오늘은 집에 가서 쉬라고 밀어 내셨습니다. 흑흑~ 결국 저는 봉사 경험을 못했지만 밤이면 밤마다 내 게스트 하우스 도미토리( 큰 방에 침대를 여러게 넣어 두어 침대 하나에 100루피 안팎의 금액으로 배낭족들에게 빌려 줍니다.)에 둘러 앉아 낮에 봉사활동하고 온 친구들이랑 낮에 있었던 일들을 도란도란 이야기 하면서 담날 봉사활도에 필요할 만한 것들을 만드느라 밤을 샙니다. 그러다가 새벽 5시쯤 일어나 6시에 마더하우스에 가서 봉사활동을 하러 떠나고.

참 이쁜 여행객들입니다.

뿌리에서 만난 한쌍.

해변에서 꽃게를 사서 꽃게탕을 끓여 먹고 새우를 사서 버터 발라 구이도 해먹었습니다.

인도 사람들은 채식 주의 자들입니다. 소는 힌두교에서 신성시 하기에 국민 95%이상이 힌두신자이니 당연히 먹지 못하는 것이고 돼지고기는 이슬람에서 굉장히 천한 동물이라 여겨서 손도 돼지않는 물건입니다. 바다고기 역시 비릿하여 더럽다고 생각합니다. 해물 좋아하는 내 입장에서는 나를 위해 존재하는 세상이었습니다. 뿌리 해변을 걷다가 갓 잡아 올린 싱싱한 해산물을 즉석에서 흥정하여 웃통 벗어 한뽀따리 챙겼습니다. 찌져 먹고 볶아 먹고. 5000원 정도에 장정 세명이 포식을 하고도 남았습니다.  

뿌리 하레하레크리스나(?)라는 세계적인 종교단체입니다.

저어기 계시는 동양인은 일본인 입니다. 켈커타에서 하루밤을 꼬빡 기차 타고 이곳 뿌리로 내려오면서 열대 과일 구아바(향이 솔내음 비스무리하여 싱싱하고 맛있습니다)를 두 손 가득히 사서는 밥대신 내리 몇끼를 먹었더니 ... 윽... 탈이 단단히 났습니다. 고열로 위로 토하고 아래로 설사하고.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열대과일이 맛있다고 하여 현지 과일에 익숙하지 않은 여행객들은 한꺼번에 많이 먹지 말라고 하더군요. 덕택에 탈진까지 갔다가 저분 도움으로 살아 났습니다. 옆에 기도차 오신 글로벌 친구들을 재다 끌고 와서 각자가 가져온 비상 약품들을 꺼집어 내어 제게 주었습니다.  서로 연락하자고 메일을 주고 받았는데 사라져버렸습니다. 다르니다르 스님 연락처도 역시!

제가 참 무심합니다. 배은망덕이죠.

만두 민박집 가족입니다.

만두는 작은 사라져 가는 듯한 면소재지 같은 곳입니다. 그 곳 요소요소에 보물급 무덤이며 성들이 많이 있습니다. 우리가 그 곳을 찾아 도착할 쯤은 이미 서산에 해는 꼴까딱 진 후이고 시골이다 보니 온통 주위가 컴컴하여 어디가 어디인지 분간이 안되었습니다. 그 시각에 숙소를 구할려고 하니 쉽게 구할 수도 없고 담 날 안 사실이지만 게스트 하우스 자체가 서너개 뿐이었습니다. 게스트 하우스를 찾다가 못찾아 마을 한가운데 정자나무 아래에서 노숙할려고 배낭을 내려 놓고 앉았는데 저어기 큰 넘이 오토바이를 타고 지나다가 우리 처지를 눈치를 채고 자기네 집이 여기서 좀 멀지만 민박을 하니 갈려냐고 물었습니다. 우리는 따라 붙었습니다. 방 두개 300( 약 8000원) 4일을 보냈습니다. 그 동안 일을 하는 사람은 오직 저 여인 뿐이었고 아들 둘은 당연히 놀고 아버지는 비지니스 내지 프렌드 쉽(?)이라면서 동네 지나가는 남자들 재다 끌여 들여 마리화나며 맥주를 마시며 늘 취해있었습니다. 물론 우리에게도 유혹을 했죠. ㅎㅎ 함께 했을까 안했을까..

아침에 모닝 인사할 때 아름다웠던 그 얼굴이 오후 넘어서면 피곤으로 물들기 시작합니다. 밤 아홉시 열시쯤 찾아보면 지쳐서 부엌 거실 옆 구석 어디에서 쪼그려 잠이 들어 있었습니다. 옛날 우리네 어머니들 딱 그 모습이었습니다. 영어도 간간히 할 줄알았습니다. 인도 일반 여성들과 비교해 보면 지적인 셉입니다. 의식이 있다고나 할까요. 그래서 이것 저것 뜨듬뜨듬 몇가지 물었더니 가슴 아픈 이야기를 합니다.

'사람들은 까만 사람을 좋아하지 않는다. 자기도 피부를 한꺼풀 벗기면 하얗게 변할 수 있지 않을까. 나도 저어기 산 넘어 가고 싶다.(그녀는 한번도 그곳을 벗어난 적 없답니다) 그러나 친정부모도 계시고 아이들 키워야하니 못한다. 하루 종일 일하는 것은 여자의 숙명이다. 인도에서 여자는 남자를 벗어나면 일이 없다. 여자 아이를 낳아 함께 하고 싶었지만 애가 들어서지 않았다' 등등 

아침에 일어나 짜이를 끓입니다. 다들 눈뜨자 마자 마실 짜이입니다. 그리고 밀가루를 반죽하여 짜파티를 만듭니다. 설겆이를 합니다. 빨래를 합니다. 세탁기가 없으니 그 많은 가족 빨래감을 손으로 다합니다. 당연히 물이 열악하니 다 길어 옵니다. 에고~ 휴우. 그리고 뒤뜰에 가서 코뿔소젖을 짭니다. 그것을 가지고 식구들 세끼를 마련하거든요. 소에게 풀을 뜯어 먹이기 위하여 들로 나갑니다. 풀 한짐을 해서 먹이고 밭에 나가 잡초도 뽑고 옥수수며 과일들을 뜯어 와 찬거리를 만듭니다. 간간히 서방님이 찾으시면 주안상을 차려 끝없이 내 놓습니다. 그것을 다치웁니다.  사이 사이 당연히 식구들 간식이며 짜이며 내어줍니다. 치웁니다. 밤이되어도 일은 끝나지 않습니다. 우리가 게스트이니 우리를 위한 음식이며 이벤트도 마련합니다. 그 모든 일을 아주머니 혼자합니다.

제가 주제넘게 그 모습을 보고 있다가 주인아저씨한테 퇴박을 주었습니다. 왜 혼자만 노냐 아내를 도와 줘라. 참 인상은 좋으신 분입니다. 맘 씀도 착하십니다. 그런데 아내를 돕는 데 습이 안되어 있었습니다. 우리는 일부러 부엌으로 데리고 들어가 주인마님은 쉬게 하고 함께 설겆이를 했습니다. 어색해 하시면서 잘합니다. 주인 마님한테는 하루 날 잡아 그늘에 돗자리 깔고 반 강제로 눕혀 내가 가져간 화장품으로 맛사지를 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그 화장품 다 선물로 주고 왔습니다.

우리가 떠나 올 때 베스트 오브 베스트라면서 아쉬웁게 배웅을 해주셨습니다. 인도여행이 끝나고 내 머리 속에 제일 많이 남아 있는  아련한 여인입니다.

만두 마을 정자. 4일간 있으면서 이분들의 유혹에 어지간히 참고 넘겼습니다. 헤헤 그것은 비밀.

매일 이곳을 두어번 가게 되었는데 고향 동네 어른들이 모여 함께 하는 듯했습니다.담소하고 겜하고...

만두 화가. 스케치가 장난아니었습니다. 우연히 들린 곳인데 인도 사람같지 않게 정갈하고 예술성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 집을 나오다가 지갑을 통째로 두고 나왔는데 왠만한 집이라면 슬쩍 없애고 오리발 내 밀었을 텐데 친절히도 내어 주었습니다.

이 화가 분은 그 지방에서 꽤나 명성이 나 있었습니다. 한쪽다리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옆에 어떤 분이 일거수이투족을 돌봐주었습니다. 내가 원하면 공방으로 안내하겠다하셨는데 그 때 쯤 난 아직도 뭐가 겁이 났던건지 낮선 사람과 둘이 있지를 못했습니다.ㅎㅎ

오르차에서 만난 아들입니다.

고모와 장기여행 중이었습니다. 고모가 아들 맺자고 하여....

겉 모습이 일반 애들과 조금 달리 보였습니다. 자폐 기색이 보이기도 하고 늘 혼자 생각 속에 있는 듯했습니다만 제가 말을 붙이고 장난을 치니 쉽게 친해졌습니다.

 여행지 만든 아들의 고모입니다.

애썩하게도 이름이 생각나질 않습니다.

만두에서 널려 있는 성들을 돌아 보고 있는데 계속 저를 따라온 꼬마들입니다.

인도에서는 군데군데 이렇게 관광객들 대상으로 구걸하여 살아 가는 애들이 많습니다.

가까이서 이들을 보면 못 먹고 지내서 그런지 서너살이 되어도 아직 돌도 지나지 않는 애기 같습니다. 이곳은 후미진 도시에 더 후미진 성이라 사라들이 잘 오지 않는 곳인데도 그곳에 이 꼬마 둘이 있었습니다. 그래도 우리나라 좋은 나라.

만두에서 만나 꼬마들. 우리나라 보름 행사 처럼 밤새 통나무를 쌓아 놓고 불을 붙여 달을 맞이했습니다. 몇날 몇일을 북을 치며 마을 곳곳을 돌며 음식이며 돈, 먹을 것등을 걷기도 하고 춤을 추며 왁작지껄 놀았습니다. 금연금주 국이지만 마리화나도 술도 부어라 마셔라.

길바닥이 엉망진창. 애들 어른 할 것 없이  이렇게 칼라를 물에 타서 뿌리고 뭍이고...제가 아끼던 한국에서 가지고 간 나시를 칼라에 물들여 다 버렸습니다.

오르차에서 결혼식을 올리는 신랑입니다. 가난한 신랑.... 함께 춤을 추고 놀았습니다.

인도에서는 결혼식이 무슨 부의 상징처럼 보였습니다. 그 집이 얼마나 경제적으로 부하고 자손 번창하느냐를 이렇게 결혼식 올릴 때 쯤이면 확연히 표가 납니다. 신랑측이든 신부측이든 결혼식이 있기전 하루혹은 몇일 온갖 장비를 동원하여  동네를 돌며 잔치를 하는데 그 축하 행렬이 상황에 따라 끝이 없습니다만 가난한 집은 신랑신부에 스므나 된는 사람들이 이렇게 소박한 복장으로 소박한 전통악기를 두들기며 마을을 돕니다. 제가 그들 입장에선 외국인이라 나 하나 함께 축하를 해줘도 여럿의 몫이 되기에 신나게 손잡고 놀았씁니다. 신랑신부 사진을 못찍게 하는데 그 덕택인데 사진을 찍게 허락을 해주었습니다. ㅎㅎ

모녀가 여행온 팀입니다. 바라나시 빠하르간지에서 헤나를 하고 있습니다.

누구냐면 친구하고 그 집 아들입니다.

아그라 타지마할 뒤 야무르강입니다. 새벽에 강을 건네 주는 보트를 빌려 두어시간 유람하면서 한컷했습니다. 왼쪽에 있는 저친구가 인도 처음 들어가자마자 만나 보름을 같이 했는데 하도 정보며 행동이 발 빨라 도움을 엄청 받았습니다. 

희주 경숙 쌩스~!

아그라 포트에서 구경을 하다 지쳐 잠깐 그늘에 쉬고 있습니다. 그동안 찍어 두었던 사진 구경도 하고요.

여행중에 가끔씩 길 바닥에 퍼질러 앉아 이렇게 노는 것도 참 좋습니다.

깐야꾸마리 (인도 초남단, 세개의 대양의 물이 만난다는 곳)에서 울며 밤을 지샜던 역입니다.

한해를 보내고 한해를 맞이하려고 12월 말에 찾았던 그곳은 나만 그렇게 생각한 것이 아니라 인도 현지인들은 더 그렇게 생각했나 봅니다. 물을 유난히 특별하게 생각하는 힌두인들, 그렇다 보니 이 세 대양이 모이는 최남단 깐야꾸마리는 자연이 그들에게 만들어 준 성지입니다. 제가 그것을 모르고 갔던것이 화근이었습니다. 인구 2만이 산다고 하는 도시가  20만이 훨씬 넘을 것 같은 사람들이 길에 있었고 호텔이란 호텔은 모두 풀. 돈을 따따블을 준다고 해도 방을 구할 길이 없었습니다. 인도 현지 부자들은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부를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느낌이 옵니다. 그들은 행사때면 보통 가족단위로 움직이기 때문에 호텔을 들어서도 가격을 뭍지 않고 그들이 편하게 지내게 되면 그저 돈 한 뭉치를 두고 간답니다. 그 돈이 정해진 요금보다 몇배가 더 된다고하니 나 같은 무수리 배낭족들은 발 붙일 수 없다는 뭐 믿거나 말거나 한 현실~!

결국 하루 밤 신세지러 찾아 간 기차역. 불이 다 꺼져 있고 사람들 다 쫒아내고. 난간에 올라가 침낭을 어렵게 깔고 염치 불구하고 누웠습니다. 외국인이라 나를 쫒아 내지는 않았습니다. 낮에 얼마나 피곤했던지 그냥 그대로 잠이 들었나 봅니다. 눈뜨니 역에 한사람두사람 찾아 들기 시작하고 8시 30분 첫 기차 출발시간에 맞추어 준비를 했씁니다. 참고로 이곳은 처음 본 기차 종착지이자 기착지입니다.

입석으로 그기를 빠져 나갈 요량으로 표도 없이 기차를 기다리고 있는데 옆에 계신 한 팀 가족이 저한테 관심을 보이더니 먹을 것이며 마빡에 붙이는 인도 정통 문양을 붙여 주었습니다. 20여명이 넘는 가족이 그것도 여자들만 휴가를 왔다가 돌아가는 길이랍니다. 트리밴드룸이 집이니 놀러 오라고 전화번호도 주고 주소도 주고하였습니다만 다 잃어버리고 이 사진 한장 남았습니다.

일단 글을 간단하게 올리고 담에 시간 나는대로 살을 덧 붙이겠습니다. ㅎㅎ

생각해보니 힘든일 너무 많이 있었습니다.

[남궁]

여행초 막막했었는데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나 여행이 순조롭고 즐거웠던거 같아 지금도 너무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언니 땡큐^^

[석하]

아~ 드뎌 나타나셨네.
후후~ 보고 싶다. 잘 지내고 있겠지... 처음에 미숙했던 점이 많아 너한테 스트레스 많이 주었는데...
초창기 우리 사진 다 날렸다 흑흑. 컴 하드가 통째로 날라갔거든.

[하이얀눈]

또읽고 또읽어도 대단하다는 말밖에는......할수가없네요~~

[석하]

언제 함께 떠나요.

[모모]

뿌리 부분 글이 적다!! 이뿐 모모라고 소개 안 해서 뿔났다 오바!!!

[석하]

이긍~ 니들은 예전녘에 스페셜로 올려 놓았잖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