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두꺼비를 보았습니다.
요새는 천연기념물처럼 보기가 어렵습니다.
지금도 그 노래의 뜻을 몰라 네이버 지식검색을 찾아 보았습니다.
이 노래는 우리나라에서 언제인지 또 누가 처음 불렀는지
전혀 알 수 없는 민간전승 동요입니다.
마치 아리랑이란 노래를 누가 먼저 불렀는지 모르는 것처럼요.
그런데 이 노래에 담긴 뜻이 재밌습니다.
어린아이들이 모래장난 흙장난을 할 때
땅바닥에 한 손을 엎어 놓고
다른 손으로 엎어놓은 손의 손등 위에 흙을
두껍게 쌓아 올려 다진 다음
손을 살그머니 빼서 동굴 모양의 집을 만드는 놀이를 하는데
이때 부르는 노래가 바로 이 '두껍아 두껍아'입니다.
그런데 왜 하필 두꺼비일까요?
그 이유는 몇 백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이해가 됩니다.
옛날 말에는 두껍다의 부사형이 '두껍게' 말고도 '두꺼이'고 있었습니다.
당시에는 순경음 ㅂ이 살아 있어서 '두꺼ㅂ이'였죠.
그 두꺼ㅂ이가 '두꺼비'와 발음이 같기 때문에
-- 두꺼비라는 양서류 동물의 명칭 유래가 그 '두껍다'와 같은지는 알 수 없습니다 --
손등에 흙을 두껍게 두껍게 쌓으면서
수백 년 전 옛날 아이들은 '두껍게 두껍게'라고 않고
'두꺼ㅂ이 두꺼ㅂ이'라고 하면서 놀았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 '두꺼이'란 말은 요새 사용하지 않죠.
다들 '두껍게'라고 하니까요.
하지만 그런 비슷한 형태가 남은 말들이 아직 많습니다.
기껍다 - 기껍게(X) - 기꺼이
넓다 - 넓게 - 널리
곱다 - 곱게 - 고이
쉽다 - 쉽게 - 쉬
길다 - 길게 - 길이
아름답다 - 아름답게 - 아름다이(X)
또한 두꺼비는 예로부터 복을 가져다 주는 존재로 인식되어
집안에 있는 터줏대감 두꺼비를 해치거나 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그냥 '두꺼비'가 아니라 '德두꺼비'라고도 부르면서
매우 신성시하고 귀하게 여겼습니다.
오죽하면 '떡(덕)두꺼비 같은 자식'을 낳았다고 할까요.
예로부터 마른 사람은 덕이 없다 하고
살이 포동포동 오른 사람을 덕이 많다 하여
지금도 농담으로 배가 나온 아저씨들이 '인덕 살'이라고 하죠.
그런 포동포동하게(요새 보면 조금 비만?) 갓 태어난
즉 젖살이 통통한 아이는 그 자체로 건강체요, 덕스러움이었습니다.
따라서 두껍아 두껍아 노래는
단순히 집을 지을 때 두껍고 튼튼하게 짓는다는 애들 놀이를 넘어
두꺼비의 복과 덕에 힘입어
낡고 좁고 작은 집을 벗어나 복을 내려
새로 넓고 큰 집으로 가거나 또는 짓게 해달라고
은연 중 기원하는 노래이기도 한 것입니다.
첫댓글 몇 십년만에 보아서 처음에는 두꺼비인지 몰랐습니다.ㅎㅎㅎ
오늘은 '두꺼비'에 얽힌 재미있는 이야기를 써 주셨습니다. 국어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계시군요. 부사형 어미 'ㅣ'의 활용에 대해서도 말씀해 주셨구요. 떡두꺼비가 '德'에서 유래됐다는 이야기도 알게 됐습니다. 언제보아도 마음의 건강은 물론 가족분들 모두가 '건강'을 안고 태어나신 분들 아니신가요? 무척 부럽습니다. 저도 요즘 살이 통통(?) 오르고 있지요, 축하해 주시지 않으실래요? 새로운 한 주가 시작됩니다. 건강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