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부 입상작
❤장원
편지 / 성주은 (김해 수남고등학교 3-4)
꽃비가 포슬포슬 내리는 5월 초에
건강을 기원하는 손녀들에게 보낸 인사
저승길 가시는 길에 살포시 놓고 가네
양볼이 쑥 꺼진 할아버지 마지막 편지
힘들었던 삶의 전쟁 정리하고 돌아가는
노병의 쓸쓸한 열정 기도문 한 줄이네
❤차상
편지 / 이정윤 (군서고등학교 1-3)
붓꽃은 보랏물로 끝부분 적셔 살며
푸른 하늘 바라보며 말들을 흘려낸다
바람결 붓을 흔들며 그려내는 글자들
채색된 여름맞이 하늘 마루 번져간다
글자와 그림들을 몸통에 가득 품고
하늘에 바람질하듯 번져가는 사연들
❤차하1
편지 / 전대진 (전남 목포 덕인고등학교 3-5)
파고드는 그리움에 잠 못 드는 밤이면
종이 위에 꾹꾹 눌러 내 마음을 적어간다
썻다가 다시 지우는 시간이 늘어간다
잊으려 생각하면 선명하게 떠오르는
그 이름 잊지 못해 편지지에 그려본다
언제쯤 답장이 올까 물음표가 가득하다
❤차하2
편지 / 김병찬 (창원 과학고등학교 3)
아침 열고 일가면서
밥상에 손으로 쓴
따끈한 마음의 바다
나에게 전해오는
어머니 상형문자에 내 이름 반짝인다
한민족 정기인 밥
꿀꺽 삼켜 귀 밝아진 몸
시간의 숲 도화지에
빗살무늬 그리려
힘차게 숨을 고르며 항로를 다 잡는다
학교 가는 길모퉁이
녹이 슬은 우체통
난파선에 서성이며
열병을 앓고 있다
오늘은 금이 간 세상 우표 붙여 땜질한다
또 다시 반복되는
하루를 목에 감고
앞 길 밝혀주는 부모(父母)
빈 가슴 다독이는
자맥질 편지를 쓰며 하늘을 닦고 있다
❤참방1
편지 / 황찬우 (창녕고등학교 1-1)
한 가지 색으로만 그려진 마음인가
바람으로 덧칠한 후 보내는 그리움인가
우표를 붙이지 못해 서성이는 그림자여
❤참방2
편지 / 이현진 (광주 정광고등학교 2-1)
이 쪽지에 하나하나 너에게 하고픈 말
빼곡이 적어내서 보이는 나의 진심
글씨가 예쁘지못해 서툴러도 이해해줘
표현만큼 삐뚤삐뚤한 글씨와 내 말투들
써둔지 한참되어 꾸깃꾸깃한 쪽지들을
오늘은 용기를 내어 손 내밀어 전할래
구겨진 자국들은 고민한 내 흔적이야
그 자국 하나하나에 내 마음 담겨있어
이 예쁜 표현만큼은 너에게만 주는 거야
❤참방3
편지 / 김대호 (진주고등학교 1-5)
외롭다 흔들리면 그대 맘 미어질까
폈다가 접었다가 까맣게 타버린 밤
적막한 달그림자만 담뿍 담아 보내오
그립다 휘청이면 그대 맘 쓰라릴까
썼다가 지웠다가 하얗게 헤어진 밤
스산한 벌레 소리만 소복 담아 보내오
빈 뜨락 서성이면 그대 맘 와주실까
잘 마른 국화 향기 베갯솜 넣었다가
서리찬 낙엽 한 장만 눈물 담아 보내오
❤참방4
편지 / 이유경 (내서여자고등학교 1-3)
종이가 말을 타며 근황을 전하거나
사람이 사람에게 소식을 전하다가
대상을 시공간 간을 넘나들며 전한다
한 문장 한 글자에 전하는 희로애락
부모형제 친구에게 전상서 어불성설
종이가 서로서로의 이야기를 전한다
종이에 사람들의 안부가 적혀져서
시공간 불문하여 감정을 전하면서
때로는 어불성설인 투정을 전한다
카페 게시글
입상작품
제31회 노산시조백일장 고등부 입상작품
오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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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116
20.11.03 2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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