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톨로지> 김정운, 21세기북스. 2014.
창*조*는 편*집*이*다
'에디톨로지! editology!' 는 '창조는 곧 편집'이라는 뜻으로 김정운 작가가 만든 말이다. 이 세상 모든 것들은 끊임없이 구성되고 해체되고 재구성된다는 개념을 에디톨로지에 담아 이번에 내 놓았다. 그는 2006년 와세대 대학의 객원 연구원으로 지낼 때부터 생각한 주제였다고 한다.
이 책은 모두 3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 '지식과 문화의 에디톨로지'에서는 마우스의 발명과 하이퍼텍스트가 핵심 주제로 다룬다. 2부 '관점과 공간의 에디톨로지'에서는 원근법을 중심으로 공간 편집과 인간 의사의 상관관계를 다뤘다. 3부 '마음과 심리학의 에디톨로지'는 심리학의 본질에 관한 설명이다.
작가가 책은 무조건 쉽고 재밌게 써야 한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어 그리 어렵지는 않지만 난이도는 제법 있는 책이다. 지금까지 그의 책을 읽어 본 바로는 가장 어렵게? 써진 책이다. 그럴것이 새로운 개념을 가지고 독자를 설득하려니 조금 난이도 있게 쓰여 졌다. 그의 에디톨로지 개념은 생전 듣도 보도 못한 것은 생각해낼 수 없다는 것이다. 당연한 것 아닌가? 창조는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영역이고 서로 계속 축적되어 온 것에 본인이 하나를 더 추가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그는 이것을 모두 편집의 결과라고 말한다. 책을 읽는 내내 납득이 되지 않았다. 창조와 창의성은 모두 신만의 영역이고 지금까지 그렇게 불렀던 것을 갑자기 편집이라고 설득하니 말이다.
해 아래 새로운 것이 없다니 좀 답답할 노릇이다. 생전 듣도 보도 못한 것, 상상도 못하는 것은 절대 생각해낼 수 없다고 했다. 어디선가 본 적 있는 것들, 들은 적 있었던 것들만 머릿속에 떠오른다고 계속 독자를 설득시킨다. 컴퓨터, 아이폰, 연필, 자동차, 비행기, 특별한 생각들, 아이디어들은 죄다 뭐란 말인가? 해 아래 뚝 떨어진 것이 아니라면 그것에 창의적이다고 쓰지 말고 자신이 만든 용어 에디톨로지라고 쓰라는 격이다. 크레이티브를 너무 거창하게 받아들이는 것 같다. 당연히 모든 것들은 창조된다. 처음부터 누구 한 사람으로 컴퓨터가 탄생한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계산하고자 하는 욕구가 오늘날의 컴퓨터를 만들었다. 창의성을 모두 편집이라고 말하는 것은 조금 난감하다.
예를 들어 논문만해도 그렇다. 소위 논문표절이라는 것을 들어 도덕성을 들먹거리는데 당연히 김정운 교수의 해석대로 라면 표절이 아니고 편집일 뿐이다. 모든 사물들, 개념들이 기존에 존재했더라도 자기만의 언어로 해석하는 힘은 인정해야 한다. 그것이 바로 창의성, 상상력, 창조성이기 때문이다.
이런 배경은 충분히 공감하고 이해된다. 독일 유학을 다녀왔고 현재 일본에서 일본화를 배우고 있는 그의 생각은 자유롭다. 특히 신년특집으로 <오늘 미래를 만나다> 3부작으로 이 책을 소개한 강의를 했다. 창조는 편집이라는 개념에 동의할 수는 없지만 그의 강의는 유쾌했다. 지금까지 그가 살면서 생각하는 현상들을 '에디톨로지'개념이라고 만들었다는 것에는 재밌다고 생각한다.
특히 그는 공부를 선택하라고 한다. 왜냐하면 백세시대에 은퇴가 50-60대인데 나머지 50-40년 인생을 행복하게 잘 살 수 있냐고 반문한다. 특히 이 땅의 한국남성들에게 일침을 가한다. 빨리 자신이 좋아하는 공부를 해서 나머지 인생을 행복과 연결시키라는 게 <오늘 미래를 만나다>의 주제였다. 본인도 명지대 교수였고 어느날 <그리스인 조르바>를 읽다가 교수직을 박차고 일본에서 일본화를 배우고 있는데 행복해서 눈물이 난다고 한다. 공부하는 삶이 얼마나 미래와 현재의 행복감을 담보할 수 있는지 경험담을 말해주고 싶어 열정적이다.
그를 보면 현재를 살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교수직을 내려놓고 하고자 하는 욕망에 충실한 그는 용기 있는 지식인이다. 완전한 자유로움은 아니지만 조금은 그를 보며 대리만족이 된다. 그러나 그가 어느 인터뷰에서 자신의 물감 값을 벌기 위해 이 책을 썼다는 것을 듣고 도서관에서 빌려 읽기를 정말 잘했다라고 생각했다. 창조는 편집이다는 그의 말을 두고 고민하자면 창조는 욕망이다라고 말하고 싶다. 어제보다는 나은 삶을 살고자 했던 인간의 끊임없는 욕망이 현재를 표현하고 있다고 딴지를 걸어본다.
<서평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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헉~~ 오늘 방문수 왜 일케 많데요??
ㅋㅋㅋ
그런가봐요. 습관이 되서 그냥 카페에 들어오면 좌판을 두두리고 있어요.
손가락에 거미줄~~ 표현 죽이네요!!!
책 서평은 자꾸 써보려고 노력중이에요.
질보다는 양에 승부하고 있어요.
그러다보면 질도 높여질까요?
샘도 쓰시면 좋은데~ 방학하셔도 바쁘셔서....
한가하시면 글 나눠요. ^^
방문수 44. ㅋㅋㅋ
카페 가입도 한 분 더 오셨네요. 와~~ 누군지는 모르지만 반갑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