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에서 음료까지 히트작 많아 계열사 사이다시장 진출하자 '나랑드 사이다' 이름 선물
'나랑드 사이다'동아제약 계열 음료회사인 동아오츠카가 최근 사이다 시장에 진출하면서 내놓은 신제품 이름이다. 이를 '나랑 드사이다'로 다르게 끊어 읽으면 '나랑 드시지요'라는 뜻의 옛말이 된다.
동아오츠카는 처음 선보이는 '제로(0) 칼로리 사이다'라고 홍보하고 있지만, 이름이 똑같은 제품이 1977년 출시된 적이 있다. 이 제품은 당시 사이다 시장의 양대 강자인 '칠성사이다'와 '킨사이다'의 틈에 끼어 고전하다가 시장에서 사라졌다.
- ▲ 정경렬 기자 krchung@chosun.com
강 회장이 작명해 히트한 제품은 꽤 많다. 1961년 출시된 동아제약의 '간판상품'인 '박카스'와 동아오츠카의 대표 상품 '오란씨'가 대표적이다.
그리스 신화의 술과 추수의 신(神)인 '박카스'는 강 회장이 독일 함부르크 시청 앞 박카스 상에서 영감을 얻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60년대 국민 영양 상태가 좋지 않고 술과 과로에 시달리던 시기에 출시하는 자양강장제 이름에 '술로부터 간장을 보호한다'는 의미를 가진 '박카스'가 제격이라고 판단했다는 것.
회사 이름이나 성분 이름을 활용해 제품명을 짓던 게 고작이던 1961년 당시에는 의약품에 신화 속 신의 이름을 갖다 붙이는 것은 파격적인 시도였다.
오란씨는 오렌지에서 따온 '오란(ORAN)'과 비타민C의 C를 합쳐 만들었다. 발음도 쉬운 데다 밝고 톡톡 튀는 느낌을 주는 이름이 제품 특성과 잘 맞는다는 평이다.
최근 동아제약이 개발한 발기부전 치료제의 이름인 '자이데나'도 강 회장이 지었다. '자이데나'는 '연인의 해결사'라는 뜻을 가진 라틴어에서 비롯된 '우아한' 이름이지만, 많은 남성들은 '잘 되나?'를 변형시킨 말로 기억하고 있다. 그래서 발기부전 치료제 시장에서 '가장 외우기 쉬운 이름'으로 통한다.
동아제약에서 박카스에 이어 매출 2위인 위염치료제 '스티렌'도 강 회장이 '고요하다'라는 뜻의 독일어에서 이름을 따왔다. 동아제약의 한 임원은 "회장님이 지은 제품 이름들이 소비자에게 잘 기억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