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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모수 22세. 서기전 240년
환화궁을 뒤로 하고 해모수 일행은 말을 몰아 장당경을 나섰다. 강을 따라 내려오다가 두 물이 합류되는 지점인 두물머리에서 해구海口까지 드나드는 배를 탔다. 날이 저물어가니 강바람은 시원하고 뱃사공의 한가한 노랫소리는 여로에 지친 남녀들의 가슴을 어루만진다.
아리하 푸른 물은 저리도 서러워서
천만년 쉬임 없이 울어 울어 흐르나
도도한 서아리하는 사공의 노랫소리에 공명하는 듯, 바다를 향해 끝없이 내리닫는다. 배는 순풍과 순류에 따라 미끄러지듯 내려갔다. 인생이 언제나 이렇게 순탄하게 내려간다면 과연 좋기만 할까? 해모수는 그런 생각에 잠겨 있었다.
갑판에 나와 어둠에 싸여가는 강물을 바라보고 있자니, 문득 교교한 월광은 물결 따라 출렁거린다. 선미에서 키를 잡고 있던 사공의 노래가 가슴을 파고들 때 해모수 일행은 자신들도 모르게 노래를 따라 불렀다.
백의민족 가슴마다 고인 눈물이
못 견뎌 터져 나와 강수가 되었네
뱃사공이 해모수 일행을 쳐다보며 씩 웃었다. 그의 주름진 얼굴이 세파에 시달리고 강바람, 바닷바람에 휩쓸린 듯, 세월의 흔적을 깊이 담고 있었다.
해모수가 그에게 좀 더 다가가 앉으며 말했다.
“아저씨의 노랫소리가 심금을 울립니다. 어찌 그렇게 노래를 잘 부르십니까?”
“그저 심심파적으로 부른 건데 잘 부른다고 칭찬해 주니 고맙소. 그런데 젊은이들은 어디 가는 나그네들인데, 하나같이 왕자와 공주처럼 생겼소? 귀한 집 자제들인 것 같소이다.”
“천만에요. 천만에요. 저희들은 이 세상에 정처 없이 헤매는 떠돌이들이올시다.”
“젊은 사람이 너무 염세적인 말씀을 하는 것 같구려.”
“그렇게 들렸다면 용서 바랍니다. 세상이 드넓은데, 이 한 몸을 둘 만한 곳이 없는 것 같아서 그랬습니다.”
“지금 있는 곳은 어디요?”
“네? 아하하! 지금 서아리하 강물 위, 배 안의 갑판에 있습니다.”
해모수가 웃으며 대답했다.
“알고 있구려. 선상의 갑판에 잘 앉아있으면서, 어찌 이 한 몸 둘 곳이 없다 하오?”
“아, 네. 그렇군요.”
“본디, 있을 곳을 정해 놓고 태어난 사람이 어디 있겠소? 어디든 가면, 그곳이 내 처소이니, 사해가 모두 내 집 아니오?”
“어르신 말씀이 옳습니다. 오늘 제가 크게 깨우쳤습니다.”
해모수는 심호흡을 한 후 물었다.
“아저씨는, 이 일을 오래 하셨습니까?”
“묻다마다요. 소싯적부터 강물을 보고 자라나 배와 함께 잔뼈가 굵은 지 어언 수십 년이 지났소.”
“어르신은 세상을 꿰뚫는 혜안이 있는 것 같습니다.”
“세상을 통찰하는 혜안이 있다면, 뱃사공 노릇이나 하고 있겠소?”
“하지만 어쩌면 뱃사공 노릇이 더 편안하고 순탄한 길인지도 모릅니다.”
“아마도 그럴 거요. 귀공자님들 같이 어딘가로 떠도는 것보다 이 길이 더 나을지도 모르오.”
“아저씨는 이 일에 만족하십니까?”
“그런 건 왜 묻소? 만족하지 못하면 어쩌겠소?”
“아닙니다. 아저씨 얼굴이 어쩐지 평안해 보여서 여쭈었습니다.”
“내 분수를 알고 그 이상을 욕심내지 않으니, 언제나 평안하다 할 수 있을 것이오.”
해모수는 고개를 끄덕이며 하늘을 우러러 봤다. 달빛이 유난히 아름답게 고요한 사위를 내리비추고 뱃전에 부딪히는 작은 물결소리만 빛을 깨뜨리고 있다.
“어르신은 인생을 오래 사시고, 이 일을 하면서 많은 사람을 만나보셨을 터이니, 백성들이 사는 정황이나 나라가 돌아가는 형편도 아주 잘 아실 것 같습니다.”
“허허허, 드디어 본론이 나왔구려.”
사공이 해모수의 얼굴을 쏘아본다.
해모수는 그가 자신의 심사를 꿰뚫고 있는 것 같아서 뜨끔했다. 사공이 빙긋 웃으며 덧붙였다.
“그런 얘기는 함부로 하다간 큰 일 나오.”
“큰 일 나다니요? 누가 잡아가기라도 한답니까?”
“젊은이, 뭘 알고 싶소?”
“여쭈어 본 그대롭니다. 백성들의 형편과 나라가 돌아가는 사정을 알고 싶소.”
“젊은이는 이곳저곳 떠돈다면서 귀를 막고 사오?”
“하하하, 귀가 좀 둔한 편이라서, 누가 정확하게 말해 주지 않으면 잘 알아듣지 못합니다. 어르신이 말씀을 꽤 조리있게 하시는 것 같아서, 갑자기 여쭈어보고 싶었습니다.”
사공이 이리저리 둘러보더니 목소리를 낮추어 말했다.
“젊은이 얼굴이 선하게 생겨, 악인은 아닌 것 같아서 말하오만, 그런 일은 어디 가서 묻지 않는 게 좋을 것이오. 고열가 임금님은 연로하셔서 힘을 쓰지 못하시는 것 같고, 이 나라 정치는 환화궁 시위대장 해로운이 좌지우지한다고 들었소.”
“아, 그랬군요. 그 분이 정치를 잘 못하시나 보군요.”
“안타까운 일이오. 그 분의 아우 해모수가 영웅의 자질을 타고났다고 들었는데, 형이 동생을 죽이려 한다는 풍문이 자자하오.”
“해모수가 도대체 얼마나 잘났길래, 지체 높은 시위대장이 자기 아우를 죽이려 한다는 말이오?”
“해모수는, 막조선 왕세자 맹성이 삼칠성에서 탈취해간 색불루 임금의 어마어마한 보물을 되찾아 장당경 환화궁으로 가져오는데, 일등 공신 역할을 한 사람이라 하오.”
사공은 다시 주변을 둘러보면서 더욱 목소리를 낮추어 거의 속삭이듯 말했다.
“임금이 해모수를 잘 보아 사위로 삼으려고 하니, 시위대장 해로운이 그 동생을 시기하는 게 아니겠소?”
“임금의 사위가 된다고 해서 뭐가 좋겠습니까?”
“그 말도 맞소. 하지만, 임금의 아들 가운데는 대통을 이을 만한 사람이 없으니, 해모수가 임금의 딸을 맞이한다면, 그도 역시 임금의 종친이니, 어찌 임금 자리를 물려받지 않겠소? 더구나 언젠가 임금님이 문무백관 앞에서 자신이 죽으면 해모수를 임금으로 옹립하라는 어명을 내렸다 하오.”
“오, 그래서 시위대장이 그를 견제하는 군요.”
“그렇소. 듣기로, 시위대장은 임금께서 승하하실 날만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하오. 오가 대신들도 모두 그에게 아첨을 하고 있으니, 그가 임금 자리에 오르는 건 시간문제라는 풍문이 파다하오.”
“누가 임금이 되든 문제 될 게 뭐가 있겠습니까? 그 분이 나라를 잘 다스리면 될 게 아닙니까?”
“색불루 임금이 남긴 국가의 보물을 그 분이 빼돌렸다는 소문도 있는데, 어찌 그런 도적에게 나라를 맡길 수 있단 말이오?”
“그건 소문에 불과한데, 어떻게 믿을 수 있겠습니까?”
“하긴 그렇소만.”
해모수가 침묵을 지키고 있을 때 사공이 중얼거린다.
“나이 든 자들은 탐욕과 이기심에 찌들고 겁이 많아 큰 정치를 펼 수가 없어.”
“하지만 지혜와 경륜으로 따진다면, 나이 지긋한 분들이 낫지 않을까요?”
“그 말도 일리가 있소. 하지만 젊은 자는 패기가 있거든. 지혜와 패기를 겸전한 이는 늙은 자 중에는 없고, 오직 젊은 자 가운데만 간혹 있지.”
“근데, 어르신. 나라는 지혜로 경영하는 것이지 패기로 경영하는 건 아니지 않습니까?”
“아닐세. 지혜로 경영한다는 말은 맞으나, 패기가 곧 지혜네. 어느 시대는 신중한 늙은이를 부르고, 어느 시대는 패기만만한 젊은이를 부르지.”
해모수는 그 말의 의미를 음미하고 있을 때 사공은 강물에 비친 달빛을 내려다보다가 빙그레 웃으며 물었다.
“내가 보니, 젊은이의 용모가 항간에 떠도는 해모수의 그것과 흡사한 것 같은데, 젊은이가 혹시 해모수 본인이 아니오?”
해모수는 가슴이 뜨끔했으나 빙그레 웃으며 반문했다.
“오, 그래요? 그것 참 재밌군요.”
해모수는 시치미를 떼고 물었다.
“내가 만일 해모수라면, 어찌 해야 하겠소?”
“참 어려운 질문이외다. 젊은이가 해모수라면, 풍문에 휘둘리지 말고 자중하는 게 좋을 것이오.”
“패기만만하게 일어서야 되는 건 아니고요?”
“하하, 내 말로 나를 치는구먼. 젊은이 같은 뜻있는 지사들이 일어나, 어지러운 이 나라의 동량棟梁들로 우뚝 서기를 빌 뿐이오. 나 같은 사람은 이제 너무 늙었소.”
사공은 해모수에게 덕담을 던진 후 탄식했다.
“아닙니다. 어르신의 혜안이 우리 같은 젊은이들에게 크나큰 통찰을 주고 지혜를 열어주니, 어르신 같은 분들이 실상은 이 나라의 동량입니다. 어르신은 결코 한 척 나룻배의 키를 잡은 분이 아닙니다. 어쩌면 이 나라의 키를 잡고 계신지 누가 알겠습니까?”
“젊은 사람이 말을 참 달콤하게 하는구먼. 이제 다른 사공에게 키를 넘길 시간이오.”
그가 의미심장한 말을 남긴 후 다른 사공과 교대하고 현장을 떠나갔다. 해모수 일행도 선실로 들어갔다. 배는 도중에 각 포구에 기착했다. 여러 날 후 저녁 무렵에서야 그들은 구려하句麗河(서아리하, 요하) 일천리 해로를 모두 지나 해구 가까이에 도달할 수 있었다.
배에서 내린 해모수 일행은 그 밤을 인근 여관에서 보낸 후 이튿날 아침 일찍 말을 타고 해안 길을 따라 서남쪽으로 내려갔다. 남쪽을 바라보니 망망한 대해가 가물거린다. 조선의 앞날도 대해처럼 가물거려 앞이 보이질 않는 것 같았다.
도중에 기비, 기진 왕세자 남매는 길을 돌려 번조선의 왕성인 왕험성으로 향하고, 해모수는 어머니 삼칠성주, 연은소, 백선의, 청아련과 함께 오열고을성으로 들어왔다.
그러나 그들이 오열고을성에 도착했을 때는 뜻밖의 상황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황성에서 임금이 파견한 사자가 그들보다 먼저 도착해 있었던 것이다.
해모수가 네 사람의 동행 여성들을 집으로 보내고 홀로 오열고을성 성주 청사에 들어서니, 성주가 좀 굳은 얼굴로 그를 맞는다.
“해 장군, 어서 들어와 폐하의 어명부터 받게나.”
해모수가 엎드리니, 조정의 사자가 어명 두루마리를 펼쳐 읽었다.
해모수는 들으라.
그대의 죄를 엄히 묻노라.
그대는 짐의 명을 받고 장당경으로 올라오던 도중, 부하 이백 명을 이끌고 어명에 항거해 길을 이탈한 바 있도다.
그대를 중형에 처해야 마땅하나, 후에 그대가 참회하고 즉각 돌이켜 어전에 나타난 정황을 참작해 직위에서 파출罷黜하니, 어명을 받는 즉시 단신으로 본향 웅심산에 돌아가라.
별도의 어명이 있을 때까지 그대의 행동반경을 본향에 국한시키니, 이에 벗어나는 일이 없도록 극히 조심하렷다.
신유년辛酉年 유월 엿새
대부여大夫餘 천자天子 고열가
‘왜 이런 일을, 폐하의 어명으로 친히?’
사자가 보여주는 조서에는 어인이 선명하게 찍혀 있었다.
갑자기 해모수는 앞이 아득해지는 것 같았다. 서아리하 해구에서 내려 남쪽 바다를 바라볼 때의 그 망망함이 되살아났다.
‘어째서 우리가 궁 안에 있을 때는 아무 말씀도 하지 않으시다가 이제야 이런 어명을 내리시는가? 이건 분명히 누군가의 압력으로 보내신 어명일 터다.’
오열고을성의 집으로 돌아온 해모수는 어머니와 상의한 후 고향으로 돌아갈 채비를 갖추었다.
“어머니, 제가 고향으로 돌아가면, 언제 어머니를 다시 만날지 모릅니다. 어명에 따르면, 단신으로 가라 했습니다. 어머니는 이제 연은소를 데리고 삼칠성으로 돌아가셔야 할 것 같습니다.”
해모수가 백선의, 청아련에게도 명했다.
“너희들도 그 동안 나를 붙좇느라고 고생 많이 했다. 이젠 삼칠성으로 돌아가서 편히 쉬어라.”
헤어져야 한다는 말에 두 시녀가 울음을 터뜨리려 한다.
“동아리하[압록강] 강가에서 보이던 그 패기는 어디로 갔느냐?”
해모수가 그들을 짐짓 나무랐다. 그것은, 동아리하의 나루터에서 백의청년의 모습으로 해모수와 처음 만날 때, 해모수에게 보이던 그 광기어린 작태를 지적한 것이다.
“나리, 그 땐 너무 어려 멋모르고 날뛰었사옵니다. 소녀들의 허물을 용서해 주소서.”
“하하하, 지금 헤어진다 하더라도 언젠가는 또다시 그렇게 만나지 않겠느냐? 그 때는 더 놀라운 패기를 보여주려무나.”
해모수는 연은소에게도 작별을 고했다.
“은소야, 어머니 잘 모시고, 허송세월하지 말고 공부에 전념하여라.”
“네, 오라버니.”
연은소는 이미 울고 있었다.
“고향에 가시면 후에 저희가 찾아뵐 수 있나요?”
연은소가 울음 섞인 음성으로 물었다.
“그건 가능하겠지만, 내 행동에 제약을 많이 받을 터다. 폐하의 특별한 명이 없는 한, 나는 평생, 고향에서 살다가 고향에 뼈를 묻어야 할 것이다. 하지만 고향보다 더 좋은 곳이 이 세상 어디에 있겠느냐? 폐하께서 나를 많이 배려해 주신 것이니, 너무 염려하지 말거라.”
삼칠성주가 해모수를 위로했다.
“아들아, 천제 하나님이 너를 고향으로 보내신다고 믿고, 딴 마음은 품지 않는 것이 좋겠구나.”
“명심하겠습니다, 어머니. 지금 헤어지면, 어머니는 제 대신 왕험성에 들러 기비 왕자를 만나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내가 어명을 받고 고향으로 돌아갔다고만 기별해 주십시오.”
해모수는 그들과 함께 짐을 챙겨 집을 나섰다. 수년 전 고향 본가를 떠날 때처럼 고검을 허리에 차고 애마인 적호를 타고, 간단한 행낭을 꾸려 오열고을성 북문을 빠져나갔다.
오열고을성에서 웅심산까지는 수천리 길이다. 얼마 후 삼칠성주와 연은소, 백선의, 청아련은 기비를 만나러 왕험성으로 방향을 틀고, 해모수는 홀로 해변을 따라 올라갔다.
그들과 헤어질 때 해모수가 말한다.
“어머니, 보름 후 정오에 해성海城의 서문에서 만나기로 해요. 해성에서 어머니 일행은 삼칠성으로 내려가고 저는 고향으로 올라가면 될 것 같군요.”
“시일이 매우 촉박하지만, 그렇게 하자꾸나.”
해성은 동서아리하(압록강과 요하) 사이에 위치한 고래의 중요 도시이자 군사 요충지로서 구물 임금(재위 서기전 425-397)이, 도성 장당경이 위태로워질 경우에 대비해, 이궁離宮(황궁 밖의 별도 궁궐)을 지은 곳이다.
해성에 먼저 도착한 해모수는 임금의 이궁이 있는 해성을 돌아보면서 어머니 일행을 기다렸다. 해성의 정세를 보니, 처음에 번조선에 속하긴 했으나, 지금은 장당경 조정의 세력에 의해 장악 당하고 있었다. 번조선 왕 기윤의 역량이 이곳까지는 미치지 못하는 것 같았다.
해성은, 거리상으로도 번조선 왕도王都보다, 황성인 장당경에 훨씬 더 가까웠을 뿐만 아니라, 구물 임금 이래 임금들이 각별한 관심을 둔 성읍이니만큼 그럴 만도 했다.
해모수는 해성 서문 밖 여관에 여장을 풀고 성문 안으로 들어가 하릴없이 이리저리 돌아다녀 보았다. 어느 골목에 이르니 수십 명의 아이들이 떼를 지어 전쟁놀이를 하고 있다. 해모수는 아이들의 노는 광경이 재미있어서 한 쪽 그늘에 앉아 무심코 바라보았다.
아이들은 백군白軍과 흑군黑軍으로 나뉘어 싸웠는데, 백군은 흰 깃발을 가지고 있었고 흑군은 검은 깃발을 쓰고 있었다.
“백군 모여라!”
백군의 대장인 듯한 아이가 소리쳤다. 그러자 수십 명의 아이들이 그의 주변으로 몰려든다.
“흑군은 이리 정렬해!”
다른 대장이 외쳤다. 아이들이 우르르 몰려갔다.
잠시 후 백군 대장이 흑군 대장에게 가서 말했다.
“우리 군대는 해로운 대장 편이다. 너희 군대는 누구 편이냐?”
“우리 군대의 대장은 당연히 해모수 장군이다!”
해모수는 아이들의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
(다음회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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샬롬.
2022. 12. 2. 한겨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