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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6년
한겨울의 한풍이 계성 주변을 둘러싸고 있다. 계성 인근의 산야에 묻힌 비밀스런 장원. 외견상 어느 부호의 대저택인 것 같기도 하고 한 마을 같기도 했다. 장원 안엔 웅장한 전각에서부터 초라한 농가까지 각양각색의 집들이 산재해 있었다.
그 중의 한 아담한 고택에 인심이 후하고 인격이 고매하다고 알려진, 임任씨 노인이 살고 있었다. 그 고택은 전형적인 고려인 농가였다. 장원 안에는 화려한 전각도 다수 있었지만, 임씨 노인은 이 농가주택을 자기 개인의 거처로 삼고 있었다.
계성 서쪽의 교외에서 한 부락을 이루며 번성하고 있는 이 장원 전체가, 임가 노인의 터전이었다.
임씨는 구순에 접어든 노인이다. 그는 늙었으나 매우 건장하고, 학식이 풍부하며 항상 예의가 바르지만, 다소 고고한 인물로 알려져 있었다. 선대로부터 상당한 부를 물려받았는지, 임씨는 당대에 놀라운 번영을 이룩하고 있었으나, 사람들은 그의 진면목을 잘 알지 못했다.
그는 외출을 극히 싫어했으므로 그의 얼굴을 본 사람은 많지 않았으며 그와 친분을 맺고 있는 이들도 극소수였다.
그래서인지, 임가장의 노장주 임씨 노인에 대한 억측도 구구한 편이었다. 세간에 흘러 다니는 소문들 가운데는, 그가 은밀한 자선가라느니, 명문세가의 후예라느니, 심지어 그가 음험하기 짝이 없는 위선자이며 흑도黑道 무림의 거두라는 소곤거림도 없지 않았다.
그의 출신과 관련해 일설에는 그가 말갈부족 어느 왕의 후예라는 말도 있었다.
좌우간, 그의 인물됨이나 출신, 그의 모든 행적에 관해서는, 일정한 정설이 없고, 구구각색의 잡다한 이야기만 나돌 뿐이었다.
그는 정말 이해하기 어려운 이상한 노인이라는 것이, 그를 다소나마 아는 이들의 한결 같은 소리였다.
때로는 성자와 현인군자 같기도 하고, 어떤 때는 그저 수수한 농부 같기도 하고, 가끔은 인심이 매우 후한 자선가 같기도 했으며, 간혹 사람들의 요청을 일언지하에 거절할 때는 냉엄하고 매몰차게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에게는, 그를 아는 사람은 누구나 알고 있는 한 가지 특징이 있었다. 무슨 경문인지는 모르지만, 길을 다닐 때 그가 거의 언제나 경문을 외우고 다닌다는 사실이다.
어떤 사람들은 그가 외우는 경문이 공맹이나 노장의 글이라고 하기도 하고, 혹자들은 고려의 전통 신교神敎 경문이라고 주장했으며, 심지어 파사 경교景敎(기독교)의 경문이라고 말하는 이들도 있었다.
좌우간, 그는 진면목을 파악하기 어려운 다소 신비스런 사람이었다.
그 무렵의 어느 날, 임가 노인의 평상시 거처가 아닌, 이 장원의 한 화려한 건물 안에, 구순의 노인 임씨가 높은 의자에 앉아 있었다. 그의 표정은 매우 엄숙해 보였고, 뭔가 심각한 근심에 싸여 있는 듯했다.
그의 곁에는 고운 얼굴의 젊은 여인이 흑의를 입고 서 있었는데, 그녀의 가슴에는 진분홍 장미가 수 놓여 있었다.
널따란 방안의 풍경은, 고려와 중국의 그것이 혼합된 기이한 모습이다. 흑의를 입은 여인은 이리저리 왔다 갔다 하다가, 임씨 노인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아 있는 백의소녀의 얼굴을 가끔씩 뜯어보았다.
백의소녀는 비록 무릎을 꿇고 앉아 있었지만, 얼굴에서 고고하고 청아한 기품이 풍기고 있었다.
“여러 해가 지나서 그런지 네 얼굴은 이 언니보다 훨씬 더 아름다워 보이는구나. 그 동안 거란 왕녀 이루하의 집에서 호강을 했느냐?”
아름답기로 말하면, 세상에 짝이 없을 듯한 장미여인 미시아가 그 삼단 같은 머리채를 옥 같은 손으로 쓸어 올려 댕기로 묶으며 말했다.
“그분들이 저를 지극한 호의로 대해주셨으므로 지금껏 편안하게 지낼 수 있었어요.”
여미아가 예의 그 은쟁반에 금 구슬을 굴리는 듯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너의 목소리에 얼마나 많은 남정네들의 혼이 나갔을지, 보지 않아도 뻔하군.”
장미여인 미시아는 빈정거리는 투로 말하며 물었다.
“할아버지께서 맡기신 사명은 십이분 완수하고 있겠지?”
“···.”
여미아는 대답이 없었다.
“왜 대답이 없느냐?”
미시아가 눈썹을 찡그리며 재촉했다.
“할아버지의 명령에 순종하기 위해 애쓰고 있어요. 하지만, 그보다 더 높은 분, 제가 모신 임금님의 명령은 지고무상입니다.”
“임금님이라니? 우리 후고려국의 황제 폐하를 말하는 거냐?”
“아닙니다. 그 분은 저 하늘에 계신 임금입니다.”
“하늘의 임금이시라면, 삼신일체 천제天帝 하나님?”
“맞습니다.”
“그 분이 네게 무어라고 말씀하셨단 말이냐? 천신天神이 꿈에 나타나 할아버지의 명을 받들지 말라고 명하시기라도 했단 말이냐?”
“아니에요, 언니.”
“그렇다면 속 시원하게 설명 좀 해 보려무나.”
“내 말은, 내 양심에 거리끼는 일은 할 수 없었다는 뜻이에요.”
미시아가 여미아를 조용히 응시하고 있다고 언성을 약간 높였다.
“이건 나라를 세우고 잃어버린 고토를 되찾기 위한 중차대한 일이잖아. 만백성을 위해서라면, 우리가 얼마든지 미색을 이용할 수 있지 않겠어? 너나 나나 천부적으로 아름다운 자색을 타고 태어난 것은, 바로 그런 일을 하라고 하늘이 우리에게 주신 호의가 아니겠느냐 말이다.”
“언니. 죄송해요. 전 제가 섬기는 임금의 가르침을 어기고 양심에 벗어난 짓을 할 수가 없어요.”
여미아가 잘라 말했다.
미시아가 그녀를 노려보며 물었다.
“너, 옛날에는 그런 소리를 하지 않았는데?”
“그 때는 어려서 잘 몰랐고, 또 그 때는 아직 나의 임금이시고 주인이신 메시아 예수님을 잘 알지 못했죠.”
“옳아, 이제 보니, 네가 그 경교인가 뭔가 하는 서역귀신의 신도가 되었구나.”
미시아는 뭔가를 골똘히 생각하는 듯하다가, 단호히 말했다.
“우리 민족, 우리 가문에서, 삼신일체 상제 외에 다른 신을 섬기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언니, 우리가 섬기고 우리 조상들이 섬기던 삼신일체 상제 하나님이 바로, 나의 임금이신 예수님의 아버지이십니다.”
미시아는 그 말을 듣고 여미아를 노려보기만 할 뿐 선뜻 어떤 대꾸를 하지 못했다. 한참 후, 미시아가 물었다.
“그렇다면, 너는 우리 일에 협력할 의사가 전혀 없다는 말이냐?”
“아니에요. 저는 우리 겨레의 나라를 세우고 잃어버린 고토를 찾는 일에, 이 몸을 바칠 거예요. 하지만 양심에 꺼리는 일은 할 수 없어요.”
미시아가 신음소리를 발했다.
“다시 묻겠다. 그러면 너의 주인 이루하의 부친인 송막도독 이진영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했다는 뜻이지?”
“그가 날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모르나, 그런 일은 나의 임금께서 금하고 계십니다.”
한참 후 미시아가 입을 열었다.
“또 묻겠다. 밀사를 통해 네게 준 명령은 어느 정도 진척되고 있느냐?”
“극시아를 도와, 무 태후의 무씨들과 당나라 황실의 이씨들 간에 피비린내 나는 살육전이 벌어지도록 공작하라는 명령도 역시, 나의 임금께서 금하시는 일입니다.”
미시아의 표정은 서릿발같이 차갑고 엄했다.
“세 번째로 묻겠다. 너는 고조영과 함께 당나라 황실에 협력하고 있지 않느냐?”
“가당치도 않아요. 난 배달겨레로서의 지조를 지키며 하늘의 하나님을 섬기는 한편, 우리 고려 백성들이 어느 땅에서나 평안히 살도록 기도하고, 또 잃어버린 땅을 속히 되찾을 수 있기를 빌고 있어요.”
여미아가 굳세게 말했다.
두 사람의 대화 광경을 묵묵히 지켜보던 임씨 노인은 혀를 끌끌 찼다. 이 평범하게 생긴 구순의 노인이, 고려 고토를 회복하고자 동분서주하며 막대한 일들을 벌이고 있는 숨은 기인이리라고는 아무도 상상하지 못하고 있었다.
심지어 그와 교분을 맺고 있는 고려거사 고승조차도, 그의 진면목을 아직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여미아, 너의 무예는 어떠냐? 아마도 많이 진보했겠지?”
임씨 노인이 매우 자상한 목소리로 물었다.
“분명히 퇴보했을 거예요. 할아버지 품을 떠난 이후 무예 연마는 거의 하지 못했습니다.”
“쯧쯧쯧, 무예가 형편없다면, 이 험악한 세상에서 강호를 떠돌며 어찌 네 몸을 잘 간수하고 가슴에 품은 포부를 펼칠 수 있겠느냐?”
“할아버지께서 가르쳐주신 은덕으로 제 몸 하나 간수할 정도는 되었습니다. 하오나, 세상에는 의외지변이 무수하고 뛰는 자 위에 나는 자가 있사온데, 어찌 이를 장담할 수 있겠습니까? 그래도 제가 섬기는 저의 하늘 임금께서 그 사자들을 보내어 저를 지켜주셔서 이렇게 성한 몸으로 할아버지 얼굴을 뵈올 수 있었습니다.”
여미아의 말투에는 할아버지에 대한 존경심과 더불어, 그의 주인이신 하늘의 하나님께 대한 무한한 신앙심이 깃들어 있었다. 임씨 노인은 잠깐 상념에 잠기다가 오래 전부터 방안에서 대기하고 있던 극시아에게로 눈을 돌렸다.
“여미아는 자리에서 일어나고 극시아는 이리 오너라.”
극시아가 미시아 앞에 무릎을 꿇고 엎드렸다. 이번에도 미시아가 그녀에게 질문을 던진다.
“무 태후가 고종 이치의 총애를 받아 왕씨 황후와 소씨 숙비를 제거하고 마침내 황후의 자리에 올랐을 뿐만 아니라, 오늘날처럼 당나라의 정권까지 휘어잡은 사실은 너도 잘 알 터.”
미시아는 헛기침을 한 차례 한 후 덧붙였다.
“하지만, 당나라 임금 이단의 총애를 받기 위해 애쓰라는 명은 잘 수행하고 있느냐?”
“네.”
극시아의 대답은 무뚝뚝하고 짤막했다.
“성과는?”
“총애를 받기는커녕 가까이 접근하지도 못하고 있어요.”
“그렇다면 다른 명령들은 눈으로 보지 않아도 환하군.”
미시아는 잠시 뜸을 들이다가 물었다.
“태자 전하와는 어떤 관계냐?”
“아무런 관계도 없어요.”
극시아는 자신의 마음속을 숨기고 있었다.
“그게 사실이렷다?”
“그렇지 않고는요?”
미시아는 거기에 대꾸하지 않고 엄숙하게 명했다.
“다시 한 번 말한다. 첫째, 유명무실한 황제 이단을 사로잡아 너의 치마폭 속에 넣어라. 둘째, 그를 주색잡기에 빠지게 해라. 셋째, 당황실의 이씨들과 무태후의 무씨들이 상잔혈극을 벌이게 해라. 마지막으로, 아들을 낳고 그를 태자로 세워, 당 황실의 정권을 잡아라. 알겠느냐?”
“언니는 그게 어디 어린애 소꿉놀이처럼 쉬운 일이라고 생각해요? 언닌 아직도 철부지예요?”
극시아가 눈을 치켜뜨고 당돌하게 물었다.
“우리가 보낸 밀사와 접촉하면서 할아버지의 지혜를 빌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할아버지께서 말씀하셨다.”
미시아의 대답이다.
“그렇다면, 황제 이단의 마음을 어떻게 사로잡을 수 있는지, 그것부터 자세히 가르쳐주세요.”
미시아가 극시아를 한참 노려보더니, 대꾸했다.
“벌써 그걸 잊었단 말이냐?”
“흥! 그 따위 치졸한 방법으로 사람을 사로잡는다면, 하늘이 용서하지 않을 거예요. 그리고 황제 이단은 너무나 불쌍한 인간이에요.”
“언제부터 네게 그토록 자비심이 많았느냐?”
“언젠가, 내실에 불려갔을 때 그분이 저에게 그러셨어요. 자기는 이 세상에서 가장 외롭고 가장 비참하고 가장 불행한 인간이라고. 눈물을 흘리면서 제게 말했어요. 자기는 차라리 어느 시골 산촌에서 평민의 아들로 태어났거나 아니면 태어나지 말았어야 했다고.”
미시아가 뜻밖에도 미소를 지었다.
“이단이 너에게 그런 말을 할 정도라면 네가 그에게 상당한 관심을 받고 있다는 뜻이다. 앞으로 그를 잘 위로하고 온갖 지혜를 짜내, 그의 마음을 사로잡거라. 무릇 사내들이란, 제왕이든 용장이든 아이처럼 따스한 어미 품속을 그리워하는 법. 네가 그렇게 따스한 아내가 되라는 거다. 알겠느냐?”
아직 꽃다운 나이의 미시아는 세상사를 달통한 여인처럼 말하고 있었다.
극시아가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그 순간에도 극시아의 마음속에서는 온통 조영 생각뿐이었다.
“그런데 언니, 고조영 아니 태자전하는 지금 어디에 있나요?”
극시아가 천진난만한 얼굴로 물었다.
“그건 왜 묻지?”
“그냥이요.”
“네 마음속은 고조영에 대한 생각으로 꽉 차 있지?”
미시아가 은근한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극시아는 가슴이 뜨끔했으나 내색하지 않고 대답했다.
“언니는! 함께 왔는데, 보이지 않으니 궁금하잖아요.”
미시아가 극시아의 눈동자를 또렷이 직시하며 굳은 표정으로 말했다.
“네 마음속을 점령해야 할 사람은 고조영이 아니라 이단이다.”
미시아는 곁에 서 있는 여미아를 돌아본 후 말을 이었다.
“난 너희들의 마음 속 상념을 꿰뚫고 있다. 너희들의 가슴엔 온통 고조영에 대한 생각뿐이야. 그렇지 않아?”
미시아가 여미아와 극시아를 번갈아보며 물었다. 극시아는 입을 비쭉이고 있었고 여미아는 그 곱고 성스런 얼굴에 아무런 기색도 보이지 않았다. 미시아가 미미한 웃음을 얼굴에 떠올리며 덧붙인다.
“너희들이 그토록 염려하고 그리워하는 고조영을 이리로 모시고 오게 하마.”
미시아는 그들 가까이에 시립한 한 흑의복면인을 주시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가 공손히 대답하고 방에서 나갔다.
밥 한 끼를 먹고 숭늉까지 다 마실 정도의 시간이 지나자 과연 흑의복면인은 고조영을 데리고 방안으로 들어왔다.
조영이 실내를 둘러보니, 임씨 노인이 좀 높은 의자에 앉아 있고, 그 곁에는 임씨의 세 손녀, 미시아, 여미아, 극시아가 나란히 서 있었는데 일제히 자기 얼굴을 쳐다보았다.
조영이 순간적으로 분위기를 파악해보니, 임씨 노인은 무표정하게 앉아 있었고, 미시아는 차갑고 근심어린 얼굴에 약간의 웃음을 담고 있었다. 여미아는 예의 그 순결하고 청아한 얼굴이었으며 극시아는 슬픔이 밴 야릇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고 있다.
조영이 임씨 노인에게 인사를 드리려는 찰라, 임씨 노인이 자리에서 일어나며 그에게 상석을 권했다.
“태자 전하! 여기에 좌정하소서.”
임씨 노인의 태도는 매우 정중했다.
“아닙니다. 저는 이 자리에 서 있는 것이 좋습니다. 어르신, 앉으십시오.”
조영은 사양하며 헛기침을 한 후 임씨 노인에게 깎듯이 물었다.
“어르신, 무슨 일로 저를 부르셨는지요?”
“태자 전하, 제가 이리로 오시라 했습니다.”
임씨 노인 대신 미시아가 답했다. 조영이 그녀를 바라보자 그녀가 얼굴에 웃음을 띠고 말을 이었다.
“제 곁에 서 있는 이 두 아가씨가, 전하의 안부를 몹시 궁금해 해서요. 불가불 모셔오도록 했습니다.”
조영도 실은 여미아나 극시아의 안위가 염려되었던 터라 여기서 그녀들의 건강한 얼굴을 보니 적이 맘이 놓였다.
“어처 마님과 여미아 아가씨도 건강하게 계셨군요.”
조영이 반가이 그녀들에게 인사한 후 물었다.
“그런데, 이루하 아가씨는 어디에 계신가요? 여미아 아가씨가 항상 그림자처럼 따라다녔는데···.”
조영이 말끝을 흐렸다.
“태자 전하, 전하 곁에는 아리따운 여인들이 여럿 있는 것 같군요. 하지만 전하께서 어렸을 적 정혼한 여인은 단 한 사람뿐임을 잊어서는 아니 되옵니다.”
미시아가 보일 듯 말 듯 웃으며 말했다. 그녀의 말에 조영은 속으로 흠칫 놀랐다.
‘내가 누군지 얼굴도 모르는 여인과 어릴 적에 정혼했다는 사실은 우리 가문의 비밀인데, 저 미시아라는 여인이 어떻게 알고 있을까?’
(다음 회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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샬롬.
2024. 6. 7. 첫열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