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배사나 덕담중에 9988123 이라는 말이 있다.
아흔이홉까지 팔팔하게 살다가 하루이틀 앓고는 3일째 눈감자!!!
서경에 나오는 오복은 다섯가지로 소개된다.
천수를 누리는 장수, 살아가는데 불편함이 없는 부, 몸과 마음이 건강하게 살아가는 강령, 타인에게 베풀고 덕을 쌓는 유호덕, 마지막으로 편안한 죽음을 맞이하는 고종명의 복이다
개인마다 중요한 가치나 소망이 다를수 있겠지만 무병장수와 편안한 죽음에 대한 소망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한가지 보탠다면 치아건강이다.
어르신들중 늦게까지 자기 이를 가진 분은 대체로 건강하다. 예전에는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살거나 틀니를 맞췄다면, 요즘은 젊은 사람도 임플란트를 할만큼 인공치아가 보편화 되었다.. 비용이나 시슬 기간이 비싸고 길어 쉽지 않은 일이지만 의학기술의 발달은 엄청난 것 같다.
몇년 전 친구는 가족적금을 깨서 천이백만원을 들여 친정아버지 인공치아를 해드렸다. 비용 대부분은 선불이라 한디.
오랜 시간 힘들게 다 맞추었는데 완성하고는 육개월 만에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제대로 사용도 못해보고 힘든 과정만 보낸게 너무 안타까웠다. 게다가 얼마나 큰돈인가?
아깝지 않냐 조심스레 물으니 담담하게 말한다.
일평생 본인 위해서는 한푼도 아까워 하던 분인데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아버지를 위한 돈이 되었으니 조금이나마 덜 죄송하다고~
노인돌봄 어르신 중에 임플란트 예약을 한 분이 계셨다. 치료후 육개월 뒤에 방문하라는 말에 그날까지 내가 살아있을지 누가 보장해줄텐가 했다한다.
농담인데 농담으로만 지날수는 없다
정말 농담처럼 어지럽다며 종합검사 하겠다고 입원하신 분이 퇴원도 못한채 돌아가셨다.
몇개 남지 않은 치아가 민망하다며 늘 두손으로 입을 가리며 웃던 분이다. 잇몸마저 약해지니 틀니도 아프고 소리가 난드며 새 이가 갖고 싶다 하셨다. 찬바람 불면 해야지 라며 기다렸는데~
…….
이정록의 시를 읽다보면 가끔 눈물이 쑥 들어갈만치 웃긴다. 재밌다. 가만히 다시 떠올려보면 조금 아프다.
동시마저도~
<팔순> / 이정록
기사 양반, 잘 지내셨남?
무릎 수술한 사이에
버스가 많이 컸네.
북망산보다 높구먼.
한참 만이유.
올해 연세가 어찌 되셨대유?
여드름이 거뭇거뭇 잘 익은 걸 보니께
서른은 넘었쥬?
운전대 놓고 점집 차려야겄네.
민증은 집에 두고 왔는디
골다공증이라도 보여줄까?
안 봐도 다 알유.
눈감아드릴 테니께
오늘은 그냥 경로석에 앉어유.
성장판 수술했다맨서유.
등 뒤에 바짝
젊은 여자 앉히려는 수작이
꾼 중에서도 웃질이구먼.
오빠 후딱 달려.
인생 뭐 있슈?
다 짝 찾는 일이쥬.
달리다보면 금방 종점이유.
근디 내 나이 서른에
그짝이 지나치게 연상 아녀?
사타구니에 숨긴 민증 좀 까봐
거시기 골다공증인가 보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