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승용차비 |
|
70,000 |
2 |
140,000 |
통행료 |
동서울ßà문경새재 |
6,600 |
4 |
26,400 |
문경민박 |
|
|
|
40,000 |
문경저녁 |
|
|
|
35,000 |
문경아침 |
도시락 포함 |
|
|
24,000 |
조령 점심 |
|
|
|
35,000 |
하늘재 막걸리 |
|
|
|
8,000 |
돼지고기 등 |
|
|
|
30,000 |
안생달민박,저녁,아침 |
도시락, 운행비 |
|
|
135,000 |
문경온천 |
|
6,000 |
6 |
36,000 |
문경매식 |
|
|
|
50,000 |
계 |
|
|
|
559,400 |
⊙ 제10구간 지도(이화령~하늘재~차갓재)
⊙ 산행후기
올 해는 큰 비 없이 장마도 얌전히 끝나가는 것 같고 어느덧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로 접어 들었다.
두달에 한번씩 가던 대간 산행을 이제부터는 한달에 한번씩 가기로 하는데, 위로 갈수록 산행시간이
길어짐에 따라 체력적인 부담도 많고 해서 일정을 늘려 잡는 대신 보다 자주 가기로 한 것이다.
내륙고속도로 덕에 2시간 조금 지나 문경까지 한번에 내닫는다.
이번을 마지막으로 내륙고속도로도 이젠 작별을 해야 한다. 그동안 잘 이용했는데…
문경에서 숙식할 곳을 찾으려다 저번에 [은티산장] 생각이 나서 그쪽으로 향해 알아보니 이미
만원이라 어렵다고 한다.
다시 문경으로 와 모텔이 딸린 기사식당에서 자기로 하고 다행히 늦은 시간이지만 안주를 하나
만들어 달라고 해서 술 한잔을 마실 수 있었다.
예전엔 중간지점인 하늘재에 산장이 있어 이용하기가 편했다는데, 지금은 폐쇄되어 잘 곳이 마땅치
않다.
이럴줄 알았으면 공기좋고 전망좋은 [은티산장]을 예약하는 것이 훨씬 좋을 뻔 했다.
그래도 에어컨이 나와 시원하게 잠을 잘 수 있었다.
▣ 백두대간 <제10구간> 이화령~조령산~조령~마역봉~하늘재~포암산~대미산~차갓재
<구간 고도>
속리산에서부터 시작한 대간의 암봉들이 대야산, 희양산을 거쳐 이번 구간 신선암봉까지 험난하게
이어진다.
아마 다음 구간인 황장산까지는 암봉들이 계속 나타나리라 생각된다.
경상북도와 충청북도에 산들은 첨예한 암봉들에 둘러쌓여 험하기로 정평이 난 곳들이 많다.
특히 이번 구간 조령산 넘어 신선암 주위에 암봉군들은 규모도 클 뿐더라 아기자기한 암벽미가
일품인 곳이다.
문경새재도립공원과 월악산국립공원을 통과하게 되는데, 이곳을 통과하려면 줄을 잡는 곳이
적어도 42군데나 된다고 하니 온 몸으로 산행을 해야 될 것 같다.
◐…18소구간 (이화령~조령산~조령~마역봉~탄항산~하늘재)
날씨는 흐려 개스가 꽉 차있다.
아주 간결하고 먹을 것이 별로 없는 아침상이지만 새벽 일찍 먹을수 있는게 다행이다.
밥 한 공기씩 추가로 더 시켜 점심 먹을 도시락통에 담았다.
승용차를 가지고 이화령에 올라서니 텅비고 날씨도 스산해 더욱 적막감이 감돈다.
내륙고속도로 터널이 뚫리기 전에는 많이들 오갔을텐데…지금은 그나마 옛 자취만 남았다.
예로부터 조령(鳥嶺:642m)이 중부지방과 영남지방을 잇는 주요 교통로로 이용되었지만 고개가 높고
험하여 조령 바로 밑에 이화령을 새로 만들었다고 한다.
<백두10-1>
7시30분경 이화령에 다시 섰다.
승용차를 이곳에 두고 가면 2진이 오면서 가져 올 예정이다.
<백두10-2>
이화령 산장도 을씨년스럽기는 마찬가지다.
묵밥, 도토리묵 등을 판다고 하는데… 오가는 차량이 없어 장사가 될는지 모르겠다.
<백두10-3>
오늘은 이화령을 출발해 조령산~신선암봉~조령(새재)~마역봉(마패봉)~탄항산~하늘재로
이어진다.
약18.36km에 10시간 정도 산행을 예상해 본다.
<백두10-4>
이화령을 출발해 조령산으로 가는 길은 8부 능선을 따라 나 있다.
일반적인 조령산 등산을 위해서 많이 이용하는 길이기도 하다.
이화령~조령산~절골로 이어지는 코스는 예전에도 몇 번 다녀 봤기에 익숙한 길이다.
이화령 고개까지 차로 올라 와 산행을 하기에 큰 부담없이 다닐 수 있는 코스이다.
<백두10-5>
주위는 개스가 많이 차있어 어둡고 시야가 답답하다.
곧 비라도 내릴 기세다.
이번 구간은 아름다운 암봉들이 많은데 제대로 볼 수가 없을 것 같다.
<백두10-6>
이화령에서 50분 정도 진행하니 조령샘이 나타난다.
물이 시원하고 맛이 좋아 일급 샘물임을 알 수 있다.
<백두10-7>
조령산을 오르며…
<백두10-8>
대간객 두사람을 만났는데, 오늘은 조령까지만 간다고….
주위는 비록 안보였지만 신비로운 운무에 휩쌓여 기분은 상쾌하다.
< 조 령 산 > - 이 용 주
새 조개(鳥嶺)
절정의 극치 이뤄
새 마져
지쳐 넘을수 없다던 곳
조령관 성벽사이로
군막터 이어져 있고
조령산에 가득고인 한 때문인가
찬바람 가득 응집해 있다.
실바람 흩날려
갈대의 꿈 영근
조령샘 틈새에
찬물 한입에 가득넣고
떼 구름
한점 높이 떠 있어
우스운 세상 바라보듯
조령산의 아침 바람만 살갑고나.
<백두10-9>
조령산 정상에 있는 여성산악인 故
한국 최초로 첫 에베레스트를 등정한 여성.
정상에 오름으로써 한국여성으로는 최초로 세계여성으로는 3번째로 에베레스트에 등정에 성공.
무산소 단독 등정.
1999년 4월 세계에서 열번째로 높은 히말라야 안나푸르나봉을 오르고 정상에서 내려오던 중
추락해 사망.
<멕시코 시인 옥타비오 파스의 시 중에서>
저기 모든 경계가 끝나고
길들이 사라지는 곳
침묵이 시작되는 그 곳으로
나는 천천히 다가간다.
그리고 밤을 밝힌다.
별들로, 이야기로,
멀리서 나를 기다리는
물결의 숨소리로,
새벽이 시작되는 그 곳
<백두10-10>
조령산을 지나면서는 본격적인 암릉이 시작된다.
보통은 절골로 내려가지만 대간 산행은 능선을 따라 바위 암봉인 신선암으로 이어진다.
<백두10-11>
속리산 이후 계속되는 로프 구간도 이젠 숙달이 되어 익숙하다.
<백두10-12>
그러나 방심하지 않고 한발한발 신중을 다한다.
<백두10-13>
<참고용> 신선암봉 주위 풍경
날씨가 좋았다면 눈앞에 장관이 펼쳐질 텐데 아쉽기만 하다.
신선암봉은 일반산행으로 나중에 한 번 더 와야 할 것 같다.
<백두10-14>
능선 곳곳에 조망하기 좋은 전망대가 곳곳에 나타난다.
비록 멀리 보이지는 않지만 명산의 아름다움이 느껴진다.
<백두10-15>
얼굴 형상을 한 바위.
<백두10-16>
본격적으로 신선암봉을 오르기 시작한다.
<백두10-17>
<백두10-18>
<백두10-19>
설악산 용아릉 릿지코스 같기도 하지만 로프가 잘 설치되 있어 방심만 하지 않으면 그리 위험
하지는 않다.
<백두10-20>
<백두10-21>
<백두10-22>
마치 인수봉 암벽 슬랩을 오르는 것 같은 분위기라 지루하지 않고 재미가 쏠쏠하다.
<백두10-23>
선행자 3분이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잠시 사진 한 장을 부탁하고….
여자분은 예순이 넘어 보였는데도 유연한 몸놀림으로 산행을 잘 하신다.
<백두10-24>
<백두10-25>
<백두10-26>
<백두10-27>
언젠가도 언급했지만 로프를 잡을때는 무조건 체중을 다 실고 매달려서는 안된다.
먼저 나무나 바위에 걸린 로프가 안전한가 살펴봐야 하고 로프 자체도 굵기가 다양하기에
거기에 맞게 체중을 실어야 한다.
가파른 암릉에는 체중을 모두 실어야 하므로 로프를 굵직한 것으로 설치해 두지만 잡을 곳이
많고 일반적인 곳은 얇은 로프를 설치하기도 한다.
이때 체중을 모두 실으면 위험할 수가 있으므로 그때는 로프를 중심을 잡는데만 사용
하고 두발로 확실히 바위를 디뎌야 안전하다.
<백두10-28>
대간 능선 오른쪽 맞은편으로는 원래 주흘산에 모습이 멋지게 들어오는 곳이다.
조령산과 주흘산 그사이 계곡에 조령제1관문부터 2관문, 3관문이 연이어 자리하고 있다.
조령제1관문 주위에는 KBS왕건 촬영장이 남아 있어 관광객들이 자주 찾는다.
<백두10-29>
<백두10-30>
<백두10-31>
<백두10-32>
<백두10-33>
<백두10-34>
끝없이 이어지는 암릉구간.
<백두10-35>
<백두10-36>
산수국.
<백두10-37>
희미하게 보이는 앞 능선들.
<백두10-38>
암봉을 오르며 한숨 돌리는
<백두10-39>
<백두10-40>
<백두10-41>
비좁은 바위 사이를 통과.
<백두10-42>
깃대봉 입구.
여기까지 오면 암릉구간도 거의 끝난 것이다.
깃대봉은 오르지 않고 조령으로 바로 내려선다.
<백두10-43>
산성이 백두대간을 따라 이어져 있다.
문화, 경제, 국방의 요충지로 각 시대마다 무수한 자취가 서린 곳이다.
<백두10-44>
오후1시경 조령3관문이 있는 조령약수에 도달했다.
조령산에서 이곳까지 오는데 암봉이 많아 로프는 원없이 잡아 보았다.
오히려 암릉길 산행이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다.
이화령에서 5시간30분 걸린 셈이다.
<백두10-45>
조령3관문.
백두대간(白頭大幹)의 조령산(鳥嶺山) 마루를 넘는 이 재는 예로부터 한강과 낙동강유역을
잇는 영남대로상의 가장 높고 험한 고개로 사회 문화 경제의 유통과 국방상의 요충지였다.
새재(鳥嶺)는 「새도 날아서 넘기 힘든 고개」, 옛 문헌에 초점(草岾)이라고도 하여 「풀(억새)이
우거진 고개」 또는 하늘재(麻骨嶺)와 이우리재(伊火峴) 사이의 「새(사이)재」, 새(新)로 된
고개의 「새(新)재」 등의 뜻이라고도 한다.
임진왜란 뒤에 이곳에 3개(주흘관, 조곡관, 조령관)의 관문(사적 제 147호)을 설치하여 국방의
요새로 삼았다. 이 곳은 자연경관이 빼어나고 유서 깊은 유적과 설화·민요 등으로 이름 높은 곳이다.
이곳에는 나그네의 숙소인 원터, 신구 경상도관찰사가 관인을 주고 받았다는 교귀정터만 남아있는
것을 1999년 중창하였고, 옛날에 산불을 막기 위하여 세워진 한글 표석 "산불됴심" 비(지방문화재자료
제226호)가 남아있다.
<백두10-46>
3관문 바로 아래 주점이 하나 있다.
예전 같으면 한양으로 가다가 새재고개 마루턱에서 쉬었다 가기에 딱 좋은 장소였으리라.
<백두10-47>
이 집에 명물인 산채전과 막걸리를 주문해서 도시락과 함께 점심을 먹었다.
대간객들과 일반 관광객들이 자주 들리는 이 집은 각종 나물들을 넣어 만든 산채전으로 유명하다.
산에서 내려 와 무엇인들 맛이 있겠지만 정말 영양가 풍부하고 맛이 좋아 한번을 더 시켜 먹었다.
내친 김에 막걸리도 두동이를 비운다.
막걸리에 인삼, 더덕, 솔잎을 넣어 향도 좋고 맛도 일품이다.
하도 맛있어서 막걸리 두동이 분을 패트병에 담아 가져 가기로 한다.
너무 많이 먹고 마셔 앞으로 남은 산행이 걱정이나 이후로는 암릉 보다는 부드러운 산길이라
큰 부담은 되지 않는다.
하여튼 대간을 하면서 조령3관문 주막집 만큼은 꼭 들려야 할 것 같다.
주막 사장님 인상도 좋으시고 인정도 많으신 분 이라 대간 산행시 어려움에 처하면 많은 도움도
주고 계신다고…
<백두10-48>
산채전에는 18가지에 각종 나물등 재료가 들어가 있어 최고의 웰빙 음식이 된다.
취나물, 참나물, 두릅 등등에 가을에는 자연송이도 들어 간다고….
<백두10-49>
거의 한 시간에 호화로운(?) 점심을 마치고 다시 출발을 준비한다.
<백두10-50>
날씨는 계속 그 상태로 흐려있다.
햇빛이 나고 맑았다면 무덥고 물도 많이 마실텐데 땀은 많이 나지만 바람이 솔솔 불어와
정신을 맑게한다.
이 구간은 조령샘, 조령약수 등 샘이 많아 식수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기에 마음껏 물을 마실 수
있는게 장점이다.
이런 곳을 여름에 통과하면 물 걱정없어 매우 좋다.
<백두10-51>
마역봉(마패봉) 오르는 길이 은근히 가파르고 간간히 암릉지대도 나타난다.
<백두10-52>
<백두10-53>
<백두10-54>
전에 조령산 자연휴양림에서 1박하고
여러 번 왔던 곳이다.
이곳서 부터는 백두대간이 북쪽으로 가기를 멈추고 동쪽으로 방향을 틀어 태백산 밑까지 거의
횡으로 이어진다.
소백산맥이 태백산맥으로 이어지는 과정이라고 보면 될 것이다.
조령 서쪽(왼쪽)으로는 조령산 자연휴양림이 있고, 동쪽(오른쪽)으로는 문경새재도립공원 주흘산
이 위치한다.
또한 대간길 북쪽으로는 미륵사지가 있는 월악산 국립공원지역이다.
마역봉은 이렇게 세군데의 분기점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 마 폐 봉 > - 이 용 주
옛날 선비님네
누더기 옷 걸치고
과거 시험 보러 가기 위해
짚세기 신고 한양길에 올랐었단다.
오늘날 우리네 고아텍스 상하로 걸치고
백두대간 산줄기 넘기 위해
비싼 등산화 밟고 넘어
수백년 역사의 잣대로 재어봤단다.
한차례
회오리라도 불어올 것처럼
푸른산 곱게 치장하여
유혹 한차례 휩쓸고 지나간 자리
추억만 새로운 듯
옛 향기로 넘나든 시공간 속엔
내 갈길만 한없이 멀뿐
「마역봉」이라는 이름달고
더 이상 머무를 수도 없으려니
지나간 역사의 길 두고 우회하리라.
<백두10-55>
마역봉 내림길에서도 산성은 북문-동문으로 계속 이어져 있다.
길은 산세가 바뀌어 부드러워 진다.
<백두10-56>
우리와는 반대로 하늘재에서 이화령으로 가는 팀을 만났다.
버스 한 대 정도에 사람들이다.
늦게 출발했는지 이화령까지 가기에는 무리일 듯.
가다가 못가면 하산한다고….
이 팀은 조령까지 가는게 맞을 것 같다.
<백두10-57>
앞으로도 2시간30분 정도를 더 가야 목적지인 하늘재에 도착한다.
<백두10-58>
막걸리를 먹어 그런지 힘도 들고 목도 많이 마른다.
걸음걸이도 점점 느려져 간다.
부봉 갈림길에서 부봉(921m)은 오르지 않고 바로 통과한다.
<백두10-59>
<백두10-60>
<백두10-61>
<백두10-62>
통과한 부봉에 모습.
<백두10-63>
사람 형상을 한 바위.
<백두10-64>
오후6시10분경 오늘에 마지막 봉우리인 탄항산(월항삼봉, 856.7m)에 올랐다.
예정시간 보다 한시간 이상 지체 되었다.
<백두10-65>
탄항산을 지나 나타나는 멋진 기암.
지도상 표기로는 굴바위라고 되어있다.
<백두10-66>
굴바위에 뒷면은 평평하게 넓다.
붓이 있다면 한 획 멋드러지게 써내려 가고픈 충동이 드는 곳이다.
<백두10-67>
하늘재 가는 길.
<백두10-68>
오후6시50분경 오늘 산행 종료지점인 하늘재에 도착했다.
총 산행시간 11시간20분 걸렸고, 점심시간을 빼면 10시간20분 정도 소요 되었다.
암릉지대에서 최대한 안전하게 오느라 시간상으로는 조금 더 걸렸다.
2진으로 온
관음세계에서 미륵세계로 넘어가는 길인 하늘재….
경상북도 문경 관음리에서 충청북도 충주 미륵리로 오가는 아름다운 옛길이다.
겨릅산, 계립령, 대원령으로도 불리는 하늘재는 우리 나라 최초로 뚫린 고갯길이다.
신라 제8대 아달라(阿達羅)왕이 재위 3년(156년)에 북진을 위해 길을 열었다.
죽령보다 수년 먼저 개통된 하늘재는 남한강의 수운을 이용, 한강 하류까지 일사천리로 뻗어나갈
수 있는 지리적 요충지이다.
신라는 일찍이 하늘재를 교두보로 한강으로 진출하였고, 백제와 고구려의 남진을 저지했다.
이처럼 중요한 전략거점이다 보니 하늘재는 전쟁이 끊이지 않았던 곳이기도 하다.
고구려 온달과 연개소문은 하늘재를 되찾기 위해 끊임없이 전쟁을 시도했으며 고려시대
'홍건적의 난' 으로 공민왕이 몽진할 때도 이 길을 이용했다.
신라 망국의 한을 품고 마의태자와 그의 누이 덕주공주가 금강산으로 향할 때 피눈물을 머금고
이 고개를 넘었다 한다.
하지만 하늘재는 조선태종 14년(1414년)에 지금의 문경새재인 조령로가 개통되면서 군사적
요충지와 사통팔달의 아성을 한꺼번에 조령에게 넘겨주게 되었다.
<백두10-69>
< 계립령 유허비 >
청아한 기운을 가득 머금고 솔바람 들꽃향기 그윽하게 피어내며
구름 한 점 머무는 고즈넉한 백두대간의 고갯마루
태초에 하늘이 열리고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면서 영남과 기호
지방을 연결하는 중추적인 역할을 맡아 장구한 세월동안 역사의
온갖 풍상과 애환을 고스란히 간직해 온 이 고개가 계립령이다.
(…생략)
<백두10-70>
하늘재에서 미륵리로 향하는 길은 비포장으로 옛 정취를 그대로 간직하였다.
우리나라 아름다운 길 100선에 올라있다.
<백두10-71>
반대편인 문경쪽 관음리로 향하는 길은 포장이 되어있다.
여기서도 현실세계와 관념의 세계는 여실히 차이가 느껴진다.
뒤에 보이는 집은 지금은 폐쇄가 된 [하늘재산장]이다.
전에는 대간객들이 많이 이용하며 하룻밤을 묵어가던 곳이다.
몇 년전 산을 닮은 젊은 부부가 이곳에 들어와 산장을 열었는데, 무슨 이유인지 문경시로부터
폐쇄조치가 된 것이다.
그 안주인을 선녀라고 불렀는데, 대간객들에게 많은 도움을 주었다고 전해진다.
선녀님이 떠난 하늘재 산장에는 주인이 바뀌었는지 숙박은 안되고 막걸리를 팔고 있었다.
산에서 막 내려와 목도 마르고 해서 한 잔씩 비운다.
<백두10-72>
하늘재에서 승용차를 타고 내일 산행 도착지인 안생달마을로 이동하다.
안생달마을은 백두대간 차갓재 밑에 있는 마을로 내일은 이곳까지 산행하게 되어있다.
문경에서 901번 지방도를 타고 [여우목고개]를 넘어서면 생달리가 나오고, 생달리에서
산쪽으로(북쪽) 올라오면 안생달이다.
이곳에 [생달약주] 공장이 있는데, 여기 사장님 댁에서 숙식을 하게 되었다.
여기서 나오는 약주로는 여러 약초로 술을 빚는데, 오가피주, 복분자주, 오미자주, 머루주,
장뇌삼, 상황버섯 등 종류가 다양하다고 한다.
미국으로 수출까지 하고 있다고 하니 대단하다.
민박집이 아니라 일반 가정집이라 상당히 조심스럽다.
샤워를 마치고 정성이 가득한 저녁상을 받고, 여기서 생산한 오미자주, 복분자주, 머루주를
맛 보았다.
이어서
<백두10-73>
집 밖으로 나오니 시원하고 밤 풍경이 아름답다.
남은 [더덕주]를 실컷 마셨는데, 밤 늦게까지 떠들어 폐가 되지는 않았는지 모르겠다.
<백두10-74>
<백두10-75>
◐…19소구간 (하늘재~포함산~대미산~차갓재)
일찍 귀경하려면 아침부터 서둘러야 한다.
우리 때문에 새벽부터 밥을 해 주시는 덕분에 잘 먹고 도시락 까지 챙겼다.
우리 승용차는 이곳에다 나두고 여기 봉고차를 이용해 다시 하늘재로 올라갔다.
오늘은
<백두10-76>
<참고용> 하늘재에서 바라 본 포암산 전경
<백두10-77>
오늘은 하늘재를 출발해서 포함산~마골치~부리기재~대미산~차갓재로 이어진다.
날씨는 어제와 마찬가지로 개스가 많이 차 있다.
<백두10-78>
포암산으로 올라 가는 도중 하늘샘이 반긴다.
<백두10-79>
포암산 오르는 길목에 멋진 자태의 바위기둥이 나타나는데 전망바위인 것 같다.
<백두10-80>
<백두10-81>
<백두10-82>
<백두10-83>
포암산으로 오르는 길에는 암릉구간이 몇군데 있지만 보기 보다는 험하지 않은 곳이다.
<백두10-84>
<백두10-85>
<백두10-86>
<백두10-87>
포암산 정상에 서면 북으로는 월악산이 보이고 남으로는 주흘산이 보일텐데 오늘은 아무것도
보이질 않는다.
<백두10-88>
포암산을 지나 관음재와 마골치 사이로 만수봉 가는 길이 나오는데, 미륵사지에서 만수골-
포암산-만수봉을 한바퀴 돌아보면 좋은 코스가 될 것 같다.
<백두10-89>
마골치를 통과후 고만고만한 봉우리들을 수없이 오르락 거린다.
938봉, 884봉, 897봉, 809봉, 844봉, 838봉(꼭두각시봉) 등등.
부드러운 육산으로 험하지는 않지만 조금 지루한 편이다.
<백두10-90>
<백두10-91>
<백두10-92>
<백두10-93>
<백두10-94>
<백두10-95>
<백두10-96>
<백두10-97>
<백두10-98>
11시30분경 1,032봉에 도착하다.
산행시작 5시간 만이다.
이곳에는 물이 없어 대미산 아래 눈물샘에서 점심을 먹기로 한다.
<백두10-99>
<백두10-100>
이후 비가 쏟아 지는데 대미산 오를때는 천둥번개를 동반한 폭우가 엄청 퍼 붓는다.
<백두10-101>
<참고용> 대미산과 눈물샘
대미산(1,115m) 정상은 이번 구간에서 제일 높은 봉우리로 월악산국립공원의 용하계곡을
거느리고 있다.
용하계곡은 송계계곡과 쌍벽을 이루는 곳이다.
조선 영정조시대에 발간된 문경현지에는 대미산을 黛眉山으로 표현, 검푸른 눈썹의 산으로
기록하고 있으며 문경 모든 산의 근원이 대미산에서 시작된다라고 기록하고 있다.
현재의 대미산은 大美山으로 표현하고 있으며 퇴계 이황께서 대미산(大美山)이라 이름지었다는
기록이 있다.
대미산의 정상은 대부분 억새로 뒤 덮여 있어 조망이 훌륭하다.
굽이굽이 북으로 치고 올라가 소백산까지 닿는 대간 능선과 가까이 도락산, 황장산, 금수산이
한 눈에 들어오고 남으로는 속리산으로 내려가는 대간 능선상의 포암산, 부봉, 마패봉과 같은
수려한 산들이 장관을 이룬다.
대미산 북쪽으로는
이루는 최대의 장벽이다.
이곳에서 폭우를 동반한 천둥번개를 만났으니 상당히 않좋은 상황이었다.
탈출하자면 여우목고개가 있는 밖마을로 빠져 나가는게 상책이었는데, 승용차도 안생달에
있는 상황이라 계속 전진할 수 밖에 없었다.
오후1시30분경 재빨리 대미산 정상을 통과한다.
천둥번개시 가장 높은 곳에 서 있는 것은 죽음을 자초하는 일이다.
참으로 위험천만한 순간이었다.
대미산을 통과해서 눈물샘 방향으로 이동하는 능선상에는 서풍이 휘몰아쳐 마치 폭풍우에 휩
쌓인듯 하다.
번개가 계속 머리 위에서 번쩍이고 있어 간이 콩알만해 진다.
굵은 빗줄기가 살갖에 닿을 때 마다 차가운 기운이 도는데, 비가 너무 세차게 퍼붓고 천둥번개가
심해 우비를 입을 생각도 없이 빠르게 능선 밑으로 도망치듯 걷기에 바쁘다.
눈물샘 갈림길에 도착했는데도 비는 계속 쏟아진다.
원래 눈물샘에서 밥을 먹고 갈 예정이었는데, 여의치 않아 우비만 꺼내 입고 계속 전진하기로
한다.
<백두10-102>
새목재 쯤 가니 비가 조금씩 그치기 시작해 늦은 점심을 먹었다.
춥고 배고픈 상황이라 정신없이 먹고 볼 일이다.
<백두10-103>
<백두10-104>
대미산 넘어서도 1,051봉, 826봉, 920봉, 981봉, 923봉 등 고만고만한 봉우리들을
수없이 넘는다.
약 20분마다 오르락내리락 한다.
<백두10-105>
<백두10-106>
비는 어느덧 그치고 해가 나고 있다.
<백두10-107>
차갓재에서 안생달마을로 내려서는 길.
비온 뒤라 초록에 숲이 눈부시게 펼쳐진다.
<백두10-108>
산중에서의 폭우와 낙뢰가 멈추고 평화로운 안생달 마을로 접어든다.
베토벤의 [전원교향곡]과 같이 천둥번개후 목가적인 선율이 흐르는듯 하다.
두려우면서도 평화로운 자연의 두 얼굴을 너무도 극명하게 보았다.
<백두10-109>
뒤돌아 보니 다음에 갈 황장산 묏등바위가 눈에 들어온다.
<백두10-110>
오후4시30분경 안생달 마을에 도착했다.
총 산행시간 10시간이 소요 되었다.
내려오니 생달약주 사모님이 8명중 4명이 낙뢰에 맞아 산에서 죽었다고 전해준다.
우리도 안도에 한숨을 내쉬며 남에 일 같지않아 가슴을 쓸어 내린다.
낙뢰는 전도체이던 비전도체이던 관계없이 높을수록 칠 확률이 많다고 한다.
따라서 높은 곳에 있으면 밑으로 내려와야 하고 몸을 가급적 낮춰야 한다.
스틱 같은 것은 높이 쳐 들면 안되지만 밑으로 향하여 평상시 처럼 땅을 짚으면 문제가
안된다.
오히려 땅으로 접지 역할을 해주므로 낙뢰에 맞을시 상해를 최소화 할 수 있다고 한다.
계곡에서 대충 몸을 씻고 문경으로 나왔다.
전에 들렸던 문경종합온천에서 온천욕후 인근 손칼수집에서 칼국수를 먹으며 간단히
한 잔을 하다.
이번에는 산행내내 일기가 안좋아 풍광을 제대로 볼 수가 없었다.
그러나 신선암봉 주위로 아기자기한 암릉길이 재미 있었고 운무로 인해 더 신비한 체험을
한듯도 하다.
워낙 풍광이 좋은 지역이라 잘 보이지 않아도 아름다움이 느껴진다.
조령 주막집과 안생달 약주집에서 숙식하면서 융숭한 대접을 받고 다니자니 우리나라 지역
곳곳에 인심이 아직 살아있고 아름다운 산하와 더불어 마음 뿌듯하게 느껴진다.
폭우와 낙뢰로 인하여 생사의 갈림길에 잠시 서 있기도 했지만 무사산행으로 생환의 기쁨을
맛 보았다.
산행 중 폭우나 낙뢰를 예방하는 방법은 무조건 하산하는 것이 최선이겠지만, 어차피 죽고사는
것은 하늘에 뜻이려니 생각하고 계획이나 장비등을 철저히 준비해 어느 정도는 버틸 수 있는
역량을 갖추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관음리와 미륵리…. 현세와 미래…. 삶과 죽음….
이번 산행은 지명이 말해주듯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그 만큼이나 실제 체험을 한 산행이
되었다.
아득히 먼 옛날 우리들의 조상들이 그렇게 살았듯이 삶과 죽음이 배어있는 이땅에 숨결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다른때 보다도 이번 산행길은 유난히 힘들었는데, 아마 한 여름이라 더 했던 것 같다.
또한 흘린 땀 만큼이나 값진 산행길이었다고 생각된다.
< 여 름 산 > - 이수익
여름산은
내 어릴 적 바라본
젊었던 아버지.
푸르고 힘찬 육체가
능선을 이루며
누워, 편안히 휴식하고 있다.
내가 곁에서 웃고 울고 소리질러도
부딪치며 기어올라도
그저 귀여운듯, 미소지으며 가만히 바라보시던
아버지.
그 아버지에게 나는
어린 짐승처럼
한낱 여리디여린 생명체일 뿐이었다.
지금
짙푸른 여름산엔
야생의 산짐승과 날것들이 푸드득거리고
녹음을 먹은 깊은 계곡에선 물소리가
한창이지만,
젊은 아버지 같은 여름산은
능선이 구비치듯
크고 건장한 육체로 누워
산 속에서 일어나는 온갖 몸짓들엔 꿈쩍도 않는다.
그저 한두 번 눈을 떴다
감았다, 할 뿐이다.
첫댓글 아!멋있다.나는 언제 따라가지!!!
둘째날 같이 하지못해 아쉬웠습니다. 비도오고 무척 힘들었을 텐데 고생 많았고요. 그게 대간꾼들 아닌가요? 좋은 산행기록 남겨줘서 항상 고맙게 생각합니다. 나중에 기록집은 얼마나 멋질런지 기대됩니다.
언제나 처럼 온몸으로 마주하는 멋진 풍경이 파노라마처럼 이어 지는군요~정신없이 보다보니 종착역이네요!아~!한번 만이라도 따라가고 싶은데~
그 좋은 곳 가지못할 형편이니 더욱 그립고 안타깝습니다. 대간 정맥 ! 오래 다닐 수 있도록 몸을 달래고 추스리는 일에 힘쓰겠습니다. 백 두~ 대 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