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자, 특히 병원 영어에서 약자의 사용은 저를 좀 당황스럽게 합니다. 읽는 방법도 그렇죠. 예를 들어 GSW (gunshot wound)는 '쥐에스더브유'라고 읽죠. 챠트에 기록할 때라면 모를까 뭐 '건샷운드'보다 편할 것도 없고 말이 별로 줄지도 않는데, (챠트 기록에 익숙해서 그런건지) 굳이 다들 '쥐에스더브유'라고 하네요.
GSW to the chest, guessing a 9 mm.
흉부 총상 환자 발생, 9 mm 구경으로 추정.
그런가 하면 약자에 모음이 들어가게 해서 발음하기 편하게 해 두는 것도 있습니다. 예를 들면 AWOL (absent without leave: 무단이탈)이 있는데, (굳이 모음을 넣으려고 노력한 흔적이 보이죠?) '에이월'이라고 읽습니다.
I called all the nursing homes. Nobody's AWOL.
요양원에는 다 전화해봤는데, 없어진 사람은 없다는군요.
그러나 약자를 읽는 방식에 규칙이 있는 건 아닌 듯 합니다. ETA (estimated time of arrival)는 어떻게 읽을 것 같은가요? '이티에이'라고 읽더군요. 주로 헬기나 구급차의 도착예정시간을 물을 때 쓰는 단어입니다.
What's your ETA?
언제쯤 도착하죠?
그리스 문자에서 'e'에 해당되는 문자를 eta라고 쓰고 '에타'라고 읽습니다. 위의 사진은 에타 카리나 (eta carina) 성운인데, 발광 성운의 일종이랍니다. 저 밝은 빛은 새로 생겨나는 별들 때문에 생기는 거라는데, 근사하네요. (몇 광년이나 떨어져 있는지는 몰라도) eta carina의 ETA는 바로 오늘이로군요.
written by jookm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