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존경하는 신학자 중에 폴 닛터(Paul F. knitter)라는 분이 있다. 틸리히, 불트만, 본훼퍼, 칼 라너 정도의 계열에는 속한다 할 수
없겠지만, 현재 종교다원주의, 종교간의 대화, 다종교 사회에서 기독교가 할 사명(mission, 선교) 등에 관해서는, 존 힉(John Hick),
한스 큉(Hans Kung), 죤 캅(John Cobb, Jr.) 등과 함께 세계에서 손꼽을 정도로 열심히 쓰고, 다른 사람에게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분이다. 나도 그의 책을 내가 가르치는 '종교다원주의'라는 과목의 교과서로 쓰고 있다. 학회에서 만나 이야기도 하고, 편지 교환도
하고, 얼마 전에는 그가 보내준 원고 하나를 한국 독자를 위해 번역하여 <<기독교사상>>지에 실은 일도 있다.
지난 번 마커스 보그의 신학적 변화과정을 개괄하면서 한 그리스도인의 신관(神觀)이나 예수관이 어떻게 바뀔 수 있는가에 대해
살펴보았는데, 이번에는 닛터를 예로 들어서 다른 한 그리스도인의 선교관(宣敎觀)이 어떻게 변할 수 있는가를 알아보기로 하자.
이렇게 하여 우리가 가지고 있는 '선교'라는 개념이 어떤 것인가? 오늘을 사는 그리스도인으로서 가지고 있어야 할 선교관이
무엇일까? 하는 문제 등을 한번 곱씹어보는 기회로 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