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평의 한 중학교에서 여중생들이 동급생을 집단폭행해 피해학생이 '뇌출혈'을 일으켜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이 학교에서는 최근에도 같은 가해학생들이 또 다른 학생을 폭행하는 등 폭력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24일 전남도교육청과 전남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4일 함평의 한 중학교에서 김모(15)양 등 12명이 박모(15)양을 집단 폭행해 박양이 뇌출혈을 일으켜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김양 등은 "박양이 인터넷에서 자신의 흉을 봤다"는 이유로 수업이 끝난 뒤 박양을 학교 인근 야산으로 끌고 가 집단폭행했다. 이들은 폭력에 견디다 못한 박양이 정신을 잃고 쓰러지자 현장을 떠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폭행 직후 병원으로 옮겨진 박양은 '뇌출혈'진단을 받고 전남대학교병원으로 긴급 후송되기도 했다. 박양은 현재 광주의 한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고 있으며 당시 상황에 대해 정확히 기억하지 못하는 등 기억상실 증상도 보이고 있다.
박양의 가족들은 "김양 등이 등교하자마자 교실에서 뺨을 때린 것도 모자라 수업이 끝난 뒤 또다시 집단 폭행을 했다. 척추측만증을 교정하기 위한 장비를 착용하지 않았다면 장기파열도 우려됐다는 것이 의사의 설명이었다"고 말했다. 특히 박양은 지난해에도 김양 등으로부터 각종 시달림을 받았다는 것이 가족들의 얘기였다.
전교생이 215명에 불과한 이 학교에서는 최근에도 박양에게 집단폭행을 가했던 학생들이 또다른 학생을 폭행하기도 했다. 김양 등은 지난 18일 '인터넷에서 자신과 관련된 안 좋은 얘기를 했다'며 1학년 안모(14) 양을 찾아가 교실에서 뺨을 때리는 등 집단폭력을 행사했다. 안양을 폭행했던 학생 3명은 박양을 폭행하는데 적극적으로 가담했던 학생들이었다.
박양의 부모는 지난 20일 김양 등 폭력에 가담한 12명을 경찰에 고소했으며 안양의 부모 역시 최근 가해 학생들을 경찰에 고소했다.
폭력사건이 잇따르고 있지만 학교측이 별다른 대책을 마련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박양의 부모들은 "심각한 폭력사건이 발생했는데도 학교에서 사건 해결을 위한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 심지어는 '고소하고 싶으면 고소하라'고까지 말했다"고 주장했다. 경찰수사에도 불만을 터트렸다. "고소 이후 피해자 조사를 위해 찾아오겠다던 경찰이 일정을 갑자기 미루는 등 이런저런 이유로 적극적인 수사를 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학교 관계자는 사건이 발생한 이후 징계위원회를 열어 학생들을 징계하는 등 적절할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이 학교 관계자는 "사건이 발생한 이후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를 2차례 열어 폭력에 직접 가담한 학생 4명에게 사회봉사 3일과 교내봉사 5일의 징계를 내렸으며 학교폭력 예방시설에서 이틀 동안 교육을 받도록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