神의 아들 (1986)
Son of God
감독: 지영호
촬영: 이석기
배우: 최민수, 조민수, 김희라, 박일, 김무생, 김진경, 주호성.
영화 줄거리 :
고아인 최강타(최민수 분)는 타고난 체력으로 권투에 소질이 있다. 권투 체육관에서 프로 진출의 꿈을 키우며 우울한 과거를 청산하려던 강타는 불의의 교통사고를 당한다. 중상을 입고 사경을 헤마다 권투계 라이벌인 정광석의 도움을 받아 극적으로 살아나게 된다. 정광석은 세계 챔피언에게 패하고 잦은 부상으로 실의에 빠져 지내다가 최강타에게 눈과 심장을 기증하고 자신은 생명을 접는다. 정광석의 여동생인 보배(조민수 분)는 친오빠의 숙원대로 강타 옆에서 자신의 정체를 숨기고 봉사한다.
강타가 있던 고아원 운영자의 아들인 엄동호(박일 분)는 강타를 시기해 대그룹 회장인 김 회장(김무생 분)을 매수해 피땀들인 강타의 사업마저 궁지에 몰리게 한다. 분노한 강타는 정광석을 굴지의 권투선수로 키운 한 관장(김희라 분)을 찾아 지옥훈련을 받는다. 강타는 두마리 토끼를 잡는 일에 성공해 권투계와 재계에서 <신의 아들>이라는 호평을 받는다. 그리고 엄동호와 김 회장에게도 합법적인 처절한 복수를 안겨주지만...이것(복수)은 강타가 원하는 바가 아니었다. 그의 목표는 자신의 생명을 구해주며 어려운 부탁을 남긴 정광석과의 약속(세계 챔피언을 쓰러뜨림)을 지키는 것이다.
드디어 세계 챔피언(흑인 넬슨)과의 시합이 성사돼 링에서 혈투가 벌어지지만 강타는 고전한다. 정광석의 영혼에게 "정광석, 내게 힘을 달라!"고 외치는 강타. 정광석의 동생임을 밝히며 만류하는 보배와 한 관장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강타는 포기하지 않고 계속 일어선다. 그리고 결국 투지로 넬슨을 링에서 쓰러뜨린다. 그러나 강타는 환성과 환호 속에서 갑자기 실명을 하고 쓰러진다. 병원에서 깨어난 강타는 다시 시력을 되찾은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의 앞에는 휠체어에 앉아 두 눈을 붕대로 감은 보배가 있었다. 보배는 강타에게 자신의 눈까지 기증한 것이다.... "보 배 !"를 외치며 보배를 세게 끌어안는 강타... 화면은 정지한다.
영화 소개 및 필자의 평 :
요새 MBC에서 <신이라 불리운 사나이>를 방영하고 있다. 1995년 당시 이 연재 만화를 일간스포츠지에서 재미있게 봤던 기억이 있다.
최강타 역에 누가 캐스팅 되는 지 궁금했었는데 결국 송일국에게 돌아간 것이다. 로비스트에서의 연기가 캐스팅 PD에게 먹혔다는 설이 있다.
<신이라 불리운 사나이>를 보다보니 원작자 故박봉성 화백의 다른 인기작 <신의 아들>을 떠올리게 한다.
1987년 초겨울, 청계천의 아세아 극장에서 이 영화 <신의 아들>을 본 일이 있다.
당시에는 킹콩2(허리우드 극장), 에일리언2(단성사), 미션(호암아트홀) 등이 극장가에서 상영되고 있었다.
박봉성 화백의 인기 장편 만화였던 <신의 아들>을 영화화한 것인데 1980년대 당시의 한국 영화 수준을 볼 때
여러모로 어색한 점이 있기는 하지만 그런대로 볼 만한 필름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리고 1980년대의 한국 영화는 뭔가 추억의 정감이 느껴지는 면도 있다. <공포의 외인구단>도 같은 경우다.
'한국판 록키'라는 광고문구가 지금도 기억난다. 그리고 원로 최무룡의 아들인 최민수의 데뷔작이라는 설명도 있었다.
극중 최강타 역을 터프하게 연기해낸 최민수는 이 영화로 당시 영화제에서 신인상을 받은 것으로 안다.
그리고 TV탈렌트 조민수가 영화 속에서 조연인 보배 역할을 아주 잘 해냈다. 원로 김희라의 관장 역할은 <지옥의 링>의 신성일과도 비슷한 맥락이다. 신성일은 극중 조상구에게 권투를 지도해주는 관장 역할을 했었다.
<신의 아들>이란 영화에서 가장 인상에 남는 장면은
최강타가 자신을 그렇게 미워하고 괴롭히던 원수들(김 회장과 엄동호)에게 결국 큰 사업권을 넘겨주며 악을 선으로 갚는 부분이다. 한국 영화 속에서 용서를 보여준 대표적인 장면이라고 생각한다.
<엘머 겐트리>와 <미션>에서도 이런 장면이 보여진 일이 있다. 버트 랭카스터와 로버트 드니로가 각각 용서를 하고 용서를 받는 장면에서 눈물을 흘리지 않은 관객은 없었을 것이다. 사람으로서 원수에게 그런 용서를 할 수 있다는 건 진한 감동과 함께 교훈을 주는 명장면이었다고 본다.
그리고 최강타의 이 멋진 대사는 지금도 뇌리에 항상 남아있다. "당신네들이 전부 늑대들이라 해도 나까지 이리가 될 수는 없잖아..."
그리고 마지막, 보배가 강타에게 자신의 눈까지 기증한 장면은 충격과 함께 감동을 주는 피날레다.
남을 위해 그렇게까지 헌신,희생할 수 있단 말인가...?
이석기 촬영감독은 이 영화에서도 자신의 구도를 잘 보여줬고 정인엽 감독의 성인물(애마부인)에서도 관능적 영상의 촬영을 보여준다.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 은마는 오지 않는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등 굵직한 영화의 촬영을 맡아 시네마토그래피(Cinematography)가 뭔지 느끼게 한다.
이석기 촬영감독이 직접 감독(총연출)한 작품도 있는데 김한길 원작의 낙타는 따로 울지 않는다(1991)가 대표적. 라스베가스의 황량한 사막을 탁 트인 영상으로 잘 잡아낸 것 같다.
당시의 귀한 포스터와 아세아 극장의 전단지를 보면 신의 아들의 '신'자를 한자로 강조한 것이 보인다.
1988년 봄에 KBS에서 방화(邦畵)특선으로 심야에 방영됐다.
神자를 강조한 <신의 아들>포스터
아주 단순하면서도 특징을 잘 보여주는 포스터
지금은 없어진 아세아 극장의 전단지.
청계천의 아세아 전자상가 2층에 있던 아세아 극장은
1980년대와 1990년대 중반까지
주목받는 영화를 개봉했었다.
1992년, <하이랜더2>를 보려고 공해 심한 청계천 도로변에 줄서있던 관객들의 모습이 기억남.
영화 제일 마지막,
눈을 또 이식받은 강타(최민수)는 보배(조민수)를 세게 끌어안는다...감동의 피날레...
보배는 나직이 말한다..."당신이 앞으로 내 눈이 돼주면 되잖아요..."
첫댓글 자세한 설명이 꼭 보고 싶게 하는 영화네요..
박봉성 화백님이 이미 고인이 되셨군요~ 엄청 장편 만화였던 것으로 기억을 하는데 신의 아들, 당시에 참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것으로 기억을 합니다. 영화로 담아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기억이 나네요 ^^
좋은 글 감사합니다행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