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극필반(物極必反)
(物:사물 물 / 極:다할 극 / 必:반드시 필 / 反:돌아올 반)
【뜻】사물의 전개가 극에 달하면 반드시 반전한다. → 흥망성쇠는 반복하는 것이므로 어떤 일을 할 때 지나치게 욕심을 부려서는 안 된다.
【동의어】
- 세강필약(勢强必弱) : 세력이 강성하면 반드시 약해지기 마련이다.
- 물장즉노(物壯則老) : 만물은 장성했다가는 쇠퇴하기 마련이다.
-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 : 열흘 붉은 꽃이 없다.
- 물극필반 세필강약(物極必反 勢必强弱)
【속담】달도 차면 기운다.
【출전】<주역(周易)> / <사기(史記)> / <갈관자(鶡冠子)>
【고사】
『측천무후와 관련된 고사(故事) 등에서 사용되었다. 사물이나 형세는 고정불변인 것이 아니라 흥망성쇠를 반복하게 마련이라는 뜻도 있고, 어떤 일을 함에 있어 지나치게 욕심을 부리지 말라는 뜻도 담겨 있다. 불변의 자연법칙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사용하기에 따라서 상대방의 흥성하는 기세를 시기하는 뜻이 담긴 표현이 될 수도 있다.
이 고사성어가 사용된 예로는 <당서(唐書)>를 들 수 있다. 중국 최초의 여황제가 된 측천무후는 원래 당나라 태종의 후궁이었다가 고종의 황후가 되었다. 고종이 죽은 뒤에 중종이 어린 나이에 즉위하자 무후가 섭정을 하였다.
무후는 중종이 친정(親政)을 할 수 있는 나이가 되었는데도 여전히 섭정의 자리에서 물러나려 하지 않았다. 이에 소안환(蘇安桓)이라는 대신이 상소를 올려 간언하였다. 그 상소는,
"하늘의 뜻과 백성의 마음은 모두 이씨(李氏: 당나라 황실의 성)에게로 향하고 있습니다. 무후께서는 아직까지는 섭정의 자리에 계시지만, 사물이 극에 달하면 반드시 반전하고, 그릇도 가득차면 넘친다(物極必反 器滿則傾)는 이치를 아셔야 합니다"
라고 하며 무후의 퇴진을 권유하는 것이었다. 이밖에 <갈관자(鶡冠子)>에도,
"사물이 극에 달하면 반드시 반전하는 것이니 이를 환류라고 한다(物極必反, 命曰環流)"라는 구절이 있다.』
『중국 역사상 여자로 황제가 된 유일한 사람은 흔히 측천무후(則天武后)로 불리는 무조(武照)였다. 그 유명한 당 태종의 후궁이었는데, 태종이 죽자 감업사(感業寺)라는 절에 들어가 비구니가 되었다. 죽은 황제의 명복을 빌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태종의 뒤를 이은 고종은 신라와 연합해 백제와 고구려를 멸망시킨 대단한 인물로 보이지만, 실상 아버지보다 훨씬 못한 불초(不肖)로, 일설에는 간질병을 앓았다 한다. 고종은 황제가 된 후 황후를 돌보지 않고 후궁을 총애하였다. 황후는 황제와 후궁 사이를 떼어놓을 요량으로 감업사의 무조를 불러 들였다. 평생 비구니로 청춘을 보낼 줄 알았던 무조는 궁정에 들어와 황후와 황제를 극진히 모셨다. 이로써 고종은 총애하던 후궁에게 가는 발걸음을 끊었다.
황후는 경쟁하던 후궁을 물리친 쾌감을 만끽했다. 그러나 그 무조가 자신을 몰아내고 황후가 되고 황제까지 될 줄 어찌 알았으랴. 병약한 고종을 대신해 국정에 깊숙이 관여하던 무후는 고종이 죽고 중종이 즉위하자 섭정을 시작했다. 그러나 섭정으로 만족하지 못한 그녀는 황제를 폐위시키고 스스로 황제가 되었다.
측천무후는 처음 황제의 나이가 어리다는 핑계로 섭정을 시작하였다. 그러다 황제를 폐위하여 황제 자리에 오르고는 다시는 내려올 생각을 하지 않았다.
대신 소안환(蘇安桓)이 이러한 상황을 비판하며 상소하여,
“하늘의 뜻과 백성의 마음은 모두 이씨(李氏)에게 향하고 있습니다. 당신이 아직까지 황제 자리에 있지만 ‘사물이 극에 달하면 반드시 반전(物極必反)’하고, ‘그릇이 가득차면 넘어진다(器滿卽傾)’는 것을 아셔야 합니다.”
라고 하였다.
사물이 극에 달해 반전할 때가 되었으니 이제 물러나라는 것이었다. 이런 간언 정도에 물러날 그녀가 아니었던 것은 물론이다. 한 사람의 인생도 극에 달하면 반전하게 마련이다.
그 서슬 퍼런 측천무후도 자기 뜻대로 모든 것을 이루지는 못했다. 이씨 천하를 무씨 천하로 만들려 하였지만, 장간지(張柬之)가 이끄는 친위군 500명에 의해 폐위되고 말았다.』(글/재봉틀)